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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는 진주를 품고
영물에게는 내단이 존재한다.
웅담처럼 몸 안에 쌓인 내공이 특정 장기에 뭉치는 경우가 있고, 영물 스스로 하단전을 만들어 내공을 저장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사람에게는 내단이 존재할까?
유감스럽게도 그렇지 않다. 만약 사람에게 내단이 있었다면, 아마 무림에는 말하기조차 혐오스럽지만 사람의 내장을 내단삼아 먹는 자들이 있었을 것이다.
사람에게는 내단이 없다. 대신 단전에 내공이 쌓이거나, 단전이 쌓지 못하는 내공은 몸속을 계속 돌아다니게 된다. 그리고 대부분 전신의 구멍을 통해 내기가 소실되듯 방출되고는 한다.
단전에 있는 내공은 채음보양으로 쉽게 끌어모을 수 있다. 그렇다면 전신에 퍼진 내력은 어떻게 흡수해야하는가?
‘설라빙정.’
나는 이미 한 가지 가능성을 엿보았다. 중단전과 상단전이 모두 열린 여인의 몸을 빌어, 나는 그녀의 모성에 기대어 내공을 밖으로 빼내는데 성공했다.
‘모여라, 천년자패의 내력이여.’
나는 양물을 찌르며 전복희의 내공을 나의 양물로 끌어모았다. 천년자패는 극강의 음기로, 나의 양기가 집약된 양물에 금방 반응하여 하단전에서 양물로 슬금슬금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찌걱, 찌걱.
동굴의 끝.
귀두가 닿았다가 떨어지는 곳에서 점차 이질적인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나는 양물을 쑤실 때마다 질벽을 더 넓히며 안의 ‘빙정’이 빠져나오도록 유도했다.
“아아아앙!”
전복희는 자궁구를 밀어젖히고 나오는 빙정에 비명을 질렀다. 마치 진짜로 아이를 낳는 것처럼 괴로워했다. 정확히는 쾌락에 몸서리를 쳤다.
“크흐흐, 골반은 순산형인데 어디 잘 낳는지 볼까?!”
“으흐으으응?!”
나는 양물을 아래로 빼냈다. 전복희는 짐승처럼 절규하며 눈을 까뒤집었고, 양물이 강제로 넓혀놓은 구멍을 타고 자색의 구슬-빙정이 아래로 톡 빠져나왔다.
데구르르.
사람의 몸에서, 그것도 여인의 생식기에서 알과도 같은 진주 구슬이 튀어나왔다? 강탈해는 눈을 부릅 떴다. 심지어 미리 이야기를 들어서 알고 있던 독고연도 영롱한 보라색에 눈을 빛내며 흥미로워했다.
“흐흐흐, 천년자패를 껍질 빼고 통째로 삼켰으니 아직도 남아있을 법 하지. 순산이로구나, 축하한다.”
“으에, 흐에....”
전복희는 흐느적거리며 숨을 헐떡였다. 전형적인 탈진이었고, 그녀는 진정으로 아이를 낳은 것 마냥 지쳐있었다.
“근데 아직 더 남았다.”
푸----욱.
나는 한 번 더 깊게 안으로 남근을 쑤셔넣었다. 전복희는 앞으로 고개를 떨어뜨리며 엎어질뻔 했으나, 나는 그녀의 젖가슴을 움켜쥐며 허리를 천천히 흔들었다. 앉아서 정면을 밀 듯이 찔러올리니, 전복희는 혀를 내밀며 기절할 것처럼 벌벌 떨기 시작했다.
“크흐흐, 아쉽구나. 동정소패왕. 네가 이 여인을 채음했다면 진정한 동정패왕, 아니 무림의 패왕이 될 수도 있었을텐데.”
“으으읍...!!”
강탈해의 눈에 터진 실핏줄이 더욱 붉게 물들었다. 자신의 앞에 놓인 자색의 구슬을 보고 더욱 맹렬히 저항하기 시작했다.
영약.
무림인이면 누구나 없어서 못 먹는, 불가의 승려나 도가의 도사들도 ‘이건 인정’이라면서 욕심을 낼 물건들.
그중에서도 천년자패라고 한다면, 음기를 쌓는데 있어서 만년빙정에 필적할 정도로 천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하는 영물이다. 그래서 천년자패기도 하고.
“하지만 먼저 먹는 사람이 임자지. 흐흐.”
