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비천색마-434화 (434/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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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란 무엇인가

혈교에 관한 설파 이후.

나의 생활은 크게 바뀌는 것이 없었다.

새벽에 일어나 아침 준비를 하고, 무공 수련을 전력으로 도우며, 강호의 동향을 수집하고, 저녁을 먹고 난 뒤에는 내공수련에 박차를 가한다.

물론 내공수련이라고 해봐야 여인'들'과의 하룻밤이다.

이제는 하루는 천가장, 이틀은 진가장을 넘나드는 식으로 날을 지새우고 있으며, 7일에 한 번 꼴로 외유를 나간다.

어디로 가는지 목적지는 전부 들켰다.

"팽가에 가는 거야? 그럼 소식 전해줘~"

"직접 뵙지는 못했지만, 언니랑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해주세요~"

"......."

모두에게 들켰다. 들켰다기보다는, 내가 직접 모두에게 사실대로 밝혔다.

-팽유월에 대해 밝히는 것이 혈교에 대해 밝히는 것보다 더 무섭나…?

아무리 그래도 팽유월이 나의 아이를 낳았다는 것이 혈교에 관한 것보다 더 위험한 일은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팽유월에 대해 밝혔다. 모두를, 심지어 사공희를 만나기 전부터 내가 그녀를 상대로 아이를 낳았다는 것에 모두 놀랐다.

"상공이 악인을 처치하고 취하실 만큼 매력적인 분이었어요."

사공희의 증언에 따라, 팽유월은 무사히(?) 천가장과 진가장에 합류했다.

여태까지 내가 왜 그렇게 마음고생을 해야했나싶을 정도로 수월하게 다들 받아들였다.

팽유월에 대한 질투는 없었고, 다들 부러워하기만 했다.

사공희가 순순히 인정했다는 것에, 모두들 팽유월에 대해 인정해버리고 말았다.

이는 다른 이들과는 다른 나와의 '횟수'로도 증명할 수 있으니….

"부럽네요. 팽 언니는 하룻밤 동안 상공을 독차지하는 거잖아요?"

"견희도 혼자서 하다가 지치면 나나 연이 부르잖아. 근데 팽 부인께서는 도우미가 필요없어? 혹시 엉덩이 되게 예쁜 여자 한 명 필요하지 않아?"

이시아와 독고연마저도 빠른 성장을 위해 둘이 함께 나와 하룻밤을 보내건만, 팽유월은 오직 혼자서 나와 밤을 보낸다.

팽신혜나 다른 여인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들은 나와 팽유월이 밤에 부부지연을 맺는 동안 월아를 돌보는 보모 역할에 더 신경을 써야한다.

"유월이는 너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잘한다."

"얼마나 잘하길래 그러세요? 엄청 질투나는데요."

"견희의 가슴과 시아의 엉덩이, 연이의 색기를 하나로 합쳐놓은 존재라고 할 수 있지."

"...저, 뭔가 지금 엄청 울컥했는데요."

팽유월은 나의 여인들 중에서 오직 '혼자서' 나를 감당해낼 수 있는 존재였다.

천가장의 순위가 어떻게 되는지 아느냐. 팽유월이 1위고, 월아가 2위며, 비천색마는 3위에 불과하다.

'이게 뭔 소리지.'

아무튼 그렇다. 그만큼 팽유월이 대단하다는 의미다. 실제로 색공도 그렇고.

"......혼자서 새벽까지 버텨낸다고? 으으, 누구는 두 시진 버티는 것도 힘든데.... 견희, 어땠어?"

"......솔직히 그분 없었으면 둘이서 못 버텨요. 절대로."

"희 언니가 그렇게까지 말씀하셨으면…. 으으, 지난 번에 오셨을 때 조금 더 잘 봐둘 걸 그랬어요."

현재.

천가장과 진가장 내에서는 팽유월이라는 존재가 점차 신격화되어가고 있었다. 이는 함께 침대 위에서 나를 가운데 두고 살을 섞었던 사공희의 증언이 점차 퍼지게 되면서 이루어졌다.

- 팽유월은 혼자서 새벽까지 버티더라!

"혼자서 독점하는 건 맞지만, 완전히 밤을 지새우는 정도는 아니지 않아요?"

