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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자패
사락.
호남성의 유명 객잔. 동정호를 경치로 둔 객잔의 난간 앞, 두 남녀가 서로를 바라보며 차를 홀짝이고 있었다.
"저...전 소저."
남자의 행동은 몹시 소심해보였다.
눈은 뱀처럼 가늘고 전체적으로 가는 상이라 여느 범죄조직의 지적인 수장처럼 보였으나, 사랑하는 여인 앞에서 숫기없는 모습을 보이는 듯한 모습이었다.
"식사는 마음에 드십니까?"
"네. 강 소협, 너무 긴장하지 마세요."
반대편에 앉은 여인은 여느 양갓집 규수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 외모였다.
관료의 여식으로 어려서부터 예법을 배워온 흑발 여인.
전체적으로 동그란 상의 미녀는 두 눈동자가 보라색을 띄는 옥과도 같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다.
"기, 긴장이라뇨. 긴장하지 않았습니다. 저, 강탈해. 동정호에서 이 이름을 듣고 겁먹지 않는 자는 없지요. 그런 제가 어찌 긴장하겠습니까?"
"어머, 입가에."
여인은 섬섬옥수같은 손을 뻗어 강탈해의 입가를 훔쳤다. 강탈해는 손가락이 살짝 스치자 얼굴이 금방 달아올랐다.
정말로 사랑을 깨달은 듯한 풋풋한 모습에 여인은 그저 웃기만 했다.
"강 소협. 정말로 저를 좋아하시나요?"
"......네!"
강탈해는 여인의 물음에 당당히 말했다.
아무리 여인 앞에서는 소심하고 숫기없는 청년이 될지라도,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조차 하지 못하는 자는 아니었다.
"이 동정소패왕 강탈해, 연심을 품은 여인의 앞에서 스스로의 감정을 속일 수 있는 자가 아닙니다."
"알아요. 강 소협이 얼마나 마음이 여리고 따뜻한지."
"......."
강탈해는 계속된 여인의 칭찬에 겸연쩍게 웃으며 술잔을 들어올렸다.
안그러면 입꼬리가 찢어질 것 같았고, 여인의 앞에서 너무 헤벌쭉 웃는 것 같아 쑥쓰러웠다.
"저기, 전 소저."
"말씀하세요, 강 소협."
"...저희, 이제 만난지 꽤 됐지 않았습니까?"
강탈해는 침을 꿀꺽 삼키며 운을 띄웠다. 잔잔한 동정호에 파문이 일듯 여인의 눈썹이 떨렸다.
"그렇죠. 제 아버님과 강 소협의 아버님, 두 분이 연을 쌓으신 것도 벌써 5년이 넘었네요."
"예. 부끄럽습니다만, 전 소저와 약혼을 맺은 것에 진심으로 기쁩니다. 이제 다음 달이면 진정으로 백년가약을 맺게 되겠지요."
강탈해는 안달이 나 있었다. 20대 청년, 그것도 한창 무림인으로서 몸이 달아올라있을 시기인 만큼 그는 사랑을 참지 못하는 듯 보였다.
"소저, 이제는…."
"첫날밤."
"......."
강탈해가 다소 놀라 표정이 굳을 정도로, 여인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혼약을 맺은 첫날밤에 침소에 같이 드시지요. 어찌 화촉도 밝히지 않았는데 사사로이 살을 섞겠습니까?"
"...끄응."
강탈해는 순식간에 축 늘어지며 허탈하게 웃었다. 무림의 사파에서 놀던 청년과 공맹의 가르침을 배우며 자란 여인 사이에는 아직도 좁혀지지 않은 간극이 남아있었다.
"예, 알겠습니다! 이제 한 달 남았으니, 꼭 참아보도록 하지요. 하하."
"...이런 말씀 드리기는 뭐 하지만, 저도 기대하고 있답니다."
"!!"
강탈해는 입맛을 다시며 표정관리를 하느라 진땀을 뺐다. 자신을 원하는 청년의 눈빛에 여인은 웃으며 잔을 들어올렸다.
"고마워요, 상공. 하지만...저를 정말로 사랑한다면 저를 존중해주세요."
"물론입니다, 전 소저!"
짠.
잔과 잔이 부딪혔다. 동정호에는 작은 파란이 일었고, 달빛은 아름다운 여인을 비추고 있었다.
호남성주의 금지옥엽, 전복희.
