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비천색마-401화 (401/568)

--------------------

신궁(神弓)

갑작스러운 기습.

나는 어안이 벙벙해졌고, 순식간에 두 팔이 의자 뒤로 붙잡혔다.

철컥.

신궁은 내 손목에 빛처럼 노끈을 묶었다. 어찌나 튼튼하게 묶었는지, 어지간한 힘으로는 도저히 풀리지 않겠다 싶을 정도였다.

"...이게 무슨."

나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내 뒤에서 하악, 하악 거리는 신궁 여옥상, 아니 여옥희는 발정난 암컷처럼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아주 어이없게 당했다! 사실 알고 당했다. 아니, 정확히는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도대체 무슨 짓을 하려고 그러는 건지 궁금해서 일부러 당했다.

변명은 아니지만 이유는 세 가지.

하나.

나는 천무명이다. 아무리 강한 힘을 내려고 해봐야 일시적으로 화경급 힘을 내는 것이 나의 한계다.

그런 내가 어찌 현경급 고수의 움직임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 괜히 진신의 힘을 보였다가는 오히려 오해를 받을 것이다.

둘.

설마 신궁이라는 자가 이런 참담한 짓을 저지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아무리 천환단을 훔쳐간 전과가 있다고 해도, 사람을 취조하기 전에 의자에 묶는 건 할 짓이 아니지 않은가!

셋. 사실 이것 때문에 나는 신궁의 행동을 가만히 내버려두고 있었다.

나는 신궁이 누구와 싸웠는지 알고 있다. 그리고 신궁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다.

신궁이 싸웠던 전장에는 온통 피가 흩뿌려져있었다. 나는 코를 찌르는 짐승의 피냄새 사이에 숨은 한 여인의 혈향을 맡을 수 있었다.

혈소예.

신궁이 느꼈다고 하는 현경 고수는 분명 혈소예가 틀림없었다. 나는 혈소예가 신궁에게 무슨 짓을 벌였는지 그녀를 업고 오며 수도 없이 고민을 거듭했고, 그녀에게 대응하기 위한 몇 가지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설마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상상도 못했다.

"하아, 하아."

신궁은 내 정수리에 얼굴을 묻고 거칠게 호흡했다. 마치 나의 체향을 자신의 속에 채워넣겠다는 듯했고, 나는 진짜로 색마에게 겁간을 당하는 것 같아 전신에 소름이 돋았다.

"지금 무슨…?!"

나는 탁자 위에 놓인 작은 도자기를 보고 깜짝 놀랐다. 자기에 비친 내 뒤의 여인은 어느새 단발 머리가 붉게 물들어있었다.

"설마…?!"

"눈치가 빠른 걸, 역시 당신이야."

"혈소예!"

신궁의 입에서 혈소예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설마 멀리서 신궁을 조종하고 있는 건가…?"

"아니. 이건 그냥 잔류사념 같은 거야. 후후, 어때? 내 선물은?"

"선물?"

"처녀, 대령이오!"

신궁은 혈소예 특유의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내 바지를 훌러덩 벗겨내렸다. 나는 졸지에 의자에 묶여 빨딱 선 자지나 세우는 남자가 되어버렸다.

"크윽…?!"

할짝, 할짝.

신궁의 혀가 내 볼을 가볍게 쓸었다. 스스로 바지를, 심지어 속옷까지 단번에 훌러덩 벗어내린 신궁은 핏빛으로 물든 붉은 눈동자로 나를 게슴츠레 바라봤다.

"왜 그렇게 죽상이야. 처녀가 싫어?"

"처녀는 좋은데, 직접 와서 박혀라."

"흐흥, 오빠가 많이 급하네. 그래도 아직은 아니야. 자기 생사경 되면 생각해볼게."

신궁은 내 볼을 붙잡고 입을 맞췄다. 나는 이를 악물고 버티려고 했지만, 신궁은 내 하관을 이리저리 만지작거리며 강제로 턱을 열어젖히게 만들었다.

츄릅.

