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비천색마-567화 (567/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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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1] 사천당가를 털어라

고통이 수반된 폭력적 성교 이후.

"독선. 와서 자지를 빨아라."

"네…."

독선은 상당히 고분고분해졌다.

"서희도 와서 빨아."

"네, 서방님."

그리고 당서희는 오히려 더 신이 나서 색을 탐했다. 당서희의 얼굴에는 푸른 멍이 남아있었고, 당예진은 그걸 보며 복잡한 얼굴로 자지를 혀로 핥기 시작했다.

'아파보이지만 사실 하나도 아프지 않아.'

설마 내가 아내를 때리거나 가정에서 폭력을 일삼을까봐?

당서희의 전신에 남은 멍은 천마신공과 태극혈영신공을 응용하여 멍처럼 보이게 만든 것일 뿐이다.

전신에 퍼진 아주 미세한 혈관에 피를 과하게 흘러 고이게 만들어, 그게 멍처럼 보이게 만들었을 뿐이다.

"독선. 어떻게 생각하느냐?"

"자지님에 대해서 말씀이십니까? 크고, 우람하고, 감히 저같은 삼류 보지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천하제일의 자지라고 생각합니다."

"......."

아무 전조 없이 물어서 그런가. 독선은 내가 마치 자지에 대한 감상을 물은 것처럼 받아들였다.

"그래, 바람직한 마음가짐이다."

기분이 나쁘지는 않으니 굳이 오해를 정정하지는 않았다.

"그러니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하지?"

"앞으로 함부로...자지님을 대하지 않겠습니다."

"내가 박고 싶다고 할 때는?"

"언제든지 적시고 다리를 벌려야 합니다."

"그래. 그 마음가짐이다. 아직 네게 쓸 정액권이 한참 남아있으니, 그걸 잊지 말거라."

나는 당예진의 머리를 손으로 쓰다듬었다. 당예진은 가만히 내 쓰다듬을 받았고, 내 칭찬을 갈구하듯 다시 자지에 얼굴을 파묻었다.

"사실 네게 물은 건 내 자지가 아니라, 내 제안에 대한 것이었다."

"...당가의 비고에 관한 문제 말씀이십니까?"

이제야 당예진은 내 뜻을 바로 알아들었다.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자신의 착각을 부끄러워했다.

"그래. 슬슬 마음의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제안을 받아들일 것이냐?"

"...저 한 명이 자지님의 노예가 되면, 당가는 정말 후대에도 이름을 남길 수 있는 세가로 남을 수 있습니까?"

"그래. 내가 내 부인들의 가문과 문파만큼은 철저히 신경을 쓰고 있거든. 서희가 있으니 당연히 당가 또한 신경을 써야지."

혹시 모르지 않나. 당서희의 딸이 차기 사천당가의 가주가 될 수도 있는 것을.

"...그렇다면 감히 청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청? 무슨 청?"

"...당가는 유력한 후계가 없습니다. 당가 가주의 아들, 당건면 소가주는 서책만 좋아할 뿐 당가를 이끌어나갈 인재가 아닙니다. 그러니…."

"누군가를 키워달라? 하! 어이가 없군. 내가 얼마나 바쁜 몸인데, 이제와서 당가의 제자를 들이겠느냐?"

"그게 아닙니다. 그…."

당예진은 내 앞에 오체투지했다.

"천하제일. 생사경. ...천하의 주인께서 당가에 친히 씨를 내려주시는 영광을 안겨주소서."

"그거라면…."

나는 당서희를 가리켰다.

"서희는 이미 내 아이를 임신 중인데?"

"아직 확실한 건 아니지만요."

"......."

당예진은 고개만 들며 눈을 껌뻑였다. 당황한 그 눈동자가 마치 임신한 여인을 그렇게 때리냐는 듯한 눈이라 괜히 신경이 쓰였다.

"임신 초기라 그런 거다. 배 불러오고 하면 그 때는 안 그래."

"그래요. 여기 보세요. 아기방은 안 건드리셨잖아요?"

당서희는 자신의 깨끗한 배를 자랑하며 활짝 웃었다. 당예진은 굳은 얼굴로 나와 당서희를 번갈아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더 말씀드리기 쉽겠군요. ...부디 색마님의 자제분을 이 독선 당예진이 스승으로써 가르쳐도 되겠습니까?"

"호오."

"삿된 마음을 품지 않을 것입니다. 당가의 후손을 위해 진심을 다할 것입니다. 차기 가주로...키워보고 싶습니다."

당예진의 눈은 진심이었다.

"내게 범해졌으면서도 내 자식을 키워보겠다? 왜지?"

"천하제일의 핏줄이니까요. 강호 누구보다도 강한 남자의 씨가 우수하지 않을 리가 없습니다. 제 모든 것을 그 아이에게 전해주고 가겠습니다."

"비고는 누구도 들어갈 수 없는 공간이 될테니, 직접 자신의 무공을 전수하고 싶다는 것이냐?"

"...예."

