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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신녀, 강림
아미파 무사들이 한창 밖에서 두건을 눌러쓰고 돌아다니고 있던 그 시각.
아미파의 가장 깊숙한 곳, 삼존녀가 기거하는 불당 근처의 창고와도 같은 방에서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다.
"커, 허흑, 흐어억…!"
벽에 사람이 끼어있다!
정확히는 벽에 난 구멍 너머로 사람이 상반신만 내민 채 허우적대고 있었다.
그들은 전신의 땀샘에서 노란색 노폐물을 뿜어내고 있었고, 피부가 갈라지며 온갖 악취를 뿜어내고 있었다.
화륵!
정체불명의 불길이 그들을 휘감았다. 불길은 노폐물만 불태우고 금방 사그라들었고, 불길이 사라지자 가려져있던 얼굴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삼존녀!
그들은 과거 아연사태, 아정사태, 아랑사태라고 불리우던 시기-그들이 강호에서 나름 이름을 날리던 시기의 모습으로 변해있었다.
"으으, 이게 도대...헉!"
"이, 이건…?!"
셋은 서로를 바라보며 비명을 지를 뻔 했다. 자신의 팔과 피부도 물론이거니와, 다른 둘의 얼굴과 피부도 젊어져있었다.
최소 겉으로 보기에 관리 좀 잘한 마흔 정도! 주름이 자글자글한 노파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만큼 젊어져있었다.
"이건 무슨 조화란…?"
[본인이 너희를 반로환동시켰다. 나는 색마다.]
찰싹!
"아흥?!"
가운데 박혀있던 아연사태는 기습적인 움직임에 비명을 지르며 고개를 떨구었다.
"사자!"
"서, 설마…?!"
아연사태는 입술을 꾹 다물고 주먹을 움켜쥐었다. 그녀의 몸은 앞뒤로 계속 들썩거리기 시작했고, 붉어지는 얼굴은 무언가를 참느라 금방이라도 터질 것만 같았다.
꿀꺽.
두 여인은 벽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아주 작은 소리지만, 뒤에서 찰팍거리는 소리가 분명히 귀에 울렸다.
[역시 젊게 만드니까 맛있네. 크흐흐, 소란을 틈타서 들어오기를 잘했어.]
"네, 네 이 놈…!"
[옛날부터 범하고 싶다고 몇 번을 벼르고 있었는데, 오늘 이렇게 범하게 되다니. 너희들, 오늘 임자 만났다.]
퍼--억!
"히끅…!"
아연사태는 신음을 흘리며 고개를 떨구었다. 그리고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불경을 읊으며 쾌락을 참으려고 했다.
[소용없다. 너희들을 마비시킨 약에는 미약 성분도 같이 함유되어있었지. 아랫도리가 쫄깃해지는게 왜 그런지 모르겠느냐? 내가 너희를 젊게 만들어서 그런 것이다.]
"...사, 사술로 사람을 강제로 젊게 만들다니…!"
아연사태의 입에서 군침이 뚝 떨어졌다. 앞뒤로 흔들리며 떨어진 침은 바닥에 흥건히 고이기 시작했다.
"나, 나는 속지 않는다…. 이건 가짜야, 어디서 반로환동을 한 것 처럼 속이게 하느냐…!"
[진짠데? 그럼 내가 다 늙은 노인들을 범하겠느냐! 이 건방진 것.]
찰싹. 찰싹. 쯔어억.
뒤에서 뭔가 빠지는 소리가 들렸다.
"아…."
그리고 아연사태는 순간 아쉬운 한숨을 내쉬었고, 금방 표정을 바꾸며 고개를 숙였다.
"사자…."
다른 두 사태는 아연사태의 치태에 부끄러워하면서도 은근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왠지 모르게, 혼자서 당하면 수치스럽고 굴욕이지만 셋이 같이 당한다고 하니 이상하리만큼 수치스럽지는 않았다.
셋이서 수치심을 함께 나눈다고 생각하는 걸까, 아니면 젊어지는 반동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자신들을 범하기 위해 아미파를 습격한 색마들 중 남자는 단 한 명 뿐이라는 것…!
"커헉?!"
