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도 한 때는 무림의 용봉이었다
나는 색을 행함에 있어 딱히 성향이나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색공의 묘리를 통해 여자를 기쁘게 함으로써, 나는 채음보양의 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다.
즉, 여자가 잘 느낄수록 더 잘 내공을 채음할 수 있다는 말.
그렇다면 여자를 어떻게 더 잘 느끼게 할까?
비천색마의 방법은 간단하다.
압도적인, 좆으로.
몸 하나면 충분하다.
-개조의 끝은 순정이에요.
혈교주는 말했다.
-아무리 개조하고 개조해도 결국 근본을 이길 수는 없는 법. 당신의 몸도 마찬가지랍니다? 이 물건은 제가 만들어낸게 아니에요. 당신이 원래 바르게 자랐다면 정상적으로 도달했을 수준이죠.
혈마의 몸이 최고의 육신이며 동시에 자지 하나로 모든 여인들을 자지러지게 할 수 있는 만큼, 다른 방법은 필요없다.
하지만 매번 같은 음식만 먹는 것도 질리는 법.
행위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체위를 바꾼다고 한들, 때때로 색다른 느낌을 주는 특별한 계기가 필요하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독고연이었다.
-흑?! 아, 안 돼요! 제게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데…! 처, 천 공자가 아니면 안 돼요!
-적혈태양.
-오늘은 다리부터 벌리면 될까요?
독고연은 자아를 둘로 나누면서까지 내게 자신의 색다른 매력을 뽐내려했다.
지금은 용봉지회에 전력으로 임하고자 암시를 풀어낸 상태이며, 무림맹주 독고자영은 독고연의 변모를 긍정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하며 딱히 신경쓰지 않았다.
그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드는 문제는 따로 있었으니까.
바로 이 여자, 류서시와 같은 경우.
"9조와 6조에 반로환동한 고수들이 숨어있다고 하더구나. 아니, 다른 곳에도 숨어있지. 하지만 그들은 적당히 패배하여 후기지수들의 자긍심을 불어넣었다지."
나는 의자에 앉아 발을 들어올렸다. 류서시의 턱 아래를 엄지발가락으로 들어올리자, 류서시는 내 발을 개처럼 핥기 시작했다.
"와…."
언제나 보여주던 원래의 모습과는 달리, 색다른 모습으로 자신으로부터 일탈한다.
무게를 잡고 있던 이들이 강호의 후기지수 인 척 소위 '놀다가는' 것이다.
자신이 아닌 또다른 자신.
누군가는 그걸 통해 새로운 제 2의 인생을 살아가는 재미를 느끼고, 누군가는 새로운 모습으로 어떤 이득을 추구한다.
"팽태양처럼 나를 상대로 전력으로 싸워보고 싶어하던 자도 있었고, 어떤 자는 자기네 문파의 제자를 위해 몸소 희생하는 자들도 있었지. 그리고 이 여자는…."
"하악, 하악…."
"자신의 존재를 눈치챈 색마가 자기를 겁탈해줄 거라고 믿고 엉덩이를 살랑거리던 암캐란다."
"헤엑, 헤엑…."
나는 류서시의 목줄을 당겼다. 그러자 류서시는 내 다리에 얼굴을 묻으며 간신히 넘어지지 않았다.
살랑, 살랑.
"와…."
그녀의 엉덩이에는 짐승의 꼬리처럼 엮은 모조꼬리가 박혀있었다.
"가가, 혹시 이 분이…."
"그래. 정사사태 천서아다. 양심도 없지."
나는 류서시의 고간 아래로 발을 내렸다. 그리고는 둔덕 사이를 엄지발가락으로 가르며, 그녀의 안에 엄지발가락을 밀어넣었다.
"으으응?!"
내가 발을 서서히 올리자 류서시 또한 몸을 일으켜세웠다.
"스읍, 스읍…."
류서시는 입에 물린 재갈 때문에 아무것도 몰랐다. 눈이 안대에 가려지고 귀도 귀마개가 씌워진 바람에, 그녀는 옆에 독고연이 있는지도 몰랐다.
"연아,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
"......중요한 말을 하려고 왔는데, 이걸 보니까 생각이 싹 사라졌어요."
"크흠. 분명히 하나 말하자면, 이건 내가 원한게 아니다. 얘가 해달라고 해서 그런 거다."
"진짜요?"
독고연은 충격을 받았다. 아무리 그녀에 대해 어느정도 들은 바가 있다고 한다만, 그 멸색사태가 이런 음란한 모습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모처럼 만난 기념으로 개처럼 박아주겠다고 했더니, 아예 암캐처럼 취급을 해달라고 하더구나. ...어디서 책을 한 권 잘못 봐서 그런지. 원."
"그거, 범인 누군지 알 것 같아요."
"나도 짐작이 간단다."
알몸에 목줄을 씌우고 밤산책을 나선다?
"가가."
"응."
"제가 했던 그대로 똑같이 만드셨네요."
"......."
사실, 이미 독고연이 먼저 했다. 알몸으로 밤산책을 나서는 것도, 동물처럼 엉덩이에 꼬리를 넣고 하는 것도, 시청각을 모두 차단하여 야외에 던지는 것도 모두 독고연이 먼저했다.
