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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천색마-224화 (224/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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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사람의 노래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우리를 주시하던 습격자들의 습격을 받지 않게 되었다.

내가 기감을 펼쳐서일까, 아니면 이시아가 자신을 음흉하게 노려보는 시선의 남자들을 반 죽여버렸기 때문일까.

'둘 다 아니지.'

우리의 방문을 눈치채고, 습격이 무의미함을 깨달은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손길이 닿지 않는 먼 곳에서 우리를 지켜보기만 하고 있었다.

"나 그냥 외투 다시 걸칠까?"

"왜?"

"쟤들이 자꾸 나 쳐다봐서 불쾌한데."

이시아는 좀처럼 손발을 뻗기를 주저했다. 특히 팔을 양옆으로 벌리는 것도 꺼렸다.

내 앞에서는 알몸으로 천마기승위도 하는 여인이, 다른 남자들의 앞에서 움츠려드는 모습은 썩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좋았다. 이시아가 내게만 자신의 몸을 허락한다는 의미기도 했으니.

"그럼 잠깐 기다려보시오."

나는 월녀복의 외투에 빙백신공을 강하게 둘렀다. 한기를 머금은 외투를 입히자, 이시아는 월녀복에서 뿜어져나오는 시원함에 눈을 빛냈다.

"이건 어떻게 한 거야? 빙백신공이 이런 것도 가능해?"

"응용이오. 중려신화정의 기운을 역이용한 방법이지."

이열치열이라는 말도 있지만, 가장 좋은 건 열을 식히는 게 최고다. 특히 이시아는 익힌 무공의 구조상 체내의 열이 머리로 많이 빠져나가기에, 괜히 열과 열로 부딪히는 것보다 열을 억누르는 것이 가장 좋았다.

'내 여자를 대머리로 만들 수는 없지.'

미래천마의 길을 걷게 할 수는 없다. 나는 계속 이시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내공으로 약해지는 모근에 힘을 불어넣으며-길을 걸었다.

"근데 우리, 지금 유도되는 것 같은데?"

"맞소. 초대받은 셈이지."

우리를 시간하는 습격자들은 우리가 가는 길을 교묘히 유도하고 있었다. 사람의 심리 상 불운한 기운이 넘실거리는 곳은 피해서 가고싶어지기에, 우리는 습격자들이 없는 곳을 향해 길을 걸었다.

"시아, 맞춰보시오. 적은 어떤 방식으로 우리를 유도하는 것 같소?"

"보통은 오지 말라는 식으로 유도하기 십상이지만...지금은 꼭 이쪽으로 오라는 식으로 유도하는 느낌인 걸?"

"맞소. 소공녀의 방문을 환영하는 의미에서, 우리를 초대하는 것이오."

"광마가 우리가 온 걸 알아챘다?"

"정답이오."

더이상 습격이 일어나지 않은 게 증거였다. 이시아는 광마와의 만남에 몹시 두근거려하고 있었다.

"후우, 어떻게 하지? 단정한 무복이라도 하나 챙겨왔어야 하나? 괜히 이런 모습이라고 발랑까졌다고 실망하는 건 아니겠지?"

"...그대도 참, 대단하군. 나보고 광마의 딸을 범하라고 하면서, 자신은 광마를 자신의 아래로 들이려고 하는 것이오?"

"나쁠 건 없지? 광마의 딸이 그렇게 예쁘다면 뭐...바로 후처로 들여도 나쁠 건 없지 않아?"

"......."

나는 차마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그녀를 후처로 들이기에는 내가 그녀에 대해 너무 많은 걸 알고 있었다.

"글쎄...여자로 느껴질 지 의문이군. 아까도 얘기했지만, 만나보면 알겠지. 과연 광마가 자신의 딸을 내 앞에 보일 지도 의문이고."

이시아에게 말은 하지 않았지만, 이미 나와 광마는 척을 졌다. 계속 습격을 당해도 이상하지 않을 일이었지만, 습격을 멈춘 건 나도 상당히 의외였다.

'마교 소공녀의 얼굴을 봐서 봐주는 건지, 아니면 나를 일단 만나고 싶어하는 건지.'

직접 만나면 알게 되리라.

사아악.

그리고 밀림을 빠져나온 순간, 광활한 바다가 펼쳐져있었다.

"와...!"

이시아는 넓은 바다를 보며 감탄했다. 깎아지른 절벽과 숲이 우거진 산만 보고 자랐던 그녀에게 장강보다도 넓고 맑은 바다는 생전 처음 보는 셈이었다.

"이게 바다?"

"연이랑 반응이 비슷하군. 그렇소. ...그리고 정말 잘 찾아온 것 같구려."