아랑사태는 뒤에서 자신을 쑤신 물건에 고통어린 비명을 질렀다.
"너, 너무 커…!"
셋 중 가장 성경험이 적은, 아니 아예 없다시피 했던 만큼 남자를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좁았다.
[크으, 중고 주제에 신품 뺨치는 정도로구나! 어디보자...살면서 한 명이랑 한 두 번 하고 끝났군!]
"그, 그걸 어떻게…?!"
[특급 색마라면 다 알지. 아랫도리 찐득하게 조여오는 거로 파악할 수 있다 이 말이야.]
아랑사태는 젊은 시절의 치부가 만천하에 드러나는 것에 눈물을 흘렸다.
"시, 싫어…!"
물론 다른 둘에 비해 성경험은 없었지만, 그 바람에 수십 년도 전에 사별한 첫사랑을 배반하는 듯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제발, 제발 빼줘…! 몸이 이상해 질 것 같, 하앙…!"
노인은 젊음을 되찾으며, 잊고있던 여인의 감각을 서서히 되찾기 시작했다.
"아, 아학, 아파…!"
아프다고 말은 하지만 아랑사태의 표정은 풀려있었다.
"이, 이런 거 싫어엉…. 그만, 배, 배가 찢어질 것 같아…!"
다른 둘을 상대로 고개를 반대로 돌리며 표정을 숨기려고 했지만, 아래로 툭 떨어진 가슴의 유두가 발딱 선 채로 떨리는 걸 숨길 수는 없었다.
"아…."
아랑사태의 치태를 본 아연은 침을 꿀꺽 삼켰고, 아정은 자신의 가슴을 움켜쥐며 입맛을 다시기 시작했다.
"하아…."
중간에 양물이 뽑혀나간 아연은 진한 허탈감을, 그리고 아직 양물의 감촉을 느끼지 못한 아정은 허리를 좌우로 흔들기 시작했다.
[허어, 이것봐라? 스스로 흔들기 시작해?]
"앗…?!"
그리고 그 요염한 행동은 색마에게 들키고 말았다. 색마는 바로 아랑에게서 양물을 빼낸 뒤, 두 여인을 거쳐간 남근을 냅다 아정에게 쑤셔박았다.
"응기이잇!?"
[크흐흐, 너는 남자를 아는 여자로구나! 시작부터 빼지 말로고 조이는게 떡치는 맛이 있는 여자로다!]
"그, 그런 말은…!"
"아정…!"
다른 둘은 짙은 배신감이 가득한 얼굴로 괴로워했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남자를 탐했지?]
"모, 모른다…!"
[모를 만큼 많이 떡치고 다녔다는 건가? 흐흐.]
"......!!"
누구보다도 정숙하고 번뇌에게서 멀어보이던 아정의 치태가 밝혀지자, 다른 둘은 배신감을 느끼면서도 달뜬 숨만 내뱉으며 아정이 박히는 걸 보기만 했다.
"아…."
"흐으…."
상반신의 움직임만 보고있자니 뒤는 어떻게 될 지 머릿속으로 상상밖에 할 수 없었다.
자신들을 덮친 흑의인의 몸을 상상하며, 뱃속에 잠시 드나든 거근의 형상을 머리로 그리며 그가 자신들의 엉덩이를 붙잡고 박는다는 걸 상상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바로 번뇌.
"흐끅…!"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보살상이 이쪽을 바라보고 있지 않은게 천만 다행이었다. 만약 그랬다면 수치심에 혀를 깨물어버리고 싶었을 지도 모른다.
"아앙, 좋아요!! 더, 더 세게!"
그리고 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벽에 끼인 여인은 더이상 아정 '사태'가 아니었다.
"너무 좋아…! 젊은, 젊은 자지…!"
[여승 주제에 색을 탐하다니!]
"그, 그치마아안…! 불상 앞에서 참선하면 용서해주시는 걸요…!"
[하하하! 그건 어디까지나 네 자기만족이 아니더냐! 이 요망한 것! 떡은 칠대로 치고 정갈하게 목욕재계를 한 뒤에 불상 앞에서 기도하면 질펀하게 놀아난 걸 용서받을 것 같으냐!]