거의 모든 특별한 행위는 독고연이 선행했고, 그걸 누군가가 글로 써서 적당히 각색하여 배포했다.
류서시는 아마 그걸 글로 본 것일 터.
[야화선녀타락조교록].
그 이야기에 나오는 행위를 실전압축하여 류서시를 상대로 행하고 있었다.
"하아…. 천가장에 또 자리 생기겠네요."
"아니. 진가장이다."
천가장은 류서시가 부담을 가져서 원치 않을 것이다.
그녀 또한 내가 천가장에 대해 설명하고 천가장으로 제안을 한다고 한들, 스스로 진가장으로 들어갈 것이다.
"그럼 뭐…. 가가의 선택이 그렇다면, 저는 따로 뭐라고 하지 않을게요."
"그런 거지."
나는 류서시를 탁자에 엎드리게 만들었다. 그리고 살짝 하복부가 탁자 모서리에 걸치게 만든 다음, 자지를 류서시의 안에 찔러넣었다.
"가가, 그거라면 이렇게."
"?!!!"
독고연이 류서시의 손목을 붙잡아 허리 뒤로 넘겼다. 갑작스러운 불청객의 등장에 류서시는 화들짝 놀랐으나….
찰싹!
내가 엉덩이를 때리고 자지를 쑤셔박으니, 저항은 커녕 꼼짝도 못하고 몸을 떨어야만 했다.
움찔, 움찔.
그녀의 엉덩이 안에 집어넣은 천수관음봉이 빠져나오려고해서 다시 안으로 밀어넣었다.
"와...그건 저도 안 해본 건데."
"선화가 가르쳐주더구나. 수마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니, 세상에 이런 걸 만들어서...으휴."
천수관음봉 아래에 길게 붓처럼 엮은 털이다. 독고연은 엉덩이가 흔들릴 때마다 살랑거리는 꼬리에 관심을 보였다.
"가가, 저는 다음에 토끼로 해주세요."
"토끼? 토끼 꼬리가 앙증맞기는 하지."
"...으흥흥."
독고연은 게슴츠레 웃으며 꼬리를 움켜쥐었다. 그리고 앞뒤로 천천히 움직였다.
"으브읍…. 흐읏, 하으악…."
류서시는 연신 신음을 흘렸다. 아마 앞뒤로 쑤셔지는 듯한 느낌을 받느라 이중으로 성감이 차오르고 있을 터.
"그래. 팽가에 온 이유는 뭐냐? 혹시 태희를 보러 온 거라면 오늘은 늦었다."
"가가를 뵈러 왔다면요?"
"...그건 그거대로 좋지."
독고연은 까치발을 들었고, 나는 독고연이 바라는 대로 가볍게 입을 맞췄다.
"모처럼 하러 왔을텐데 미안하구나. 선객이 있어서."
"으응, 아니에요. 하고 싶은 거야 용봉지회 끝나고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지금은 그걸 알려드리려고 왔어요."
"그거?"
찌걱.
나는 잠시 자지를 반쯤 걸치듯 빼냈다. 독고연은 굳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남궁세가 가주, 남궁산."
"......."
"그가, 마교의 끄나풀이었어요."
"...후."
나는 한숨과 함께, 류서시의 안에 짙은 정액을 한껏 뿜어냈다.
남궁.
"그럴 것 같더라니."
미래, 무림맹이 사로잡은 추마귀를 혈교에 몰래 '제물'로 바친 자.
"역시 남궁은 안 돼."
정파와 마교와 혈교를 아우르는 삼중첩자가 바로 그 놈이다.
* * *
미래.
나는 미래천마 이시아를 염마로부터 구한 뒤, 숯처럼 불에 타 버려졌다.
그리고 나는 주변을 시찰나온 무림맹 무사들에게 붙잡혔다.
당시에는 내가 붙잡혀 감옥에 갇힌 이유를 몰랐지만, 아마 내가 죽인 이들 중에 중요 요인이 있었던 게 아니었을까.
가능성이 있다면 '황녀'.
어쩌면 미래에는 완전히 성이 바뀌어 황태자 된 그를 내가 죽였을 지도 모른다.
아마도 무림맹에서는 나를 그나마 산 채로 황궁에 보내려고 했을 것이다.
그래야 황제의 분노를 무림 전체에서 추마귀 한 명으로, 그리고 추마귀를 운용한 마교로 돌릴 수 있었을테니까.
그러나 그 계획은 실패했다.
무림맹 내부의 '배신자'는 추마귀를 외부로 빼냈고, 전신의 근골이 망가진 추마귀는 어딘가로 이송되어 제물이 되었다.
'혈강시'가 될 제물.
잡히기 전, 근처를 지나가던 미래 혈교주가 눈도장을 찍은게 화근이었다.
이미 얼굴이 불에 타버렸기에 그녀는 얼굴로만 나를 판단하지 않았고, 그녀는 내 근골의 본질을 꿰뚫어보고 나를 혈강시로 선택했다.
