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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천색마-321화 (321/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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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격

음소색마.

여인을 악기처럼 다루는 것으로 유명한 색마로, 여인을 괴롭히며 겁간하는 색마다.

학혈마녀 혈신혜와 비슷하다고 해야할까? 그녀는 여인을 성적으로 괴롭히는 것을 즐기며, 몹시 음란하여 강호에서 한 때 색마로 몰려 무림맹의 추격을 받은 존재다.

‘생각해보니 조금 다르네.’

혈신혜가 단순히 여인들이 피를 흘리는 것을 보고 쾌감을 느낀다면, 음소색마는 진짜로 성적으로 괴롭힌다.

- 와, 무림에서 가위치기라고? 미친 년인데?

혈교주는 말했다. 범상치않은 음소색마의 행동은 혈교주마저도 오한을 들게 만들었다. 이미 죽은 존재라 풍문으로만 들었음에도, 혈교주는 음소색마에 상당히 두려움을 느꼈다.

- 으읏, 이 여자, 살아있었으면 분명 나를 따먹으려고 들었을 거야. 혈강시, 나를 꼭 지켜줘야해?

잘생긴 남자와 평범한 여자가 있으면 여자를 범하는 색마. 이 여자의 경우와 다른 이들의 경우를 보고 난 뒤, 나는 색마에 대한 개념이 완전히 바뀌어버렸다.

남자가 여자를 범하는 것이 색마가 아니라-

‘강자가 약자를 범하는 것이 색마인 것을.’

카앙-!

채찍에 내 검을 휘감았다. 나를 향해 입맛을 다시는 음소색마가 진심으로 소름이 끼쳤지만, 나는 검을 튕기며 거칠게 채찍을 튕겨냈다.

‘이런 여자를 상대로 딱 맞는 검법이 있지.’

폐월경파.

달 그림자에 별빛이 반짝이던 것도 이제는 희미해지고, 달이 전부 차올라 지고 난 뒤에는 모든 것이 거울 깨지는 듯 산산조각나게 만드는 검법.

‘노처녀 상대로는 노처녀가 제격!’

마검비 왕소현의 노처녀 검법이야말로, 홀로 적진에서 미친 듯이 날뛰기에 가장 적합한 무공이다.

“크아아악!”

나는 검을 비스듬히 휘둘러 사람과 배를 동시에 그어버렸다. 아니, 검으로 때려죽였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이다. 검기는 넓게 퍼져나가 어깨부터 허리까지 움푹 찌그러뜨렸고, 마인은 피를 토하며 동정호에 가라앉았다.

‘호수의 신령이시여, 또 한 놈 보냅니다.’

서걱, 서걱!

폐월경파의 검은 짜증이 격할수록 더욱 검기가 매서워지는 검법이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몹시 분노에 차올라있다.

나를 향한 마인들의 음습한 눈길.

마치 시선만으로도 강간당하는 듯한 기분이 들 때마다, 나는 적을 향해 그 더러운 기분을 검기와 함께 토해냈다.

“오호호호!”

그리고 내 검은 때때로 적에게 닿기 전, 검신을 움켜쥐는 채찍에 사로잡혔다. 나는 몸을 빙글 돌리며 검을 빼냈으나, 음소색마는 채찍을 잡아당기며 내 근처로 거리를 좁혔다.

“호호호...좋은 몸매.”

“!!”

음소색마의 손이 내 얼굴과 허리를 스쳤다. 공격이 아니라 진짜로 만지기 위한 손길이었기에 나는 미처 대응을 하지 못했다.

“이런...!”

살의라면 닿기도 전에 심장을 찔렀을 것이다. 적의라면 주물럭거리기도 전에 손목을 날렸을 것이다.

그러나 음소색마가 나를 만진 건 어디까지나 친애-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성애에 대한 욕구로서 나를 건드린 것이다.

‘정신 차려라, 색마!’