"그래도 너보다 길게 혼자서 버티는 여자는 없긴 하지. 다들 그러더라고. 팽유월만큼은 해야 내 아이를 낳는 건가, 하면서."

"...저도 혼자서는 다섯 시진 정도밖에 못 버티거든요?"

다섯 시진 버티는 여자가 팽유월 말고는 없다. 이월이가 아닌, 월아를 만들 때 보냈던 아흐레의 시간동안 팽유월은 나를 충분히 감당해내는 육체가 되었다.

"언젠가 마음의 준비가 되면 누구든 데려오세요. 팽가는 식객이 많을수록 좋으니까요."

"그러다가 혹시 적발마녀가 덮친다면…. 뭐, 우리한테는 딱히 나쁜 건 없나…?"

"너희, 그렇게 하북으로 가고 싶냐?

천가장과 진가장에 있는 이들은 다들 하북에 가기를 은근히 원했다.

"가다가 적발마녀와 마주칠 수 있는데?"

"적발마녀가 저희를 죽이거나 부하를 데려와서 저희를 범하지는 않을 거잖아요?"

"그건 당연하지."

"그럼 됐어. 기껏해야 우리를 점혈해서 구속해놓고 우리가 보는 앞에서 너 따먹는 정도밖에 더 되겠어?"

"...그건 그렇지."

혈소예가 아무리 내 여인들을 상대로 질투해봐야, 그녀의 폭주라고 한다면 내 여인들을 구속해놓고 자신이 나를 강간하는 것 정도 뿐이다.

그게 내가 혈소예, 미래의 혈교주를 상대로 가진 마음의 부채로 인해 받아들일 수 있는 최후의 '붉은 선'이다.

"그럼 저희도 괜찮아요. 그 정도는 받아들일 수 있어요."

"그리고 혹시 알아? 우리를 인질로 삼아서 우리보고 색마를 범하라고 하면...으흐흐."

"......가, 가가의 목숨이 달려있다면 어쩔 수 없는 거군요!"

적발마녀의 습격을 받기는 했지만, 적발마녀의 위협이 결코 이들에게 물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큰 상처까지는 되지 않는다는 걸 사공희로부터 들었기 때문이다.

"유월아. 애들이 나 따먹고 싶어서 안달났더라."

"그건 저도 마찬가지인데요."

"......."

이 이야기를 하북에 와서 했더니, 나는 시작부터 큰 충격을 받았다.

"그런 때가 아니면 천하제일인을 언제 이겨보겠어요. 저도 그런데 다른 여인들이라고 오죽하겠어요? 후후, 누구 또 하북으로 데려오려고 하면 소예가 와서 상공을 범하라고 하려나?"

"...솔직히 그게 무서워서 데려오지를 못하겠구나."

만약 내가 천가장을 벗어나 이시아든 독고연이든 데려오려고 하는 순간, 바로 혈소예가 나타나 혈녀들로 포위한다음 내 여인을 조종하리라.

- 천마기승위!

- 선녀비상접.

10할 노리고 있다.

천가장에서는 꿈도 꾸지 못할, 나를 강제로 묶고 얼굴을 깔고 앉아 주도권을 빼앗아간 채 내 양물을 희롱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 만약...내가 그 상황되면 몸이 거부할 수 있을까?

- 가가도 저희를 범했으니까, 저희도 한 번 정도는 가가를 범해보면 안될까요?

"유월아. 그렇게 나를 범하는 게 좋더냐?"

"솔직히 한 번 정도는 더 해보고 싶기는 해요. 해주실래요?"

"......."

혈소예의 무시무시한 계략으로 나의 여인들은 언제든지 나를 (성적으로) 배반할 가능성이 생겨버렸다. 다른 남자와 한다는 것이 결코 아니라, 침대 위에서의 주도권이 천지 뒤집히듯 바뀐다는 말이다.

"이러다 나중에는 색마를 범하는 여색마들이 나타는 거 아니에요? 비천색마를 포위하기 위한 백도, 흑도, 그리고 혈교까지 전부가 나선 천라지망이 펼쳐질지도 몰라요. 천보를 걸을 때마다 여자 한 명씩 포위망에 서있는 천보지망(千步之網)이 펼쳐지는 거죠."

"소예가 그러더냐?"