"요, 용서해주실 거예요…! 지금까지 계속 그래왔으니까!"
아정은 쾌감에 몸부림치며 괴로워했다.
아미파의 삼존녀라는 자부심은 이미 잊어버렸고, 조금이라도 더 양물을 탐하고자하는 쾌락에 절은 여인만이 남아있었을 뿐이다.
[크흐흐! 용서? 틀렸다! 너희들은 오늘 벌을 받는 것이다! 처음부터 다시 수양을 쌓아라!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니라!]
"아이, 그, 그건 이런 상황에서 하는 말이, 이히힛?!"
아정은 고개를 뒤로 젖히며 크게 가버렸다. 눈을 까뒤집으며 눈물을 흘렸고, 앙다문 입 끝에서 군침이 흘러나와 아래로 흘러내렸다.
[너희들의 내공을 전부 비워버리겠다! 그러면 더욱 젊은 시절로 돌아가겠지! 어디 한 번 더 젊었을 때로 돌아가서 처음부터 다시 수행하라!]
"!!!"
아연과 아랑은 눈앞에 보이는 신비에 두 손이 벌벌 떨렸다.
"아, 아앙, 아아악!"
아정의 피부는 아이처럼 매끄러워졌다. 자연의 흐름에 따라 쳐지며 주름이 졌던 가슴 또한 봉긋하고 탄력있게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어흑, 이런 자지는 처음이야…!"
더이상 아미파의 원로는 없었다. 벽에 끼인 여인은 머리만 벗겨졌을 뿐, 제법 얼굴이 반반한 쾌락에 물든 여인일 뿐이었다.
"아, 아정 사태…. 옛날 모습이…!"
"더...예뻐졌…?!"
오랜 과거부터 함께 해온 사매지간이기에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아정은 지금 완벽하게 옛 모습으로 돌아갔음을. 심지어 더욱 아름다워졌음을.
그리고 더이상 무인이라고 하기에는 힘들 정도로, 내공이 바닥까지 소진되었음을.
"흐헷, 흐헤에, 관...음...보살…."
아정은 고개를 떨궜다. 흘러내리는 눈물은 모든 것을 상실한 허탈감, 그리고 그에 대한 반대 급부로 젊음을 얻었다는 희열이 담겨있었다.
[크으으, 좋구나. 내 너의 교성 가득한 설법을 잘 들었으니, 네 탁발에 시주를 해야겠지?]
"아, 자, 잠깐…!"
[걱정마라. 폐경 온 여자가 반로환동하면 임신은 안 되니까. 환골탈태라면 모를까.]
푸욱.
색마는 다시 뒤에서 양물을 크게 쑤셔박았다. 아정은 바닥을 손으로 짚으며 고개를 연신 가로저었다.
"아, 앙대…! 임신, 임신해버렷…?!"
[시주 최대로!! 크아앗!]
푸슈우웃, 푸슛, 뷰르륵.
분명 벽 뒤에서 나는 소리일텐데 왜 이렇게 천둥이 울리는 것처럼 귀에 쏙쏙 박힐까.
"아, 안 되는데…!"
쾌락에 달아오른 아정은 웃으며 축 늘어졌다. 마지막으로 뱃속에 뿌려진 하얗고 끈적한 시주에 아정은 아래로 축 늘어지고 말았다.
[흐흐, 바가지에 비해 너무 많이 시주했나? 배부르게 든든히 채웠는데 아래로 줄줄 흘리다니.]
찰싹. 쯔거억.
빠져나오는 소리. 아연과 아랑은 서로를 바라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이미 쾌락이 절어버린 아정에 대해서는 굳이 논할 필요가 없었다.
끄덕.
둘은 서로를 향해 고개를 끄덕인 뒤, 반대로 고개를 돌렸다.
"아, 왔다…!"
들리는 건 어쩔 수 없어도, 최소한 서로의 치태에 대해서는 시선을 돌리기로 했다.
[참회하라! 너희들은 젊어질수록 열반에서 멀어질 것이니! 크하하하! 고뇌하고 색에 물들어 타락하라! 나는 너희들을 시련에 들게 할 마라일지니!]
