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비천색마-216화 (216/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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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접검담

비천환마, 그러니까 환마는 섭혼술의 대가다.

과거 내가 도마에게 썩은 나무에다가 좆질을 하게 만들고 남궁유린에게는 도마에게 겁간당한 것처럼 만들었던 것처럼, 환마의 섭혼술은 색마에게 상당히 큰 도움이 된다.

무엇을 숨기랴. 환마는 색마다.

단지 섭혼술이나 기타 등등 다양한 환술의 대가이기에 그는 색마가 아닌 환마를 자처했다.

이른바 '환색마인'으로서 그가 가진 성명절기는 바로 귀접(鬼接).

육신은 그대로 둔 채, 대상 여인의 몸에 귀신으로 씌인 것처럼 여인을 범했다. 심상 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만들어, 여인을 범했다.

과도한 환술의 사용으로 간혹 정신이 오락가락하지 않았다면, 아마 환마에게 귀접으로 겁간당했다는 여인은 수두룩했을 것이다.

아미파 장문인, 멸색사태 류서시에 의해 환마는 색마로서의 자신을 살해당했다.

꿈속에서 류서시를 범하려던 환마는 류서시의 파사현정검에 의해 혼백에 큰 상처를 입었고, 그게 지금까지 이어져 때때로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노인네가 되었다.

'천환단 먹었으면 언젠가 낫겠지.'

효과는 더디지만 육신이 건강해지면 정신도 건강해지는 법. 환마는 지금쯤 혼의 상처를 조금이나마 치유하고 있으리라.

'섭혼술 사용 값이오, 영감.'

"으힛, 하하앙."

나는 지금 섭혼술, 귀접으로 정신이 날아간 마검비를 두고 침을 꿀꺽 삼켰다. 그녀는 현재 내가 그녀의 속에 불어넣은 귀신색마와 검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것이다.

"원하는 대로 검으로 마음껏 싸우시고."

마검비는 지금 환상 속의 나와 검을 맞대고 마음껏 비무를 펼치고 있을 것이다. 내가 아직 양물을 넣지도 않았는데 입꼬리를 활짝 들어올리며 쾌감을 터뜨리는 것으로 보아, 그녀는 심검으로 싸우는 것에 상당히 만족 하는 듯 했다.

'힘내라, 귀신색마.'

환술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내공은 마검비의 몸에서 직접 캐낼 것이다. 나는 마검비의 육신에 다시 집중했다.

'일단 옷부터 벗기고.'

하복부부터 아래로 길게 찢어버린 무복을 위까지 길게 찢었다. 웃옷은 좌우로 풀어헤치고, 이미 너덜너덜해진 바지는 완전히 벗겨 엉덩이 부분 아래에 깔았다.

"어우야."

중년 미부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고, 숙녀라는 말이 어울리는 여자였다. 남들은 아이 하나 둘 낳을 시점에, 아직 결혼은 커녕 연애조차 못하고 홀로 독수공방하는 결혼 적령기가 꽉 찬 여인과도 같았다.

"이 몸뚱아리를 가지고 왜 아직도 애를 안 낳았을까."

탐스럽다. 풋풋함과는 다른 성숙미가 엿보인다. 사공희만큼은 아니지만 한손에 간신히 잡힐만큼 탐스러운 언덕부터 시작하여 도자기처럼 매끄럽게 이어지는 허리, 그리고 아이를 정말 잘 낳게 생긴 순산형 골반까지.

"크, 뒷처녀 따고 싶다."

엉덩이, 그러니까 뒷구멍이 약점일 것 같은 외형에 나는 침이 꿀꺽 넘어갔다.

"그래도 사람이 순리를 거슬러서는 안 되지."

나는 마검비의 두 다리를 곱게 들어올렸다. 이 다리로 어떻게 엉덩이와 가슴을 지탱하나 싶을 정도로 종아리는 갸냘프면서도, 허벅지는 튼실하여 잡는 맛이 가득했다.

"흐엇차."

나는 마검비의 다리를 내 어깨에 걸었다. 종아리가 내 어깨를 누르게 만든 뒤, 엉덩이를 양 무릎으로 고정하며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발을 내 목 뒤에서 교차하게 만들어 풀리지 않게 만들었다.