저벅, 저벅.

백사장에서 붉은 무복을 입은 여인이 우리의 앞에 섰다. 머리칼이 검붉은 빛을 띄는 여인은 팔꿈치 아래와 무릎 아래를 시원시원하게 드러낸, 중원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복장을 갖추고 있었다.

"......!!"

"저거, 설마?"

이시아는 그녀를 보고 놀랐고, 그녀 또한 이시아를 보며 놀랐다. 둘의 옷차림은 비슷한듯 달랐지만, 근본은 같았다.

"마교 소공녀가 왜...?"

"혈(血)."

"!!"

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여인은 허리에 찬 검을 뽑았다. 기수식 만으로도 나는 그녀가 누군지 바로 파악해냈지만, 지금은 싸우기 위해 온 것이 아니다.

"세(世)."

"......."

단 두 마디. 단 두 마디만에 여인은 검을 다시 집어넣었다. 눈에는 혼란이 가득하고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내 정체를 파악하려고 했지만, 나는 그저 웃기만 하며 이시아의 손을 꼭 잡았다.

"비천...?"

이시아는 불안한 눈빛으로 나를 올려다봤다.

"시아, 잊지마시오. 나는 당신의 비천색마요. 그건 결코 변하지 않는 내 근본이지."

"...알았어. 믿을게."

이시아는 내 손을 꼭 맞잡았다. 우리의 앞을 가로막은 여인-혈선녀(血仙女)는 헛웃음을 지었다.

"도무지 알 수 없는 조합이군. 마교 소공녀가 연인이 있고, 그 연인이 '우리'를 알고 있다니."

"그대보다도 더 잘 알고 있을 지도 모르지."

"...건방진."

여인은 입꼬리를 비틀며 한 걸음 물러섰다.

"그 분께서 기다리고 계신다. 따라오너라."

"그럴 필요도 없지."

나는 이시아의 손을 잡고 몸을 돌렸다. 이시아는 뒤로 눈을 흘깃 쳐다봤지만, 그녀는 나를 믿고 나와 함께 반대로 백사장을 따라 걸었다.

쏴아아-

등 뒤의 따가운 시선을 무시하며, 우리는 드디어 도착했다. 백사장 위, 나무로 만든 평상 위에는 술 잔 다섯 개를 놓고 솥에 무언가를 튀기고 있는 중년인이 있었다.

"처음뵙겠소."

"......그러게. 나도 처음보는데."

중년인은 나를 유심히 관찰했다. 그리고 이시아를 향해 눈을 돌렸다.

"소공녀 님이시로군. 만나서 반갑습니다. 이 놈은 천마께서 광마라고 이름을 붙인 야인(野人)이올시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광마. ...그."

"복장은 신경쓰지 마십시오, 하하."

광마라는 중년인은 갓과 허벅지까지 닿는 바지-반바지만 입은 채 우리를 맞이했다. 나는 이시아의 손을 잡고 다가가, 평상에 당당히 '신발을 벗고' 앉았다.

"그것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야."

광마는 나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자네, 혹시 나를 아는가?"

"말씀은 많이 들었습니다."

혈교주로부터.

미래, 나를 혈강시로 만든 혈교 소공녀의 아버지.

그리고 당대의 혈교주.

혈소예에게 자신의 모든 지식과 사상을 가르치고 넘겨준 남자.

"...일단 서있으면 다리 아프니까, 앉아서 이야기하지. 혹시 팔초어 튀김 먹어본 적 있나? 이게 동이에서는 별미 중의 별미야."

혈교주는 말했다.

"자네, 술 좀 하나?"

* * *

"흥, 흥흥, 흥~"

적발 여인은 콧노래를 부르며 숲을 걸었다. 보법도 아니고 경신법도 아닌, 노래의 음에 맞는 특이한 움직임으로 춤을 추듯 걸었다.

주변을 지나치는 이들은 수군거리기만 하며 모두 길을 비켰다. 전신을 붉게 물들인 여인이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걷는다?

- 필히 제정신이 아닌 무림인이다!

- 사파인이 분명해!

- 괜히 근처에 같이 있으면 피를 보게 되어있다!

지나가던 모든 이들은 여인을 피했다. 아무리 예뻐 보이는 여인이라고 한들, 정신이 나간 것처럼 보이는 이상 감히 건드리기는 쉽지 않았다.

"크하하! 정신이 나갔어도 몸만 괜찮으면 되지! 멈춰라, 이 몸은-"

"에잇!"

호기롭게 나선 남자는 여인의 손길 한 번에 논두렁으로 굴러떨어졌다. 누구도 여인의 손이 움직이는 걸 보지 못했고, 여인은 씩씩거리며 화를 냈다.