당예진의 은거지는 이제 영원히 열리지 않는 곳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당예진이 은거지에 남겨둔 '비급'이나 '기연'은 어떻게 될까? 그냥 썩어 문드러지는 것이다.

모든 무림인은 자신의 진전이 후대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그건 독선 당예진도 마찬가지.

"색마님의 아이라면 제 능력을 이립도 되지 않는 시기에 모두 터득할 수 있을 겁니다. 가히, 당가의 가주에 어울리는 자가 되겠지요."

"옳구나. 하지만 네 생각은 한 가지 틀려먹은게 있다."

나는 당서희를 내 허벅지에 걸터앉게 만들었다. 그녀는 다소곳이 내 허벅지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내 품에 고개를 묻었다.

"우리의 자식은 우리가 키울 것이다. 네가 스승이 될 이유가 없다."

"아무리 독선이라고 한들, 제 자식은 제가 키울 거예요."

"......."

자식에 대한 교육은 부모의 책임이다.

다른 이에게 도움을 구할 수는 있어도, 적어도 데리고 살면서 키우는 건 부모의 몫이다.

나나 당서희나, 자식에게 부끄러운 부모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물론 색에 관한 일은 조금 부끄럽다고 할 수 있지만, 적어도 어엿한 성인이 될 때 까지 아이들을 사랑으로 키우고자 했다.

"아무리 당가의 가주에 독선의 제자가 된다고 한들, 내 자식을 데려가서 키울 생각은 하지 마라."

"윽…!"

"아주 어려서부터 독공을 연마하도록 하겠죠. 피에 독을 주입한다거나, 그렇게 만독불침을 만든다거나."

"그, 그런 일 없…."

과연 없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당가가 저질러 온 수많은 일들이 비고에 남아있는데, 독선께서는 그렇게 당당히 이야기를 할 수 있는가?"

"당가 안에서 가장 쉽게 독을 시험할 대상이 누구였겠어요? 괜히 저랑 다른 사람들이 당가에 환멸을 느낀게 아니랍니다."

"그건…."

적마가 당가에 환멸을 느껴 마교로 투신하고.

염마가 당가에 환멸을 느껴 하오문으로 떠나고.

마지막으로 당가의 소가주는 자신에게 그런 힘이 없음에 절망하고 좌절하여 서책 속으로 빠져버렸다.

당가의 후대들이 결코 약하거나 재능이 없어서 후기지수 중 유명인이 없는게 아니다.

가장 똑똑하고 우수한 유망주들은 당가의 실체를 알아버렸기에 당가를 떠난 것이다.

"독선 당예진에게 진정으로 묻겠다. 과연 당가가 지금까지 살아온 대로, 향후 백 년이 지나고 나서도 지금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할 것인가? 당장 너부터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될 일이다. 독선."

"......."

"너는 당가를 바꿀 수 있느냐? 당가가 더이상 인체에 해로운 독을 연구하지 않도록 할 수 있느냐? 그걸 통해서...당가 안에서 더이상 이름모를 이들이 죽어나가지 않도록 할 수 있느냐?"

당이정과 당서희가 실망하고 환멸한 사천당가의 어둠.

그것은 당가가 독을 연구하면서 죽인 수많은 이들이다.

* * *

쏴아아.

비가 내린다.

검은 갓을 쓴 청년은 빗속을 거닐며 좌우에 펼쳐진 수많은 비석을 향해 목례했다.

비석에 박힌 모든 이름 중에는 '당'이라는 성이 박혀있었다.

이곳은 사천당가의 죽은 이들의 넋을 기리는 장소이며, 당가의 묘비다.

"아버지, 어머니."

청년은 묘비 앞에 품에 든 꽃을 각각 놓으며 고개를 숙였다. 사천에서는 나지 않는, 저 멀리 천산에서 나는 들풀이 묘비 위에서 빗물에 꽃잎이 씻겨내렸다.

"소자, 큰 뜻을 품고 당가를 떠났습니다. 이제 그 소임을 다하고자 다시 당가에 돌아왔습니다."

청년은 갓을 뒤로 넘겼다.

"저 혼자서는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도와줄 이를 불러왔습니다."

한 때는 독룡이라고도 불렸던 당가의 기재, 당이정.

"두 분은 환멸하실 겁니까, 아니면 장하다고 하실 겁니까? 저는 마교의 사람이 되었고, 지금부터 당가를 파멸시킬 겁니다. 그래요, 지금까지 당가를 말입니다."

당이정은 품에서 작은 단약을 꺼냈다.

"이것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양산형 천환단입니다. 천환단의 효능을 가지고 있지만, 약효가 몸에 드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엄청 오래 걸리는 물건이죠. 하하, 그렇습니다. 모든 독은...고작 이 단환 하나에 제압당하는 셈입니다."

당이정은 단약을 움켜쥐었다.

"이 약의 존재를 알면 당가의 사람들은 필히 이걸 이길 수 있는 극독을 연구하게 되겠죠. 그럼 또다시 많은 희생이 있을 거구요. 예, 제 동생이 그러했듯, 고모님이, 외삼촌이 그러했듯 당가의 독에 자살 당하는 분들이 생길 겁니다. 저는 그 악순환을 막을 것입니다."

