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비천색마-564화 (564/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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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1] 사천당가를 털어라

사락, 사락.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는 길.

아무리 기어가도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토굴에다가 나무로 사방을 둘러놓았기에 기어가는데 크게 피부가 쓸리거나 상처를 입거나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사람이 짐승마냥 계속 기어가는 것 자체가 당예진에게는 고역이었다.

현경 고수라는 자가 색마를 피해 땅을 기어야한다니!

앞으로 다시는 이런 굴욕이 없겠구나 싶을 정도로 당예진은 울컥했다.

"씨이...."

하지만 당예진은 계속 앞으로 기었다.

하염없이, 그저 먼곳에 보이는 한 줄기 빛을 찾아 그녀는 쾌감을 억누르고 기었다.

보이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었지만, 동굴 끝에 한 점 존재하는 하얀 빛만이 그녀의 유일한 희망이었다.

저곳으로 나가면 끝이다. 색마가 밖에서 대기하고 있을지 아니면 어떨 지는 아무것도 모르지만, 최소한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잡을 수만 있다면 시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하지만 색마는 도망칠 수 있는 자유를 준 대신, 그 대가로 당예진에게 '쾌락의 저주'를 걸었다.

"아흐흣...."

팔꿈치가 바닥에 닿을 때마다 전신이 짜릿하게 울린다. 무릎이 바닥에 닿을 때마다 정조대 내부의 철각좆이 빠르게 앞뒤로 흔들린다.

색마에게 당하는 동안 개발된 건 보지 뿐만이 아니었다.

색마의 몸이 닿던 모든 곳, 전신이 당예진에게는 느끼는 부위가 되었다.

"하으응...!"

찌걱, 찌걱.

허벅지를 타고 흐르는 애액을 닦아야 한다는 생각은 애초에 하지도 못했다. 너무나 많은 양을 흘리고 있어, 차라리 그냥 흘리는 걸 치울 시간에 더 빨리 앞으로 기어가는 걸 바랄 뿐이었다.

위이이이잉!!

"끄으응...!"

출구에 가까워질수록 철각좆도 더 강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이...! 아, 안에서 자꾸 꿈틀거려...! 흐끗, 색마가, 흐윽, 범하는 것 처럼...!"

좌우로 흔들리는 건 기본이고, 어떻게 구현을 했는지 몰라도 앞뒤로 마치 색마가 자지를 박는 것처럼 쑤컹쑤컹 거리기 시작했다.

그 움직임은 마치 색마의 움직임을 답습하기라도 한듯, 당예진이 약한 부위를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자궁 깊숙한 곳에 철각좆의 끝이 울릴 때마다 당예진은 달뜬 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처박았다.

그러나.

이제 다 왔다.

고작 하나의 점에 불과했던 점은 거대한 원이 되었고, 이제 드디어 하나의 큰 출구가 되었다.

"조금만 더...!"

이제 빛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당예진은 손등에 햇살이 닿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다.

"기는데, 하아, 너무 많은 시간을 썼어...!"

불가항력이라고 하지만 도주에는 좋지 않다.

혹시나 탈출에 성공한다면, 비밀통로를 다음에는 사람이 서서 걸어나갈 수 있는 높이로 만들리라!

"...흐흐."

아직 자신을 찾는 움직임은 없다. 색마와 당서희는 돌아오지 않은 듯 했고, 당예진은 둘이 돌아오기 전에 빨리 탈출하겠다는 생각만 가득했다.

그런데.

이제 더이상 쫓아오지 않는구나 하고 안심하는 순간.

"으하하! 여기있구나!"

"!!"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비밀통로 입구에서 메아리치며 들려오는 색마의 웃음소리가 귀를 때렸다.

"크하하하!"

색마가 기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속도는 당예진이 기어가던 속도보다 곱절은 빠른 속도였다.

"어딜 도망가느냐!"

"이, 이이...!"

"애액을 줄줄 흘리면서 도망치는데 누가 못잡을 줄 알고!"

"닥쳐!!"

밖에 나가면 자신의 승리다. 당가 주변에는 숨겨둔 독이 가득했고, 독을 이용해 역전의 기회를 붙잡으면 된다.

위이잉, 위잉, 위이잉!!

"아아악!"

당예진은 비명을 지르며 더 앞으로 빠르게 기었다. 아랫배가 계속 울려서 다리에 힘이 풀리든 말든, 앞으로 계속 기어가며 드디어 출구 근처까지 도착했다.