“으으으읍!!”
그걸 눈앞에서 빼앗겼으니 얼마나 분통이 터질까! 점혈을 했음에도 울화 때문에 혈맥이 뒤틀리고 소리가 흘러나올 정도이니, 자신의 여인인 수련이 내게 질내사정을 당한 것 이상으로 원통하리라.
“여자도 빼앗겨, 내단도 빼앗겨. 흐흐,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거라. 여태까지 수많은 백성들의 목숨과 재물을 빼앗았지 않느냐.”
찌걱.
나는 양물을 빼냈다. 그러자 바로 귀두를 따라오듯 구슬 하나가 내부에서 꿀럭거리며 밖으로 떨어져나왔다.
전복희는 이전보다 훨씬 수월하게 자색 진주를 낳았다. 나는 이제 하나 정도 더 뽑아낼 수 있는 양이 남아있음을 확인했고, 독고연에게 눈짓을 보냈다.
“부인.”
“네.”
독고연은 미리 준비한 천으로 진주에 묻은 체액을 닦았다. 물기를 완전히 닦아낸 진주는 독고연이 착용한 보석처럼 완연한 보랏빛을 반짝이며 찬란히 빛나고 있었다.
“점혈을 한 다음, 눈과 귀를 열어주시오.”
독고연은 아직도 내 발바닥을 상대로 고간을 문지르며 자위하던 수련의 목덜미를 잡아 뒤로 거칠게 당겼다. 수련은 갑작스런 손길에 뒤로 우당탕 넘어졌고, 독고연에 의해 눈가리개와 귀마개가 벗겨졌다.
“이게 무슨...헉.”
수련은 자신을 노려보는 강탈해를 보고 표정이 굳었다.
“그래, 누구 남근이 더 좋다고?”
“아, 아니야! 아니에요, 상공! 그런 게 아니야!!”
수련은 황급히 변명하며 애원하기 시작했다.
“그런 말을 하지 않으면 죽인다고 했어요! 제발요, 의심하지 마세요! 제발!”
“허어. 당사자가 바로 앞에서 눈 시퍼렇게 뜨고 있거늘 어디서 거짓말이냐. 목숨이 위협받고 정조가 한 번 더 농락되는 것보다 정인에 대한 오해를 푸는 게 더 중요하다 이거냐? 참사랑꾼 나셨군.”
내 빈정거림에 수련은 험상궂은 얼굴로 나를 노려봤다. 하지만 그녀의 시선은 전복희의 아래를 쑤시고 있는 나의 남근을-강탈해보다 두 배는 더 긴 물건을 스치듯 흘겼다.
“흐흐, 누가 더 너를 즐기게 해줬는 지 굳이 말할 필요는 없겠지. 이미 네 남자는 알고 있을테니.”
“아니야! 아니라고! 상공, 제발!!”
“.......”
아무리 아니라고 한들, 조금 전까지 내 다리에 고간을 비비며 제발 양물로 쑤셔달라고 애원했던 일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흐흐. 셋이서 누가 정실이 될지는 알아서 하시고, 나는 내공이나 가져가마.”
뾱.
남근이 뽑혀나오기 무섭게 마지막 자색 진주가 뽑혀져나왔다. 앞선 두 진주와 달리 색이 조금은 옅은 듯한 진주는 전복희의 몸에 남아있던 마지막 한 조각까지 전부 긁어모은 천년자패의 내기였다.
‘이미 너무 많이 방출되어버렸지만 저 정도면 총량만 2갑자를 넘겠군.’
실제 흡수되는 양은 적을지 몰라도, 3개 다 합쳐서 2갑자만큼의 내공을 소모할 수 있다는 건 분명 엄청난 양이다. 천하 어디 영약이 갑자 단위로 내공을 쓸 수 있게 만들까?
기를 나눌 때마다 흡수 효율은 낮아지겠지만, 그래도 최소한 단전에 쌓일 최소량만 생각해도 벌써부터 군침이 돈다.
퍼억.
나는 침대 위에 전복희를 내동댕이쳤다. 그리고 바로 옆에 벗어둔 나의 옷을 챙겨입었다.
펄럭-!
흑색 외투 하나만 대충 걸친 내게 독고연이 다가와 허리띠를 단정히 묶었다. 나는 독고연에게서 세 개의 자색 진주를 건네받은 다음, 그걸 미리 준비한 주머니 안에 쏙 집어넣었다.
