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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의 무덤
그 시각.
제자들의 보고를 받은 현녀는 조용히 방으로 다시 돌아왔다.
털썩.
현녀는 침대에 다시 몸을 눕혔다. 그와의 흔적은 어느새 시간이 지남에 따라 햇빛에 말끔히 흩어지고 말았다.
몸안에 남아있던 것도 결국에는 전부 빠져나가버렸다. 현녀는 조용히 천장을 올려다보며 반듯하게 누웠다.
그는 어떻게 해줄까. 절벽 아래에 떨어졌지만, 분명히 살아남을 것이다.
그리고 올라온 뒤에, 그는 결국 혈녀를 구하기 위해 스스로 무릎을 꿇을 것이다.
"......."
현녀는 성행위에 대해 자세히 모른다. 그래서 첫날 밤을 모조리 색마에게 맡겨야했고, 색마는 현녀의 몸과 마음을 하늘 위로 날려버렸다.
"......."
찌걱.
현녀는 천천히 아래로 손을 뻗었다. 그녀는 반듯하게 정자세로 누운 채, 손가락을 넣기 쉽게 하반신을 옆으로 눕혔다.
다리를 곱게 접고, 엉덩이가 겉으로 드러난다. 자연히 남자는 허벅지 아래를 받쳐들며 사선으로 양물을 쿡쿡 쑤셔넣는다.
".......으흣."
현녀는 신음이 흘러나왔다. 시작도 하지 않았건만 벌써부터 안이 흥건하게 젖어오기 시작했고, 현녀는 이를 악물며 신음을 참았다.
찌걱, 찌걱.
누구 하나 듣는 이가 없건만, 현녀는 소리를 최대한 죽였다. 그가 했던 것처럼 똑같이 손가락을 두 개 넣고, 그가 했던 것처럼 똑같은 각도로 안쪽을 간질였다.
"부족해…."
분명 안에 뭔가가 들어와있건만, 현녀는 현저한 부족함을 느꼈다. 공허함마저 느꼈다.
손가락으로는 채울 수 없는 거대하고 뜨거운 감각. 안이 찢어질 것 같은 꽉 차는 감각은 여전히 몽롱한 머릿속에도 진득하게 남아있다.
"......그 여자는, 했을까?"
혈녀는 말했다. 입으로도 해봤고, 뒤로도 해봤다고.
하지만 이제는 현녀 또한 동등한 입장이다.
그에게 일방적으로 머리가 붙잡혀 입에 사정당했지만 입으로 해봤다고 할 수 있고, 그가 실수인 척 밀어넣었지만 뒤로도 한 번 받아내봤다.
그리고 앞으로는 수도 없이 많이했다. 비록 부끄러워 얼굴은 바라보고 하지 못했지만, 현녀는 다음번이라면 얼굴을 감히 마주보고 하는 정도는 할 수 있으리라 다짐했다.
"...그래. 할 수 있, 하아앙…."
현녀는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침대 위에 반듯하게 누워, 손을 앞으로 뻗으며, 제자를 향해 사랑한다고 속삭이며 성을 나누는 자신을 상상했다.
-어서와요, 오빠….
"...윽."
현녀는, 불쾌하게도 누군가를 상상해버렸다. 제자의 앞에 발가벗고 누워있는 여자를 자신이 아닌 누군가로 상상해버렸다.
"하아, 하아…."
현녀는 계속 스스로를 속였다. 제자가 허벅지를 붙잡고 사랑을 속삭이는 여인이라고 몇 번이고 되뇌이며, 현녀는 손가락으로 스스로를 위로했다.
"하아, 하아, 하아…!!"
현녀는, 서서히 색욕에 물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는 몰랐다.
자신의 알량한 성적 지식은, 그저 얕은 도랑에 불과했다는 것을.
* * *
"오빠는 진짜 변태새끼야."
"꼴리니까 더 해봐."
"......정말."
혈소예는 헛웃음을 지으며 엉덩이를 깔고 앉았다. 나의 자지 위에.
"흐으으…좋다. 역시 소예도 선녀구나."
"언제는 처녀 못 따면 죽는병 걸린 사람처럼 얘기하더니. ...하아."
