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화 〉1.라인리히 백작가의 능력치 보는 노예.-4
뭐, 당연한 이야기지.
뻔하고.
엘리스라는 저 썩을 귀족 정신의 년이 검술 스킬이나 키워 기사직을 얻겠다고 지랄하며 던전을 돌 때 트롤짓을 하지 않을 확률은 얼마나 될까.
당연히 몬스터들에 쌓이고 거기에 시간벌이로 노예를 쓰질 않을 확률은?
"염병."
"오, 최씨. 그 욕은 어떨 때 쓰는 말인가?"
"병신이랑 같은 말이지."
"죽기 전에 또 하나 배워서 다행이군."
머리는 개의 형상인 아직 노예화 되지 않은 코볼트들의던전이라고 하며 프레이가 별 것 아니라며 히죽댔었다.
"홉코볼트 무리라니..."
어린 애 크기의 강아지 머리인 코볼트들이 아닌, 큰 대형견마냥 무시무시한 머리에 레슬러들처럼 우람한 몸.
털로 가득한 가운데 다리에서 덜렁거리는 저 우람한 자지.
개머리가 크르릉거리는 것이 과거 오락실에서 했던 레슬러 캐릭터 킹 같아서 무섭다.
그리고 저게 우릴 먹잇감으로 보고 있으니 더 문제고.
"저 새끼들 발기한 것으로 보니, 우리는 죽이고 저 뒤에 도망치는 년들 강간할 셈인가 본데?"
고블린이나 코볼트는 자주 사냥해봐서 별 것 아닌 척, 강한 척 지랄지랄 거리던 네 여성이었다.
세 시간도되지 않는 거리에 있는 던전에 들어가 뭐 자기들끼리 시시덕거리면서 백작인 엘리스를 좀 똥꼬 빨아주고 콩고물이나 얻어갈 두 사람과 호위로써 충성심을 다 보이겠다 지랄염병하는 호위기사와 콧대가 하늘로 승천하는 엘리스.
그렇게 아무 사전 준비도 없이 랜턴 하나만 들고 들어갔고, 프레이와 두 노예도 열심히 뒤를 따랐다.
그리고 몇몇 코볼트들을 죽이며 전진하니, 코볼트들의 숫자가 기하급수로 늘어나지 않는가?
[뭔가 이상한데?]
[뭐긴, 우리 라힌리히 백작가가 풍요로운 곳이라서 몬스터들이 쓸데없이 번식한 모양이네요! 레이나! 처리하세요!]
[네! 공녀님!]
은빛 갑옷을 입고 코볼트들을 썰어내는 레이나라는 호위기사와 엘리스.
마법사 또한 손에서 파이어볼을 일으키며 추풍낙엽마냥 코볼트들을 쓸어냈다.
허나, 꽤 깊이 들어오게 되었을 때 조심스럽게 뒤를 막아내는 자들이 있음을 눈치챈 최현기.
[뒤에 매복입니다!]
[띠링! 뒤에서 살기가 느껴집니다.]
지금까지 잠복해있다가 뒤를 잡은 홉코볼트 무리.
무려 20이 넘는 거의 트롤급 전투력을 가졌다고 알려진 홉코볼트들이 그녀들을 에워싼 것이다.
만일 뒤에 최현기가 외치지 않았다면 더 안 쪽으로 들어가 힘이 완전히 빠졌을 때 제압당했을 것이다.
'크와아악!'
참을 수 없다는 듯 달려드는 홉코볼트들.
강한 이빨로 물어뜯을 양 달려들어 엘리스와 레이나의 레이피어와 검을 빼앗아들었다.
"오."
자신도 모르게 외치는 감탄사.
크읏하며 쓰러진 네 명의여자 파티무리.
창을 쥐어 어떻게든 반항해보려는 프레이와 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살았다는 듯 외치는 헤론느 신관.
"저희가 나갈 때까지 시간을 벌어주세요!"
그녀가 건 버프.
[헤론느 신관의 버프 : 쉴드.
생명력이 다할 때까지 파티원들에게 위해를 가할 수 없습니다.]