"이제...나가면-"

당예진은 빛을 향해 손을 뻗었다. 성적 쾌감 너머로, 그녀는 이제 손만 더 뻗으면 출구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기쁨이 그녀의 전신에 감돌았다.

"반드시, 색마를 죽-"

구구구.

통로 전체에 진동이 울리기 시작했다. 당예진은 땅이 울리는 것에 화들짝 놀랐다.

"서, 설마 지진?!"

당예진은 본능적으로 출구를 향해 빠르게 기었다. 지진이 일어난다면, 분명 예기치 못한 사고가 생기게 되어있다!

가령, 동굴 밖의 토사가 무너져내린다거나-

쿠구구구!

"아."

빛이 사라졌다. 기나긴 통로를 기어오며 탈출의 희망이 되었던 한 줄기 빛은 사라졌다. 토사가 무너져내리면서 출구가 막혀버린 것이다.

"아, 아아...!"

그리고 당예진이 절망한 사이, 색마가 도착하고말았다.

"흐흐, 하늘도 무심하시지. 하필 이 때에 지진이 일어난단 말인가?"

엉덩이 뒤에서 색마가 말하는 숨결이 전해졌다. 색마는 당예진의 엉덩이를 두 손으로 붙잡고 아래로 내렸다.

"아윽?!"

"지금부터 정액권을 쓰겠다."

"여, 여기서...?!"

"그래. 흐흐, 네가 지금 신경써야할 건 지진이 아니라 자지다!"

색마는 당예진의 몸을 바닥에 바싹 엎드리게 만들며 위에서 눌렀다. 마치 당예진을 바닥에 눕히고 그 위를 덮으려는 듯 했고, 당예진은 위에서 누르는 색마의 손길에 전신의 힘이 풀렸다.

"아흐흥...."

"불편한 정조대는 치우고, 진짜 좆맛을 느껴볼 때란다."

"아, 안 돼...! 이런 곳에서 괜히 있다가는 갇히게 된다고!!"

"갇혀? 흐흐, 걱정마라. 내가 설마 범한 처녀를 죽게 내버려 둘 것 같으냐?"

색마는 당예진의 정조대를 당겼다. 색마의 뜨거운 손길이 닿자마자 꿈쩍도 않던 정조대는 엿가락처럼 늘어지며 당예진의 몸에서 빠져나왔다.

"그리고 이쪽 동굴은 아주 뜨겁게 달아올라있는데?"

"흐읏.... 내게, 더이상 굴욕을 주지 마라...!"

"굴욕이라니? 성교는 남녀의 신성한 행위다. 이게 어찌 굴욕이 될 수 있단 말이더냐."

색마는 정조대를 당예진의 발목에 걸쳐놓았다. 그리고 자신이 몸을 당예진에게 바싹 붙여 달라붙었다.

찌걱.

"!!"

"역시. 진짜 좆이 들어가자마자 바로 좋다고 조이는구나. 하하, 이 약한 보지야."

"너, 너는...!"

당예진은 주먹을 부들부들 떨며 고개를 돌렸다. 어둠 속에서도 형형하게 빛나는 색마의 붉은 눈은 음심으로 가득차있었다.

"도대체...내가 뭘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

"응?"

"제발, 그만해다오...! 나는 더이상 버틸 수가 없다...! 이대로 계속 자지가 박히면, 흐읏, 자지밖에 모르는 바보가 되어버린다고...!"

"그렇게 만들려고 지금 하는 건데?"

"제발, 제발 그만!! 시, 시...."

말해야 할까. 당예진의 남은 자존심이 차마 입술을 닫게 만들었지만, 자존심은 이미 잡힌 순간 나락으로 처박히고 말았다.

"시...키는 대로 다 할테니까...제발...!"

"시키는 대로 하겠다고? 흐흐, 내가 너한테 시킬 건 단 하나다."

색마는 당예진의 몸을 잡고 옆으로 굴렀다. 당예진은 순식간에 옆으로 눕혀지게 되었고, 색마는 당예진을 마치 침실에서 부부가 끌어안는 것 마냥 뒤에서 자지를 박았다.

"느껴. 그리고 즐겨. 누가 그러더라고.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흐하하하!"

"흐, 흐읏, 으으읏...!"

당예진은, 결국.

"흐아, 아앙, 하아아앙!!"

"...야, 우냐?"

