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비천색마-280화 (280/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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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귀 천무명

와백봉 제갈선의 보증.

다른 누구도 아닌 와백봉이 나를 두둔했다는 것은 여러모로 큰 의미를 가진다. 등장만으로도 존재감을 뿜어내는 제갈선은 나를 지키듯 내 앞까지 걸어와 내 앞에 섰다.

“천 소협은 반마, 악마를 상대로 연전을 펼쳤습니다. 저는 의식을 잃지 않았기에, 그의 싸움을 볼 수 있었죠.”

구출을 받은 당사자가 직접 증언을 하며, 제갈선의 말은 다른 누구보다도 더 발언력이 강했다.

“반마를 상대로 약 40초, 악마를 상대로 정확히 18초. 그들이 했던 말에 따르면...천 공자의 검은 극강의 살검이라고 했습니다.”

“.......”

나는 제갈선의 말에 침묵했다. 무공이 살검이라고 하는데 그 누가 기뻐하겠는가?

“그 자들은 말했습니다. 이토록 검에 살기가 짙으니, 이를 무공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그 때 천 소협이 말했죠. 스승의 복수를 하지도 못한 자가 어찌 스승에게서 배운 무공을 사용할 수 있겠느냐고.”

“큭…!”

강우성이 손으로 입을 막으며 고개를 돌렸다. 다른 무인들도 모두들 침음성을 흘리며 내게 안쓰러운 눈빛을 보냈다.

“희아연월. 그 이름은...본래의 무공 이름이 아닐 겁니다. 그의 진정한 문파와 무공은 복수가 완성된 뒤에 원래의 색으로 돌아가겠죠.”

제갈선은 내게로 고개를 돌렸다. 눈은 색을 가리기 위해 안대로 대체했지만, 그녀는 명백히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당신의 차례라고 말하는 듯 했다.

“...그렇소. 저는, 아니 나는 이 손으로 복수를 해야하오. 스승님을 죽인 원수, 대공자를 죽이기 전까지는 스승님께 배운 무공의 이름을 알리지 않을 것이오. 그리고 대공자와 생사결을 앞둔 앞에서…그에게 말할 것이오. 나, ..문의 천무명이라고.”

“......복수인가.”

무인들은 하나둘 상상을 하기 시작했다. 바람이 몰아치는 황야에서 검을 앞으로 내지르며, 정체를 묻는 남자의 앞에서 당당히 사문을 외치는 복수귀.

아아, 이것 만으로도 이야기가 한 편 만들어지는 구나!

강호에서 은원만큼 확실한 동기가 없고, 그게 또 복수라 하면 누구든 말릴 수 없는 최고의 동기가 된다. 부모와 스승의 복수를 하겠다는데, 누가 말릴쏘냐.

“그러니 숙부님께서는 천 공자에 대한 의심을 거두어주십시오. 그의 신원은 제가 보장하겠습니다.”

“네가? 선아, 지금 네가 이 청년에게 구명지은을 입었다고-”

“숙부님. 은공에게 더는 모욕을 주지 마세요. 제갈세가를 욕보이지 말아주십시오. 이러다 사람들이 오해하겠습니다.”

다소 칼같은 제갈선의 말에 제갈비의 얼굴이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네, 네가 감히…!”

“그는 지나가던 길에 잠시 제갈세가에 들렸을 뿐입니다. 그런데 그가 세가를 도와준 것에 감사해도 모자랄 판에, 어찌 마교의 대공자를 운운하시며 은공을 핍박하는 겁니까?”

“피, 핍박이라니! 나는 그저!”

“무의미한 자리는 파하도록 하지요. 조금...휴식을 취하고 싶습니다. 만약 천 공자를 의심하는 자가 있다면, 제가 그를 의심할 겁니다. 아무 죄없는 이를 무고하여 함정에 빠뜨리는 자라고.”

“윽…!”

대세는 기울었다. 나는 제갈선을 향해 가볍게 고개를 숙였고, 제갈선은 모두를 향해 포권을 취하며 허리를 숙였다.

“은혜에 감사하며 잔치를 벌여야 함이 마땅하나, 유감스럽게도 그러기에는 상황이 여의치 않습니다. 천 공자, 그리고 추색살 여러분. 제갈세가는 여러분의 도움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아닙니다!”

강우성이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나며 소리쳤다.

“이것은 강호의 대의를 위한 일! 은혜를 바라고 한 일이 아니라, 정의를 위해서 한 일 입니다! 저는 제갈세가에 드리운 암운을 거두어낸 것, 그리고 천 형과 같은 의협을 벗으로 사귄 것으로 충분합니다!”