이대로 만약 깨어내 내 목을 발로 조르기에 딱 좋은 자세였지만, 내가 양물을 쑤시기에도 딱 좋은 자세였다.

"앙, 아흥, 하앙...."

눈이 감긴 마검비는 내가 애무하기도 전에 알아서 스스로 가볍게 절정하고 있었다. 그녀는 지금 창궁무애검법을 상대로 전력을 펼치며 희열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녀의 자궁을 희롱하며 희열을 느낄 것이다. 나는 마검비가 깨지 않게 조심스레 양물을 밀어넣었다.

"크으으!"

넣자마자 느껴지는 이질감에 나는 짜릿함을 느꼈다. 그리고 냅다 양물을 밀어넣어, 나와 마검비 사이를 가로막는 장벽을 거둬냈다.

"오랫동안 나를 위해 간직해오다니, 고맙구나."

"하앙...."

마검비는 내게 화답하듯 교성을 흘렸다. 파과의 고통조차 느끼지 못할 정도로 마검비는 귀접에 집중하고 있었다. 나는 마검비의 속살을 주름 하나하나 음미하며 양물을 밀어넣었다.

"크으, 현역으로 뛰어도 될 정도야."

전전대 검마. 과거의 육봉 중 한 명. 그리고 검각주.

“역시 최고는 열매가 제일 맛있게 익었을 때 따먹는 거지.”

찌걱.

나는 내가 가진 검을 이용해, 그녀의 안을 천천히 음미했다.

* * *

“아흑, 흐윽...!”

검이 부딪힐 때마다 왕소현은 신음을 참을 수 없었다.

“너무 좋아...!”

살면서 이토록 행복했던 적이 있었을까? 처음으로 스승을 검으로 이겼던 때, 그녀는 승리의 쾌감에 짜릿함을 느꼈다.

하지만 그 뒤로 그녀는 스무 해가 넘는 시간을 공허와 허탈감 속에 지내야 했다. 그녀를 채워줄 검사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원없이 검을 겨루며 서로의 검기를 논하고 싶다. 검에 미친 여인은 자신의 검기를 올곧게 받아줄, 그리고 자신을 검으로 능히 이겨낼 남자를 찾고 있었다.

“이번에는 다르게 가겠어.”

육중하게 움직이던 소년의 몸이 가볍게 튀어오르기 시작했다. 빠른 경신법으로 왕소현의 시선을 희롱하며, 왕소현의 검이 닿지 않는 곳을 찌르고 들어왔다.

“크윽...!”

왕소현은 수세에 몰려있었다. 검을 맞댄 첫 순간부터 그녀는 계속 소년의 공세를 막기에 급급했다. 소년은 마치 자신의 머릿 속에 모든 검법을 총망라해놓은 것처럼, 왕소현의 약점을 파고들었다.

카앙--!

“으흐읏!”

왕소현은 아래에서 위로 찔러올리는 검격에 뒤로 크게 넘어갔다. 자세를 제대로 가눌 수 없기도 했지만, 빠르면서도 강한 검법에 그녀는 탄성을 내질렀다.

“사일검법(射日劍法)이라니!”

“어디 한 번 막아보시든가.”

소년은 한 손을 왕소현에게 겨누며, 검을 앞으로 크게 찔렀다. 왕소현은 검을 비스듬히 놓고 검끝을 튕겨냈다.

“크흣?!”

하지만 소년의 검은 한 번의 공격으로 끝나지 않았다. 검이 튕겨나가는 즉시 검을 회수하여 노린 곳을 또 찌르고 들어왔다.

카앙, 카앙, 카앙---!!

빠르고 강대하다. 검을 앞으로 내질렀다 빼는 동작의 반복이었지만, 검을 받아낼 때마다 왕소현은 몸이 뒤로 밀리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아...!”

아니다. 왕소현은 실제로 밀리고 있었다. 검을 막아내기 위한 최적의 자세를 취하기 위해,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치며 검을 휘둘러 튕겨냈다.

“이게...!”

왕소현은 미련할 정도로 한 곳만 노리는 검에 웃음이 절로 나왔다.

“차라리 네가 점창파 장문인을 하지 그러니!”

