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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가도래
아침.
나는 천하쌍젖의 사이에서 아침을 맞이했다. 좌우의 팽유월과 사공희는 결국 나보다 일찍 잠들었고, 나는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성교 없이 내공을 주려니 어색하군.’
벽라도를 쓸어버리면서 얻은 내공은 이시아에게 모두 주었다. 그리고 호북으로 돌아오면서 나는 해남 일대의 영약들을 일부 찾아서 모두 섭취했다.
이시아에게 줬던 양 만큼은 아니지만, 둘에게 5년 공력은 충분히 넣어줄 만큼의 양이 남아있었다. 나는 둘의 단전에 진기를 불어넣기 위해 손을 당겼다.
‘넣을 거면 중단전이지.’
물컹.
나는 항복을 하듯 손을 들어, 내 옆에 놓인 두 개의 가슴을 아래에서 떠받치든 붙잡았다. 둘의 가슴은 아침에도 여전히 몰캉했다.
사아아.
태극신공을 통해 정순하게 정제된 내공을 둘에게 동시에 밀어넣었다. 좌수와 우수에 깃드는 기운은 최대한 공평하게 나눈 내공이었다.
‘이게 다 내 젖이다.’
팽유월도 사공희도 결국 나의 여인이다.
지금은 서로 떨어져있지만 언젠가 이 커다란 가슴 사이에 아붕이 아닌 색마가 사이를 차지하게 될 것이며, 음양사옥진법(陰陽四玉陳法)의 중심에 아기색마가 우뚝 서게 될 것이다.
‘그러니까 더 명성을 떨쳐야겠어.’
팽유월과 이야기를 나누며, 나는 결정을 내렸다. 나라는 존재를 드디어 대외적으로 널리 알릴 때가 되었음을 자각했다.
천무명(天無名).
하늘이라는 성은 그대로 가지고 있되, 이름은 없다. 무명이라는 이름은 내게 있어 한 가지 약속이었다.
‘이름은 부모가 자식에게 내려주는 선물.’
현천백가의 아들, 백성기라는 이름은 내 친부가 가르쳐준 이름이 아니다. 내 친부는 남궁세가의 호위무사였고, 내 친모는 남궁가의 여인이었지만 꽃뱀이었다.
백성기라는 이름은 현천백가의 가주, 백수광이 내려준 이름이다. 나는 그 이름을 안휘에 흐르는 강에 몸을 던지는 거로 말끔히 씻어냈고, 그 누구에게도 이름을 받지 않았기에 붕(鵬)을 표방했다.
대붕(大鵬).
크기가 수천 리에 달하며, 한 번 날갯짓을 할 때 마다 구만 리를 날아간다는 전설의 새. 속박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대붕이 되고 싶다는 생각하에, 나는 무붕과 약붕과 의붕과 아붕 등을 표방했다.
무붕(無朋)이라는 말은 이제 더 사용하지 않는다. 나는 강호를 돌아다니니며 수많은 색도(色道)의 벗을 사귀었고, 이제는 어엿히 친우라고 부를만한 이들도 있다.
그러나 나에 대해 사람들이 아는 것은 아무 여자나 범하는 비천색마로서의 존재다.
그러므로 비천색마가 아닌 또다른 존재를 널리 알려야 할 필요가 있었다.
‘추색살에 편승한다.’
색마들을 모조리 붙잡는 백도의 의협, 천무명.
‘남궁유린에게 했던 것처럼.’
과거, 나는 용봉지회 당시 도마가 남궁유린을 겁탈하려는 광경을 목격했다. 그래서 도마와 남궁유린을 섭혼술로 꾀어낸 뒤, 내가 남궁유린을 범했다.
남궁유린은 도마가 자신을 범했다고 알고 있고, 도마도 남궁유린을 범했다고 알고 있다.
실상 남궁유린을 범한 색마는 나고 도마는 썩은 나무에 박음질을 했을 뿐이지만, 진실은 오직 나만이 알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의협 천무명으로서 색마들을 체포하고 쓰러뜨린다.
그리고 그들이 범하려고 했던 여인들은, 내가 그들 대신 범한다.