천살성이라는 운명, 검마와 남궁의 피가 섞인 근골과 신체가 혈교주의 마음에 든게 아니었을까.
그렇게 추마귀는 소실되었다.
그렇다면 이에 대해 대처해야할 무림맹은 어떻게 하고 있었는가.
무림맹주 독고자영, 사망.
독고자영은 죽었다. 용봉지회를 앞둔 그는 '선도'를 먹고 강제로 선녀가 되었고, 육신의 변이를 견디지 못하고 폭사했다.
그 흔적을 지우기 위해 맹주 집무실 근처에 터진 벽력탄 수십 개는 덤.
독살이자 폭살이라고 할 수 있는 행위의 배후자는 당연히 마교의 대공자, 주지였다.
그렇다면 현재 주지가 사라진 이 시점.
주지가 마교에 심어놓은 끄나풀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숨을 죽이고 있다.
정체를 숨기고 있다.
행여나 자신이 마교와 결탁한 자라고 불똥이 튈까봐 전전긍긍하며 눈치만 보고 있다.
그대로 정파로서 살아간다?
이건 무리.
그들은 기존 체제에 대한 불만을 가지고 있었기에 마교에 투신했다.
구파일방과 팔대세가가, 그리고 그 중에서도 극히 일부의 존재들이 꽉 붙잡고 있는 무림맹의 체계를 무너뜨리고 자신들이 정파의 으뜸이 되기 위한 꿍꿍이를 품었다.
'마교와 결탁은 하지만, 결국 나중에는 마교도 제거하려고 했을 터.'
토사구팽.
그들에게 있어서 마교는 무림맹의 기존 질서를 붕괴시키기 위한 사냥개에 불과했을 것이다.
'혈교도 마찬가지.'
그들 중 일부는 심지어 혈교와도 손을 붙잡았다.
내가 과거 하남에서 하북으로 도망치며 잠시 들렸던 '을가'의 경우처럼, 광마가 혈겁난세의 방향성을 바꾸기 이전에 혈교에 합류한 이들도 무림맹에 남아있다.
'혈교주는 거기까지는 알려주지 않았지.'
그래도 한 때는 함께 무림을 뒤집어 엎으려고 했던 동료에 대한 옛 정이리라. 나도 거기까지는 파헤치지 않았다.
딱히 위협이 되지 않으니까.
그들이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려고 했든 말든, 속으로 반역을 저지르려고 하든 말든, 실제로 실행으로 옮긴다거나 그에 준하는 구체적 계획을 세우는 정도가 아니라면 아무래도 상관 없었다.
'생각은 자유지.'
누구나 역천의 꿈을 품는다. 내가 사공희와 함께 손을 잡고 저잣거리에 나서면, 열에 두셋은 사공희 옆의 자리에 자신을 대입하며 사공희를 품는 망상을 할 것이다.
망상은 자유.
하지만 그걸 실행하려고 한다거나, 내가 없는 사이에 사공희를 습격하려고 사람을 모아 구체적 날짜까지 정하는 경우라면 힘으로 다스려야 할 것이다.
마교의 끄나풀도, 혈교의 협력자도 마찬가지.
이번 용봉지회를 통해, 나는 그들이 과연 어떻게 움직이는지 지켜보고자 했다.
그리고 움직이더라.
남궁산.
남궁세가의 가주이자 현 무림맹의 부맹주.
천하제일룡이었던 폭룡 남궁패, 그리고 미래에 위루화라고 불릴 남궁유린의 아버지.
나름 내게도 남궁의 피가 흐르고 있는 만큼, 먼 친척에 해당된다.
설마 그가 움직일 줄은 몰랐다. 대공자 주지가 몰락했음에도, 대공자가 남긴 그림자가 결국 움직여버린 것이다.
무림맹주 독고자영을 죽이고 자신이 무림맹주가 되기 위하여.
팔대세가의 으뜸이 독고세가가 아닌 남궁세가로 만들기 위하여.
'계획은 주지가 세웠어도, 무림맹 내부의 존재가 실행범이었던 셈.'
그게 독고자영 암살의 실체였다.
단지 한 가지 간과한게 있다면....
'이미 진작 준비를 다 해놨을 줄이야.'
그리고 그에게 설마 '그 물건'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선도.
섭취한 자를 남녀 가리지 않고 강제로 선녀로 만들어버리는 과육.
남궁산은 그걸 독고자영에게 먹이려고 했다.
독고연이 독고자영의 곁으로 간 이유는 바로 이 때문.
독고자영이 독고연을 지키는 것이 아니다.
독고연이 독고자영을 지키는 것이다.
'장인어른은 괜찮아도, 장모님은 좀 그렇지.'
이번 용봉지회에서, 우리는 무림맹주 독고자영에 대한 (선녀화) 암살을 막을 것이다.
무림의 평화를 위해.
천무명과 독고연이 낳을 아이가 외할아버지를 외할머니라고 부르는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가가, 어떻게 하실 거예요?"
"이독제독. 남궁을 정말로 싫어하는 자를 이용해야지."
남궁, 살.
"나보다 더 남궁에 증오심을 가진 사람을 한 명 알고 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