청년이 펼치는 점창의 검은 너무나도 매서웠다.

자신이 지금까지 싸운 그 어떤 검보다 더 빠르고 강했다. 빠르기만 한 게 아니라 쾌(快) 속에 중(重)이 깃들어 있어, 왕소현은 검을 튕겨낼 때마다 그 손맛에 전신이 짜릿하게 울렸다.

“하지만 점창으로는 나를 이길 수 없어!”

“그럼 이건 어떨까?”

퍼---억!

소년은 검을 힘차게 수직으로 휘둘렀다. 왕소현은 검을 수평으로 놓고 검을 막아냈다.

“이, 이건 무슨...?!”

“그냥 삼재검법이지.”

퍽, 퍽퍽!

삼재검법이라고 하기에는 검에 실린 검기의 힘이 너무나도 강했다. 위아래를 벨 듯이 휘두르는 검은 결국 정확히 한점을 정확히 타격하고 있었다.

“아학...!”

왕소현의 검형(劍形)에서 가장 약한 곳을 정확히 찔렀다. 하늘을 긁으며 떨어지는 검도, 땅을 튀겨 올려치는 검도, 좌우로 반달을 그리듯 베는 검도 모두 한 곳 만을 노렸다.

“세상에는 삼재검법 하나 만으로 십대 검객에 이른 남자가 있지.”

“그런 게 가능할 리가 없어!”

“직접 느껴보면 될 거 아니야? 초식이니 뭐니해도, 결국 상대를 쓰러뜨리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닌가?”

“이익...!”

왕소현은 처음으로 검을 앞으로 내질렀다. 두 명의 검이 허공에서 서로 십자로 교차했다.

“검을 통해 자신의 쌓아온 무리를 증명하는 것이야말로 참된 검사의 도리야!”

“!!”

왕소현은 손목을 빙글 돌렸다. 검이 함께 빙글 돌기 시작했고, 왕소현은 계속 손목을 돌리며 소년의 검을 검기로 휘감았다.

“큭!”

소년은 제자리에서 뛰어올랐고, 왕소현 또한 몸을 빙글 돌렸다. 허공에서 수십 차례 돌기 시작하는 두 검은 어긋나듯 맞닿으며 거리를 좁혔다.

카앙!

검신의 뿌리가 서로 맞닿으며, 두 손잡이가 서로 부딪혔다. 왕소현은 소년과 숨결이 닿을 만큼 가까워졌다.

“좋지?”

“최고야, 너.”

왕소현은 본심을 숨기지 못했다. 하나의 검법을 파훼한다 싶으면 다른 검법을 들고와 왕소현에게 신선한 짜릿함을 제공했다.

“평생 이렇게 검을 나누고 싶어.”

“미안하지만 그건 안 되겠는데?”

소년은 한 손을 등 뒤로 뻗었다. 왕소현은 소년의 팔에서 빙글 돌아가는 황금빛 용에 입술을 깨물었다.

“그게 바로-”

“천상용제쌍고검.”

크아아앙--!!

소년은 등 뒤로 뻗은 검을 아래에서 위로 베어 올렸다. 왕소현은 손잡이를 거꾸로 돌리며 몸을 띄웠다.

“아흐윽!”

전신이 밀려 올라가는 격통과 함께 몸이 붕 떠올랐다. 소년은 두 개의 검을 겹치듯 어깨 위로 올리며, 두 검을 앞뒤로 넓게 펼쳤다.

“와류승천(渦流昇天)!”

소년의 몸이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두 개의 검은 원을 그리며 빠르게 한 방향으로 휘둘러졌고, 검은 공간을 넓게 펼치며 왕소현을 베어들었다.

“흐으읏!”

왕소현은 소년의 검을 받아내며 이를 악물었다. 분명 실제로 존재하는 검은 하나일텐데, 하나의 검에 그림자가 따라붙는 것 마냥 왕소현을 압박했다.

“아학, 학...! 너무, 빨라...!”

같은 공격이 연속으로 이어지며 단촐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도는 왕소현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쾌속이었다. 검을 튕겨낼 때마다 손이 저릿하게 떨려오는 감각은 왕소현의 정신을 서서히 좀먹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대로 계속 버티기만 하면 진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변변찮은 반격조차 못하고 쓰러질 게 분명하다.

