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비천색마-304화 (304/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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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마 왕소현

동정호의 일을 마무리 하고 천가장으로 돌아오기에 앞서, 나는 먼저 진가장에 들려야했다.

남들이 잠든 새벽.

나는 진가장으로 왕소현을 데리고 왔다. 진가장의 주인이 나라는 건 이미 왕소현이 십분 이해했다. 내 여자가 될 존재들이 머무를 공간이라는 것도.

"앗...그럼 결국 이제 이곳은 저희의 신혼집이 되는 건가요?"

부담스럽다. 하나하나 의미를 부여하는 절박함에 나는 왕소현이 애잔하기까지 했다.

"연아, 얘 좀 어떻게 하면 안되겠냐."

"배분은 저희 아버님이랑 비슷한 배분인 걸요. 제가 뭐라고 하기에는 조금."

독고연의 말대로 왕소현의 배분이나 항렬은 사실상 독고연은 커녕 무림맹주 독고자영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런 와중에 독고연이 왕소현에게 뭐라고 하는 건 어불성설처럼 보이지만….

"아니에요! 어찌 첩 따위가 정실에게 함부로 할 수 있겠어요. 하지만 처라면 첩에게 얼마든지 하대하셔도 좋답니다. 저는 연 소저를 언니로 모실 수도 있어요."

"아, 그건 좀."

"하아. 정말...과해."

내 말에 왕소현은 금방 주눅이 들어 내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이 순간마저도 허벅지를 비비며 애타는 얼굴로 나를 채근했다.

"하지만...낭군님을 보면 자꾸만 몸이 달아올라서…."

"안그래도 위험한데 천년자패의 부작용까지 생겼으니...하아, 검마."

"네!"

"자제하라. 절제하라. 지금 사천에는 너보다 훨씬 더 고통스러운 성욕을 참는 여인도 있으니."

나는 염마의 일화를 읊었다. 지린염마로서 대공자의 하수인이었던 그녀는 대공자와 정면으로 척을 질 각오로 내 시녀가 되기로 했고, 금제에 따라 3년상을 치르고 있는 중이었다.

"염마는 지금 말이다…."

창녀였던 서희에 대한 애도기간을 가지고, 사천당가의 염마로서 진가장의 시녀가 되기 위한 수양 기간을 치르고 있음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세상에. 염마가 그렇게 참을성이…?"

"일단 성욕 자체는 이거로 해결되니까."

화륵.

나는 중려신화정을 손가락 끝에 피웠다. 먼지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는데 딱 좋은 열기였다. 지금쯤 분명 한 번 가볍게 가버렸을테지.

"내가 중려신화정을 사용할 때마다 안에서 양물에 박히듯 내공이 토납되고 있다. 다른 남자의 양물을 받아들이게 될 경우, 아랫도리가 폭발하지."

성적인 표현이 아니라, 물리적으로.

"나는 가볍게 즐기는 사이라면 딱히 신경쓰지 않지만, 내 여자가 된 존재가 함부로 몸을 굴리는 건 용서치 않는다."

"여자는 정절을 지키라면서 왜 가가는 여러 여자 품느냐고 따지지는 마세요. 영웅은 삼처사첩이라고 하고, 가가는 무림의 대영웅이 되실 분이니까요."

"그런 거야 괜찮습니다만…."

왕소현은 자신의 고간을 향해 두 손을 아래로 내렸다.

"자, 저에게도 금제를! 언제든지 낭군님께서 손가락만 튕기면 자지러지도록 금제를 내려주세요!"

"그럴 필요도 없다. 금제는 다른 놈과 놀아나는 걸 방지하기 위함이니. 너는 이미 천년자패의 힘이 깃들어있어, 내가 아닌 다른 이의 정액을 안에 사정받으면 임신을 한다고 하지 않았느냐. 그럼 끝이지."

내 덕분에 머리카락을 지켰으면서 다른 놈의 아이를 임신한다?

처녀를 가진 몸정을 생각해서라도 죽이진 않겠지만, 적어도 진가장의 영역에서는 머리칼 한 올이라도 보일 생각일랑 해선 안 되리라.

