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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1] 사천당가를 털어라
색마란 무엇인가!
남들을 강제로 범하는 것이 색마다.
나는 아주 특별한 색마지만, 일반적인 색마들은 아이에 대해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범한다.
천하에 나말고 그 누가 범하여 임신시킨 여자를 책임진다는 색마가 있단 말인가?
-뭐? 임신했다고? 내 새끼라는 증거는 있나? 하하하!
오히려 아이와 함께 온 여인을 내팽겨지치 않으면 다행. 대부분의 색마는 자기가 범한 여인이 임신을 하든 말든 신경쓰지 않는다.
-뭐? 아 씨, 그럼 더가지고 놀지도 못하겠네. 야, 꺼져.
-홍루에 가면 임산부 상대로 하기를 바라는 놈들이 있다고 하더라. 가서 돈 벌어와라. 네 밥은 네가 빌어먹어야지?
색마는 기본적으로 쓰레기다.
나같은 색마는 중원 전체를 둘러봐도 드문, 아니 거의 없는 편이며, 나는 범해지는 여인의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안심이 되는 색마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색마들과 달리, 나는 임신은 안 시킨다!
'얼마나 착해?'
적어도 뱃속에 아기씨를 뿌리고 튀는 일은 하지 않는다.
팽유월?
이제는 결혼해서 아이를 두 명이나 낳고 책임까지 졌으니 넘어가자.
아무튼.
그래서 내가 강호 전역에 색마행을 다니면서 내가 가장 걱정한 것이 무엇인가?
임신이다.
단언컨대, 나는 팽유월을 제외하고 내가 취한 수많은 여인들을 그 누구도 임신시키지 않았다.
이유는 하나.
임신시키면 책임진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임신하면 내 여자지.'
재능, 배경, 외모, 학벌, 나이.
그 모든 걸 차치하고, 누구든 임신하면 그 여자는 내 여자로 삼겠다는 포부로 나는 색마행에 나섰다.
물론 이 과정에서
재능은 훗날 천하백대고수에 들 정도로 강한 여인을 바랐고,
배경은 못해도 구파일방 팔대세가 천마신교 정도는 되어야 했으며,
외모는 당연히 천하제일미로 다투어야 하는 여인이어야 하며,
학벌은 딱히 신경쓰는 바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한 아이의 어머니가 기본적인 교양도 없이 너무 무식한 것도 지양하고자 했으며,
나이는 가급적이면 결혼 적령기의 젊은 여인으로 품고자 했다.
누군가에게 이런 말을 한다면 말하리라.
-거 색마가 더럽게 따지는 것 한 번 많네!
인정한다.
하지만 누군들 따지고 옥석을 가려내지 않을 수 있을까?
평생을 함께할 반려를 고름에 있어 어찌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겠는가.
만약 그런 경우가 있다면 그건 술을 마시고 아이가 생겨 그에 대한 책임을 지려는 행위 뿐이리라.
그래서 나는 여인을 내가 골랐다.
고르고 고르고 또 고르다보니 결국 천가장에 들어오게 된 여인들은 하나같이 선녀들이 되어버리고 만 것이다.
그렇다면 천가장으로 생각하지도 않은 여인들은 어떠한가?
내가 강제로 범했던 수많은 여인들은?
당연히 아내로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다.
당연히 임신시킬 생각이 생각이 없었다.
나의 진심을 받아낼 수 있는 여인이 아니면, 나를 진심으로 믿고 따르는 여인이 아니면 나는 여인을 범함에 있어 매우 조심하고 또 조심했다.
행여나 소예신공이 풀리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내공으로 정관을 단단히 묶고 사정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나는 가정을 이루었고, 천가장이라는 넓은 집을 마련했다.
나의 아내들이 전부 임신을 한 지금, 이제부터 내 피를 뿌림에 있어 나를 막을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다.
-천하 곳곳에 이 비천한 피를 뿌릴 것이다.
처음에는 그런 생각이었다. 천하 모두가 나를 못나고 추한 존재라고 여겼을 때, 나는 그들의 가문에 내 피를 뿌리는 것으로 복수하고자 했다.
하지만 그것이 틀렸음을, 치졸하고 옹졸한 마음에서 나온 뒤틀린 복수라는 것을 내 아내들과 아이들을 통해 깨달았다.
아이는 복수의 도구가 될 수 없는 법.
그러니 아이를 함부로 임신시키지 말자.
그러니 '허락'을 받고 임신시키자!
이 얼마나 합리적이고 훌륭한 사고방식이란 말인가?
나 혼자서 판단하기에 조금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집단지성을 발휘하여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천가장이 아닌 여인을 임신시키는 것이 가문의 중대 사항이 된 만큼, 나는 천가장의 대표 두 명에게 임신에 관한 모든 의견을 구하기로 했다.
단 두 명.
혈소예와 팽유월.
혈강시 시절, 전생의 내 마지막 여자.
