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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자패
푸슈우웃, 푸슛, 푸슈슛.
“어흑, 허응, 허어어….”
해남의 해적들도 그렇더니 물에서 생활하는 여인이라 그런 걸까? 수련을 막대한 조수를 뿌리며 잠시 기절했다.
처녀도 아닌 여자가 양물 좀 쑤셔박았다고 고통스러워하지는 않았을테니, 의식이 날아갈 정도로 쾌감에 젖었다는 말이었다.
“크으.”
해남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주인이 있는 여자를 빼앗는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특히 남의 여자가 자기 집주인을 잠시나마 잃고 갑자기 들이닥친 자에게 가버려서 정신을 못차리는 건 너무나도 보기 좋은 광경이다.
‘물론, 남의 여자가.’
내 여자가 그런 일이 생긴다? 그 새끼는 내가 지옥 끝까지 쫓아가서 내공을 다 쓰는 한이 있더라도 죽인다.
‘그런 일이 안 일어나게 하려고 지금 이 고생을 하고 있는데, 절대 못 참지.’
남의 여자를 빼앗는 건 얼마든지 할 수 있어도 내 여자 빼앗기는 건 절대 참지 못한다.
이기적이라고? 상관없다. 나는 색마니까. 한 여자만 바라보는 바른 의협 사나이를 바랐다면 지금 이러고 있지도 않았겠지.
“흐흐, 수련아. 어떠냐?”
“.......”
수련은 손등으로 얼굴을 가리며 달뜬 숨만 계속 내뱉었다.
“크흐흐, 맨날 약빨고 하다가 약 기운 없이 진짜로 가버리니까 정신을 못 차리는 구나. 그래서 누가 더 좋다고?”
“.......”
수련은 계속 침묵했다. 하지만 당장 강탈해의 이름이 나오지 않는 것 자체가 그녀의 속내를 증명하고 있었다.
“그럼 슬슬 재미 좀 볼까 하는데….”
“히이익!”
수련이 나에 의해 무차별 폭격을 당한 것에 놀란 전복희는 몸을 뒤틀며 방 구석까지 도망가려고 했다.
“어딜.”
나는 그녀의 발목을 붙잡아 잡아당겼다. 그리고 둘의 남은 옷자락을 모조리 잡아 뜯어 완전한 나체로 만들었다.
“너희들에게 새로운 옷을 입혀주지.”
철썩! 나는 밧줄을 팽팽하게 잡아당겼다. 둘은 이미 팔이 뒤로 묶여있었지만, 아직 묶을 곳은 많다.
-흔히들 밧줄로 무림인들을 구속하면 말이야, 아주 쉽게 끊어지기 마련이지.
혈교주는 말했다.
-밧줄로 묶는 건 움직이지 말라는 의미인데, 무림인들은 어떻게든 밧줄을 끊고 달아난다니까? 그럴 때를 위해 이 방법이 필요한 거야. 우리 혈교의 구속은 절대 끊어지지 않지!
혈교주는 주로 여인들을 상대로 자신만의 특수한 방법으로 밧줄을 묶었다. 그리고 나는 혈교주의 손이 되어 수많은 여인들을 밧줄로 묶었다.
혈교식 구속법 제 1초, 귀갑묶기.
“으으윽…!”
“크으, 역시 실력 녹슬지 않았군.”
회귀 이후로 처음 해보는 구속이었지만 역시 하다보니 금방 기억이 되살아났다. 나는 거북이 등껍질처럼 묶인 둘의 나체를 향해 손을 뻗었다.
“둘다 제법 풍만해서 좋구나. 아니다, 밧줄 때문에 더 도드라지는 건가? 흐흐흐.”
살결에 밧줄이 닿아 직접 하지는 않고 주로 소복위에 달라붙게 만들었지만, 굳이 그런 배려는 하지 않았다.
대신 밧줄이 하복부를 타고 내려가는 부분을 나는 몹시 신경써서 넘겼다. 나는 두 여인의 고간을 지나가는 두 개의 밧줄 사이, 도드라진 둔덕을 쓰다듬었다.
[가가, 슬슬 도착할 것 같아요.]
밖에서 경계 중이던 독고연의 전음이 전해졌다. 나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미리 준비한 안대와 귀마개를 꺼냈다.
스륵, 슥, 스륵.
“아, 아무것도 안 보여…!”
“이게 뭐하는...흐윽…!”