혈소예는 내 허벅지에 팔을 올리며 천천히 숨을 죽였다. 이미 젖을대로 젖은 자지는 혈소예의 온기를 느끼고 팔팔하게 달아올라있었고, 혈소예는 엉덩이로 내 자지를 깔고앉아 앞뒤로 비비고 있었다.
"하아...어때? 선녀가 위에 올라타고 있는데. 좋아?"
"좋지…."
"나도 좋아…."
혈소예는 상체를 뒤로 젖혔다. 아래로 살짝 흘러내린 가슴은 쳐질 법도 하건만, 여전히 물방울 같은 모양을 유지하고 있었다.
만지고 싶다. 혈소예는 전라인 상태로 내 위에 올라타있었고, 나는 바지를 살짝 내리고 자지만 꺼낸 채 혈소예에게 모든 것 맡겼다.
"흐응, 오빠도 참 별나네. 내가 오빠보다 지금 약한데 내가 올라타기를 바라다니...하아."
혈소예는 두 다리를 고이 접었다. 허벅지를 붙이느라 엉덩이는 더욱 강하게 조였고, 혈소예는 내 가슴에 발을 올리며 간질이기 시작했다.
"흐응, 여자한테 강제로 당하는게 취향인 걸까?"
"그럴 리가. 스승님을 상대로 강제로 하고 와서, 이번에는 색 다른 느낌으로-"
"쉿."
혈소예는 엄지발가락 끝으로 내 턱을 살짝 들었다. 나는 발끝으로부터 허벅지 안쪽까지 그리는 유려한 선에 입이 꾹 다물어졌다.
"오빠…."
자지가 불쑥 들어간 앞, 허벅지 사이에 스치듯이 보인다.
"등, 안 아파?"
"......."
"여기 돌바닥이라, 나 바닥에 눕히면 아플까봐 밑으로 간다고 한 거지?"
혈소예는 짖궂은 얼굴로 싱글벙글 웃으며, 내 어깨를 발로 토닥였다.
"아, 아닌데?"
"오빠의 그 변태같은 배려심 잘 알지. 맘 같아서는 아래에 깔고 개처럼 박고 싶은데, 그러면 내 무릎 다칠까봐 참는 거잖아."
"그, 그런 거 아니라니까?"
"흐흥, 그러셔?"
혈소예는 내 발목까지 손을 내렸다. 그리고는 내 발을 강하게 누르며 상체를 지탱했다.
"그런 걸로 알고 있을게. 후후, 오빠...은근 귀엽네."
"허, 누가 귀엽다고."
건방져서 안 되겠다. 나는 혈소예의 두 다리를 벌리며 상체를 일으켰다.
"자, 잠깐만…?!"
"무릎 다칠까봐 걱정돼? 너 죽었어."
나는 혈소예의 허리를 붙잡고 불쑥 자지를 빼냈다. 그리고 그녀를 단숨에 빙글 돌렸다.
"......결국에는 뒷치기야?"
"조금 다르지."
나는 혈소예의 엉덩이 안으로 자지를 밀어넣었다. 그리고 뒤에서 끌어안듯, 지탱하듯 가슴을 잡아당겼다.
"으, 으읏, 잠시만...뭘 하려고?"
"이대로 계속 있으려고."
나는 허리를 흔들지 않았다. 자지를 그냥 끼운 채, 혈소예와 얼굴을 마주할 수 있도록 앞으로 고개를 들이밀었다.
"빨아."
"......뭘?"
"전부."
"......."
혈소예는 눈을 감으며 내게로 입술을 붙였다. 그녀는 한손은 내 허리 뒤를, 다른 손으로는 내 얼굴을 붙잡으며 스스로 혀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꿀럭, 꿀럭.
나는 혈소예의 안에 사정했다. 사정한다는 예고도 필요없었다. 이미 빨라고 말한 순간, 그녀는 몸안에서 사정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혀를 빨고, 정기를 빤다.
나의 내공이 그녀의 내공이 될 것이며, 혈소예는 더 빠르게 힘을 되찾으리라.
"...하아, 오빠. 우리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해?"
"모르지. 그런데 미리 정하자."
"뭘?"
"10번을 뒤로 하고도 안 열리면, 그 때는 앞으로 하는 거로."
"앗…."
내가 손을 슬쩍 아래로 당기자, 혈소예는 바로 내 손목을 붙잡았다.
