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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격
서걱! 서걱!
네 개의 검이 배를 수호하듯 움직였다. 제각기 달리 움직이는 검은 물위에서 검을 든 선녀가 춤을 추듯 움직였고, 검이 수면을 그을 때마다 마인들의 어깨와 등에서 피바람이 일었다.
“크아아악!”
마인들은 비명을 지르며 괴로워했다. 단순한 자상이라면 고통을 참겠으나, 태극혜검의 예기는 근육과 근육, 뼈가 이어지는 연골까지 베어버리며 마인들의 움직임을 봉쇄했다.
“빨리 동정호를 벗어나서 치료하지 않으면 죽을 거예요.”
사공희는 담담한 목소리로 선언했다. 마인들은 방립으로 얼굴을 가린 채 차갑게 읊조리는 사공희의 모습에서 소름이 돋았다.
“저는 마인들에 대해 좋은 감정은 없으니까.”
“큭...!”
정파의 무인들이 마인을 좋아하지 않는 건 꽤나 허다하다. 죽이지 않는 자비를 베푼 것 만으로도 마음씨가 몹시 자비롭다고 할 수 있다.
비록 물살이 어깨에 닿아 자칫 잘못하면 평생동안 팔을 쓰지 못하게 만들 수도 있게 검을 베었으나, 애초에 마인들은 사공희의 목숨을 빼앗기 위해 배를 기어오르려고 하고 있었다.
“이, 이런 젠장...!”
그래도 검에 베인 자들은 그나마 양반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피융.
적어도 유언조차 남기지 못하고 이마에 바람구멍이 숭숭 뚫리는 일은 없으니.
“후우.”
궁사는 심호흡을 하며 손을 털었다. 사공희의 어검술 덕분에 마인들은 쉽사리 배 위로 뛰어오르지 못했고, 궁사의 화살은 어두운 동정호 아래에 숨어있는 마인들의 정수리를 꿰뚫었다.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사람을 죽이는데 있어서 손속에 사정이 없는 궁사의 사격은 마치 반란분자를 처단하는 듯한 정의감마저 느껴졌다. 그의 손은 법을 집행하는 사형집행인처럼 정교하고 정확했고, 화살을 한 번 튕길 때마다 마인의 몸이 물속으로 하나 둘 가라앉았다.
“으하하하! 네놈! 고작 이 정도로 나를 도모하려고 했느냐?!”
하오문주는 광소하며 주먹을 내질렀다. 그의 주먹은 마치 사마귀가 휘두르는 것 같았고, 상대 마인은 이를 악물며 그의 공격을 막아냈다.
“크윽, 저런 호위를 도대체 어디서...?!”
“착하게 살아온 인연의 대가다!”
“착하게?! 네놈같은 자가 착하다니, 천하의 선인이 모두 죽을 얘기로다!”
쾌진난격은 부러진 코를 손으로 누르며 사자후를 터뜨렸다.
“오늘, 반드시 네놈을 죽여버릴 것이다!”
“흥, 고작 젊은 시절에 실수 한 번 했기로서니...!”
“실수?! 네놈의 실수 때문에 나는...!”
쾌진난격은 울분을 토하며 주먹을 내질렀다. 이번에는 꽤 공격이 무거워 하오문주도 전력을 다해 받아내야만 했다.
“젊은 시절, 정인이 있는 여인에게 껄떡거린 한량이 되었단 말이다!”
“아, 글쎄 그건 오해라니까!”
“갈! 네놈의 실수 때문에 벌어진 일! 네놈이 양심이 있다면 양심적으로 죽어라!”
쾌진난격의 주먹에는 한이 맺혀있었다.
“네놈이 기물에 눈이 멀어 팔아치운 정보만 아니었어도, 내 인생이 이렇게 되지는 않았어!”
“기물에 눈이 멀었다니! 무슨 헛소리냐! 쾌진난권의 약점을 퍼뜨리고 다닌 건 술에 취한 네놈이 아니더냐!”
“갈! 그런 적 없다!!”
쾌진난격은 시뻘게진 얼굴로 주먹을 내질렀다. 강소와 광동의 제일가는 권사들이 주먹을 맞부딪힐 때마다 배가 크게 흔들렸다.
“네놈들이 아무리 버텨봐야 소용없다! 음소색마가 저 정체불명의 여자를 쓰러뜨리기만 하면 네놈들은 모두 죽은 목숨이야!”
“크으...비겁한 녀석! 현경의 은퇴한 노구를 끌어내다니...!”
“키히힛, 노구라고 했겠다?! 내 반드시 그 말을 음소색마에게 전해주마!”
쾌진난격은 광소하며 배를 가리켰다.
“무슨 수작으로 음소색마를 상대로 시간을 끄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것도 바람 앞의 등불! 하오문주는 동정호의 바닥에 가라앉고, 태극화는 음소색마에게 정절을 희롱당하고 주군께 범해질 터!”
“강소제일권이라는 분이 어째서 마교인이 되신 거죠?”
배에 달라붙어 기어올라오는 마인들의 어깨를 찔러 떨어뜨리던 사공희는 이해가 가지 않는 얼굴로 물었다.