“천년자패는 내가 가져가마.”
“이, 이...커허헉!”
강탈해는 검붉은 피를 잔뜩 쏟아냈다. 스스로 점혈을 푼 것에 나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주화입마로 점혈을 풀다니, 역시 동정소추왕 답구나!”
“이, 개, 개새끼...!!”
여자도 내공도 빼앗긴 그는 내게 욕설을 퍼부으며 나를 저주했다. 나는 개같은 새끼도 아니고 대놓고 개새끼라고 욕하는 강탈해가 어이가 없었다.
“지금 나의 선친을 욕한 것이냐?”
“그래! 너희 부모가 네놈을 어떤 식으로 길렀는지 몰라도, 참으로 궁금하구나! 너 따위 놈을 뱃속에서 기르며 배아파 낳았을 걸 생각하니, 참으로 안타깝도다!!”
철컹!
독고연이 순식간에 검을 뽑았다. 나는 그녀의 손을 막아 고개를 가로저었다.
“가가!”
독고연은 마치 자신이 모욕당한 것처럼 표정이 일그러졌다. 내가 순간적으로 반응하지 않았다면, 분명 독고연은 일검에 강탈해의 혀를 잘라버렸을 것이다.
‘진짜 화났네.’
내가 역체변용술로 얼굴을 바꾸고 있음에도, 그녀는 나를 ‘가가’라고 불렀을만큼 성을 냈다.
“부인, 진정하시오.”
“하지만!”
“내 부모가 개같은 새끼들인 건 맞으니, 내 부모를 상대로 패륜을 저지른다고 내가 뭐 부정할 것도 없지.”
내가 같이 맞장구를 치며 욕하면 욕했지, 부모 욕에 분통을 터뜨릴 필요는 없다.
“이미 놈에게서 많은 것을 빼앗았소. 양물도 작은데 혀라도 움직여 줘야 여자를 기쁘게 해줄 수있지 않겠소?”
“......하아, ...너무 착하셔서 탈이에요.”
독고연의 말에 세 남녀는 표정이 일그러졌다. 일부러 조롱하기 위한 발언이었고, 나는 그들의 앞에서 독고연과 사랑을 나누듯 입술을 맞췄다.
“갑시다, 부인.”
“네. 어서 가서 씻어요. 더러워졌으니, 제가 꼭 씻겨드릴게요.”
“크, 크하하! 이 미친 년놈들! 제정신이 아니야! 네놈들, 이 동정소패왕이 기억하겠다!”
우리는 벽을 향해 몸을 돌렸다가 강탈해의 저주를 듣게 되었다.
“반드시 복수해주마!”
“어이쿠, 관아에 갇혀도 그런 말이 나올까? 동정호의 개새끼들이 저지른 실체를 알게된다면 성주도 실적 채우려고 가만히 있지 않을텐데?”
“이 멍청한 새끼! 호남성주의 딸을 납치하고도 그런 소리가 나오냐?! 씨발, 호남성주가 우리 편이다! 네놈에게 지명수배를 내릴 것이야!”
“그래. 호남성주는 너희 편이지.”
나와 독고연은 바닥을 동시에 쿵 굴렀다. 바닥은 순식간에 구멍이 생겼고, 나는 강탈해를 향해 손을 흔들며 아래로 내려갔다.
“하지만 호북성주는 어떨까?”
“뭣-”
서걱!
나는 검을 들어 바닥에 구멍을 뚫었다. 그리고 숨을 크게 들이마신뒤, 독고연을 품에 꼭 끌어안고 배의 가장 아래를 뚫어버렸다.
쏴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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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호의 물이 배 안쪽으로 파고들기 무섭게, 나는 물살을 가르고 호수 아래로 잠영하며 배를 빠져나왔다. 호수 주변에는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츄릅.
제법 멀리까지 잠영으로 헤엄친 중간부터, 나는 독고연과 입을 맞추고 호흡을 교환하며 북쪽으로 도망쳤다.
얼굴?
물에 빠져 입을 맞추기 직전, 원래대로 바꿨다.
* * *
“성주님, 준비는 끝났습니다.”
무당파의 장문인, 현철 도사는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내릴 수 없었다.
“장문인께서 직접 이리 나서주신다니, 정말로 고맙소.”