호남성주가 애지중지하는 그녀의 또다른 이름은 천자패라고 한다.
***
세상에는 영물이라는 것이 있다.
식물에는 인형설삼이나 만년하수오같은 것들이 있고, 동물로는 인면지주나 태양화리같은 것들이 있다.
사공희의 자보검도 영물인 현자오공, 그러니까 검은 피부에 자색 눈동자를 가진 지네를 이용해 만들어진 보검이다.
이처럼 강호에는 영물들을 이용해 수많은 물품들을 만들어냈다.
동물인 놈들의 외피로 가죽을 엮는다거나하는 경우가 많지만, 십중팔구는 영물의 '내단'을 영약으로 삼는다.
마공이나 채음보양 따위의 사도가 아닌, 큰 부작용 없이 막대한 내공을 쌓는 정도 중의 정도다.
"천년자패 또한 대표적인 영물이지."
"들어본 적 있어요. 천년동안 진주를 품은 조개로, 안에 들어있는 진주가 막대한 음기를 가지고 있다고."
"그래. 껍질 빼고 모두 영약이나 마찬가지란다. 진주는 내단으로 말할 것도 없고, 살점도 섭취하면 내공으로 전환되지. 연아, 조개를 구워먹어본 적이 있느냐?"
"아니요. 아버지께서 해산물을 안 좋아하셔서…."
"그럼 이번 기회에 한 번 먹어보자꾸나."
야심한 밤. 나는 동정호 위에 배를 띄우고 독고연과 함께 느긋하게 배를 움직였다.
"연아, 이무기를 알고 있지?"
"네. 천년동안 수련을 한 뱀같은 존재가 등용문을 올라 용이 되는 거잖아요?"
"그래. 이 천년이라는 시간. 다른 평범한 생물들과는 달리, 생물로서 정해진 한계를 뛰어넘어 오랜 시간 살아남아 자연의 기운을 쌓으면 소위 등선을 한다고 하지."
"영물도 신선이 되나요?"
"아니. 사람으로 둔갑할 수 있단다."
1차적으로 천년을 살아온 영물은 인간으로 둔갑할 수 있게 되고, 인간으로서 또다시 수양을 쌓고 등선하면 진정한 선인이 되는 것이다.
"영물에서 직접 신수가 되는 길도 있지만, 지상에서도 짐승이었는데 하늘에서도 짐승이면 너무 슬프지 않겠니? 그러니 영물들은 오랜 기간 인간으로 둔갑하기 위해 힘을 쌓는단다."
"...그, 가가. 혹시 그러면 이번에 저희가 취할 천년자패라는 존재가 혹시?"
"아무리 나라도 조개에다가 박지는 않아."
조갯살을 빨지언정 조개에다가 쑤컹쑤컹거리진 않는다. 내게도 인간으로서 가진 최소한의 양식이 있다.
"천년자패는 영물이 되었지만, 결국 내단이 되어버렸지. 아마도 인간으로 둔갑하기 전에 하나의 조개로 생명을 마감했을 것이다."
"안타까워라…."
독고연은 진심으로 안타까워했다.
천년자패도 정말 수많은 기간을 내공을 쌓아왔을텐데, 한순간에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고 고작 인간의 보약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 힘은 고스란히 전해졌지. 바로 천년자패를 섭취한 당사자에게."
"그게 가가가 이번에 노리는 존재로군요?"
"그래."
동정호의 마녀, <동정마녀> 혈자희.
기존의 성은 '혈'씨로 바꾸고, 천년자패의 힘을 바탕으로 스스로의 이름을 자희(紫熙)라고 개명한 자.
"그녀의 이름은 전복희다. 호남성주 전중후의 금지옥엽이지."
"...뭔가 엄청 너무한 이름인 것 같은데요."
"나중에 스스로 이름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개명할 지도 모르지."
그래서 혈자희가 되었다. 혈선녀 중의 한 명으로, 동정호를 핏빛으로 물들여 장강에 시체 1만을 떠내려보낸 존재다.
'아직은 아니지만.'
광마, 혈교주와 나는 상호불가침 조약을 맺었다. 현재의 혈선녀들에 대해서 건드리지 않기로 했다.
-그렇다면 지금은 아니지만 미래의 혈선녀가 되는 이들을 취하면 되는 거 아닌가?