“이대로...질 수 없어...!”

검으로 패배하는 것은 곧 마음이 꺾이는 것. 온전한 자신을 부딪혀 패배한다면, 그건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월하낙성(月下落星)!”

왕소현은 높이 치켜든 검을 비스듬히 아래로 휘둘렀다. 별이 떨어지는 듯한 참격으로 찔러들어오는 검신의 중간을 베었다.

“윽...!”

왕소현이 억누르는 힘에 졸지에 검이 중간에 막혀버린 소년은 인상을 찡그렸다. 왕소현은 검을 다시 비틀어 소년의 검을 천천히 안으로 당겼다.

그리고 검끝이 왕소현의 검 손잡이까지 닿을 정도로 가까워진 순간, 왕소현은 전력을 다해 검을 휘둘렀다.

“만월참(滿月斬)!”

허리를 비틀며, 전신을 비틀며, 왕소현은 목을 날려버릴 기세로 검을 크게 휘둘렀다. 달을 베어버릴 기세로 휘두른 검에 소년의 검은 부서질 것처럼 흔들렸다.

“이겼-”

“...룡검.”

소년은 왕소현의 검기를 따라 몸을 움직였다. 물굽이를 따라 승천하려던 용이 사방에서 굽이치는 역류에 순응하기 시작했다. 왕소현은 서서히 자신이 우세를 가져오는 것에 쾌재를 불렀다.

“이제 항복-”

하지만 소년의 눈은 착 가라앉아있었다. 굽이치는 파도에 축 젖은 용은 물결이 잠시 흔들리는 순간만을 노리고 있었다.

“파랑(破浪), 범람(汎濫).”

용은 강대한 포효를 내질렀다. 굽이치는 물결과 함께 앞으로 머리를 들이밀며 나아간 검기는 하늘에 걸린 달의 끝에 닿았다.

“!!!”

왕소현은 간격을 뚫고 들어오는, 물결을 억누르고 오히려 물결과 함께 진격해 들어오는 기세를 이기지 못했다. 그녀는 자신의 절기를 단 일 검에 돌파해버리는 검격에 손에 힘이 풀렸다.

쩌적.

달이 부숴지는 듯한 느낌과 함께, 왕소현은 순간 시야가 새햐얗게 물들었다. 천지가 뒤집혀 용의 승천과 함께 왕소현은 몸이 붕 떠오르는 듯한 느낌에 정신을 잃을 뻔 했다.

사락.

구름을 떠다니는 듯한 착각 속에서, 왕소현은 자신을 강하게 끌어당기는 남자의 존재를 느꼈다. 그가 든 날카로운 검은 목젖을 노리고 있으며, 빈손으로는 왕소현의 등허리를 붙잡고 있었다.

“끝났네.”

“아....”

완패.

자신의 전력을 부딪혀 이겨보려고 했으나, 그녀는 검으로 패배했다. 끝을 알 수 없는 검기에 결국 왕소현은 검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당신...이름이 뭐야?”

“색마.”

소년은 비릿하게 웃으며 검기를 일으켰다. 왕소현은 여전히 구름속을 거니는 듯한 황홀경에 빠진 채, 소년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색마....”

왕소현은 소년의 볼을 쓰다듬으며 활짝 웃었다.

“나를 이겼으니까, 나를 평생 책임져줘야겠어.”

“웃기지도 않네.”

소년은 입꼬리를 비틀었다. 그의 검은 목에서 서서히 아래로 내려갔다.

“나랑 화촉 밝히고 싶으면, 최소한 반로환동은 하고 와라.”

푸----욱.

왕소현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감각에 정신이 아찔해졌다. 천지가 하얗게 물들었고, 뜨거운 열기를 머금은 검이 왕소현의 가장 깊숙한 곳을 찔렀다.

“그럼 생각은 해볼게. 누님, 내 아이 낳으면 잘 낳게 생겼거든.”

소년의 미소에, 왕소현은 자신도 모르게 헤벌쭉 웃으며 의식을 잃었다.

왕소현은 마음 깊숙한 곳까지, 색마에게 찔려버렸다.

[작품후기]

아무튼 비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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