〈 11화 〉2.라인리히 백작년의 성노예.-4
하렘이고 뭐고.
일단 살아야 뭘 하든가 하지 않는가.
노예로 살아오고 그 나마 요즘 보름 정도는 사람 다운 음식을 먹고 살았다.
그 전?
곡괭이 질 하고 개도 거를 밀이랑 풀 맛만 잔뜩 나는 빵으로 하루를 때웠다.
현재 아무리 잘쳐줘도 최현기의몸 상태는 말라비틀어진 상태.
"그런데 어떻게 힘이 강할까요?"
"마른 장작이 더 잘탄다는 그런 것과 비슷하려나?"
예전 빼빼마른 최현기가 투핸디소드를 가볍게 들고 휘두르는 것을 보며 엘리스와 레이나는 알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투핸디소드 츠바인핸더는 근육 가득한 중갑보병이 갑옷을 전부 빼고 휘둘러도 매우 힘든 검이다.
길이도 길이며 5kg나 되는 검을 이용해 살상을 하기 위해서는 어지간한 근력을 가지고는 불가능한 것.
'휘익! 휙!'
귀찮다는 얼굴은 가득했지만, 시키니 열정적으로 하는 마나 하나 모르는 순수육체의 최현기의 검술연마는 레이나와 엘리스의 심장에 불을 지폈다.
'뉴비.'
엘리스 또한 레이피어를 지닌 속도를 중시하는 검술사지만, 검을 다루는 기사를 꿈꾸고 있다.
그런 그녀 앞에 근력 운동 따윈 하나도 하지 않은 것 같지만 힘은 무지막지하게 강한 츠바인핸더라는 사기검을 휘두르는 뉴비가 나타났다.
마나를 이해하고 최소 소드 유저 정도만 된다면 그의 성장세는 가파르게 올라갈 것이다.
"마나를 이해한 후에도 츠바인핸더는 다루기 어려운 검 아니니?"
애초에 츠바인핸더를 다루는 그를 보며 달아오른 두 여성.
레이나 또한 '혹시?'하는 느낌으로 장식용으로 놔뒀던 츠바인핸더의 날을 세워 줬더니.
'휘이잉! 휘잉!'
잘만 휘두르는 그를 보며 속으로 몇 번이나 경악했다.
"이게 그 떡잎부터 다르다는건가?"
여기서 마나만 느끼게 된다면 무적 뉴비 탄생이다.
뭐? 중병이기 중 최고인 평범한 모양의 검을 잘 다루는 것이 검사의 시작이라고?
좆까는 소리 하지마라, 무기는 일단 크고 강하면 적 박살내기 매우 좋은 시작점이다.
엘리스처럼 빠르게 검을 휘둘러 적을 제압하던지, 아예 츠바인핸더만큼 큰 칼로 적이 입은 갑옷까지 박살내버리면 되는 것이다.
말을 타고서야 쓸 수 있는 렌스마냥 무게가 너무 커서 휘두룰 수 있는 사람도 극소수인 츠바인핸더.
"쟤 좀 키우게 되면 어느 정도까지 클거 같나요?"
백작가가 마음잡고 키운다면, 기사 소리는 들을 법한 사람이 될 것이다.
그 뜻은.
"키잡."
키워서 잡아먹자.
얼굴도 나쁘지 않고, 노예긴 하지만 옆에서 둘이 잘 키워준다면, 이 검린이는 제대로 검에 빠져들고 말 것이다.
엘리스는 그런 와중.
'물론 레이나가 잘 가르치긴 할테지만, 검에 대해 궁금하면 나 같은 고수에게 찾아오겠지.'
사노비니 응당 엘리스의 물건인 최현기.
그런 그가 검을 배우다가 밀리는 것이 생기면 당연히 자신에게 와야 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과 함께 보름이 지났다.
'이 개같은 새끼가.'
재능은 무지막지한데, 도통 발전이나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그냥 시키면 하는 노예짓.
왜 시켜요?같은 소리도 하지 않고 검 휘두르는건 기특하긴 한데, 저 더 요구하면 죽은 눈으로 예하고 따르는 모습이 열 받게 만든다.
"안 되겠어."
둘은 서로 얘기를 마쳤고, 그 결과는 바로 현장학습으로 귀결되었다.
"고블린이나 작은 몬스터들을 잡으며 실전감각을 키우자는 말씀이시지요?"
"그래."
저 아무 것도 모르는 검린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많은 것을 할애해야 마땅했다.
물론 엘리스 자체가 기사 작위를 받기 위해 공이 필요하긴 하지만, 일단 그것은 뒷전으로 미뤄졌다.