“어째서 당신같으신 분이?”
“흐흐흐. 그거야 간단하지.”
쾌진난격의 눈에 붉은 기운이 서서히 퍼지기 시작했다.
“힘! 힘만 있으면 모든 것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천마신공?”
사공희는 쾌진난격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에 의아함을 느꼈다. 비천색마와 이시아를 통해 충분히 느꼈던 천마신공의 발현 모습이었지만, 천마신공과는 사뭇 다른 기운이 넘실거렸다.
굳이 비유하자면, 추잡하고 더러운....
“크흐흐, 용봉지회에서 소공녀와 한 번 맞붙은 거로 이 힘을 눈치채다니. 매일 보고 살지 않는 이상 그게 쉽지는 않을텐데...?”
“.......”
사공희는 침묵했다. 그리고 네 개의 검을 자신의 위로 모았다.
“스승님께서 말씀하셨어요. 마인은 용서치 마라고. 특히...사람을 죽인 마인이라면 더더욱.”
“설마! 강소제일권은 누구보다 의협심을 가지고 있던 권사! 비록 아내와 자식을 사고로 잃....”
하오문주의 표정이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쾌진난격은 표정 하나 바뀌지 않았고, 오히려 재미있다는 듯 비릿하게 웃기까지 했다.
“설마...?”
“대공자께 충성을 맹세하는 증거이자, 이 힘을 깨우치기 위한 시험 과정이었지. 흐흐흐, 덕분에 나는 이렇게 강해질 수 있었다!”
“이런 미친 새끼가!”
하오문주는 노발대발하며 팔을 걷어붙였다.
“오냐! 정파의 무사고 나발이고 봐줄 수 없구나! 내 한 때는 백도의 무사를 꿈꾸던 자로서, 네놈을 더는 의협심 넘치던 쾌진난격으로 봐주지 않겠다!”
“흐흐, 멍청한 놈. 내가 이런 얘기를 한 이유가 무엇이겠느냐? 이 정보가 동정호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는다는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
살인멸구 넉 자가 머릿속에 떠오르기 무섭게, 쾌진난격의 내기가 마구 들끓기 시작했다.
“폭혈!”
“크윽, 진짜 정신 나갔군...!”
“크하하! 오냐! 네놈에게 복수하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인들 못하리! 흐흐흐, 나를 쓰러뜨려봐라! 하지만 나를 쓰러뜨려도, 그 뒤에는 음소색마가 있다!”
콰---앙!
“너희들은, 도망치지 못해!”
갑판이 박살나며, 마인이 붉은 기가 감도는 주먹을 뻗었다.
* * *
“씨발놈아!!”
음소색마는 열심히 주먹을 휘둘렀다. 내 안면을 정확히 강타하는 연타였지만, 아쉽게도 나는 전혀 아프지 않았다.
“변신 중에 공격하는 거 아니라고 했는데.”
“누가!”
“내 성리학 스승이.”
나는 역체변용술로 몸 아래 부분을 내 원래 몸으로 바꿨다. 얼굴은 음소색마가 속아서 나를 범하려고 들었던 연붕의 모습을 그대로 둔 채, 나는 음소색마가 벗어나지 못하도록 하반신을 꾹 눌렀다.
“그나저나 웃기는군. 왜 저항하지?”
“닥쳐! 저항하지 않으면 그게 미친 거지! 감히 내, 내 60년 내공을 가져가려고 해?!”
“아이, 씻팔. 나이는 말하지 말지.”
섰던 양물도 죽게 만드는 말이 아닌가? 하지만 강호식 나이 계산법에 따르면 그녀는 20살 이후의 육체 나이는 7할 덜 먹은 셈이니, 음소색마는 대략 30대 중반의 육체 나이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었다.
‘솔직히 무림인이 현경즈음 되면 수백살 먹어도 아가씨지.’
혈교주는 말했다. 스스로의 마음이 17살이라고 생각한다면 17살이라고. 아무리 뇌의 주름은 60년만큼 쌓였다고 한들, 피부와 질벽의 주름만 탱글탱글한 여인이면 만사형통아니겠는가!
“그런데 너, 몇 갑자냐.”
“그, 그건 왜 물어!”
“왜긴 왜야. 채음해서 몸보신 좀 하려고 그러지.”
“채음보양?!”
퍼-억.
음소색마의 손이 내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기도를 정확히 누르며 목뼈를 으스러뜨릴 듯 힘이 강했지만, 나는 아랑곳 않고 변신을 마쳤다.
“후우. 몸을 바꾸면 정말 힘을 쓰기 곤란하단 말이야.”
“너, 너...!”
“남자와 살을 붙이고 있으니까 어때?”
자세와 상황은 역전되었다. 아까전까지 그녀가 내 다리 위에 올라타 고간을 비비며 범하려고 하는 위치였다면, 이제는 내가 반대로 다리 위에 올라타 양물을 쑤셔박는 체위였다.
“싫어어어어!!”
음소색마는 열심히 저항하기는 했지만, 내가 역체변용술을 풀어버린 순간부터 이미 저항할 수 없었다. 내공싸움으로 내 구속을 풀어내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애초에 내공은 내가 더 많다.