비천색마 시절, 현생의 내 첫 여자.
그래서 둘에게 물어보고 임신시키기로 했다.
천가장을 나오기 전.
그러니까 당가에 들어오기 전.
나는 독선 뿐만 아니라 앞으로 강호에 남은 수많은 여인들을 범하기 전, 둘과 지지하게 상의를 나눴다.
"범해서 임신하게 만들어도 되는 여자는 어떤 여자인가?"
...정정.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나의 아이를 반듯하게 키워줄 여인은 어떠한 존재인가?"
"아무나 임신시킬 수는 없죠."
"우리는 이렇게 고생을 하면서 오빠와 아이 만들기를 했는데, 오빠를 평생 사랑하지도 않을 여자가 오빠의 아이를 가지는 건 아이에 대한 잘못이에요."
둘은 다른 아내들을 대표하여 내 피가 함부로 퍼지는 것에 반대 의사를 펼쳤다.
"사랑없이 원치않는 남자의 아이를 임신했다면, 과연 사랑으로 키울 수 있을까요?"
"절대 아니지. 내가 만약에 오빠 말고 다른 아이를 임신했다? 낳자마자 바로 자결할 거야."
"설령 죽지 못해서 평생을 살더라도 아이를 순수한 눈으로 바라볼 수는 없겠죠. 나를 범하고 도망간 놈의 아이라고 계속 생각하게 될테니."
태어나는 아이에게 잘못은 없다.
그러니 태어날 아이를 올바르게 키울 수 있는 여인이라면, 그녀는 내가 범하는 것을 넘어 아이를 가지게 만들어도 될 정도다.
즉, 진가장에 들일 수 있을 정도라는 얘기.
정확히는 비천색마가 임신을 시켰을 때, 다른 부인들이 있음에 질투하지 않고 색마의 자식을 키우는데 영광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여인들을 대상으로 파정하기로 했다.
생각해보라.
나한테 범해진 여인들은 일단 나에 대한 불평불만이 기본적으로 깔려있다.
"오빠에게 범해지고 난 여자가 아이를 복수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어요."
세상 어떤 여인이 남자에게 강제로 처녀를 잃고 좋다고 하겠는가?
"원수의 아이를 키워서, 20년 뒤에 어미의 원수인 비천색마를 죽여주세요...라거나? 자식은 비천색마가 아버지인지도 모른 채 비천색마에게 복수심을 품겠죠."
"그건 몹시 슬픈 얘기인 걸."
나는 내 자식인 걸 한 눈에 알 수 있다.
용안의 힘이 있고, 태극혈영신공의 힘이 있고, 내 피를 이어받은 존재에 대한 직감이 있다.
하지만 자식은 어떨까?
태어나서 젖을 먹는 순간부터 장성하여 무림에 나올 때까지, 모친이 피눈물을 흘리며 비천색마를 증오하는 모습을 보고 살아왔는데 과연 나를 아버지로 여길 수 있을까?
"거기다가 자식에게도 문제가 되죠. 월아나 다른 동생들에게 복수하겠다고 칼을 갈면 어떻게 해요?"
결론.
둘은 내가 아닌 색마 아이에게 복수할 지도 모르는 여인을 임신시키는 것에 대해 명백한 반대 의사를 펼쳤다.
복수는 복수를 낳는 법.
여인이 낳은 내 자식이 복수의 칼날을 갈며 평생을 사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다.
그런 무림을 없애기로 했기에, 나는 혈교의 변화에 순응하기로 했다.
이는 나 또한 십분 공감하는 내용이었다.
학대를 받으며 자란 아이가 얼마나 정서적으로 삐뚤어지는지에 대해서는 내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그러니 학대받지 않도록, 아이를 사랑으로 키울 수 있는 여인이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기다렸다.
내가 파악한 독선에 대한 모든 것을 바탕으로.
천가장의 여인인 당서희가 판단한 내용을 바탕으로.
내가 전한 편지는 수마가 호북까지 날아가 둘에게 전해졌을 것이며, 편지는 금방 짧은 한 문장으로 돌아왔다.
- 서방님 싸고 싶은대로 싸시면 돼요.
- 1차 2 : 0 통과, 추가 투표 10 : 0 만장일치. 이견없음.
'역시 다들 임신하고 나니까 여유가 커졌잖아.'
만약 내가 다들 임신을 시키지 않았다면, 임신하지 못한 여인들은 넌지시 반대표를 던졌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허락을 받았으니, 남은 건 독선에게 사정하는 것 뿐.
* * *
"옷은 이렇게, 자세는 이렇게. 서방님을 맞이함에 있어 다소곳하고 정성으로 모셔야합니다."
당예진은 당서희가 시키는 대로 움직였다.
"안그러면 저처럼 될 지도 몰라요?"
당서희는 마치 첫날밤을 맞이하는 어린 기녀를 대하듯 당예진을 말끔하게 씻겼다.
"...서희야."
"예, 어르신."