학혈마녀 팽신혜의 경우처럼 과거부터 혈교의 여인이었는지 긴가민가한 경우가 아닌, 혈교가 혈겁난세 당시에 영입한 혈선녀들을 노리는 것이다.
‘혈교인이 아니면 되지.'
훗날에는 혈교의 인재가 될 지라도 지금은 재야의 존재거나 혈교가 영입할 생각이 없는 사람이라면, 내가 먼저 취해도 된다.
그러므로 나는 혈자희, 지금은 전복희를 취할 것이다.
"전복희...분명 맛있을테지."
안에 깃든 천년자패의 내단을 모두 빼내는데 성공한다면, 분명 2갑자 정도는 뽑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걸 다섯 명이서 나눠도 24년 공력을 단번에 쌓을 수 있다.
몸안에 쌓이는 순수한 내공만 24년 공력이고, 체내에 흡수되지 못하는 소모성 내공까지 포함하면 최소한 인당 1갑자는 얻을 수 있으리라.
'영물이 괜히 영물이 아니지.'
정작 본인은 자신이 가진 내공이 얼마나 많은지 모를 것이다.
무림인이 아니라 무공을 익힌 적이 없으니 내공을 써본 적도 없을 것이고, 눈동자가 보라색인 건 그냥 특이한 눈동자색 정도로 생각하리라.
'혼인을 맺고, 한 남자의 여인으로 호신용 무공을 익히며 미쳐 날뛰게 되지.'
동정호의 소패왕, 훗날 동정패왕이라는 별호를 가질 동정십팔채의 수장 강탈해.
그의 아내가 될 전복희는 무공을 익혀 강탈해를 죽이고 동정십팔채를 모두 꿀꺽 집어삼킨다.
그리고 동정호 전체를 혈교에 바쳐, 물 위에 제물을 띄워 월녀강림 의식을 자행한 희대의 악녀다.
'그러니까 이건 정의를 추구하는 것.'
나는 두 손을 모아 기도했다.
"천지신명께 비나이다. 오늘도 정의로운 색마가 될 수 있도록 허락하여 주십시오."
"풋, 정의로운 색마…. 맞네요. 관의 사람이 수적 따위랑 손을 잡았으면 혼쭐이 나야죠."
나는 독고연에게 동정마녀 혈자희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딸로서 아버지의 잘못된 선택을 바로잡기는 쉽지 않겠지만...그녀는 아니잖아요?"
단지 전복희와 그녀의 부친, 호남성주가 동정호의 산적들과 혼인관계를 맺으며 지역민들을 수탈하고 있다고만 얘기했다.
"자기도 편승해서 백성들을 수탈하는데 도왔으니, 천벌을 받는 건 당연한 거예요."
"그래. 우리가 천벌을 대신 내려주자꾸나."
사치, 향락. 전복희는 막대한 사치를 부리며 영지민들에게 패악을 부렸다.
이것만으로도 독고연이 '천벌'을 주장할 정도인데, 나중에 혈자희로서 보이는 악행까지 들으면 미리 죽이려고 들지 않을까?
"백성들의 눈에서 피눈물 흘리게 만들었으니, 나는 전복희의 음부에서 처녀혈을 흘리게 만들겠다."
바야흐로 색마부부단의 출격이다.
"그런데 연아."
"네."
"갑자기, 조개가 먹고싶어졌다."
"여기서요?"
독고연은 사방을 가리켰다.
"다, 다 트였는데요?"
나는 두팔을 벌려 어둠이 자욱하게 깔린 동정호를 가리켰다.
"애초에 들킬 거였으면 진작에 들켰지. 지금 우리를 보고 있는 건 밤하늘 위에 걸린 달밖에 없단다."
"으, 으으…."
독고연은 몹시 부끄러워하면서도 내게로 다가왔다. 나는 느긋하게 상체를 뒤로 눕혔고, 독고연은 내 위에 거꾸로 걸터앉았다.
"정말...변태…."
"조개 이야기를 하자마자 바로 알아챈 네가 할 소리는 아닌데."
"그,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제가 변태같잖아요…! 저, 그렇게 음란한 아이가 아니에요."
"음란한 아이가 아니다라…."
찰싹.
나는 천천히 발목부터 걷어올리던 치마의 안쪽으로 손을 뻗어, 그녀의 앙증맞은 엉덩이를 찰싹 때렸다.
"속옷도 입지 않고, 벌써부터 내 바지 벗겨서 양물 손으로 만지작거리는 이건 누구지?"