퍽, 퍽퍽, 퍼버버벅.
"아아아악!"
아연은 생각했다. 자신이 벽에 끼어있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고.
만약 벽 없이 뒤에서 순수하게 박혔다면, 너무나도 강하고 뜨거운 물건에 금방 주저앉아 버렸으리라.
"이제...열반 못해…!"
아연은 더욱 젊어지며 잊고 있던 육욕을 되찾기 시작했다.
그것은 곧 완전히 비어버린 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한다는 이야기.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다시 시작하게 되었지만-
"아아, 이 매끈한 피부…!"
그것이...싫지 않을 지도.
"아하악! 와, 와라! 나는 마라의 유혹에도 지지 않는, 어허어엉!"
졌다.
아정과 마찬가지로, 아연은 젊은 시절의 모습을 다시 되찾으며 축 늘어지고 말았다.
찌걱.
양물이 뽑혀나가는 소리에 남은 한 명, 아랑은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흐흐, 마라가 찾아왔노라. 너는 할 말이 없느냐?]
"......할 말이 있다면."
아랑은 두 손으로 얼굴을 덮은 뒤, 아주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부, 부디 상냥하게…."
[.......]
찌걱, 찌걱.
아랑은 이 날, 남자를 알게 되었다.
* * *
"장관이로군."
벽에 박힌 젊은 미녀들의 음부에서 찐득한 정기가 흘러내리는 모습이라!
"고맙다, 염마. 네 덕분에 이들을 공략할 방법을 터득했으니."
"꼭 제가 아니더라도 깨우치셨을 것 같지만...후후."
당가의 비밀통로로 들어가던 개구멍.
나는 엉덩이를 씰룩이며 아래로 엎드린 그녀를 보자마자 바로 덮쳤다.
그리고 동굴 안으로 이미 머리가 들어간 바람에 머리칼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바로 깨달았다.
이것이 바로 머리카락 없는 비구니들을 공략하는 방법!
비록 지금은 벽과 빙백신공을 이용하여 허리를 고정했지만, 다음에는 머리 부분만 두건을 씌우고 박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채음보양도 달달하게 했으니 이제 떠날 차례다."
삼존녀의 내공 중 9할은 당사자들의 반로환동을 위해 사용했지만, 나머지 1할은 개평으로 내가 챙겼다.
그다지 많은 양은 아니지만, 어차피 아미파의 내공심법은 흡수 효율이 좋지 않다. 약간 챙긴 1할이 사실상 그들로부터 온전하게 빼낼 수 있는 양인 셈이었다.
"생각보다 싱겁게 끝났군."
"대응도 엄청 느렸죠."
"...이렇게 쉽게 끝나도 되나?"
개인적으로는 여기서 더 일이 없었으면 좋겠지만, 나는 등뒤의 서늘함에 오한이 들었다.
"...아미파에는 현경 없겠지?"
"현경이요?"
"왜, 구파일방이든 팔대세가든 어딜 가도 은거기인으로 현경 한 명 정도는 있더라고. 정말이지...이상하게."
북해빙궁만 하더라도 유설라의 외조부-내 빙색마인의 원형이 된 자 또한 현경이다.
내 전력은 이미 현경 끝자락까지 낼 수 있고 현경 내에서도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싸우지 않고 먹고 튀는 게 가장 좋다.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지."
저벅. 저벅.
벽 너머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나는 두 여인을 뒤로 물리며 허공섭물로 쌍검을 움켜쥐었다.
"온다…!"
서걱.
누군가가.
벽과 천장을 일검에 가르고, 나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나는 바로 '습격자'의 무공을 꺼내 휘둘렀다.
"쌍룡승천참!"
용제검.
사천 최강의 색마가 휘두른 검은 습격자에게 닿아-
카앙!
막혔다. 십자로 교차한 검 위로 찍어내린 검끝에는 나에 대한 살기가 서려있었다.
"호오."
그리고 나는 내 미간을 향해 검을 겨눈 여인을 보고 오한이 들었다.
"본녀의 검을 막아내다니. 역시 '이 아이의 경험'대로 예삿놈이 아니구나."
"...씨발."
아미신녀, 복호보살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