언제부터 내가 네 친구냐. 라는 말은 천무명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고맙소…. 강 형!”

“제가 지금 비록 힘은 일천하나, 강호에 정의를 바로잡는 일이라면 천 형과 함께 등을 맞대고 검을 휘두르겠습니다!”

“이 자룡 또한 마찬가지.”

조청홍도 포권을 취하며 허리를 숙였다.

“대공자가 정말로 그런 짓을 저질렀다면 그는 강호에 더할 나위없는 악이며, 백도 무림의 ‘적’이오. 그런 자가 후대 천마의 자리를 이어받는다면 필경 혈겁이 일어날테지. 이 조 모도 거들겠소.”

“조 형…!”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천 공자.”

제갈선까지 나서서 내게 편승했다.

“제 목숨을 살려주셨으니, 그 어떤 일이 있더라도 당신을 돕겠습니다. 제 검은 당신의 것입니다.”

“.......”

-상공, 기쁨과 희열의 울컥함은 아까랑은 달라요. 고개를 살짝 치켜들고, 아랫입술을 깨물면서!

“...정말, 정말 고맙소…. 여러분!”

나는 절을 할 기세로 포권을 취했다.

“아직...강호는 따뜻하구려!”

아아, 의와 협이 넘치는 구나. 나는 당황해 표정을 일그러뜨렸다가 아무렇지않게 표정을 바꾸는 제갈비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의협심이라고는 눈 뜨고 찾아볼 수 없는 놈.’

어찌보면 당연하다.

저 자는 제갈시연과 함께 마교에 붙으려고 했던 배신자이자 변절자이며, 훗날 제갈세가를 멸문시키는 걸로 모자라 호북에서 제갈세가가 더이상 살아갈 수 없게 만든 존재니까.

‘네놈이구나.’

호북배후성주, 제갈살.

제갈세가의 사람이면서 고작 방계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제갈세가를 멸망시키려고 한, 사천의 세 마인을 불러 일련의 사태를 일으킨 주범.

호북에서는 무당파의 입지에 밀려 아무것도 못하고 바짝 엎드려있다가, 산동과 안휘 배후성주와 연합하여 제갈세가를 밖에서부터 무너뜨리려고 한 자.

‘너 이제 좆됐다?’

제갈선.

나와 성교를 나누며, 모든 증거를 제갈길에게 보냈다.

‘이제 어떻게 되나 보자.’

과연 제갈비는 잡힐 것인가.

만약 잡히지 않는다면, 내가 할 일은 하나 뿐이다.

언제 대공자의 손길이 닿을 지 모르는 제갈선을 천가장으로 납치한다.

‘부디 그런 일이 없기를.’

나는 하늘에 기도를 올렸다.

* * *

“젠장, 젠장…!”

천무명에 대한 청문회는 결국 제대로 된 추궁은 커녕 제갈비의 굴욕으로 끝나고 말았다.

“이 망할 놈…!”

제갈비는 머리를 쥐어 뜯으며 정원에서 분노를 터뜨렸다. 분가 내에서 가주 이외는 누구도 들어올 수 없는 곳이지만, 그가 분가를 맡은 만큼 그에게는 자유로운 공간이었다.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그는 가감없이 자신의 분노를 터뜨릴 수 있었다.

“젠장...놈...알고 있는 눈빛 같았어…!”

자신을 업신여기는 듯한 눈빛. 나는 모든 걸 알고 있다는 듯한 경멸. 고작 이 정도로 나를 도모할 수 없다는 자만감.

머리부터 발끝까지 하나하나 마음에 들지 않는 존재다. 제갈비는 천무명을 떠올릴 때마다 씩씩거리며 호흡을 달랬다.

“개새끼, 감히 유아를 따먹어…?”

같은 방계의 조카딸, 제갈유의 처녀를 가져간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것만으로도 죽여버리고 싶을 지경인데, 계획까지 모두 망가뜨려버렸으니 미쳐버릴 지경이었다.

“젠장...내 원대한 계획이….”

“계획이라는 건, 무슨 의미죠?”

제갈비는 품에 손을 넣어 철선을 집어들었다. 하지만 그걸 밖으로 빼내기도 전에 목에 예리한 칼날이 들어왔다.

“...누구지?”

처음듣는 목소리. 하지만 어린 소녀에게서 풍겨나오는 기세는 어지간한 초절정, 아니 화경 고수 수준이었다.

“제가 누군지는 알 필요 없고, 지나가다가 재미있는 소리가 들려서 와봤어요.”