노예 새끼들은 고깃방패가 제 맛!
"오우, 씨발 적인걸."
신관이 노예를 가져다 몬스터에게 바친다.
꽤나 다크한 세계관의 마무리일 수 밖에 없었다.
'차라리 석궁 맞아 대가리 뚫려 뒤질걸.'
한방에 죽을 수 있지, 지금 홉코볼트들에게 물어뜯겨 죽는 것보다는 훨씬 호상이 될 것이다.
"칫, 건방진 홉코볼트들 같으니."
가볍게 레이피어나 검을 벌이고 돌아서는 레이나와 엘리스, 그리고 마법사와 신관.
"우리가 나갈 때까지 시간은 제대로 벌고 있도록."
엘리스가 단단히 이르며 접질린 다리라 레이나에게 부축되며 뒤로 향한다.
뒤에 매복해있던 홉코볼트들은 공격을 하지 못하고 으르렁거리며 잭슨과 최현기를 바라봤다.
'그래, 씨발 내 인생이 이렇지. 뭐.'
"제가 모시겠습니다!"
지 살길 찾는저 머리 까진 중년 프레이가 손바닥을 싹싹 비비며 엘리스에게 달려간다.
자기도 살고 싶겠지.
이제 표적이 된 잭슨과 최현기는 마지막 삶에 대해 회상하는 중이었다.
"죽기 전에 저 엘리스란 년에게 욕이나 박고 죽을까?"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고 봐. 쌍년이긴 한데 어차피 우린 이래도 뒤지고 저래도 뒤지는 목숨이었으니까."
"흠, 그렇긴 하지."
잭슨과 최현기는 저 꿀렁거리는 근육미를 과시하는 홉코볼트들의 앞에서 어디부터 뜯겨지는게 덜 아플까 고민이나 해야 했다.
아, 씨이이발.
섹스도 못해보고 또 뒤지는구나.
저 홉코볼트들은 날 누룽지로 먹고 백인인 프레이를 쌀밥으로 먹은 후 흑인인 잭슨을 후식인 100% 카카오 초콜릿으로먹으려나.
그리고 이게 쎅스지 쎅스 이러려나.
아니, 어차피 우릴 가져다 대가리 터트린 후 네 명의 우리 강간해줍쇼하는 여자 파티를 잡아다 진짜 돌링빵 쎅스를 할 수도 있지.
"아, 살 방법 있을 수도 있다."
녀석들이 다가오기 전, 이미 멀어진엘리스와 프레이를 확인한 최현기.
"어, 어떤 방법인지 모르지만 빨리 해볼래? 지금, 녀석들이 우릴보며 만만하다는걸 인지한 모양이야. 브로."
잭슨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읊조린다.
"인벤토리."
잭슨에게 비밀이 들키는 것이지만, 무덤까지 갈 비밀은 아닌 인벤토리의 비밀.
"오우! 쉣! 이건!"
지금까지 곡괭이질을 하며 얻은 마석 f급.
[이름 : 마석(f급)
보유 신성력 : 200/200
몬스터들이 접근하지 못하는 성질을 지녔다.]
이런 물건이 인벤토리에 비밀로 박혀있었으나, 지금은 절대 사용할 때임을 알게 되었다.
"최씨!"
살았다는 듯한 저 니그로 새끼의 웃음.
"던지자!"
원거리 공격이 최고다.
저 강간당하고 싶어요 흐윽흐윽 거리는 저 여자 파티들은 정말 강간에 효율적으로 당하기 위해 원거리 궁수나 도적 같은 애들을 데려오지도 않았다.
암! 전술의 기본은 난 덜 다치고 넌 많이 다치는 원거리가 최고다!
비겁하다고?
지금 우리 중 크기 최강인잭슨보다 더 큰 자지 덜렁덜렁 거리는 헬하운드 머리를 지닌 홉고블린들이 근육을 꿈틀거리며 접근하고 있다.
거기에 녀석들이 끔찍하게 싫어하는 돌멩이 던지는게 비겁하다고?