"그렇군요...그러면 제게는 제 의지 자체가 시험을 받는 셈이로군요."

"그래. 너는 정조를 지키는 것 자체가 시련이다."

왕소현의 정조를 노리는 무리는 생각보다 많다. 그녀가 섬서에서 한 번 대외적으로 크게 난리를 일으켰으니, 호북에서도 왕소현과의 비무를 벼르고 있는 이들이 많다.

"범해지는 건 용서할 수 없다. 내 여자라면 스스로의 몸을 어떤 색마에게서든지 지킬 수 있어야 하므로, 강해져라. 최소한 연이를 이길 수 있을 만큼은."

"...네."

왕소현은 우울한 목소리로 고개를 푹 숙였다.

독고연보다 인생을 두 배나 더 살았지만, 왕소현은 독고연에게 한끗 차이로 졌다.

반로환동이든 월영성희검과 독고구검의 상성 관계든 다른 기타 조건을 다 통틀어, 왕소현이 독고연에게 한 번 밀렸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아무튼...강해지기 위해 당분간 진가장에서 내공을 쌓거라. 네 말대로 진가장은 내공을 쌓기에 정말 터가 좋은 곳이니, 한 1년만 내공을 진득하게 쌓으면 순수한 화경에 이를 수 있겠지."

"끙."

독고연은 혀를 차며 왕소현을 부러워했다. 단순히 내공부족으로 화경급의 힘을 내지 못하는 왕소현과 달리, 독고연은 아직 한걸음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너를 건드리는 이는 없을 것이다. 호북의 색마는 이미 내가 한 번 정리를 했거니와, 네가 비무를 받지 않겠다고 폐관수련을 한다고 하면 다들 알아서 찾지 않을 것이다."

"낭군님 말씀대로 진가장 내에서 운기조식에 전념하겠어요."

"그래. 내공 수련에 열심히 하거라. ...그리고 한 가지 더."

나는 진가장에 가득한 여인의 기운들을 살폈다.

"진가장에 데려온 검각의 여자애들, 처녀냐?"

"......."

왕소현은 다소 표정이 복잡해보였다. 나는 그 모습에 왕소현에 등을 토닥였다.

"걱정마라. 네 제자들을 함부로 범할 생각은 없으니. 단 제자의 잘못이 있다면 스승이 책임을 져야하지 않겠느냐. 검각의 제자가 우를 범하면 스승인 검각주를 범할 것이다."

"......감사합니다."

왕소현은 안도와 기쁨의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왕소현을 데리고 진사월이 자고 있을 방으로 데려갔다.

"...오셨습니까?"

진사월은 몸을 부스스 일으키며 나를 맞이했다. 어느새 그녀는 어느덧 무공이 일류 수준에 이르러있었고, 인기척을 느끼고 미리 잠에서 깨어있었다.

"내가 깨워버렸군. 미안하다."

"아니에요. 원래 이 시간에 일어나는, 하암."

"흐흐, 아직 잠결이로구나. 좋다. 잠을 확실히 깨워주지."

나는 진사월이 몸을 일으킨 침대에 걸터앉았고, 진사월의 몸을 당겨 내 양물 위에 앉게 만들었다.

"꺅…?"

진사월의 비명이 아니다. 눈앞에서 여인을 범하는 모습을 보게 된 왕소현의 비명이다.

"우으응…."

진사월은 내게 몸을 맡기며 얌전히 양물을 물었다. 나는 진사월의 몸에 새벽부터 미약하게나마 정기를 불어넣으며 그녀의 전신에 활력을 일깨웠다.

"사월아, 검마는 색마의 여인이 되었다."

"그렇군요...그럼 그쪽에도?"

"아니. 이곳에서 확인을 해보고자 한다."

나는 진사월을 안으며 검마와의 계약을 설명했다. 진사월은 고개를 끄덕이며, 내게 박힌 채로 붓을 들어 종이에 글을 썼다.

"...으흥."

다소 중간중간 글씨가 흐느적거렸지만 내용은 흐트러짐이 없었다.