‘어차피 색마 짓을 하려고 했던 놈들이야.’
죄를 범하려고 했던 자들에게 죄를 뒤집어씌운다?
아니다. 뒤집어씌우는 게 아니다.
그들은 어차피 죄를 범하고자 하는 자들이었다. 나는 정의의 사도로서 그들이 범하려고 하는 여인들이 그런 잡놈들에게 범해지지 않도록 막으려는 것 뿐이다.
단지 그들 대신 내가 여인들을 취하는 건 여인들의 목숨을 구해준 대가다.
‘색마들에게 간살당하거나 노예로 팔려나가는 것 보다, 그냥 나랑 하면서 한 번 진하게 즐기는 게 훨씬 나은 거 아닌가!’
색마들에게 얻어맞고 고통만 가득한 겁간보다, 비천색마에 의한 쾌락만 가득한 성교가 그들에게는 자비가 될 것이다.
‘이게 자비지.’
그러다가 나와 좀 잘 맞으면 진가장에 들이고, 그러다가 천가장으로 들어올 수도 있게 되고. 그러다가 나와 결국 화촉을 밝히게 되어, 월아같은 사랑스러운 아이도 낳을 수 있는 것이고.
‘후보는 많아.’
비천색마로서 조우하게 될 여인도, 천무명으로서 조우하게 될 여인도. 색마든 색협이든, 나라는 존재에 흠뻑 빠지게 되어 모든 것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월아같은 아이만 나오면 평생 여한이 없겠어.’
“...빠아.”
“어이쿠.”
나는 둘에게 주입하던 내공을 잠시 마무리 지은 뒤, 월아가 편하게 몸을 뒤집었다. 내 몸 위에서 몇 번이고 몸을 위아래로 뒤집으며 뒤척이던 월아는 양 옆의 가슴벽 덕분에 크게 뒤척이지는 않았다.
“우웅....”
“배고프냐?”
“맘마.”
월아는 비몽사몽한 얼굴로 주변을 디뎠다. 그리고는 허기를 달래기 위해 젖을 찾았-
“헙.”
쭙.
월아는 젖을 물었다. 옷 사이로 얼굴을 들이밀어 당당히 젖을 물었다.
사공희의, 젖을!
“......하응, 상공....”
사공희는 옅게 웃으며 눈을 떴다.
“그렇게 하시면 안-”
그리고 나와 눈이 마주쳤다. 경악과 당황으로 살짝 벌리고 있는 내 입은 자신의 젖이 아닌 하늘을 향하고 있다는 걸 알고 표정이 굳었다.
“어....”
사공희는 깨달았다. 자신의 가슴을 물고 있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 월아라는 것을.
“이, 이건....”
‘헷갈릴 수도 있긴 하지.’
월아는 모성도 모성이지만 내 기운을 찾았을 것이다. 무림인의 아이답게 좀 더 많은 내공의 기운을 찾아 젖에 입을 물었고, 월아는 입을 뻐끔거리며 열심히 젖을 빨았다.
“.......”
사공희는 월아를 조심스레 안아들었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내가 월아를 안았던 모습 그대로 월아가 자신의 젖을 탐하기 쉽게 안아들었다.
“착하지, 착하지.”
사공희는 월아를 둥기둥기하면서 내게 구원을 요청했다. 월아는 내공을 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허기를 달래기 위해 젖을 문 만큼, 월아의 배를 채울 무언가가 반드시 필요했다.
“...맘마?”
월아는 젖에서 입을 떼고 멍하니 고개를 올려다봤다. 아무리 물고 빨아도 젖샘에서 젖이 흘러나오지 않으니, 이상함을 깨달을 수밖에.
“마...맘마 아니야?”
월아는 사공희를 바라보며 큰 충격에 빠졌다. 나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사공희의 가슴은 팽유월과 크기도 형태도 꼭지의 모습이나 색도 하등 차이가 없었으니까.
“워, 월아야. 이건 그러니까-”
“흐, 흐에, 헤엥....”
둘의 차이가 있다면, 한 쪽은 어머니고 한 쪽은 여자라는 것. 사공희는 점차 일그러지는 월아의 표정에 더없이 당황했다.