아무리 눈앞에 보이는 여자가 미인이라고 한들, 실상은 여느 혈녀 못지 않은 악인이다. 나는 발을 들어올려 음소색마의 복부를 걷어찼다.

“크윽!”

음소색마는 뒤로 물러나며 다소곳이 착지했다.

“...후후, 싸게 먹혔네.”

그녀는 혀로 입술을 할짝이며 손끝을 만지작거렸다. 마치 내 몸을 더듬은 손맛을 잊지 않겠다는 듯 요염하게 웃느라 나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여인들을 이렇게 범해온 거지?”

“999명!”

“...미친, 그걸 헤아리고 있다고?”

“정확히는 이것까지 성공한 여인들이지. 히히힛.”

찹찹찹.

음소색마는 손을 깍찌끼며 마구 비볐다. 보는 것 만으로도 음험함이 솟아나는 바람에 나는 진심으로 소름이 끼쳤다.

“그런데 말이야, 이상하지 않아?”

음소색마는 주변을 가리켰다. 이미 주변에는 다른 마인들이 전부 사라져있었다.

“지금 근처에 아무도 없지? 이게 왜 그런 줄 알아?”

“흥, 싸우는 사이에 전부 물에 뛰어들어서 저쪽으로 간 걸테지.”

동정호의 물길은 연신 첨벙거렸다. 폭음과 병장기 부딪히는 소리, 그리고 마인들의 비명으로 가득했다.

“나를 당신이 묶고, 나머지는 전부 배를 습격하러 간 거 아닌가.”

그리고 그 소리 아래, 동정호 아래에서 잠영하여 물살을 가로지르는 마인들의 헤엄 소리가 들렸다. 음소색마는 헤벌쭉 웃으며 손뼉을 쳤다.

“그래! 너와 단둘이 있고 싶은 내 마음이야. 후후, 태극화를 범하는 것도 좋지만...역시 태극화를 범하기 전에 너부터 제압하면 더 재미있을 것 같거든.”

“태극화를?”

아무리 여인이라고 한들, 감히 내 여자를 범하려고 하는 건 용서할 수 없다.

“하하, 화났어? 화났구나? 어쩌지...? 이미 들켜버렸는 걸.”

“뭘?”

“너와 태극화, 서로 사랑하는 사이지? 안 봐도 알겠더라. 멀리서 봐도 서로를 지켜주려고 안달난 모습이...하아.”

음소색마는 이미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제정신이 아니었다.

“하아...서로 비벼봤어? 아니면 서로 손만 잡고 자는 사이야? 여인끼리 서로 재미를 보는 방법...내가 너무나 잘 아는데. 아니면 내가 가르쳐 줄 필요도 없을 정도로 물고 빨고 하는 사이야?”

“미친 년.”

“아하하하! 그래, 나한테 따먹힌 999명 모두가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 그러다가 나중에는...이렇게 얘기하지.”

음소색마는 황홀한 표정으로 가버린 듯 연기했다.

“하아앙...좋았어요...언니....”

“너, 정말 제정신이 아니구나?”

“제정신이 아니라니! 어떻게 그런 심한 말을. 제정신이니까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거야.”

“대공자를 따르는 것도 대충 감이 와.”

나는 음소색마에게 검을 겨눴다.

“대공자가 새로 십마를 뽑으면 절대 남자를 뽑지 않을 테지. 너, 분명 그 여자들을 범하려고 하는 짓이렸다?”

“...흐흥, 들켰는 걸. 나의 원대한 계획을 알아채다니.”

대공자를 따르며, 뒤에서는 몰래 대공자의 십마를 범하고 다닐 것이다. 그러다 들키면 모가지가 날아가겠지만....

‘색마가 목숨걸고 다른 사람 범하고 다니는 게 색마지.’