"검마 왕소현은 검각주로서 진가장에 머물며 후진양성과 내공 수련, 색마 토벌에 힘쓴다. 만약 다른 이의 아이를 가졌을 경우 진가장에서 쫓겨나게 될 것이다. 진가장 내에서 제자들이 민폐를 끼칠 경우, 검각주가 체벌을 받는다."

"어...체벌이라고 함은…?"

"이런 거지."

나는 진사월의 몸을 번쩍 들어올렸다. 그리고 허공에 든 채 허리를 들쑤셨다.

"아, 아응…! 주인님, 저 요즘 허리가…!"

"무공을 익혔으니 이제 이 정도는 가능할 거 아니냐. 어디서 약한 척은."

"아, 아앙…! 너무 세게 하시면, 으흥, 진가장 가주의 위엄이...응기잇…!"

퍽퍽퍽퍽퍽.

나는 왕소현과 했던 것보다 더 심한, 힘이 넘치는 성교를 둘에게 보였다.

"아, 아학, 두분에게...이걸 가르쳐 주실 건가요, 흐끅, 어허헝…!"

"그래. 이제 힘 좀 쓸 때가 되었지."

사공희에게 예전부터 가르쳤던 때부터, 진사월은 이런 말 하기 좀 그렇지만 방중술 조교로서 좋은 교보재 역할을 했다.

"어...으…."

왕소현은 진사월이 거친 삽입에 가버리는 것에 무릎을 꿇을 기세였다. 아랫도리에 자꾸 손이 가는 걸로 보아 발정이 난 듯 보였다.

"너는 지금부터 색욕을 참는 연습을 해야할 것이다. 알겠느냐?"

"네, 네…. 그, 낭군님. 스스로 해결하려고 하는 건...안 될까요…?"

왕소현은 다소 참지 못하는 듯 보였다. 나는 그녀에게 고개를 단호히 가로저으려고 했으나, 독고연의 손짓에 한 가지 깨닫게 되었다.

"...이럴 때는 역시 이거지."

나는 빙백신공을 일으켜 얼음으로 된 길쭉한 물건을 만들어냈다.

"차가운 물건이니 천년자패의 내공을 네 것으로 운용하는데 손실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물건의 크기도 내 것으로 맞췄으니, 이거라도 쓰고 싶으면 쓰도록 해라."

"감사합니다, 낭군님…!"

왕소현은 천수관음봉을 받아들고 몸을 돌렸다. 아무리 그래도 아래에 천수관음봉을 넣는 모습이 다소 부끄러운 듯 했다.

"검각주 왕소현. 네게 벌을 주마."

"네, 네? 제 제자들이 무슨 잘못을…?!"

"꼴받게 하고 꼴리게 하잖아."

비처녀가 있고, 처녀가 있다. 진가장에서 잠든 검각 제자들의 여인 중 몇몇 비처녀를 제외하고 모두 처녀의 냄새가 나는 여인들이었다.

"연아. 왕소현을 뒤에서 붙잡거라. 움직이지 못하게."

"실례할게요."

"여, 연 소저?!"

푸욱.

나는 왕소현의 안에 들어간 천수관음봉을 향해 기를 이었다. 허공은 아니지만 내 기로 만들어진 물건인 만큼, 내가 기를 이용하여 조종할 수 있었다.

"사월, 네게는 상을 주마. 검마와 제자들을 들인 것에 대한 포상이다."

"아...주인님. 그러면."

진사월은 내 귀에 대고 조용히 속삭였다.

"...산동에서 온 시녀도 한 명 방에 데려다놓았는데, 그거 상도 같이 주시겠어요?"

"......."

은근하게 엉덩이를 비비는 진사월을 위해, 나는 그녀의 엉덩이 안으로 천수관음봉을 쑤셔넣었다.

쑤컹쑤컹쑤컹.

한 명에게는 벌을, 한 명에게는 상을.

"아, 하악, 낭군님 거랑 크기가, 비슷해서...근데 역시 진짜가…."