“......하하, 지나가다가? 이곳은 제갈세가의 사람들 중에서도 허락된 자만 들어올 수 있는 곳이거-늘!”

서걱!

제갈비는 빠른 몸놀림으로 철선을 휘둘러 검을 튕겨냈다. 그리고 자세를 빠르게 수습한 뒤 날카롭게 펼친 철선을 겨눴다.

“네 년은 누구냐.”

“어디 년 소리 들을 사람은 아닌데.”

군청색 무복에 하얀 선이 들어간 무복의 소녀는 한숨을 내쉬며 검을 빙글 돌렸다. 제갈비는 소녀를 눈앞에 두고 침을 꿀꺽삼켰다.

뒤가 잡힌 순간부터 알았지만, 상대는 자신보다 강했다.

“화...경...?”

“내 무공에 대해서 당신은 판단할 자격이 없어요.”

서걱!

철선이 반으로 갈라졌다. 소녀의 오른손에 들려있던 검은 어느새 왼손으로 옮겨져 철선을 일격에 반으로 갈라버렸다. 그 속도는 제갈비가 따라갈 수 없는 쾌검이었고, 소녀가 마음만 먹었으면 남자를 죽일 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당신의 눈에 색욕이 가득하군요. 그래요. 인륜을 저버린 자의...색욕이 보이네요.”

“!!”

제갈비는 자신도 모르게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소녀는 마치 자신의 속내를 꿰뚫어보는 듯 했다.

“부정한 욕망을 가지고 있지만...아직 실행은 하지 않았어. 하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부처님. ...그래도 기회는 주시는 군요.”

소녀는 기도를 올리며 제갈비의 하복부를 향해 검을 찔렀다.

푸-욱.

“허억...?!”

소녀의 검끝에서 뿜어져나온 검기에 제갈비는 음모가 활활 타들어가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소녀는 외투, 바지, 그리고 음모를 가르고 제갈비의 치골-남근의 바로 세 치 위에 검흔을 새겨넣었다.

“당신에게 주는 자비에요. 번뇌와 욕망을 계속 삭히며, 부처님의 말씀으로 정신을 수양하세요. 만약 당신이 색욕에 물들어 삿된 짓을 저지른다면....”

파앗-

살기를 내비치는 소녀의 눈동자는 군청빛으로 물들어있었다.

“제가 당신을 멸하러 오겠어요.”

“너, 너는 대체....”

타-앗.

소녀는 정원을 한 걸음에 뛰어올랐다.

“안녕히. 더는 이곳에 있고 싶지 않네요. 보답은 됐어요.”

“......!”

높은 담벼락을 수직으로 오르는 빠른 경신술. 그제서야 제갈비는 소녀의 정체를 알아챘다.

“너는 설마...!”

휘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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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자, 소녀는 담 너머로 사라졌다. 제갈비는 아랫도리를 부여잡으며 의자에 힘없이 앉았다.

“저런 고수마저 나를 방해하려 들었다니...이것은 정녕 하늘의 뜻인가.”

제갈비는 자신의 머리와 치골을 잡아뜯으며, 자신의 음모가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가 곰곰이 되짚어야만 했다.

* * *

“덕분에 살았군.”

나는 방으로 돌아왔다. 제갈선은 돌아오자마자 안대를 풀어헤치고 색안경을 썼다가 벗었다.

“두 분이랑 있을 때는 벗어야겠어요. 안 쓰던 걸 쓰려고 하니 영 어색하군요.”

“편한대로 하시오. ...그보다 둘이 무슨 이야기를 그리 오래 나누셨소?”

원래 제갈선은 나를 추궁하는 자리에 금방 나타나기로 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둘의 이야기는 오래 걸렸고, 나는 거짓 눈물까지 눈에서 살짝 짜내며 시간을 벌어야했다.

“다행히 삭룡과 자룡이 때마침 나를 두둔해서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제갈비와 언쟁을 벌일 뻔 했어.”

“예. ......그것도 고맙네요. 정말.”

제갈선은 볼을 긁적이며 고개를 숙였다. 제갈비에 관한 문제 또한 내가 알고 있으니, 내가 다른 사람들의 앞에서 제갈비의 문제-마교와의 결탁을 밝히지 않은 것에도 감사를 표했다.

“정말...공자께는 어디까지 감사해야할지 모르겠어요.”

“고맙소? 그러면 간단하오. 나랑 하룻밤 자주면 되오.”

“...으으, 이런 것만 아니면 정말 좋을텐데.”

“하하하. 태생이 이런 걸 어찌하겠소? 그대도 느꼈다시피, 나는 여자 한 명으로는 만족을 할 수 없는 몸이오.”