신궁은 내 입술을 가볍게 깨물었다. 그리고는 내 입술에서 흐르는 피를 자신의 타액과 섞으며 요염히 웃었다.

"맛있게 먹어, 오빠. 대신...이쪽 하고싶은대로 할 거야. 알지?"

스르르륵.

신궁의 눈동자가 점차 몽롱해지기 시작했다. 아마 신궁의 몸에 남아있던 혈소예의 잔류사념이 역할을 다했다는 듯 사라진 반동일 터.

"하아, 하아."

그러나 여옥희의 눈은 여전히 붉었고, 체모도 붉었다. 혈소예에게 잠식당한 그녀는 이미 반쯤 혈선녀가 되어있었고, 오직 하나의 욕망만을 추구하는 여인이 되어있었다.

색욕.

"하아, 하아. 자지…."

여옥희는 내 허벅지를 강제로 좌우로 젖혔다. 그리고 골반을 앞으로 당기게 만들어, 허벅지 사이에 숨겨져있던 자지를 최대한 드러나게 만들었다.

"아하항…. 츄릅."

"크윽…?!"

시작부터 자지를 삼키는 입의 상태가 심상치않다. 입술에 잔뜩 침을 묻히며 귀두를 빨아대는 여옥희의 입봉사는 누구보다도 거칠었다.

"혈소예...설마…."

"하아, 하아. 당신에게...감사를…."

츄릅, 츄릅, 츄릅. 여옥희는 빠르게 내 자지를 목구멍 깊숙이 넣었다 빼며 나를 향해 요염히 웃었다.

"그분을 구해주신 것에 대한 답례를...흐흐흐."

"답례가 강간이더냐."

"그치마안…."

여옥희는 간드러지는 교성을 흘리며 자신의 가슴을 아래에서 들어올렸다.

압박붕대는 진작에 터져서 흘러내리고 있었고, 한 손으로도 붙잡기 힘든 거대한 젖가슴이 내 자지를 아래에서 떠받쳐들었다.

"처음이니까, 저 하고 싶은 대로…."

"큭…!"

나는 직감했다. 이 여자는 신궁 여옥희가 아니다. 혈소예에 의해 새롭게 만들어진 혈녀, 혈옥희일 뿐이다!

"제 빨통 어떠십니까…?"

"크으, 미치겠군. 여자가 빨통이라고 말하나?"

"금의위 동료들이랑 이야기하면 다들 그렇게 부릅니다."

혈옥희는 볼을 부풀리며 가슴을 양옆에서 꽉 누르기 시작했다. 장군은 모성 덩어리에도 근육이 붙어있는지, 사이에 낀 내 자지는 압박감으로 귀두에 피가 심하게 몰렸다.

찰팍, 찰팍.

혈옥희는 가슴을 위아래로 튕기며 내 자지를 계속 자극했다. 심지어는 가슴 위로 톡 솟아오른 자지를 향해 입을 벌리며 혀로 날름거리기 시작했다.

"하아...천 소협의 자지...너무 맛있어…."

"미치겠네, 진짜."

처음 겪는 사태다보니 종잡을 수 없다. 상대가 신궁이라서 더 난감했다.

'나중에 정신차리면 더럽게 난감해지는 거 아닌가?'

여옥희는 자신이 순간적인 성욕에 미쳐서 취조중이던 사람을 취조실에서 겁간했다는 것에 큰 충격을 받을지도 모른다.

무능하기는 해도 성실하고 자기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여자인만큼 정신적 충격이 상당하겠지.

"으흐흥, 쮸으으읍. 하아, 자지...말랑말랑한가? 으히힛."

하지만 이 여자는 그런건 신경도 쓰지 않는 혈옥희다. 그녀에게 중요한 건 지금 당장 자신의 성욕을 달래야 한다는 욕망 뿐이다.

"하아아, 이 정도면...충분…."

혈옥희는 입과 가슴으로 내 자지를 질척거릴 때까지 적신 뒤 몸을 일으켰다. 그녀를 업고 오면서 만졌던 허벅지는 탄탄한 근육이 아름답게 자리잡고 있었다.