“으, 으으....”
“아가.”
나지막한 목소리에 월아는 울음을 뚝 그쳤다. 그리고 바로 내 위에서 기어가듯 몸을 돌려 진짜 맘마를 찾아 나섰다.
“맘마!”
“그래, 맘마 여깄어요.”
팽유월은 아무 거리낌없이 가슴을 드러내며 월아에게 젖을 물렸다. 많이 어색한 사공희의 수유와는 달리, 신성함마저 느껴지는 수유에 우리 둘은 그 광경을 조용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
“.......”
두 여인은 나를 사이에 두고도 서로를 지긋이 노려봤다.
한 명은 월아가 목소리 한 번 만으로 몸을 바로 돌려 떠나간 것에 대한 상실감으로, 그리고 또 한 명은 월아가 잠시나마 어머니를 착각했다는 충격과 경계심으로.
“...태극화 님.”
팽유월은 사공희를 향해 살포시 미소지으며 말했다.
“오늘, 혹시 시간 되세요?”
“.......”
댕, 댕, 댕.
* * *
구파일방과 팔대세가의 자존심 싸움은 무림에서 숱하게 일어나게 된다.
문파와 세가.
백도 무림을 함께 이끌어나가는 이들이기는 하지만, 틈만나면 구파일방이 더 잘났느니 팔대세가가 더 잘났느니 이야기를 나누기 십상이다.
결국 자랑거리가 누가 더 가치있는지 따지게 되기 십상인데, 자고로 최고의 자랑거리라 함은 자식자랑이 아니겠는가.
- 허허, 우리 세가의 후계자는 20살에 이류가 되었다오!
- 그렇소? 우리 문파의 대제자는 22살에 일류가 되었지!
- 흠! 20살에 절정 고수가 된 아이를 본 적 있는가?
- 하! 30살에 초절정이 된 우리 문파의 후계자는....
내 주변에 워낙 재능의 괴물들이 많아서 그렇지, 25살 전후로 절정 고수에 다다르는 것 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후기지수로 유명세를 날리기 십상이다.
당장 사공희만 하더라도 용봉지회에서 태극무봉을 뛰어넘어 백도제일화로 칭송받지 않는가? 당시 절정 고수 중에서도 중반에 이르는 실력으로 말이다.
그래서 팔대세가와 구파일방의 자존심 대결은 구룡육봉 중 얼마나 많은 지분을 차지하느냐, 그리고 누가 누구를 꺾었느냐 하는 바가 몹시 중요한 요소를 차지하게 된다.
하지만 용봉지회는 4년마다 한 번씩 돌아오며, 다음 용봉지회까지 앞으로 1년은 훨씬 넘게 남았다.
그렇다면 가장 빠르고 간단한 해결 방법은 무엇인가?
“허허, 비무라니. 이것 참....”
“팽가의 숱한 무공 중 오호단문도를 익혔다니 대단하군요. 악참도 어르신 만큼은 아니겠지만, 기대가 됩니다.”
“하하! 월아를 가지기 전에도 재능이 출중했던 아이지요. 월아가 참으로 보배입니다. 설마 아이를 낳고 나서 기혈이 풀릴 거라고 누가 예상이나 했겠습니까?”
“하하하, 그렇군요. 참으로 우연입니다. 두 여인이 이리도 출중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니! 희는 그 무렵부터 무공을 익히기 시작하여, 아주 일취월장 하고 있지요.”
“.......”
“.......”
팽도황과 사정후는 비무장에 선 두 여인을 바라보며 은근한 자존심을 내세웠다. 자기들이 키운 제자도 아니면서, 같은 세가와 문파의 사람이라는 이유로 서로 으스대기 시작했다.
“허허, 유월이가 용봉지회에 나갔었더라면....”
“아쉽군요. 하하하, 그러나 다음 용봉지회에서 도희(刀姬)의 주인은 모용세가가 아니라 하북팽가가 되겠지요!”
“하하, 어디 그뿐이겠소? 자고로 꽃이란 만개하여 피어오르고, 새로운 싹을 틔우기 위한 법! 한 아이의 어머니임에도 그 아름다움이 지는 법이 없으니, 꽃 중의 꽃은 우리 유월이가 되지 않겠소?”