"당신 때문에 가사 까먹었잖아요!"

"......."

주변인들은 행여나 휘말릴까봐 급히 자리를 피했다. 여인은 회색 물길에 고개를 처박은 남자를 향해 코웃음을 친 뒤, 다시 전주부터 흥얼거리며 앞으로 걸어나갔다.

"흥, 흐흥. ...어머."

여인은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두 남녀를 보며 눈에 이채를 띄었다.

"마교의 분들 같은데, 제게는 무슨 일로 오셨나요?"

귀공자와도 같은 젊은 청년, 그리고 전신을 검게 물들였지만 색기가 넘치는 여인. 두 명에 대해 여인은 분명히 '마교인'이라고 말했다.

"저 자가 '그녀'가 맞소?"

"물론이죠, 도련님."

"...흠흠, 실례하겠소."

청년은 시원한 미소로 포권을 취했다.

"본인은 마교의 대공자-"

"다음부터는 실례하지 마세요."

여인은 고개를 가볍게 까딱이며, 대공자를 향해 한 번 웃고는 어깨를 밀치며 지나쳤다. 불의의 공격에 대공자는 어안이 벙벙해져 논두렁을 구를 뻔 했다.

"...허?"

대공자는 진심으로 어이가 없었다. 엉덩이를 씰룩이는 붉은 무복의 여인은 종잡을 수 없이 무례했다.

"이보시오, 중최미봉!"

우뚝.

여인은 중최미봉이라고 불리자, 몸을 뒤로 돌렸다. 그리고 한쪽 머리를 손으로 튕기며 미소지었다.

"왜요?"

"하, 역시 도도하시군. 알려진 바와 달리, 머리가 붉어져서 알아보지 못했소. 마화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못알아볼 뻔 했군."

"그래요? 알아보셨죠? 그럼 이만."

"......."

중최미봉은 다시 길을 떠났다. 순식간에 두 번이나 무시를 당한 대공자는 주먹을 부들부들 떨었고, 마화는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음을 참았다.

"저 년이 오냐오냐 해줬더니...!"

"뭐? 년?"

중최미봉은 눈에 쌍심지를 켜고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성큼성큼 대공자에게 다가와, 손가락을 들어 대공자의 미간을 향해 삿대질했다.

"아버지께선 말씀하셨지. 여자에게 년이라고 욕하는 자가 있으면, 똑같이 갚아주라고."

"그게 무슨-"

"내가 왜 네가 오라가라 한다고 따라야 해? 좆 까."

중최미봉은 아랫입술을 깨물며 몸을 돌렸다.

"어떻게 한 번 꼬셔보려고 침 뚝뚝 흘리면서 정중한 척 하기는. 눈에 음심이나 빼고 얘기해, 변태 새끼야."

그리고 붉은 안개를 뿌리더니, '팟'하고 길에서 사라졌다.

"......저 년이 지금 나보고 뭐라고 했지, 마화?"

"'좆 까'라고 했습니다. 변태 새끼."

"......허."

대공자는 흥미 가득한 눈동자로 중최미봉이 사라진 곳을 향해 웃었다.

"이 나보고 좆을 까라니. 이건 그걸 하자는 신호 아닌가? 허허, 요망한 년이로다."

"...네, 네. 그래서 어떻게 하실 건가요?"

"당연히 내 여인으로 들여야지. 십마로 들여 내 첩으로 삼겠다. 그래...아주 요망하기 짝이없으니 요마(妖魔)가 좋겠어."

"......흐응."

마화는 눈을 샐쭉이며 웃었다.

"뜻대로 하소서, 대공자."

"당연하지. 씁, 시간만 있었어도 뒤를 쫓는 건데."

대공자는 옥으로 된 길쭉한 패를 흔들며 입꼬리를 비틀었다.

"가자. 오랜만에 선루 눈물이나 좀 핥아보자꾸나."

대공자가 쥔 패에는 '선루필승'이라는 문구가 박혀있었다.

* * *

광마는 복잡한 얼굴로 나를 계속 바라보기만 했다.

"그대는 누구인가?"

"비천색마."

"...별호라는 건 무림인의 존재를 증명하는 말이지. 나는 비천색마라는 이름을 들은 적이 없는데."

"미래에 천마가 될 여인으로부터 받은 칭호요. 천하가 나의 별호를 모른다고 한들, 내가 비천색마라고 자부하는 한 언젠가 온 세계가 알게 될 것이오."

"......."

광마는 술병을 집어들었다. 나는 잔을 두 손으로 받아 앞으로 내밀었다.

"한 잔 받게."