'미쳤다.'

제갈선의 허벅지가 적당히 살집이 있어 말랑말랑한 토끼같은 느낌이라면, 신궁의 허벅지는 초원을 달려나가는 말과도 같은 생명력이 느껴지는 형태였다.

"하아아…."

혈옥희는 나를 등지고 섰다. 그리고는 자신의 무관옷을 단번에 벗어던졌다.

"어우야…."

뒤에서 본 그녀의 뒷태는 정말이지 보는 것 만으로도 눈요기요, 솔직히 말해 찍 싸버릴 것만 같은 모습이었다.

중원 무림의 여인들 대부분 무인이지만 여성미가 강한데 비해, 여옥희의 등은 탄탄한 근육이 자리잡아 군살이 없어보였다.

'그 군살이 모두 가슴으로 간 건가?'

겨드랑이 아래 팔뚝 사이로 보이는 옆가슴이 슬쩍 보일 정도. 나는 호흡을 길게 참으며 등뒤에 묶인 밧줄에 힘을 줬다.

"가만히 앉아있어…."

혈옥희는 천천히 몸을 뒤로 밀기 시작했다. 엉덩이가 내 가슴에 닿았고, 그녀는 부끄럼 한 점 없이 내 몸에 밀착했다.

"아하응…. 가만히 느끼기만해…. 그분을 구해준 은혜, 몸으로 갚을 테니까…."

혈옥희는 고간부와 허벅지로 내 자지를 붙잡았다. 여인의 고간부가 그리는 삼각골 사이로 쏙 고개를 내민 자지는 내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좋다고 혈옥희의 사이에서 껄떡거리고 있었다.

이대로 괴롭혀지기만 할 것인가? 남자가 되어 위에 올라타는 여자를 가만히 놔둘 것인가? 뒤에서 젖가슴을 움켜쥐고 아래에서 올려치며 앙앙거리게 해야할 것 아닌가!

라고 하기에는 밧줄의 구속이 너무 강했다. 그리고 혈옥희가 하는 체위에 나는 침이 꿀꺽 넘었다.

'설마 하려는 것인가?! 그걸?!'

터-억.

혈옥희는 내 무릎 위에 자신의 발을 올렸다. 벌려진 허벅지 위에 발바닥을 딱 붙이며, 어깨 너머로 돌린 팔은 내 어개를 지탱하며 하반신을 들어올렸다.

마치 내 위에 발을 디디고 올라선 자세. 내 복근에 엉덩이를 비비며, 한 손은 아래로 내려 자지를 붙잡아 당긴 곳은-

찌걱.

"...크윽?!"

아니나다를까, 혈옥희의 보지였다. 그리고 나는 아기색마에, 자지에 몰린 감각에 따라 그녀의 상태를 느낄 수 있었다.

주르르륵.

뜨거운 무언가가 좆대를 타고 흘러내리는 것이 느껴졌다. 동시에 비릿한 혈향이 내 코를 찔렀다.

'처녀배달은 고마운데, 이런 식으로 처녀를 따고 싶지는 않았어!'

나는 혈소예가 갑자기 미워졌다.

'정의구현을 했어야하는데!'

감히 천환단을 훔쳐간 죄! 벼르고 벼르다 신궁을 붙잡아 허리를 활처럼 만든 뒤에 강제로 자지를 쑤셔박아버리고 싶었다.

나는 내가 색마짓을 주도적으로 하고 싶지, 이렇게 색마에게 당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

"...조금 아프네. 하아, 그래도 이 정도면 충분해…."

혈옥희는 고통을 감내하며 몸을 위아래로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내 허벅지 위에 올린 발에 힘이 들어가고, 팔꿈치로 내 어깨를 디디며 편한 자세를 찾기 시작했다.

찌걱, 찌걱, 찌걱.

파과의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까? 혈옥희의 허리 놀림은 처녀의 솜씨가 아니었다.