이미 그녀는 죽을 각오를 마쳤다. 여인을 범하고 다니는 것에 목숨과 무공, 그리고 인생을 바친 모습에 나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한 가지 충고하지. 그러다가 대공자에게 걸리게 되는 순간, 너는 처녀와 동녀공을 모두 잃고 폐인이 되어 간살당할 것이다.”

“색마짓을 하다가 걸렸으면 비참하게 죽을 각오도 해야지.”

“.......”

동족혐오라고 하기에는 다소 어폐가 있다. 나는 죽을 각오가 없으니까.

‘안 죽어, 나는.’

색마부인들에게 쥐어짜여 남근의 발기가 죽어버리는게 아닌 이상, 비천색마가 더 이상 범할 여자가 없어 색마 짓을 할 수 없게 되는 날이 오지 않는 이상 나는 죽지 않는다.

“그렇군. 그럼...너도 죽을 각오가 되어있다는 말이렸다.”

나는 검기를 다시 세차게 휘둘렀다.

"오늘, 내 검이 너를 찌를 것이다!"

"오호호! 그럼 내 손가락이 네 보지를 찌를 것이다!"

음소색마는 나를 향해 순식간에 거리를 좁혔다. 채찍을 휘두르는가 싶어 또다시 검을 튕기려고 했으나-

"!"

나는 보았다. 그녀의 손에 깃드는 검은 기운을. 그래서 바로 검신을 세워 정면을 막았다.

"추혈수!"

"!!"

검신을 찌르는 수공. 마치 굵고 길쭉한 창이 찌르는 듯한 충격에 나는 검신과 함께 뒤로 튕겨나갔다. 어찌나 강한지, 갑판을 뚫고 배 안쪽으로 굴러 떨어질 정도였다.

“크윽?!”

나는 배 안쪽으로 처박혔다. 허름한 창고처럼 보이는 배 안쪽으로 뒹군 나는 몸 전체의 혈이 뒤틀리는 충격을 받았다.

‘역체변용술...!’

내공으로 몸을 바꾸는 데 쓰고 있기에, 나는 전력을 내기 힘들었다. 지금까지 버틸 수 있던 것도 폐월경파검을 쓰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으나, 검을 휘두르기에는 공간이 많이 협소했다.

“으흥, 흐흐흥...!”

음소색마는 손가락을 마구 움직이며 음험한 미소를 지었다.

"스승이 누군지 몰라도 잘 가르쳤네. 앙칼진게 아주 매력적이야. 이런 여자들이 꼭 앞이랑 뒤를 동시에 쑤셔질 때 햐으으읏...거리지. 히히힛!"

그녀의 손가락 하나하나마다 맺힌 강기에 나는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수공의 대가셨군.”

“내가 왜 음소색마(音笑色魔)인 줄 알아? 이 손가락 기술에 여자를 악기처럼 다룬다고 해서 음소색마야. 그리고 여인을 울리다가 결국에는 좋아서 웃게 만드는...수공의 대가지.”

“잘나셨군.”

조금 부러운 기술이다. 만약 혈강시 시절에 이 여자를 취했다면, 999명의 여인이 여인으로서 범해지고도 좋았던 쾌감에 입을 꾹 다물었던 손기술을 배웠을텐데.

‘근데 딱히 몰라도 상관 없지.’

음소색마가 아무리 손기술이 뛰어나다고 한들, 손으로는 한계가 있다. 나는 검을 들고 일어나려고 했-

“...함정?”

어느새, 내 발목에는 밧줄이 하나 묶여있었다. 함정이었나 살펴보니, 그냥 바닥에 떨어지면서 걸린 밧줄이었다.

“히요오옷!”

음소색마는 괴상한 비명을 내지르며 내 발목에 걸린 줄을 향해 채찍을 휘감았다. 그리고는 채찍을 잡아당기며 나를 끌어당겼다.

“크윽...!”

나는 바닥에 검을 찍고 저항했으나, 음소색마는 채찍을 잡고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츄릅, 하아, 걱정마...언니가 안 아프게 해줄게...!”