나는 둘을 침대 아래로 내려보냈다. 둘을 강제로 무릎 꿇게 만든 다음, 독고연과 잠시 전음을 나눴다.
[주변에 배들이 가득해요. 아마 소식을 듣고 저희를 포위하는 수적들인 것 같아요.]
[당사자는?]
[쪽배로 오고 있어요.]
[알았다. 슬슬 준비하도록 하마.]
강탈해 본인의 연심이야 어떻든, 무림인 적으로 우리는 강탈해로부터 천년자패를 빼앗기 위해 이곳에 왔다.
어지간하면 그냥 천년자패만 취하고 가겠지만, 우리는 화려하게 날뛴다는 목적에 더불어 개인적인 ‘복수’를 해야했다.
“흐흐, 들어오면 딱 보이게 자리를 잡아야지.”
나는 문이 정면으로 보이는 곳을 향해 두 다리를 벌리고 침대에 걸터앉았다. 그리고 두 여인을 강제로 내 허벅지 앞에 얼굴을 붙이게 만들었다.
“우욱…!”
“이, 이거 설마…!”
“누가 더 잘 빠는 지 대결이다. 나를 싸게 만들어 입에 받아 삼키는 여자는...풀어주마. 흐흐.”
거짓말이다.
“우, 흐으으….”
“아으, 여, 여기…?”
하지만 둘은 공포심과 두려움, 그리고 미약한 쾌락에 굴복해 내 양물을 좌우로 핥기 시작했다.
‘오너라, 동정소패왕.’
나는 소패왕의 두 여인에게 애무를 받으며, 독고연이 그를 이곳으로 데려오기만을 기다렸다.
'근데 둘 다 잘 빠네.'
검은 소와 흰 소는 우열을 가릴 수 없었고, 나는 중간부터 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들을 격려했다.
찌걱, 찌걱.
"킥."
밧줄 아래, 찌걱거리는 소리는 한쪽에서만 들린 게 아니었다.
* * *
그 시각, 진가장 내부 응접실.
“...과연, 그런 사연이 있으셨군요.”
“예. 꼭 부탁드립니다. 어떻게 할 수 없겠습니까?”
진가장의 장주, 진사월은 눈앞에 앉은 왕소현을 두고도 기세가 밀리지 않았다.
“억만금을 주셔도 할 수 없습니다. 저는 이 집을 지키는 관리인일 뿐, 진짜 주인은 따로 있기 때문이죠.”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진가장이라고 표방한 것은 이 집의 진정한 주인이 잠시 자리를 비우시며, 제게 이 집을 맡기셨기 때문입니다. 저는 단지 이 집을 관리하기 편하게 대외적으로 가주라고 칭하는 것일 뿐, 실상은 그분의 시녀에 불과하죠.”
충격적인 고백!
진사월의 말에 왕소현은 손발이 굳어버렸다. 아무리 억만금을 준다고 한들, 의사결정권이 진사월에게 있지 않는 한 거래는 이루어질 수 없었다.
“그럼 그분은 어디에 가면 만나뵐 수 있습니까?”
“그분은 현재 호북에 안계십니다. 멀리 여행을 떠나셨죠. 선화 양, 어디에서 오셨다고요?”
“...산동에서 왔습니다.”
왕소현의 옆에 앉은 여인, 선화는 진사월과 왕소현의 눈치를 보며 빠르게 상황을 파악했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그곳에 적힌 대로, 저는 그분의 소개로 이곳을 찾았습니다.”
“예, 그분의 필체가 확실합니다. 후후, 산동을 다녀가셨군요....”
진사월은 애틋한 표정으로 편지를 쓸었다.
“혹시 진 가주께서도...?”
“예. 저도 그분이 어디에 계신지 모릅니다. 단지 간간히 보내주시는 연통으로 살아계신 것만 알고 있을 뿐.”
거짓말이다. 하지만 선화는 거짓인 걸 알아채고도 침묵했다. 그게 이야기의 주체인 ‘그분’에게 가장 좋은 방향인 것 같은 느낌 때문이었다.
“검각주께서는 이곳에 식객으로 머무르시는게 어떠신지요? 그분께서 혹시 잠시라도 호북에 들리신다면, 분명 진가장을 잠깐이나마 찾아오실 겁니다. 그 때 이야기를 나누는 편이 좋을 듯 합니다만.”
“예? 그래도 되겠습니까?”