“허허, 팽도황 어르신께서는 팽 소저에게 상당한 기대를 거시는 듯 합니다?”
‘주책이야.’
나는 월아를 안고 둘의 자존심 대결에서 서서히 뒤로 물러났다. 비무장은 관객석대로 또 자존심 싸움을 펼치고 있고, 비무장 안에서도 서로 무기를 들고 대치를 벌이고 있다.
“하하, 가주님. 정말 팽 소저가 태극화를 이길 수 있으리라 보십니까?”
“물론! 우리 팽가의 자존심이오. 내가 괜히 유월이를 내 양녀로 들인 줄 아시오? 팽가에 유월이보다 강한 여식, 아니 후기지수가 없소이다!”
“그러나 사공희는 백도제일화! 마교의 소공녀가 아니고서야 태극화를 그 누구도 넘보지 못했지요. 하하하!”
“허허허! 현타 도사,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아는 법이라고 하지 않는가?”
굳이 따지자면 누가 더 큰지 직접 만져봐야 아는 법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만져보니 큰 차이가 없더라.
‘막상막하.’
둘은 진실로 막상막하였다. 내가 이시아를 따라 사천부터 해남을 주파하여 돌아온 사이, 둘은 상당히 강해져있었다.
어느 정도 수준이냐하면, 절정 중반을 훌쩍 넘어있었다. 남해를 다녀온 것을 계기로 이시아가 초절정의 반열에 발을 디디기 직전, 사천을 향해 출발하던 당시의 실력 수준에 이르러있었다.
절정의 끝자락.
서로가 자신감으로 철철 넘쳐흐르는 시기.
심지어 내 덕분에 내공도 하단전과 중단전에 가득 차올랐고, 그걸 배출하지 못해 안달이 난 상태였다.
“하하, 사공희라는 여인은 말이지요. 태극혜검을 익혀....”
“팽유월은 말일세, 팽가의 비전도법인 오호단문도를 고작 반 년만에....”
지금 그 모습을 보고 있는 두 외야도 서로 이렇게 입부터 달아올라 있는데, 당사자들은 지금 어떤 상태겠는가?
고오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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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전야.
둘은 아무 말 없이 서로를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다. 대신 시선으로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는 듯 보였다.
서로가 서로에 대한 끈적한 질투심을 보이고 있으니, 애초에 싸움이 일어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었다.
새근, 새근.
그리고 싸움을 부추긴 장본인, 월아는 싸움이 일어나든 말든 배부르게 아침을 먹고 잠들어있었다. 나는 월아의 등을 토닥이며 물었다.
“월아야, 너는 누가 이길 것 같으냐.”
낳아준 엄마인가, 아니면 이복형제의 엄마가 될 존재인가.
“우웅....”
정신을 차린 월아는 나를 올려다보더니-
“빠아-.”
나를 향해 활짝 웃으며, 다시 잠들었다.
“.......”
두 엄마가 승부를 걸어도 나를 이기지 못한다는 걸까? 역시 월아는 천재다.
휘이잉---
바람이 불었다. 비무장 담벼락 너머로 날아온 나뭇가지 하나가 살랑살랑거리며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럼.”
딱.
나뭇잎이 떨어지는 시간에 맞춰 내가 손가락을 튕기자, 팽유월이 자리를 박차고 앞으로 달려들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사공희의 네 검이 팽유월을 향해 날아들었다.
‘아무나 이겨라.’
이기는 이에게 승리의 포상으로 하룻밤을.
지는 이에게 위로의 의미로 하룻밤을.
‘이기는 건 나야.’
[작품후기]
음양사옥진법에 이시아는 참가할 수 없습니다.
덧) 빙마 일러 10월 전에 나올 것 같아요! 일러 관해서 드리고 싶은 말씀이 하나 있는데요.
2D 주문 넣은 작가님 그림체가 마음에 쏙 들어서, 이제 처첩 관계없이 주문해볼까 합니다.
더 많은 쿠폰! 더 많은 후원! 더 많은 일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