당이정은 단약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몸을 돌려, 묘비로 찾아온 청년을 향해 활짝 웃었다.

"오랜만이구나. 건면아."

"...허리의 쌍검. 역시. 소열제의 무덤을 찾은 건 형님이셨군요."

당이정은 씰룩거리는 입꼬리를 애써 다잡았다.

"그래.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사천 일대를 살폈다. 그리고 당가의 변혁을 위해 애를 썼지."

당이정의 허리에는 똑같이 생긴 검 두 자루가 들려있었다.

"형님...설마!"

"5년 전부터, 나는 사천 일대를 훑으며 방황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나는 본색을 드러낼 것이야."

스릉.

당이정은 쌍검을 손에 움켜쥐었다.

"가서 전하라. 나, 검담 당이정이 돌아왔노라."

아주 오래전.

사천당가는 당가의 비고를 습격했던 존재에 대해 '당이정'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그 결론은 약 4년이 지난 지금, 확실하게 드러나게 되었다.

"내가, 비천검담이다."

당이정은 뻔뻔하게 쌍검을 움켜쥐었다.

* * *

당예진은 상체를 일으켰다. 그녀는 무릎을 꿇은 자세로 허리를 편 채, 두 손을 다소곳이 허벅지에 올렸다.

"버리겠습니다."

"뭐?"

"기존 당가의 방식을 버리겠습니다. 색마께서 인정할만한, 새로운 시대의 방식대로 아이를 가르치겠습니다."

"...너, 내 말 뜻을 알아듣지 못했구나. 내 아이를 네게 가르치게 할 생각이 없다는 뜻이다!"

"그 아이는 서희의 아이가 아니옵니까."

"......."

순간. 나도 서희도 몸이 굳었다. 우리는 동시에 서로 시선이 맞닿았다.

'설마.'

'아니겠죠?'

"색마님."

당예진은 무릎을 꿇은 채로 내게 기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자지 앞에 고개를 숙였다.

"색마께 간청합니다. 부디 그 우월한 생사경의 피를, 제 몸에 뿌려주십시오. 당신의 씨를 제게 남겨주십시오."

"......."

"색마께서 걱정하시는 바가 무엇인지 잘 압니다. 그렇다면 '제 아이'라면 어떻습니까?"

"......각오는 되었느냐?"

당예진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그녀의 의기를 깨닫고 당서희에게 턱으로 옆을 가리켰다.

"서희야. 준비해라. 나는 잠시 밖을 다녀오마."

나는 당서희에게 당예진을 맡긴 뒤, 잠시 밖으로 나왔다. 비고에서 빠져나와 허공답보로 하늘 높은 곳까지 올라, 품에 가져온 물건을 꺼내들었다.

삐삑.

단추와도 같은 검은 물건을 누르자, 하늘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내려오기 시작했다.

쿵!

내 앞에 내려앉은 거대한 날개달린 흑호는 길게 하품을 하며 내게 꼬리를 살랑거렸다. 흑호의 등 위에는 넓은 가마가 묶여있었다.

[벌써 끝났어? 집으로 돌아가려고?]

"아니. 편지를 좀 전해다오."

나는 수마의 입에 편지를 물렸다. 영물을 마치 전서구로 쓰는게 조금 마음에 걸렸지만, 지금은 아주 중요한 순간인만큼 누구보다도 빠른 수마의 날개가 필요했다.

[안에 내용 뭔데? 혹시나 편지 잃어버릴 일은 없지만, 유실될 경우를 대비해서 내가 알아보자.]

"뭐...좋다. 크흠. 잘 들어라."

나는 편지를 가리키며 말했다.

"내가 강호를 나오면서 아내들에게 약속한 것이 있지. 내 아내들은 내가 누구를 범하든 아무런 말을 하지 않기로 했지만…. 이 경우는 얘기가 다르거든."

나는 일필휘지로 편지에 지금 상황을 소상히 적어 수마에게 건넸다.

"유월이와 소예에게 확인을 받아와다오."

[뭔데? 나도 알기나 하자.]

"다른 건 없다. 범하는 건 내 마음대로 해도 되는데...임신은 얘기가 다르거든."

수마는 입을 쩍 벌리며 놀랐다.

[독선, 임신시키려고?]

"본인이 바란다는데 어쩌겠나."

나. 생사경에 오른 비천색마.

예전에는 임신을 주저했지만, 내 부인들이 허락한다면 임신시키는 것도 불사하는 남자다.

"기념비적인 첫 임신이 되겠군."

나, 아내들을 모두 임신시킨 비천색마.

'모두 임신했으니 지금부터 다른 사람 임신시켜도 뭐라하지 않겠지?'

이제 '임신'이라는 족쇄는 내게 족쇄도 아니다.

"자...지금부터."

절로 군침이 돈다.

"천하에 이 비천한 피를 뿌려볼까."

나의, 씨를.

[작품후기]

진가장 OO 명 모집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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