"허어응, 하윽, 허어엉!!"

"쾌감 때문에 우는 거야, 아니면 진짜 서러워서 우는 거야?"

"하아아아아앙!!"

동굴의 끝자락에서 설움을 견디지 못하고 오열하다가 그만 기절하고 말았다.

뷰르륵.

당예진의 눈에는 맑고 투명한 눈물이, 그리고 보지에서는 하얗고 끈적한 좆물이 흐를 뿐이었다.

* * *

"씁. 울릴 생각은 없었는데."

나는 탈출구를 막은 구멍을 뚫어낸 뒤, 기절한 당예진을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그다지 심하게 하지는 않았는데. 아무래도 정말 보지가 약한 모양이네요."

"자존심이랑 자긍심이 바닥까지 내려갔으니 그럴 법도 하지. 색마에게 범해진 것도 억울한데, 이런 식으로 굴욕을 당하니 정신 못차리지."

당예진은 더이상 버틸 재간이 없었다.

즉, 이제 그녀를 완전히 자지의 노예로 만들기 위해서는 한 단계만 더 거치면 된다.

"채찍을 계속 휘둘렀으니, 이제는 유하게 대할 차례인가."

"원래 나쁜 남자가 착한 짓 해주면 매력을 느끼는 법이기도 하죠."

탈출하기 직전에 탈출구가 막힌다는 사태를 일으킨 주범은 우리다.

하지만 그녀가 도망치고자 하는 의지를 존중하여, 우리는 이제 슬슬 당예진이 고통스러워하는 성적 쾌감을 당분간 중지하기로 했다.

"일단 다시 비고로 돌아가자."

나는 당예진과 당서희 두 명을 데리고 바로 사천당가의 비고로 향했다. 허공답보로 화골산우진을 바로 통과하여 비고로 들어가, 다시 당예진을 침대 위에 올렸다.

새액, 새액.

한 번 크게 울고 난 당예진은 아이처럼 눈을 감았다. 처녀를 상대로 너무 심하게 대했구나 싶었지만, 나는 약해지는 마음을 다잡았다.

"안타깝지만...사천당가를 위해서 희생하신다고 생각해주기를. 그래야먄 앞으로의 강호가 평화로울테니까요. 그쵸?"

"...그래. 당가의 변화를 위해서라도 독선은 반드시 공략해야해."

당가의 체질변화는 대외적으로 당서희가, 그리고 또 한 명의 당가 사람이 진행할 것이다.

"더이상 누군가의 계략으로 인해 당가가 만든 인공 전염병이 세상에 도는 일은 없어야 한다."

당가가 연구하는 독은 사람을 죽이는 독이 되겠지만, 앞으로 변하게 될 당가는 사람을 죽이기 위해 독을 연구하는 집단이 아니게 될 것이다.

사람을 살리기 위해 독을 연구하는 집단이 되리라. 그걸 위해서는 당가의 비고에 있는 이 온갖 '극독'을 처분할 필요가 있다.

인공천화와 같은 온갖 병들.

나는 이것들을 전부 없애버리고 싶지만, 비고에 있는 모든 자료는 당가에서 초대부터 내려오는 역사의 흔적이다.

"없애는 건 큰 반발을 사겠지."

"네. 당가 내에서도 공식적으로나 비공식적으로나 비고 안을 한 번 '정리'했다고 할 필요가 있어요."

"그걸 말 한 마디로 나서서 진행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독선이고."

앞으로 당가에서 누구도 사용하지 못하게 극독들만 따로 옮겨야 하며, 그 방법이 바로 독선이다. 우리는 당예진에게 꼰대가 되도록 명령할 것이다.

당예진의 은거지에 비급 따위를 놔두는 것이 아니라 당가의 독을 숨겨둘 것이다. 그리고 그 누구도 찾지 못할 곳에 숨겨둘 것이다.

만약 그럼에도 누군가 찾아낸다? 최소한 100년, 아니 수백 년 이내로는 아무도 찾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믿는다.

"그럼 식사부터 시작하도록 할까. 서희야. 독선을 씻기고 옷을 입히거라."

"옷은 어떤 걸로 할까요? 소예한테 받은 혈교식 복장으로?"

당서희는 자신이 입기 위해 가져온 옷들을 꺼내들었다. 나는 그 중 당예진에게 가장 어울리는 옷을 선택했다.

"이것으로 하지."

"...이건 옷이 아닌데요."