"어허엉…! 주인님 두 분이 찌르는 것 같아서, 어흑, 더, 더 거칠게 범해주세요…!"

"가가."

독고연은 내게 슬며시 다가와 조용히 입만 맞췄다.

"아침 식사를 준비할테니, 느긋하게 기다려주세요."

"고맙다, 연아."

"별말씀을. 아...그런데 가가."

독고연은 문을 열고 나서며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웃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아랫배 쪽을 슬쩍 쓸며 내게 눈을 찡긋였다.

"가가 아침밥은...뭔지 아시죠?"

"......."

아무래도 오늘은 새벽부터 과식할 예정인가보다.

* * *

그 시각.

동정호에도 아침이 밝았다.

호북성의 관군, 추색살, 지원을 나온 무당파, 그리고 호남성에서 동원된 관군의 포위에 따라 동정십팔채는 몰락했다.

녹림의 무리를 관에서 습격했다!

"방화, 약탈, 강간, 납치, 수장, 세금갈취, 인신매매...고작 새벽에 두 시진 털었는데도 이정도라니."

라고 하기에는, 동정십팔채의 수적들이 지금까지 해온 범죄의 수위가 보통이 아니었다. 호남성주의 비호 아래에서 동정호의 왕처럼 행동한 수적들은 너도나도 자신의 범죄를 토해냈다.

"주목."

신궁은 수적들에게 검을 겨눴다. 금색 실이 자루 끝에 걸린 검은 황제가 호남성주에게 내려준 검으로, 그가 호남성주의 비위를 밝혀내고 호남성을 사실상 제압했다는 표식이나 마찬가지였다.

"지금부터 먼저 남의 죄를 말하는 자는 사형을 면할 것이다."

"저 새끼는 사람의 발목에 돌을 묶어 동정호에 던졌습니다!"

"저 새끼는 황제폐하께 올리는 진상품을 습격해서 일부를 몰래 빼돌렸습니다!"

"저 새끼는 남색을 했습니다!"

동정십팔채는 18개 중소규모 해적들이 모인 연합이었다. 당연히 동료의식이라는 건 동정십팔채가 제 기능을 할 때의 이야기이며, 동정십팔채가 와해된 지금은 그저 오합지졸에 불과했다.

"모두 끌고가라."

"예!"

수적들은 추하게 마지막까지 서로를 밀고하며 죄를 시인했다. 유일하게 한 마디도 하지 않은 자는 스스로 동정소패왕이라고 하는 남자, 강탈해였다.

"너는 할 말이 없느냐?"

"...없소."

"그래? 그렇다면 물어보도록 하지."

철푸덕. 동정소패왕의 앞에 두 명의 여인이 엎어졌다.

"호남성주의 딸을 납치하고 네 여자를 겁탈한 색마는 도대체 누구지?"

"......."

동정소패왕은 잠시 고개를 떨어뜨렸다. 그리고는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신궁을 향해 으르렁거렸다.

"내가...납치했소."

"뭐라?"

"내가 전복희를 납치해 강간했소. 수련과는...그저 조금 거칠게 했을뿐."

"하."

신궁은 강탈해를 비웃었다.

"도적놈 주제에 정인에 대한 마음은 참으로 갸륵하구나. 좋다. 네놈이 전 소저를 납치한 것으로 해주지. 다만...."

신궁은 수련의 목에 칼을 겨눴다.

"......네가 아는 모든 것은, 내게는 따로 말해야 할 것이다. 알겠느냐? 거래다."

"......수련의 목숨만은 살려주시오."

쿵.

강탈해는 고개를 바닥에 처박았다.

그리하여, 동정소패왕 강탈해의 호남성주의 딸 납치로 사건은 일단락이 되는 듯 보였다.

"색마부부라."

신궁은 강탈해의 증언을 곱씹으며 남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미녀를 범한다면, 미끼를...?"

신궁은 고개를 숙이며 고민에 빠졌다.

[작품후기]

검마에게는 미안하지만 견희쟝(2D) 일러 주문들어갔습니다.

당분간 반실사는 없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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