“강호의 정의를 위해, 그리고 나라의 지존께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어찌 관과 무를 따질 수 있겠습니까? 도적을 해치우는 일이라면, 응당 나서야지요.”
“하하, 고맙소. 설마...이렇게까지 지원을 해줄 줄이야.”
호북성주는 뒤에서 슬며시 미소짓는 여인을 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듣던대로 미인이시구려, 태극화.”
“감사합니다, 성주님.”
그의 옆에는 태극화를 비롯하여 무당파에서 온 무사들도 함께 자리를 잡고 있었다. 관병들과 함께 배에 오른 무인들에 호북성의 관병들은 모두 사기가 끓어넘쳤다.
“성주님, 수적들이 눈치챘습니다.”
“그래? 그러면...장문인, 제 대신 사자후로 제 목소리를 전해주십시오.”
“얼마든지 말씀해주십시오, 성주님.”
현철 도사는 뱃머리에 섰다. 그리고 그는 호북성주가 하는 말을 동정호 전체에 널리 퍼뜨렸다.
“동정십팔채! 살인, 납치, 겁간, 뇌물! 그리고 그걸 모두 묻어주고 혼약으로 혈연을 맺은 호남성주와의 결탁 증거를 확보했다! 얌전히 ‘황명’에 따르라----!!”
호북성주의 손에는 황제의 인장이 찍힌 교서가 들려있었다.
* * *
“푸하아.”
얼마나 수영을 했을까. 우리는 남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뭍까지 올라와 몸에 묻은 물기를 털어냈다.
“그다지 소용은 없었네요.”
“들숨과 날숨은 같은 숨이라도 성분이 다르거든.”
“역시 그렇군요. 으으, 수중에서 입맞추고 서로 숨을 교환하면 어느정도는 버틸 수 있겠다 싶었는데.”
“뭐, 그냥 입맞춤을 즐겼다고 생각하거라.”
나는 몸의 물기를 털어냈다. 중려신화정으로 독고연의 전신을 말리고, 나는 품안에 든 주머니를 들고 물기를 털어냈다. 복면과 옷 정도야 금방 마를 터.
“어머, 안 말리세요? 이제는 괜찮은데.”
“이거 상할까봐. 진주는 양기에 약해서 말이지.”
일차적으로 빙정을 이용해 감싸기는 했으나 양기에 몹시 취약하다. 나는 주머니를 다시 안에 넣-
철컹-!
독고연이 검을 빠르게 휘둘러 검기를 쳐냈다. 나를 지키듯 정면을 향해 검을 겨눈 독고연은 단숨에 자신이 낼 수 있는 최고 전력-초절정 중반의 힘을 끌어올렸다.
“누구냐.”
“색마가 있는 곳에 내가 있으니.”
“......!!”
저벅, 저벅.
수풀 사이를 헤치고 나타난 소녀는, 내가 이미 익히 알고 있는 얼굴이었다. 복면을 쓰고 있었지만 나는 그녀의 정체를 금방 파악했다.
'설마 여기서 만날 줄은.'
류미아.
“파사현정.”
소녀는, 검을 수직으로 세우며 검기를 일으켰다.
“색즉필살.”
“......씨발?”
소녀 류미아의 검기는...화경이었다.
“씁.”
근데 왜 아기색마가 영 시큰둥한 반응일까.
“쓰으읍.”
왠지 모르게, 알 것 같은 맛인 듯한 기분이 들었다. 처음 봤을 때는 진신의 내공을 억누느라 헷갈렸지만, 모든 내공의 제약을 풀어버린 지금 피부로 느껴지는 감각은 분명-
“......혹시?”
혈교주는 말했다.
- 헷갈리면 일단 찌르고 나서 생각해.
'일단 좆부터 박으면 알겠지.'
혈교주, 역시 당신이 옳소. 내가 속으로 가지고 있는 나만의 또다른 이명, 보지감별사는 허명이 아니다.
나는 검을 들어-
"가가, 제가 당신의 검이 되겠어요."
"음?"
"제가 저 소녀를 붙잡아 다리를 벌리게 해드릴게요."
"...그쪽이 색마부인이로군. 여자임에도 색마짓을 하는 건가...!"
"달라요! 저는 가가께서 여인을 취하게 돕는 거니까!"
류미아(?)를 향해, 독고연은 먼저 검을 들고 달려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