"너는 행복하느냐?"
"......당가의 후계로서 행복하냐고 묻는다면, 글쎄요."
당서희는 당예진의 머리를 가지런히 정돈하며 쓰게 웃었다.
"지난 오랜 시간동안 이어진 당가의 전통을 정면으로 거스르게 되었으니, 당가의 조상님들을 뵐 면목은 없게 되었지요."
"그럼…."
"하지만 여인으로서는 행복하답니다."
당서희는 당예진의 머릿결을 따스한 손길로 쓰다듬었다.
"기나긴 방황끝에 마교에 들어가 아무렇게나 살려고 했던 제게 방향을 알려주셨어요. 방황하던 당서희는 죽었고, 이제는 서방님의 여인인 비천여염마만 남게 되었죠."
"......내가 장담하건데, 너와 이정이는 내가 본 최고의 기재였었다."
당예진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너희라면 어떠한 모습이든 당가를 위해 애쓸 거라고 생각했어. 사천당가의 피가 흐르고 있으니, 반드시 당가를 위해 애쓰고자 노력할 것이라 생각했지."
"네. 지금도 마찬가지에요. 저희는 당가를 위해 애쓰고 있죠."
"...길을 잘못 들었다고는 하지 않으마. 비록 시작은 삐뚤어진 길이었으나, 결과적으로 목적지까지 성공적으로 도착했다면 그 과정이 무슨 문제가 있겠느냐."
당예진은 침대 위에서 다시금 반듯하게 자세를 잡았다.
"후대는 너희의 선택에 맡기마. 하지만 누군가가 당가의 전통을 이어나가야만 한다면...내가 그 굴레를 짊어지겠다."
"어르신."
"...모든 것에는 그림자가 존재하는 법. 네 아이가 당가의 빛이 되고자 한다면, 누군가는 그림자 속에서 어둠과 함께 살아가야하는 법이다."
"그걸 바라지 않기 위해 지금 서방님이…."
"아무리 색마라고 한들, 한 세가의 전통을 한순간에 바꿀 수는 없지. 그건 천하제일인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는 흐름이다. ...어딘가는 가주와 소가주까지 앞장서서 색마에 편승하는 듯 하지만, 당가는 사정이 다르지 않느냐."
"......그건 어쩔 수 없네요. 저는 정실부인까지는 아니라서."
당서희는 쓰게 웃었다.
"솔직히 첩실이나 마찬가지였는데, 다른 분들에게 어울려서 함께 부인이 된 감이 없잖아있죠."
"그런 말을 하지마라. 네가 그러면 나는 어떻게 되겠니?"
"미혼모?"
"......하, 하하."
당예진은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이 나이에 미혼모라니."
"어머, 반로환동하면서 앞에 있는 1은 떼어내기로 하시지 않으셨나요?"
"...그런가. 하긴. 앞으로 자식을 낳고 기르면 최소한 환갑까지는 살 수 있겠지."
당예진은 배를 쓰다듬으며 침을 꿀꺽 삼켰다.
"...서희야. 만약, 내 자식이 장성할 때까지 내가 곁에 있지 못하게 된다면 내 아이를 부탁한다."
"물론이죠. 그리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에요."
"...고맙다. 정말."
당예진은 당서희의 품에 꼭 안겼다. 똑 닮은 두 여인은 서로의 등을 토닥였고, 당서희가 침대에서 일어나 허리를 푹 숙였다.
"자리는 비켜드릴게요."
"아니. 그럴 필요없다."
끼이익.
문이 열렸다.
목욕재계를 마치고 온 색마는 두 여인이 있는 침대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왔다.
"독선은 오늘 제대로 임신하고, 염제도 오늘 한 번 더 임신한다."
"그게 가능해요?"
"말이 그렇다는 거지."
색마는 침대 위로 단숨에 올라왔다. 애초에 그는 알몸이었기에, 발딱 선 자지가 좌우로 덜렁덜렁 흔들리기 시작했다.
"첫 수는 강호의 도리에 따르지. 삼류 먼저다."
"아, 아아…!"
당서희는 아쉬워하며 입맛을 다셨다. 당예진은 침을 꿀꺽 삼키며 색마의 자지를 향해 얼굴을 돌렸다.
"빨아라, 독선. 내게서 아기씨를 받고 싶다면, 내가 사정감이 들게 네가 열심히 내 좆을 애무해야할 것이다."
색마는 당예진을 상대로 협박하기 시작했다.
"네 뱃속에 내가 싸게 만들면, 네 보지의 승리다."
바야흐로.
"나의 아이를 가지고 싶다면, 내 좆을 세워 나를 싸게 만들어라. 당예진."
진정한, '색'의 대결이 시작된다.
"아흐으으응?!!?!"
"약하구나, 삼류."
당예진은 자지가 박히자마자 패배했다.
[작품후기]
당가도 슬슬 마무리
다시 천가장으로
<공지> 2월 26일까지 휴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