"네. 뭐라더라...천라지망보다 더 무서울 거라고 했어요."

"......."

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혈소예의 계략이란 말인가! 천보를 걸을 때마다 여자가 내 앞을 가로막는다면, 범하지 않고 어찌 지나칠 수 있으랴.

"색마를 잡기 위해 최적화 된 진법이로군."

"그렇죠? 아 참, 상공. 이제 슬슬 호북으로 돌아가셔야하는 거 아니에요? 이러다 강의시간 늦겠어요."

"......일각만 더."

"마지막 강의라면서요. 오늘 최종실습 아니에요?"

"으으.... 검각의 여제자들 뒤보다는 우리 유월이를 선녀로 만들고 하고 싶은데."

"굳이 선녀로...? 왜요? 그냥 하세요. 음...이왕이면 묶어서 할까요? 강간하는 것처럼."

"......호북에 가서 약재를 좀 받아오마."

나는 강의와 약재의 수급을 위해 급히 호북으로 귀환했다.

"팽유월 후처녀 내처녀!!"

* * *

어두운 밤.

진가장의 가장 깊고 으슥한 방, 진사월의 방에는 세 명의 여인이 있었다.

"설마했는데 진짜로 실습을 신청하는 아이가 있을 줄은 몰랐다."

검각주, 왕소현. 그녀는 눈앞에 앉은 두 명의 여인을 두고 침을 꿀꺽 삼켰다.

"...없으면 내가 실습하려고 했는데...."

"네?"

"아, 아무것도 아니다. 크흠."

왕소현은 헛기침으로 주의를 환기했다. 그녀의 앞에 놓여있는 의자는 단 두 개 뿐이었고, 최종 실기 실습을 신청한 여인도 두 명 뿐이었다.

"세유 너는 색을 밝히기에 다소 예상은 했다. 다른 모두가 연습을 중간에 그만두거나 천수관음봉으로 대체를 한다고 해도, 너만큼은 실습에 신청하리라 생각했지."

"헤헷...."

검각의 여제자, 세유는 멎쩍게 웃으며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

"란이 너는 다소...아니 정말 의외로구나."

"......."

단정한 무복의 여인, '란'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성실하게 수업에 임하는 모습은 참으로 보기 좋았다. 다만 그렇다고 이것까지 성실할 필요는 없단다. 그저 참관하느 것도 괜찮다만...."

"언젠가 색마에게 당한다면, 쾌락에 떨지 않고 기회를 엿보는 사이 탈출하기 위함입니다."

란의 의지는 확고했다.

"모든 초식을 수련장에서 익히기만 하고 비무장에서 대련조차 안한 자가 어찌 실전을 이겨낼 수 있겠습니까? 이것은 대련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래. 네 생각이 그렇다면 잘 알겠다."

"그런데 각주님. 시각이 이각이 지났는데 '그 분'은...?"

"...곧 오실 거다. 기다리거라."

말을 하기 무섭게, 안쪽의 문이 열렸다.

"늦어서 미안하오."

중후한 목소리의 사내가 외투 하나를 걸치고 당당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얼굴을 가리는 가면을 쓴 채, 실습을 하러 온 두 명을 보고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음.... 두 명은 더 있을 줄 알았는데."

"마지막에 다소 두려움을 느낀 듯 합니다. 대신 천수관음봉으로 자습하도록 일러두었으니, 용기를 가진다면 능히 따르겠지요."

"알겠다."

스륵.

왕소현이 자연스레 남자의 외투를 벗겼다. 그에 두 실습생은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깜짝 놀랐다.

남자는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았다.

"뭘 새삼스레."

"전신을 뵙는 건 처음이 아닙니까. 매일 천막 뒤에 누워계셨으니."

"남자 상반신 알몸을 봐서 뭐 부끄럽다고. 강의 내내 하반신을 다 보지 않았더냐."

남자는 침대로 다가가 반듯하게 누웠다. 마치 잠을 청하는 듯 고요하고 평안하게 눕는 바람에, 그걸 보는 두 실습생이 오히려 당황할 지경이었다.

"지금까지 너희들이 익힌 색공을 하나 둘 살펴보자꾸나."

왕소현은 옆에서 게시대를 가져와, 장대에 걸어둔 강의 내역을 위에서 아래로 훑었다.