그는 내게 술을 따른 뒤, 자연히 술병을 내게 내밀었다. 나는 그 술병을 들은 뒤, 그의 잔에 눈길을 보냈다.

"첨잔입니까?"

"......크하하하하!!"

광마는 말그대로 광소했다. 배를 부여잡고 껄껄 웃으며, 떨리는 손으로 술이 남아있던 잔을 한 입에 털어넣었다.

"그래, 그래. 참으로 좋은 걸 배웠군. 누구로부터 주도를 배웠나?"

"중원 최고 미녀로부터 배웠소."

"소공녀께서는 금시초문인 듯 한데?"

자연스레 소공녀를 띄우는 말에 이시아는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나를 향해 눈을 흘겼다.

고작 말 한 마디로 나와 이시아의 사이를 갈라버리는 촌철살인에 나는 등허리에 땀이 절로 흘렀다. 역시 '진짜'는 다르다.

"한 잔 마시고 나면 알게 되겠지요."

나는 손가락을 세워, 강기를 이용해 내 손가락을 그었다. 강기를 일으키는 걸 느낀 혈녀가 뒤에서 나를 향해 검을 휘두르려고 했지만, 광마는 눈빛 한 번으로 혈녀를 제압했다.

뚝.

나는 술잔에 피를 한 방울 떨어뜨렸다.

"건곤일척. 한 잔 받으시지요."

나는 내 피가 섞인 술잔을 그에게 건넸다. 광마는 아무 표정도 없이 술잔을 내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만약."

삿갓 아래. 그의 머리칼은 하얗게 새어있었으나, 눈빛은 피로 물들어있었다.

"이걸 마시고 난 다음 내가 그대를 죽이려고 한다면, 어찌하겠는가?"

"전력으로 싸울 것이오. 그대와 나. 그리고 시아는 저기 뒤에 있는 여인을 맞상대하겠지."

"...흥."

광마는 피가 섞인 술잔을 빼앗듯 삼킨 뒤, 한 입에 털어넣었다.

"......."

그리고 그는 눈을 감은 채 아무 말도 없이 빈 잔을 내려놓았다. 나는 그가 입을 열 때까지 조용히 기다렸다.

"...이런 일이 있단 말인가."

광마는 회한에 찬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내가 그대를 어찌 부르면 되겠나?"

"비천색마."

"그래, 색마. ...의도치않게 큰 민폐를 끼쳤군."

그는 내게 허탈한 목소리로 사과했다.

"허나, 나는 포기할 수 없네. 설령 파멸이 예고되어 있다고 한들, 포기할 수 없어."

"그래서 결국 피를 보시겠다는 것이오?"

"피를 본다라…. 틀렸네. 내가 아니더라도, 정해진 운명은 바꿀 수 없음이야. 그대는 왜 그런 난세가 이루어졌는지 전혀 모르는군."

"......."

광마의 말대로다.

나는 '휩쓸린' 사람이지, 사건의 주역이 아니었다. 굳이 따지자면 사건의 주역이 휘두르는 칼-도구에 불과했다.

"내가, 본인이 일으'킬' 혈겁은 말이야."

광마-혈교의 교주는 서슬퍼런 눈으로 술잔을 들었다.

"내가 의도하여 일으킨 게 아니야. 자연히 일어날 수밖에 없는 천기의 흐름이란 말일세. 나는 단지 흐름을 내게 좋게 이용했을 뿐이야."

"...그게 무슨 말이오?"

"혈겁은 중원 무림에 반드시 일어나야 할 운명이라는 거지. 그리고 '나'는 거기에 내 개인적인 사욕을 품었을 뿐이고."

"알아듣기 쉽게 이야기 해주시오."

그는 술을 다시 비웠다.

"그대도 나처럼 피의 기억을 읽는다면 간단하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이야기를 해주는 수밖에. 하지만 나는 길게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아. 그러니…딱 결론만 얘기하겠네."

바사삭.

광마는 붉은 장을 가득 묻힌 팔초어 튀김을 씹어먹었다.

"진범은 요화(妖花)다."

"......?"

생각지도 못한 이름에,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시아 또한 가만히 내 눈치를 보다가 입을 열었다.

"그래서 요화가 누굽니까?"

"......사람을 화나게 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네. 하나는 말을 하다 마는 것이고 또 하나는."

쪼르르.

광마는 슬며시 웃으며, 술을 다시 따르기 시작했다.

"......한 잔 하겠나?"

"이보세요!!"

나는 이 날, 이시아가 진심으로 화내는 걸 처음 보게 되었다.

[작품후기]

그렇습니다

미래의 혈교주님은

지금 혈교주님의 따님이시고요

그 정체는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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