간 밤.

제갈선은 홀로 나를 상대했다. 나의 아내들조차 나를 홀로 상대하지 못하는데, 아무리 뒤가 선녀라고 한들 나를 당해낼 수 있을까?

아니다. 그녀는 가버렸다. 기절한 상태로 나는 계속 그녀의 뒤를 탐했다. 그녀가 눈치채지 못하게 아주 미약한 기운만 채음보양으로 대천성신공(大天星神功)의 내공을 갈취했지만, 채음보양이 일어날 때마다 그녀는 절정하며 다시 깨어나버렸다.

‘결국 원없이 자지만 대줬군.’

채음보양 없는 성교는 그냥 통정에 불과하다. 나의 색마행에 여러모로 오점이 될 수도 있는 성교였지만, 나는 만족했다.

“그래서 나와의 경험은 그대의 소설에 좋은 소재가 되었소?”

“......수필이라니까요.”

“설마 그대로 이름을 적어서 출간할 건 아니지 않소?”

“출간이요? ......공자, 농담이라면 지금 그만두세요. 저 이거...진짜로 내버릴 거니까.”

제갈선은 수첩을 꺼내 입을 가리며 나를 노려봤다. 나는 제갈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겸사겸사 미염신공의 기운도 조금 뿌려주고-그녀를 다독였다.

“응원하리다. 그대만 좋다면, 나와의 경험을 각색하여 쓰시오. 이름도 뭐...나는 그대로 써도 그만이오.”

“왜요?”

“천무명은 내 본명이 아니니까.”

“......네?”

제갈선은 놀랐다. 유설라도 새삼 놀랐다. 나는 둘에게 어깨를 으쓱이며 나를 가리켰다.

“사람들의 앞에서 한 말이 완전히 거짓은 아니라는 거지. 내게는 스승이 있었고, 스승은 대공자에 의해 살해당했소. 그리고 지금 내가 쓰는 이름, 천무명도 복수가 완성된 뒤에야 다시 본명을 되찾을 수 있다 이거지.”

정확히는 현생에서 ‘용서’를 받는 거지만.

“그럼 성은...?”

“아. 그거라면 걱정마시오. 다소 복잡하기는 한데, 결론만 이야기하면 내가 내 성을 만들어서 쓰고 있소. 어떤 상황이든 내가 천가(天家)라는 건 변하지 않소.”

설령 천무명이 망해서 다른 존재를 만드는 한이 있더라도, 천씨는 버릴 수 없다.

“...그럼 앞으로 천 공자라고 불러야겠네요. 누가 저를 만나러 오든.”

제갈선은 금안을 반짝이며 눈웃음을 쳤다. 천색록(습작)에 가려진 그녀의 붉은 입술은 분명 호선을 그리고 있으리라.

“그래서 둘이서 무슨 얘기를 했소?”

“제 거처요. 여기서 이제 더는 지낼 수 없게 되었으니까...호북으로 가려고요.”

“...아, 호북. 좋은 곳이지.”

무림 최강의 문파인 무당파도 있고, 정체를 숨기고 사는 약선도 있고, 천하제일 고수도 있는 곳이다. 더욱이 제갈세가의 본가가 호북에 있다.

“그럼 본가로 가는 건가?”

“아뇨. 가출할 거예요.”

“...응?”

“모용란. 연희봉이 한 것처럼, 아예 세가를 떠나려고요. ......지금 이 상황에서 누구를 믿어야 할지 잘 모르겠거든요. 물론 상황에 따라선 가주님에게만은 알리겠지만요. 아무튼 그래서....”

제갈선은 눈을 찡긋이며 유설라를 가리켰다.

“유 소저가 몸을 숨기기 좋은 곳을 알려줬어요. 어...천 공자께 ‘진가장으로의 소개장’을 받으면 된다고 하던데요?”

“.......”

유설라는 제갈선의 뒤에서 보이지 않게 엄지로 자신의 명치를 툭툭 건드렸다. 엄지를 쌍으로 들어올리는 행위는 뭔지 모르겠지만, 그녀는 자신에 대해 칭찬을 갈구하는 눈빛을 보냈다.

“......하, 하하하.”

걸리면 좆 되는 건 아무래도 제갈비 뿐만이 아닌 듯 하다.

“저 시녀로 일하는 거 보셨죠? 후훗, 다음 용봉지회까지...선화로 숨어살면서...후후훗....”

“.......”

나는 졸지에 야설을 쓰는 게 취미인 시녀를 한 명 얻고 말았다.

[작품후기]

빙결서폿 하드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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