마치, 혈소예가 혈옥희의 몸을 빌려 허리를 움직이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크으윽…!"

쥐어 짜인다. 안그래도 뻑뻑한 질내인데 질압또한 자지가 터질 것처럼 강했다.

몸을 아래로 누를 때마다 보지를 조이며 자지를 강하게 누르고, 몸을 들어올릴 때는 슬쩍 풀어주며 자지의 숨통을 트게 만들었다.

스스로 조이고 푸는 정도를 조절할 줄 아는 이 보지가 어떻게 처녀란 말인가? 임신천재도 이 정도의 재능은 없었다.

"크윽...대리로...성교를 하다니…!"

"아하하, 하아, 하아…."

눈앞에서 찰랑거리는 혈옥희의 단발 머리칼에서 혈소예가 보였다. 뒤로 슬쩍 돌아보는 붉은 눈빛은 나를 향해 비웃는 것 같기도 했다.

'이대로 강간당할 수는 없지.'

아무리 지금 내가 천무명이라고 한들, 여인에게 이렇게 능욕을 당할만큼 무골호인이 아니다.

천무명이든 비천색마든 공통점이 있다면 하나.

'성교의 주도권을 감히 여자가 쥐려고 해?'

콰드득!!

나는 단번에 밧줄을 끊었다. 마침 혈옥희는 내 치골 위에 엉덩이를 깔고 앉았고, 나는 그녀의 복부를 빠르게 붙잡았다.

"뭣-"

"하아앗!"

나는 기합과 함께 몸을 벌떡 일으켰다. 그리고 혈옥희를 취조용 책상 위에 강제로 엎드리게 만들었다.

"어허억?!"

자지는 안에 뿌리끝까지 집어넣은 채, 두 팔을 앞으로 뻗어 손목을 위에서 잡아눌렀다.

"노, 놓아라! 범해도 내가 범하지, 네가 범하는게 아닌, 햐아앙…?!"

꾸우욱.

나는 자지를 제법 깊숙한 곳까지 찔렀다. 귀두 끝에서 강한 떨림이 느껴졌다.

"아주 아이를 가지고 싶어서 아우성을 치는구나."

혈옥희는 자궁을 벌벌 떨었고, 나는 그녀의 감촉이 더 잘 느껴지도록 자세를 앞으로 더 붙였다.

"아, 아흑…?!"

"도망치지 못한다, 혈옥희."

나는 다리를 앞으로 붙였다. 취조용 책상 아래 공간 안으로 다리가 들어가겠다 싶을 정도로 밀착했고, 덕분에 혈옥희는 책상에 딱 달라붙게 되었다.

"오늘 누가 진짜 침대의 주인인지 똑똑히 알려주도록 하마."

"크윽, 이런 건방진...지금 누가 누구를 범하는 건지-"

짜----악!

"어, 허엉...?"

푸르르. 혈옥희는 충격을 받은 얼굴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나는 그녀가 저항하지 못하게 두 손을 등 뒤로당겨 한손으로 두 손목을 누른 뒤, 남은 손으로 그녀의 탄탄한 볼기짝을-

짜--------악!

정말 강렬한 소리가 울려퍼질 정도로 때렸다.

"가, 감히 일국의 장군을...!"

"장군은 뭐 취조 중에 남자를 범하면 되나?"

"읏...?!"

찌걱, 찌걱.

안쪽의 감각이 서서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혈옥희는 저항을 하는 척, 저항하지 않았다.

"볼기짝을 맞을 때마다 아주 몸서리를 치는군. 지금 미치겠지? 굴욕적인데 몸은 아주 좋다고 난리를 치는게."

"아, 아냐...! 이건 그러니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부 실토해야 할 것이다. 지금부터 심문관은 나다."

나는 혈옥희의 몸 위에 찰싹 달라붙었다.

"지금부터 묵비권을 행사할 때마다 자지를 찔러주지. 자, 말해. 거기서 무슨 일이 있었지?"

내 협박에, 혈옥희는-

"......."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작품후기]

묵-비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