숫자가 20마리가 넘어간다.
돌멩이라도 던지며 토껴봐야겠지.
'끼이이잉!'
"오우 쓋! 뻐킹 브로! 이거 효과 있어!"
"주둥이 닥치고 던지기나 해!"
끝없이 인벤토리에서 마석을 꺼내 접근하려는 홉코볼트들의 몸에 돌을 던진다.
마석에 대한 끝없는 공포감과 함께 홉코볼트들이 물러난다.
'그럼 애초에 마석이나 던지면서 싸우면 되지 않아?'
라는 생각이 드는데, 마석 하나가 돈이 장난이 아니라고 한다.
아니었다면 저 돼지같은 프레이가 담배나 술을 몰래 잭슨에게 주지도 않았겠지.
다른 세계에서 온 헤론느 등 신관만이 들어갈 수 있는 금기에 들어갈 수 있는 이계인들.
그런 이계인들이 큰 돈이 될 수 있는 넘쳐나는 신들의 마석을 캐낼 수 있는 열쇠였으며 당연스럽게 노예대우를 받는다.
둘은 잘 모르지만.
'f급 마석 하나가 포션 하나.'
창 하나 꿰뚫린 상처는 우습게 치료하는 포션이 만들어지는 원료라고 한다.
신관들이 마석을 캐서 포션으로 만든다고 하는데, 높은 신분인 고오오오귀한 파티의 로열인 신관이 곡괭이질을 한다고?
그렇게 라힌리히 백작과 헤론느 교단의 협업.
그 사이에 필요한 것은 신성력에 거부감을 받지 않는 노예 새끼들.
그 중 s급 충성심 높은 돼지들이 바로 최현기와 잭슨이었다!
"이 개새끼들!"
머리가 개인 홉코볼트들에게 개새끼라고 하는 것은 욕일까 욕이 아닐까.
3시간이 넘도록 돌팔매질에 죽지도 않는 홉코볼트들.
마석은 넘치도록 많았고, 잭슨과 최현기는 죽을 힘을 다해 마석을 던졌다.
[돌팔매질로 개종인 홉코볼트들을 패고 있습니다.]
[띠링! 칭호 개장수를 습득합니다.]
[칭호 개장수
개과류의 몬스터들에게 아득한 공포를
느끼게 하는 칭호.
힘 + 10 ]
불끈불끈 솓아나는 힘이 느껴진다.
"끼이잉...끼잉..."
아까까진 사람 잡는 군견이나 마약밀매범 찾아내는 탐지견마냥 그르릉거리며 달려들 준비였으면서, 마석에 돌팔매질 좀 당했다고 끼잉거린다.
"최씨! 이 놈들 이제 안 덤빌거 같은데?"
잭슨이 땀을 뻘뻘 흘리며 물어본다.
[이름 : 사무엘 잭슨.
레벨 : 1
스텟 : 힘 5(+2) 민첩 5 운 5 민첩 5]
[스킬 : 주인님의 안배.]
잭슨의 능력치는 그대로였다.
지금까지 최현기처럼 채굴 스킬도, 기도 스킬도 없었고 개장수라는 칭호도 얻지 않았다.
'잠시만, 레벨...'
지금 홉코볼트들을 죽이게 된다면 레벨이 상승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스텟이 상승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이름 : 최현기
레벨 : 1
직업 : 노예.
칭호 : 개장수
스텟 : 힘 5(+3+10) 민첩 5 운 5 지능 5 신성력 1]
힘이 불끈불끈 솓는것이 짱돌같은 마석만 들고도 충분히 홉코볼트들을 때려죽일 수 있을 것 같다.
열심히 끼잉대며 불쌍함을 어필하는 홉코볼트들이었지만, 그들은 절대 홉코볼트들을 용서할 생각이 없었다.
물론 먼저 도망친 쌍년 신관과 엘리스, 레이나, 이름 모를 마법사들 또한 마찬가지고.
"잠시만..."
지금 홉코볼트들을 죽이게 될 경우, 어떻게 죽였는가에 대한 질문을 받을 수도 있다.