“얌전히 내게 범해지는 게 좋을 걸?”
“그만둬, 이 범죄자!”
“뭐? 범죄자? 크하하하!”
나는 진심으로 광소했다. 지금 누가 누굴 보고 범죄자라고 하는 것인가?
“흐흐, 너는 참으로 이기적인 인간이로구나! 내가 너를 범하는 것은 범죄이고, 네가 여인들을 범하는 것은 범죄가 아니란 말이더냐?”
“그, 그런 건 아니야! 나는 그저....”
“이유가 있어서 여자를 999명이나 밴대질하면서 범하고 다니진 않지. 네게 순결을 잃었을 여인들을 대신하여, 오늘 네 처녀를 앗아가마.”
나는 복수의 대행자요, 색마를 범하는 색마가 될 지어니.
“나를 위해 지켜온 60년 동안의 공력, 내가 잘 먹도록 하마.”
“안 돼...! 제발, 제발! 입이든 뒤로든 어디든 하게 해드릴게요! 제발!”
음소색마는 이제 애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그녀의 말에 어처구니가 없었다.
“내가 왜?”
제갈선처럼 나이가 어린가? 처녀인가? 내가 그녀의 앞을 취하기를 보류할 정도로 내게 확실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가?
아니다.
“너는 그저 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그런 것 아니더냐.”
“아, 아니에요! 제발, 제 처녀를 지켜주세요...!”
“그러니까 내가 왜? 따지고보면 너는 대공자의 사람이고 나는 소공녀의 사람인데. 어디서 어울리지도 않게 존대야, 존대는.”
“이익...!”
내가 받아줄 생각을 하지 않자, 음소색마는 다시 나를 두들기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죽여버릴거야! 내가 아는 현경 마인들만 하더라도 다섯이 넘어! 그 사람들한테 네놈에 대한 걸 말해서 반드시 복수할 거라고!”
“여자나 범하고 다니던 여자 색마가 색마에게 범해지고 내공을 잃었다. 흐흐, 찾아가다가 마교 삼류 무사들에게 돌려먹힐테니 그런 생각은 하지도 말거라.”
“그, 그럴 리가 없어! 나는 대공자께서 선택하신 존재다!”
“대공자는 말이다, 손수건이 더러워지면 그냥 걸레라고 생각하고 버리는 놈이다. 다른 남자의 좆물이 묻은 여인을 대공자가 다시 품을 거라고 생각하느냐? 절대 그럴 리 없지.”
음소색마는 눈을 질끈 감으며 고개를 도리질쳤다. 아무리 부정한다고 한들, 동녀공을 잃게 될 그녀의 운명은 하나 뿐이다.
내게 범해져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내공을 잃게 되는 것.
‘어차피 사라질 내공, 내가 채음보양으로 맛있게 긁어가면 이득 아닌가?’
음소색마는 어차피 말년에 간살당해 죽을 운명이다. 그렇다면 내가 지금 이 자리에서 그녀를 범한 뒤, 새 삶을 살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배려였다.
“저항은 무의미하다.”
화르륵.
나는 중려신화정으로 음소색마의 하의만 불태웠다. 아랫도리의 구멍이 훤히 드러났고, 중려신화정 때문에 음소색마의 음모도 활활 타오르고 말았다.
“어, 흐으으...!”
음소색마는 수치심에 시뻘게진 얼굴로 나를 향해 으르렁거렸다.
“지, 진짜로 넣으면 혀 깨물고 자결할 것이다...!”
“자결하든지.”
나는 양 다리로 아래에 깔고앉은 허벅지를 강하게 조였다. 그리고 높이 치켜올린 다리 한쪽을 더는 움직이지 못하게 한손으로 꽉 붙잡았다.
정상적으로 삽입하는 각도가 아닌 옆으로 삽입하게 되었지만, 삽입 각도를 90도 기울였다고 하여 채음보양의 효율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하지마...!”
“너는 언제 네가 범할 여인들이 하지 말라면 하지 않았나?”
“으윽...!”
입이 있어도 할 말이 없겠지.
“미안하지만 네가 범할 1000번째 여자는 없다.”
아무리 현경 급의 편법을 익혔다고 한들, 그걸 실행할 내공이 없는데 어떻게 여인을 범하리오?
“네게 한 번의 기회를 주지. 셋을 셀 동안 내 말을 따라 말해봐라. 공자주지 일촌남근.”
“!!!”
“셋, 둘, 하나.”
“자, 잠깐만!”
음소색마는 나를 향해 손을 뻗었다.
"마, 말하면 되는 거야...?"
"......."
나는 그저 웃기만 했다. 그녀의 둔덕 사이로 귀두를 슬쩍 밀며 나는 그녀를 채근했다.
"고, 공자 주지...."
"더 크게."
"공자주지! 일...일촌남근!!"
"그래, 잘했다."
찌걱.
"뭐-"
"내 양물을 맛볼 기회."
그 누구도 처녀를 범하지 않을 거라고는 말하지 않았다.
[작품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