"어차피 정조대가 아래를 가리고 있고, 나머지는 이것만 있으면 되는 거 아니냐?"

철컥.

나는 쇠사슬로 연결된 목줄을 당서희에게 건넸다.

"자는 동안 이걸 채워다오."

"음.... 서방님. 그...."

소곤, 소곤.

"어떠세요...?"

"괜찮겠느냐?"

"그럼요. 제 전공이기도 하고요."

당서희는 아주 발칙한 계략을 제안했다.

아주, 발깃한 제안을.

* * *

"......으으."

당예진은 깊은 잠에서 깨어났다. 코를 간질이는 따스한 향에 그녀는 소름이 끼쳤다.

"밥...?"

공복을 건드리는 향긋한 향이 당예진의 정신을 맑게 만들었다. 아무리 현경 고수라도 곡기를 완전히 끊을 수 없는 노릇.

지금까지 먹은 거라고는 색마와 입맞춤을 하며 강제로 넘겨진 색마의 타액 뿐이다. 당예진은 몸을 일으키며 자신의 상태를 확인했다.

"이게...뭐야...?"

당예진에게는 처음 보는 복색의 옷이 입혀져 있었다. 어깨부터 팔은 전부 드러나있고, 몸에 착 달라붙는 옷은 허벅지 부근까지 내려오는 형태였다.

"?!?"

당예진은 자신의 아래를 확인했다.

정조대가 없다. 뭔가 허전하다 싶었더니, 자신의 뱃속을 가득 채우고 있던 정조대는 책상 위에 고스란히 올려져있었다.

"......."

당예진은 거울 속 자신을 살펴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영문은 모르겠지만, 누가 색마의 마수로부터 자신을 구해준게 아닐까?

드르륵.

"일어났나?"

"색마...이게 무슨 짓이지?"

"무슨 짓이기는. 기절할 정도로 가버린 여인을 상대로 그렇게까지 함부로 하는 남자는 아니다."

"지랄."

당예진은 자신도 모르게 욕을 내뱉었다. 색마는 입꼬리를 비틀며 넓은 나무 쟁반을 양손으로 쥐고 들어왔다. 넓은 책상 전체를 덮을 정도의 쟁반에는 두 사람이 먹기에 딱 적당한 양의 식사가 정갈하게 갖춰져있었다.

마치 부부가 감히 겸상을 하는 것처럼.

"밥이나 좀 먹지. 앞으로 긴히 중요한 얘기를 해야하니까."

"......어?"

당예진은 눈앞에 보이는 광경에 머리가 새하얗게 물들었다.

그릇 위에 올려진 음식들이 너무 맛있어보여서?

아니다.

"왜?"

"그, 여, 옆에는...."

"아, 얘?"

색마는 자신의 왼손으로 잡은 목줄을 잡아당겼다.

"헤흣."

목줄은 당예진과 똑같은 여인에게 묶여있었다. 그녀는 얼굴에 안대가 씌워진 채, 두 손은 등뒤로 묶여있었다. 당예진 자신이 결박당했던 것 보다도 더 심한 형태였다.

그게 '당서희'라는 걸 깨닫기에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밥 먹지."

색마는 의자를 뒤로 잡아당기며 자리에 앉고 수저를 들었다. 그리고 목줄을 놓았다.

"헤으읏...."

당서희는 무릎으로 땅을 기며, 책상 아래 공간을 찾아 들어가 색마의 고간에 얼굴을 묻었다. 그리고 이로 바지를 잡아 끌어내렸다.

"자지, 자지...."

츄릅.

당서희는 자지를 입에 물었다. 색마는 태연한 얼굴로 젓가락을 움직였다.

"뭐하나, 식사 안하고."

"서, 서희는...."

"뭐하긴. 밥 먹지. 서희야, 먹기 전에 인사해야지."

"아...히힛."

츄릅.

당서희는 귀두를 혀로 할짝이며 말갛게 웃었다.

"서방님 자지...잘 먹겠습니다...."

"그, 그게 무슨 식사...."

"저는, 하아."

"너도 눈으로 잘 익혀두거라. 네가 휴식이 필요한 듯 하여 서희에게 목줄을 채웠으니. 지금 먹는 이 밥이 너의 마지막 식사가 될 것이다."

색마는 당서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입꼬리를 들었다.

"앞으로 자지만 먹어도 배부르게 만들어주마."

[작품후기]

색마부인 한정 영약(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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