“이곳의 본래 목적은 강호의 여인들을 위한 숙소와도 같은 곳입니다. 그분은 뭇 강호 여인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곳이 한 곳이라도 있어야한다고 말씀하셨죠.”
“그러나....”
왕소현은 고개를 숙이며 눈을 감았다. 자신의 염치와 상황 등등을 속으로 생각한 그녀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이며 포권을 취했다.
“알겠습니다. 당분간 신세를 지겠어요. 하지만 그저 식객으로서 밥만 축내지는 않을 겁니다. 저희 검각의 제자들이 진가장의 일을 돕겠습니다.”
“그래주신다면 저야 고맙죠.”
간단한 논의를 마친 끝에, 검각주 왕소현은 진가장의 식객이 되었다. 그녀가 함께 데려온 10여명의 검각 제자들 또한 진가장의 식객이 되었다.
“그리고 선화 소저.”
“네, 네!”
“진가장은 여인들을 위한 곳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미혼모들을 위한 곳이기도 합니다. 그분께서는 그들에게 정당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넓은 서고를 만들고자 하십니다. 소저께서는 그곳의 관리를 맡아주시겠어요?”
“......미혼모라면, 혹시...아, 아녜요. 알겠습니다.”
선화는 순간 진리를 엿보았으나, 옆에서 푸른 눈동자로 눈짓을 주는 유설라에 입을 꾹 다물었다. 진가장의 실체를 그녀는 금방 파악한 것이다.
“다른 두분은....”
“저는 맹으로 돌아가야합니다.”
“저도 마찬가지에요. 선화 소저를 이곳까지 호위한 다음, 설라 언니랑 같이 하남으로 가려고요.”
유설라와 류미아는 하남으로 떠나겠다고 했다. 왕소현은 둘-특히 유설라를 지긋이 바라보며 이야기를 하기를 원했지만, 유설라는 당장이라도 이곳을 떠나고 싶었다.
“실례합니다, 가주님.”
밖에서 진가장의 여종이 조심스레 들어왔다.
“검각주님의 일행분께서 급히 전할 소식이 있다고 하여 검각주님을 찾고 있습니다.”
“일행? 누구?”
“영란 소저와 용희 소저입니다. 바로 뒤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둘이? 진 가주, 그....”
“괜찮습니다. 급한 일인 걸요.”
진사월의 허락하에, 두 여인은 방안으로 들어와 포권을 취했다. 한쪽은 머리에 띠를 두른 남장 차림의 미소년이었고, 또 한명은 육봉 중 한 명인 방철수를 몹시도 닮은 활발한 미녀였다.
“각주님. 호남에서 급보입니다.”
“색마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색마...?”
왕소현은 눈썹을 찌푸렸다.
“어떤 색마더냐?”
“호남성주의 금지옥엽, 전복희 양을 납치했다고 합니다. 현재 호남성에서 지원 요청을 했습니다.”
“그래? ...진 가주, 실례합니다. 이곳에 짐을 풀고 금방 호남에 다녀와도 되겠습니까?”
“물론이죠. 강호의 도리를 바로 세우는 일에 제가 어찌 발목을 잡을 수 있겠습니까? 여인들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하는 색마를 반드시 물리쳐주세요. 검각의 여러분이 쉴 수 있는 공간은 얼마든지 열려있답니다.”
“감사합니다.”
왕소현은 두 명의 여인을 데리고 방을 떠났다. 진사월은 남은 셋에게 안내할 방을 생각-
“어머, 동생 분은요?”
“도, 동생은 잠시 밖에....”
“아, 그래요? 흐으음.... 우선 두 분, 방을 안내해드릴게요.”
진사월은 서찰에 적힌 암어에 따라, 둘을 진가장 내에서도 ‘특별한 곳’에 이끌었다. 작은 객실이라고 하기에는, 그냥 하나의 집과도 같은 넓은 방에.
그 방은, 마치 별장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여자가 아이 한둘 데리고 같이 살기에 딱 좋은 형태. 그리고 밤늦게 들어오는 남편과 하룻밤을 즐기기에 딱 좋은 구조...!”
색안경을 벗은 선화, 제갈선은 진가장의 실체를 파악했다.
“이곳은...천 공자가 아내들을 위해 만든 곳이야!”
설마 이곳이 첩들의 공간일 거라고는, 제갈선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첩도, 아내는 아내니까.
* * *
동정호.