"아이참. 가가, 그건 변태같은게 아니라…."
쪽.
독고연은 내 양물끝에 입술을 맞추고, 아랫입술로 내 입술을 덮었다.
"가가를 너무 사랑해서...참을 수 없는 거예요."
"......."
애정표현은 어쩔 수 없지. 나는 독고연의 엉덩이를 아래로 잡아당기며 고개를 들어올렸다.
할짝.
혀가 독고연의 조갯살을 간질이기 무섭게 독고연은 움찔거렸다.
할짝, 할짝.
넓게 혀를 펴듯 위로 훑고, 시계방향으로 좌우를 굴렸다. 선녀화의 영향 덕분인지, 독고연의 조갯살은 그 어떤 까슬까슬함 없이 매끄러웠다.
"에잇…."
독고연은 내 양물을 향해 복수했다. 귀두를 단번에 입안에 집어삼키며, 시작부터 격렬히 고개를 위아래로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찰랑.
동정호에 파문이 일었다. 독고연이 고개를 들썩이는 것 만으로도 배는 흔들거리기 시작했고, 나는 점점 속도를 올리는 독고연의 음부를 느긋하게 핥았다.
츄릅, 츕.
흔히들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여인들에게서는 바다에서 나는 비린내가 난다고 하지만, 독고연은 전혀 그런게 없었다.
내 혀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면 그녀의 밀액은 너무나도 달콤했다. 음기를 채음해서 그런 걸까, 아니면 원래 선녀의 아래는 달콤한 걸까.
"우움, 츄릅, 하아. 가가...제 입에 한 가득…."
독고연은 혀로 내 양물 위를 쓸어올리며 사정을 채근했다. 두 손으로는 쌍방울을 좌우로 만지작거리며 간질이듯 애무했다.
"하아, 가가…. 맛있어요?"
"이게 무릉도원이지."
"후훗…. 그러면."
찌걱, 찌걱.
독고연은 하반신을 아래로 내리며, 내 입술 위로 고간을 가볍게 문질렀다.
좌우로 흔들리는 엉덩이가 몹시 탐스러웠고, 내 침에 축축하게 젖은 조갯살은 금방이라도 부들부들 떨며 물을 뿜어낼 것마냥 달아올랐다.
"하아, 가가…."
독고연은 내 양물을 볼에 문지르며 달뜬 호흡을 내뿜었다.
"우리 가가...너무 사랑스러워요."
"뭐가. 내 양물이? 아니면 그게?"
"아이 참...그거라니요."
쪽.
독고연은 양물의 끝에 다시 입술을 맞추며, 고개를 좌우로 돌리면서 양물을 삼키기 시작했다.
목젖까지 들어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뿌리까지 삼켰고, 나는 괜히 후회스러웠다.
'저걸 빨면서 올려다보는 걸 봐야하는데!'
살짝 눈에 물기가 맺힌 상태로 나를 올려다보며 허락을 구하는 그 자색의 눈빛! 그러나 내 눈앞에 있는 건 독고연의 반질거리는 조갯살과 깊은 동굴이었다.
"연아, 이제 슬슬…."
"아이, 조금만 더요…. 조금만 더 맛봐주세요, 하으…. 맛 평가를 안 해주셨잖아요...츄릅."
"...우리 연이 조개가 제일 맛있지."
나는 조갯살을 가볍게 입술로 깨물며 시위를 벌였다. 독고연은 내 양물에 열기를 띈 웃음을 터뜨리며, 내 고환을 가벼이 움켜쥐었다.
"싸기 전에는 안 놓아드릴 거예요…?"
꾸우욱.
독고연으니 허벅지로 내 머리를 좌우로 고정했다. 나는 입안에 사정을 채근하는 그녀가 어처구니가 없었다.
"굳이 입으로?"
"가가, 하아. 굳이 입으로 하는 게 아니라…."
쮸으으읍.
독고연은 스스로의 입을 최대한 좁히며 입술과 혀로 육벽을 만들었다. 말랑말랑한 살결이 내 양물을 강하게 조였다.
"...하아, 입보지에 싸달라는 거예요."
"......."
애정표현이 과격하구나. 나는 될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독고연의 조개를 맛보는데 집중했다.
"하앙, 하아...연이 조개...맛있죠?"
천상의 맛이었다.
[작품후기]
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