어차피 성인 아카데미에 들 때까지 기사생도 자격증도 없는 사람들이 태반인 와중, 그 전 아카데미에서 이미 생도 자격증까지 따낸 그녀.
다음 아카데미에서 공 좀 몇개 따내면 기사는 쉽게 따낼 수 있었다.
"근데, 쟤가 강해지고 나서 라힌리히 백작가를 떠나면 어떻하지?"
"노예 낙인이 있으니 괜찮지 않습니까?"
"사노비잖아. 돈 주고 자유를 사도 되는데."
"......."
아직 최현기에게 수중에 돈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 두 사람이지만, 츠바인핸더 유저인 최현기가 강해지게 된다면 공을 인정받아 금세 자유인이 되어 떠날 수 있다.
'아까운 키잡을.'
'앞으로 존나 성장할 수 있는 검린이를 남에게 ntr당한다고?'
둘은 도통 미친 년들이 아니었다.
소유욕이 폭발해버리는 와중, 막역지우인 두 사람은 말하지 않아도 뜻이 통했다.
'따먹고 조련하자.'
노예에게 하는 짓이면 뻔하지 않은가?
보면 볼수록 야시시한 냄새를 풍기는 노예가 아닐 수 없다.
'아주 그냥 볼 때마다 밥 반찬이 필요없네.'
레이나는 검을 가르치면서도 밥 반찬이 필요없을 정도로 침이 고여져 미칠 것 같았다.
시킨 것을 개인 정비 시간이 될 때까지 쉬지 않고 무한 반복한 후, 자신이 직접 익숙해질 때 검을 놓고 아득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본다.
이미 말하지 않아도 이해하는 것이다, 끝과시작을.
저 쓸데없이 재능과 눈치가 강한 요망한 뉴비를 보라.
"수염도 좀 깎고 옷이나 좀 입혀."
집사에게 명한 엘리스.
집사는 십 수년을 엘리스를 두고 모시면서 어떤 의미로 최현기를 다룰 생각인지 이해했다.
그렇기에 그녀의 어머니 취향인 레이스 달린 와이셔츠에 검은 바지를 입은 최현기가 나타나게 된 것이다.
'어우.'
등 뒤에 달린 츠바인핸더가 더욱 그를 야시시한 냄새가 나게 만든다.
저런 몸에 연약한 귀공자 같은 얼굴로 3대 500 치는 헬창도 다루기 힘든 검을 휙휙 거리며 휘두르다니.
'이거, 참을 수가 없구만.'
던전으로 들어가는 것은 미루고 여관을 잡고 결국 그를 벗겨먹었다.
'인데, 이 년들이 왜 기어들어오는거야?'
호스턴 마을까지 쫓아온 마법사와 수녀.
이유는 보지 않아도 뻔했다.
"엘리스님. 던전 탐사로 떠나셨다고 들었습니다."
급하게 찾아온 마법사와 수녀는 숨을 몰아쉬며 은근히 눈치를 보며 그녀의 대답을 기다렸다.
"앉으세요."
그 말에 한숨을 내쉬며 수녀와 마법사가 자리에 앉았다.
"무슨 일이시죠?"
"그..."
백작가의공녀가 파티를 해산시키고, 자기 호위랑 개인플을 하니 따지러왔다를 청산유수로 돌려 말하는 마법사.
'역시 이래서 배운 사람들은 다르다는거구나.'
마법사로서 계약 중시와 신에게 수녀로서 라힌리히 공녀를 지키겠다 말했으니 조약과 신약 상 따라다닐 수 밖에 없다는 그녀들의 말.
'걍, 연줄 놓기 싫어서 주댕이 터는거지.'
아무 생각 없이 이미 어젯밤 온 기운이 빨린 최현기는 옆에서 커피나 마실 뿐이다.
"어...이분은."
어찌 모를까.
마법사인 이름은 렐리오르.
수레를 끌고 갈 때, 마차에서 자신을 보며 윙크를 했기에 기억하는 그녀.
"아..."
수녀인 세린느로서는 더 할 말이 없다.
쉴드라는 스킬을 이용해 고기 방패로 만들었기 때문에.
"아, 이제 내 사노비가 된 녀석이지."
내 노비니 건드리지 말라는 듯한엄포령.
"음?"
신도로서 세린느가 잘못 본 것이 아니었다.
'신성력?'
그것도 자신과 비슷한 헤론느 여신에 대한 신성력이 풍겨져온다.
아주 야시시한 그런 순수한 그런 느낌.
"스으읍."
자신도 모르게 최현기의 아주 야시시한 냄새에 코를 대고 맡으려는 듯한 그녀.
"뭐 하는건가?"