"소, 손은 안 돼! 찢어진단 말이야."
"혀는 괜찮고? 지난번에 하북에서 내 얼굴 깔고 앉았을 때는 혀로 개처럼 빨게 해줬잖아."
"혀, 혀는 말랑하니까…! 아, 아무튼 안 돼! 그리고 뒤로 했으니까 열릴 거야! 뒤로 하는 것도 성교니까!"
"야, 이게 그런 기연일 것 같냐? 내가 뒤로 싸는 건, 모두 앞으로 하기 위한 추진력을-"
끼이익.
문이 열렸다. 제단에서 길게 이어진 황금빛 벽은 좌우로 갈라지기 시작했고, 나는 허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씨발…. 고대인 개새끼들…."
절로 쌍욕이 나왔다. 문이 열렸으니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을 그만 목도하고 말았다.
"흐흐흥, 옛날 사람들도...뒤로 하는 건 그거라고 인정하나보네요."
혈소예는 기고만장한 얼굴로 내 볼에 입을 맞췄다.
"젠장. 소예야. 내가 오늘 큰 깨달음을 얻었다."
"뭔데요?"
"뒤로 하는 건 앞으로 성교가 아니다. 진정한 성교는 앞으로 하는게 진리다. 무조건, 무조건!!"
앞으로 모든 여자들과 할 때 앞으로 할 것이다.
왜 모두가 음부를 '성기'라고 하겠는가? 성에 관련된 일을 하는 기관이기에 성기다.
만약 뒤가 그런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곳이라고 한다면, 인간의 성기는 전성기와 후성기로 나뉘었어야 했을 터.
"그럼 뒷보지는 이제 없는 말이 되겠네요?"
"그래. 앞으로 선녀든 뭐든 뒤는 보지가 절대 아니다."
만약 고대인들이 뒤로 하는 걸 인정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혈소예는 지금쯤 울며 겨자먹기로 나를 위에서 올라탔겠지.
"흐끅, 어쩔 수 없는 거예요…. 처녀, 드릴테니까, 이곳을 살아서 나가면 그 때 제대로 해주셔야하는거...알죠?"
"너 왜 내 상상을 멋대로 말하는 거냐."
"오빠는 눈빛만 봐도 어떤 생각하는지 안다니까요."
문이 열렸다는 것 때문일까, 아니면 이제는 살 수 있다는 안도감 때문일까.
나는 혈소예를 안고 한 발자국 씩 조심히 앞으로 걸었다. 혈소예는 내 발등 위에 발을 올린 채 합을 맞췄다.
"너 아까전에 절벽에 있었을 때보다 훨씬 더 눈이 초롱초롱하다?"
"흐흥, 오빠의 사랑을 한가득 받았으니까요. 현녀는 못 받는…하아."
배안에 직접 정액을 싸지른 만큼, 흡정대법으로 내공을 일부 회복한 그녀는 이전보다 훨씬 더 생기가 감돌았다.
"다른 여자랑 하는 거 보는 것도 좋지만...다른 여자한테서 빼앗는 것도 나름 꽤…."
"소예야?"
"아, 정정. 현녀한테 빼앗으니까 더 기분이 좋네요. 이게 참 미묘한 감정이네요. 저보다 약한 여자한테 빼앗기는 건 좋은데, 저보다 강한 여자한테서 빼앗는 것도 좋다니...헤헤…."
위험하다. 혈소예가 뭔가에 눈을 뜨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오빠."
"왜."
"나중에 현녀 천가장에 들어오면, 어디 기둥에다가 묶어놓고 저랑 먼저 하는 거 옆에서 구경하면서 자위나 시킬까요?"
"......."
혈소예, 무서운 여자. 나는 혈소예의 엉덩이를 손으로 때리며 그녀에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러지마라."
"히잉, 왜요?"
"눈 가리개 씌워두고 자위도 못하게 해야 정석이지."
"......."
당연한 수순이다.
"소예야, 내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보이냐?"
"당연하죠. 떡칠 생각밖에 없잖아요."
"떡은 지금도 치고 있잖아. 이게 색마군림보지. 흐흐."
"처녀를 취하고 뱃속 가득 정액을 싸고 싶다고 생각하잖아요."