침으로 입술을 적시며 괴상하게 웃는 음소색마의 얼굴은 진심으로 공포스러웠다. 나는 검에 검기를 불어넣으며 저항하려고 했지만-

서거걱-

‘썩을.’

검은 바닥에 꽂힌 게 아니라 바닥을 갈라버렸다. 그 바람에 내 몸은 음소색마를 향해 쑥 내려가게 되었고, 음소색마는 단번에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꺼져!”

나는 음소색마의 얼굴을 향해 패륜각(覇輪脚)을 날렸다. 발등으로 턱과 뺨을 때리며 얼굴을 날려버리려고 했으나-

“후훗.”

음소색마는 내 발목에 걸터앉은 채, 한손으로 내 발등을 잡고 막아냈다. 손으로 패륜각을 막아내느라 손 전체의 강기가 풀렸으나, 음소색마는 고통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를 향해 미끄러지듯 다가오기 시작했다.

“23이 좋아...34가 좋아?”

스멀스멀.

마치 달팽이가 기어오듯, 그녀는 내 다리 위로 고간을 비비며 서서히 앞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종아리를 넘어선 순간부터 축축하게 젖는 듯한 느낌은 분명 내 착각이 아니니라.

“하아...선녀같은 냄새. 너, 내 아내해. 그러면 사공희는 내가 범하지 않을게.”

“이...정신 나간...!”

“묻는 말에 대답이나 해. 검지랑 중지, 중지랑 약지 중에 뭐로 쑤셔줄까? 아니면...후후, 셋다?”

음소색마는 드디어 허벅지를 넘었다. 나는 그녀에게 뻗은 다리를 회수하려고 했지만, 음소색마는 내 발을 자신의 어깨에 걸치며 강제로 벌리게 만들었다.

‘이것이...가위치기!’

여장을 했지만 치욕스럽기 그지없는 자세다.

“걱정마...여기에는 지금 아무도 없어.”

음소색마는 한쪽 옷을 옆으로 내렸다. 아래로 살짝 처진 가슴은 동녀공의 영향 때문인지 색깔은 제법 봐줄만 했다.

“도, 동녀공을 익힌 자가 아니더냐! 어찌 감히 이런 짓을...!”

“으히히, 여자는 말이야.... 남자에 비해 이게 좋아. 동정만 잃지 않으면 되니까. 즉....”

음소색마는 혀를 날름거리며 나를 비웃었다.

“입으로 하든 뒤로 하든 보지를 비비든...처녀막만 지키면 다 된다 이거야!”

“이런...사기가...!”

“으흐흐! 꼬우면 동자공 익힌 놈들도 뒤로 하라지! 하아, 일단 벗기 전에 먼저 비벼볼-”

닿았다.

“......어?”

음소색마의 표정이 서서히 굳어가기 시작했다. 그녀는 나를 향해 고정되어있던 시선을 점차 아래로 내렸고, 고간을 비비며 이상한 감촉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거...근육...?”

“그거 종아리 아닌데.”

음소색마의 비부는 종아리를 타고 올라와 내 고간에 맞닿았다.

“......이, 이거 설마.”

“나, 비천색마.”

“!!”

음소색마의 눈이 더할 나위없이 휘둥그레졌다. 나는 그녀를 향해 싱긋 웃으며, 그녀를 향해 상체를 뻗어 머리를 잡아당겼다.

“걱정마. 여기...아무도 없어.”

“남...!”

역체변용술을 풀어도 들킬 염려가 없다. 나는 내게서 벗어나려는 음소색마의 어깨를 다리로 붙잡고, 그녀를 내 옆으로 잡아당겼다.

“자지는 처음이지?”

“시, 싫어------!!”

나는 역체변용술을 해제하며, 그녀와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걱정마. 얼굴은 그대로 해줄게.”

“그게, 더 싫, !!?!!?”

푸욱.

나는 찔렀다.

숨겨왔던, 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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