"아,아!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믿을 수 없다는 듯 최현기를 위 아래로 훑어본다.
"왜요?"
"혹시 헤론느 여신님을 모시는 중이십니까?"
모셔야 한다고 말하는게 나을까.
"아뇨."
"그럼 앞으로 모실 생각은 있으신가요?"
노예들 중 이젠 죽었지만, 헤론느 교단의 시스터들이 박힐 때 앙앙거리는게 죽여준다고 떠들던 기억이 있다.
물론 모두 시스터들의 신고로 후장부터 주둥이까지 창에 꽂혀 교단 심판을 받았지만.
"없는데요."
꼬챙이 꽂혀 돼지통구이가 될 생각은 없다.
"이런! 가엽고도 딱하며 야한 뉴비같으니라고!"
"뭔 소리야?!"
"젠장! 알아보는 년이 있군!"
"꺼져라! 이 탐스러운 키잡은 우리들의 것이다!"
뭔 개잡소리야라는 듯한 최현기와 마법사 렐리오르의 표정.
"신성력이 분명 이 종류는 헤론느 여신님의 가호! 자신이 어떤 신을 믿는지도 모르는 가엽은 중생은 본디 교단으로 들어와서 정화를 받고 신도로서, 아니성직자로서 삶을 살아야지요!"
이미, 백작과의 연줄은 밥말아 먹은 듯 고함을 치는 세린느.
"닥쳐라! 이 아이는 앞으로 기사가 될 몸이다!"
"그럼 더 좋지요! 당장 헤론느교단의 성기사 단체에 연락을 넣어야겠군요!"
틀렸다.
저 세린느의 눈에맛탱이가 가고 있다.
"저, 일단..."
렐리오르가 손을 들었다.
흥분에 찬채로 야한 뉴비냄새에 정신을 못차리고 ntr을 하려고 하는 세린느와 그런 그를 지키려는 암사자같은 레이나와 엘리스의 대치.
"일단 저 사노비의 의견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좋은 의견이다.
'우리가 이미 천국을 한 번 보여줬으니 우리 쪽이겠지.'
당당한 엘리스와 레이나.
'아아, 분명 이 여신님의 사랑을 받는 이 아인 앞으로 교단의 성기사로서 살 분명한 운명이니. 이런 야한...아니 확실한 기운은 처음이야.'
믿음, 사랑, 소망 같은 생각을 하며 기도를 올리며 대답을 기다리는 세린느.
"와."
지옥이두 개다.
하루하루 기를 있는 힘껏 빨아재끼며 사람을 아주 복상사로 만들 엘리스와 레이나.
그리고 자신을 고기방패로 팔아치운 미친 성직자.
어딜 가도 쓰레기같은 곳들 뿐이다.
"잘 들어. 교단에 들어가면 재미없는 성녀들과 교류해야해."
"너도 우리랑 놀 땐 좋았잖아?"
양쪽에서 어깨동무를 하며 귓속말을 거는 엘리스와 레이나.
남녀가 진짜 바뀌었다면 이런 개쓰레기들이 따로 없다.
"저희 교단에서도 남녀의 교류는 항상 있어왔습니다. 중요한 점은 성직자들끼리만 말이지만요."
붉은 얼굴로 말하는 세린느.
'역시 교회도 미친 곳이군. 이 동네는.'
시스터들이랑 해도 된단다.
할 때 오, 여신님 여신님 이러면서 박히려나.
오, 그건 좀 궁금한데.
서양 누님들 보면 할 때 오 마이 갓 이러는데 한국말로 그건 주님 이러는거잖아.
와, 내 상상력을 보아하니 난 죽으면 절대 지옥가겠는걸 오래 살아야지.
"결정을 못하겠다면 일단 어떤 류에 가까운지 제가 심판하도록 하죠."
렐리오르가 두 부류의 싸움을 보다 못해 최현기에게 손을 내민다.
"자, 손을 내밀어보세요."
"뭔가 좀 수상한데요."
최현기의 말에 걱정말라는 듯 엘리스와 레이나가 꽉 하며 그의 어깨를 누른다.
그 상태에서 겨우 손을 내밀어 진맥을 하게 된 렐리오르.
"오, 신성력이 느껴지고...음...마나 감응력이..."
눈을 번쩍하며 뜬 렐리오르.
"실례지만 질문 하나만 하겠습니다."
"...하세요."
"실례지만 다른...이 세계에서 오신 분이시죠?"
"...예."
"마기에 대한 반발심은 없으신가요?"
"마기가 뭔지도 모르는데요?"
"이계인! 마나 감응력! 뉴비!!!!!"
그녀 또한 달콤한 뉴비 냄새를 맡고 말았다.
'그냥 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