"가장 처음에는 무엇부터 익혔느냐?"

"손으로 양물을 다루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래. 대수음(代手淫)을 배웠지. 란아, 그 다음에는?"

"...입, 가슴, 허벅지, 그리고 발까지 배웠습니다."

"그래. 란이는 정말 발을 잘 썼지. 지난 강의, 자신만의 창의적인 색공을 펼치라는 주제에서 세유는...."

번쩍.

한쪽 팔을 높이 치켜들었다. 그녀의 겨드랑이에는 터럭 하나 없었다. 옆에 있던 란이 인상을 와락 찌푸렸으나, 세유는 볼을 부풀리며 코웃음을 쳤다.

"뭐래. 자기는 알까지 삼키면서 수음했으면서."

"......."

란은 울컥했으나 반박하지 않았다.

"...크흠. 그래. 입으로는 넣어봤고, 허벅지 사이에 끼워 유사성교를 하기도 했지. 그럼 지금부터...실습을 시작하겠다."

화륵.

왕소현은 삼매진화로 방 안에 등불을 피웠다. 야릇한 주광빛이 방 안을 환히 비추기 시작했고, 두 실습생은 침을 꿀꺽 삼켰다.

"너희들이 오늘 배울 성행위는 바로 '후장성교'다. 처녀는 첫날밤에 지아비에게 드리는 것이 검각의 철칙. 하지만 너희들은 지아비를 위해 좀 더 기쁨을 주고자 이곳에서 색공을 연마하기로 했지."

왕소현은 작은 도자기 병의 뚜껑을 열었다. 그리고 안에 꿀처럼 흐르는 것을 남자의 양물 위에 천천히 펴발랐다.

"언제든지 두렵다면 멈춰도 좋다. 하지만 오늘 이곳에서 있는 일은 결코 밖에 나가서 알려서는 안 될 것이다. 이는 검각의 명예와도 관련된 일이니. 알겠느냐?"

""예!!""

애초에 색공에 대한 연마가 비밀유지를 근간으로 하고 시작한 강의이나, 왕소현은 둘에게 한 번 더 경고를 남겼다.

-부인, 처음치고는 왜 이렇게 잘 하는 것이오?

-...말씀드리기 송구하오나, 각좆으로 상공을 기쁘게해드리고자 연습했사옵니다. 싫으신가요…?

-뭐…? 하지만 처녀였…. 크하하! 성교의 경험도 없는 처녀가 나를 위해 그렇게 열심히 색공을 연마하다니! 부인, 실전을 다시 해봅시다!!

-꺄아악!

비밀은 유지한다면, 모두가 행복할 것이다.

하지만 만약 비밀이 누설된다면…?

-부인, 처음맞소? 엄청 잘하는 것 같은데….

-처녀 빼고 다 남자 자지로 연마한 색공이랍니다. 아, 저 뒤로도 개발되어서 할 수 있는데 해보실래요?

-.......

파----혼이다-----.

결혼은 바로 중단될 것이고, 검각의 명예는 땅에 떨어질 것이다. 색녀를 양성하는 집단이라고 오명을 받을 수도 있다.

"...너희들의 신뢰와 믿음을 위해, 내 서로 약속하자."

그렇기 때문에, 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왕소현은 가장 확실한 입막음 수단을 선택했다.

"내가...너희들의 앞에서 직접 '하는 것'을 보여주도록 하마."

"네…?"

"시, 실습이 아니더냐! 당연히 교본이 필요할 터!"

왕소현은 점차 갈라지는 목소리로 소리질렀다.

"내, 내가 너희들의 앞에서 직접 여인이 남자를 기쁘게 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말이다!"

스승의 시범이었다.

[작품후기]

참 된 스 승!

(일러 썰)

일러 그림체가 다양한 이유는 한 분께 작업을 계속 맡기니 다른 일정 때문에 밀리는 현상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여러 분들께 의뢰를 드리고 있는 중입니다.

비천색마는 지금까지 총 다섯 분에게 일러를 의뢰했네요.

이번에 또 다른분을 모셨습니다...ㅎ

참고로 일러는 말입니다

기존에 1개 있던 친구가 하나 더 받을 예정이구요

일러 없는 캐릭이 하나 뽑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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