나는 그저 지긋이 웃기만했다. 혈소예는 내 입술을 검지로 꾹꾹 누르며 눈을 흘겼다.
"오빠. 그렇게 저랑 아이만들기를 하고 싶어요?"
"아이만들기가 아니더라도 나는 너와 하고 싶다. 앞으로."
"......그럼 한 가지 방법이 있어요."
솔깃.
나는 혈소예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혈소예는 나와 함께 문 밖, 기나긴 어둠의 통로를 손잡고 나가며 말을 이었다.
"아버지가 예전에 가르쳐주신건데, 임신하지 않고 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대요. 일단 두 개는 우리가 쓰고 있죠."
"우리라고 한다면…소예신공?"
"네. 정관과 난관을 내공으로 압박해서 묶는 효과를 내는 건데...이건 내공이 풀리면 바로 봉인이 해제되잖아요. 지금 저희처럼."
그렇다.
내공이 없으면, 소예신공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정자가 들끓고 난자가 배란한다.
만약 이대로 하게 된다고 한다면, 둘 다 쾌감에 그만 소예신공을 풀고 될대로 되라면서 아이만들기에 들어가겠지.
"그리고 또다른 방법은 질외사정이예요."
"뭐? 질외? 내 기억에는 없는 단어로군."
"......현녀 얼굴에는 신나게 뿌리셨다면서요."
"그건 얼굴에 뿌린 거고. 한 번 넣은 자지는 안에 싸기 전에 뽑을 수 없다는 말 모르냐?"
"오빠가 만든 거죠? 뻔하지. 그럼 질외사정은 탈락."
나도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다. 어느새 우리는 긴 동굴을 지나 빛이 보이는 곳 앞에 다다랐다.
"...선기, 안 느껴진다."
"......오빠, 저 여기 뭔지 알 것 같아요."
"뭔데?"
"곤륜파를 습격하기 위해 아주 오래전부터 만들어진 비밀 통로?"
"......가능성 있군."
언제부터 만들어진 곳인지 모르지만, 일단 곤륜파에 대한 기습을 가정한다면 아주 효과적인 곳이리라. 깎아지른 절벽을 수직으로 기어올라가야 한다는 걸 제외하면.
"소예야,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
나는 혈소예를 꼭 끌어안았다. 동굴 밖은 깎아지른 절벽이었지만, 바로 아래에 길게 숲이 이어져있었다.
"네 덕분에 살았어."
"...오빠 덕분에 제가 살았죠. 평생 기둥에 묶여 살 뻔 했는데. 그보다 오빠. …...우리, 이대로 호북으로 돌아가면요."
혈소예는 입술을 뻐끔거리며 내 손을 밖으로 잡아당겼다.
"제가 좋은 방법 알려드릴테니까, 조금만 참아줘요."
"뭔데."
"아이를 만들지 않고 처녀를 취하는 방법. ...대신 오빠가 진짜 배신하면 안 되는 거예요."
혈소예는 열손가락에 붉은 실선의 강기를 뿜어냈다. 그리고 그걸 허공에 휘감아 그물망을 하나 만들어냈다.
"혈라지망. ...이걸 자지 위에 씌우면-"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나는 나의 내기를 아래에 밀어넣었다. 혈소예는 안쪽에서 점차 부풀어오르는 내 물건을 직접 조이며 입을 떡 벌렸다.
"아니. 자지에다가 호신강기를…? 오빠 미쳤어요?"
"흐흐, 이건 몰랐지?"
"......이 오빠 진짜, 나랑 그렇게 하고 싶어서 이런 짓까지...?"
혈소예는 침을 꿀꺽 삼키며 나를 올려다봤다.
"......강기 안에 싸면 된다…? 하지만 흘러서 안으로 들어간다면…?"
"뿌리까지 씌우면 되지. 소예야."
찬란하게 햇빛이 반짝이는 바깥. 나는 동굴의 입구에서 혈소예를 뒤에서 다시금 끌어안으며 귀에 속삭였다.
"오빠, 믿지?"
임신할 걱정이 없다면, 앞으로 해도 되는 거 아닐까?
"......."
혈소예는, 내 손을 자신의 아래로 향하게 만들며 입맞추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안에 싸면 죽일 거예요."
그렇게.
우리는 곤륜을 탈출했다.
[작품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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