"잭슨. 잠시만 있어봐."
"엉? 뭐라고?"
마석을 들어 홉코볼트들의 머리를 뚝배기 깨려던 잭슨이 묻는다.
"이 녀석들 죽이게 된다면, 저 년들이나 프레이 등등에게 의심을 받을 수 있어. 죽였다보다는 살아남았다 같은 종류가 되어야 해."
"오우, 그 뒷일까지 생각하다니. 최씨 너는 천재구만."
"일단 주위에 뿌린 마석이랑 그 년들이 빼앗긴 레이피어, 검을 나한테 가져다줘. 단 홉코볼트들은 무사해야 해."
"왜지? 그냥 죽여 없애버리면 되잖아."
"홉코볼트가 위험한 생물인데 저 년들은 아니더라도 모험가들에게 의뢰가 가겠지. 근데 먼저 죽어있다면? 모험가들이 마석으로 홉코볼트들을 사냥한 흔적이라도 발견하게 된다면 제일 의심받을 사람은?"
"오 씨발. 넌 천재가 분명해. 일단 홉코볼트들을 살리잔 말이지?"
"그렇지."
사냥은 못하지만, 그 년들이 잃어버린 비싸보이는 레이피어와 검을 챙겨든다.
'수확은 있어야지.'
홉코볼트들은 덜덜 떨며 잭슨과 최현기가 열심히 마석을 줍는 것을 보고만 있었다.
당장이라도 도망치고 싶었지만 스윽하고 최현기가 바라만 봐도 고개를 푹 숙이고 눈을 내리깐다.
"근데 돌아가면 우리가 어떻게 살아돌아왔는지 변명도 해야하지 않아?"
"그냥 좆빠지게 도망치다보니 어찌저찌 살았네요 하면 되지 않을까."
"좋은 생각이야. 좆은 빠지면 안되지만."
수확은 있었다. 어차피 그 년들이 코볼트를 잡고 얻은 드롭템인 코볼트의 단검 같은 잡템은 바쳐야 하지만, 라힌리히에서 비쌀것이 분명한 레이피어와 검, 그리고 마석들을 다시 회수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능력인지 모르지만, 최씨 넌 진짜 대단한 능력을지닌 모양이군."
"잭슨, 내 비밀은 지켜줘."
"지금 노예 생활을 어떻게든 잘 풀기 위해서는 너에게 내 코인을 전부 투자하라는 말로 들리는걸."
"무슨 코인?"
"코인이라니? 어디 동전이라도 떨어졌어? 돈될만한건 세상 어디에도 보이지 않아."
역시 사교성 갑인 잭슨이다.
마석이나 레이피어, 레이나의 검이 인벤토리에 들어갔음에 천연덕스럽게 이야기하는 잭슨.
부들거리는 홉코볼트들을 한 번 바라본 후 뒤돌아 그들이 놔뒀던 수레에 다가간다.
"마차만 먼저 빠져나갔네."
마부에게 급하게 명령해 마차를 타고 도망쳤을네 썩을 년들.
급히 창을 쥐고 프레이 또한 뒤따라 도망쳤을 것이다.
덩그러니 놓여져있는 수레 두 개를 좆같다는 얼굴로 바라보는 잭슨과 최현기.
"뭐해. 끌고 가자고."
코볼트의 던전에서 회수했던 코볼트의 단검이나 이빨 류를 수레에 놓고 끌기 시작한 두 사람.
"이대로 도망쳐도 되지 않을까?"
"일단 이 목에 달린 경쇄가 도망치면 폭발한다고 하니, 포기하자고."
잭슨은 이미 알고 있으면서 천연덕스럽게 최현기에게 같이 도망치자고 꼬드겼고, 기분 풀자는 의미로 이해한 최현기 또한 열심히 수레를 끌기 시작했다.
"당장 내 레이피어 가져와!!!"
겨우 돌아온 두 사람은 버럭 소리를 지르는 엘리스를 보며, 인생 참 좆같다를 느끼는 두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