동정소패왕, 강탈해는 강공자로서의 모습을 벗어던지고 수적으로서 쪽배 위에 올랐다.
자신의 유람선을 점거한 이들은 남자 한 명과 여자 한 명.
자신들을 색마부부라고 칭했으니, 여인은 분명 색마의 아내일 터.
그 존재가 갓으로 머리를 덮고 배 위에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돛대의 위에 선 여인은 유람선을 에워싼 수적들을 오연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큭...!”
조금이라도 가까이 가면 베일 것만 같았다. 거리는 충분히 멀었지만, 모두가 똑같은 감각을 느끼고 있었다.
고수다.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가늠이 되지 않을 정도의 고수다. 천하백대고수 안에 들어가는 사람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강해보였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여인 혼자서 유람선 전체를 지배할 수 있단 말인가? 이미 유람선 위는 여인의 영역이었다.
휘릭.
여인은 손에 움켜쥔 무언가를 등 뒤로 던졌다. 돛대를 옆에서 깎아 만든 목침은 배의 후미를 향해 다가가던 쪽배에 탄 수적의 미간에 꽂혔다.
“컥.”
풍덩!
동정호 바닥에 시체가 하나 더 늘었다. 수적들은 압도적인 힘을 자랑하는 색마부인에 좀처럼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다.
“젠장...이 동정소패왕이...!”
까닥, 까닥.
여인은 강탈해를 향해 손가락을 가리켰다. 올라오라는 신호인 듯 했고, 강탈해는 쪽배에서 단번에 유람선 위로 뛰어올랐다.
“내 여자를 납치한 게 너희냐!”
수적만 아니었으면 그는 절정 고수로서 용봉지회에 나가 이름을 날렸으리라. 여인은 말없이 손가락만 까닥이며 강탈해를 배 안으로 초대했다.
“하, 시건방진...!”
강탈해는 색마부인의 뒤를 따르며 손짓으로 수적들을 유람선 근처에 모았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색마부인의 뒤를 따라 배 안으로 들어갔다.
끼이익.
“!!”
색마부인이 자신을 데려온 곳은 ‘수련의 방’이었다. 강탈해는 안쪽에서 풍겨오는 알싸한 육향에 손발이 부들부들 떨렸다.
“서, 설마....”
“이거 늦었군. 기다리느라 심심해서 좀 꾸며봤는데.”
침대에는 전라가 된 남자가 앉아있었다. 그는 다리를 좌우로 쩍 벌리고 있었고, 그의 아래에는 두 명의 여인이 남자의 남근을 혀로 애무하고 있었다.
전라가 된 채, 배에서 쓰는 밧줄에 전신이 요상한 방법으로 묶여있고, 눈가리개와 귀마개까지 씌워져 강탈해가 들어온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수련!”
“호오, 그쪽을 신경쓰다니. 이쪽은 네게 간식 수준이었나보구나. ”
“헤에, 으에에....”
남자는 강탈해의 약혼녀, 전복희의 머리를 붙잡고 입에 양물을 쑤셔박았다. 대놓고 입을 범하는 모습에 강탈해는 자신의 것이 빼앗기는 분노가 치밀었지만, 무엇보다도-
츄릅, 할짝.
“려, 련아...?”
자연스럽게 남자의 고환을 입에 물고 빠는 수련의 행동에 두 다리에 힘이 풀렸다.
퍼-억!
색마부인이 검집으로 강탈해의 오금을 쳤다. 강탈해는 바로 무릎을 꿇었고, 색마부인은 강탈해를 점혈하여 꼼짝도 못하게 만들었다.
쿵!
방의 문이 닫혔다. 강탈해는 자신의 목에 드리워진 칼날을 신경조차 쓸 수 없었다.
강탈해의 두 눈은 안달이 난 것처럼 좌우로 흔들리는 수련의 엉덩이 아래-고간 부위에서 하얗게 뚝뚝 떨어지는 것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아, 미안하다. 너 기다리는 동안 심심해서 안에 쌌다."
자신의 누런 것과는 다른, 순백이었다.
"그러길래 좀 빨리 오지 그랬냐."
"할짝, 할짝. 우으응...너무 커...."
"빨리, 빨리 싸주세여어어어...."
강탈해의 눈 앞에는 여인이 아닌, 밧줄에 묶인 암컷 두 마리만이 보일 뿐이었다.
[작품후기]
조개구이 연잎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