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비천색마-166화 (166/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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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하신공

선주희가 원래 이렇게 색광(色狂)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단호히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선주희가 마교의 사람이었던 것도 아니고, 후에는 화산의 대모로서 죽는 순간까지 색에 굴복하지 않은 강한 정신력을 보여주던 여인이었다.

그런데 지금 눈앞의 이 변태는 누구인가.

내 남근을 향해 자하지공을 자하지신공이라며 날뛰는 이 광녀는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언니를 괴롭히는 못된 것!"

"크윽?!"

선주희의 자하지공이 다시금 내 남근을 노렸다. 나는 바지를 급히 추스른 뒤, 궁신탄영의 묘리를 살려 선주희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왔다.

남근이 잡히기 직전에 앞으로 오히려 찔러넣었다. 선주희는 내 남근이 몸에 닿으려는 것에 기겁하며 물러섰고, 나는 덕분에 계속 거리를 벌릴 수 있었다.

손으로는 잡는데 아무 거리낌이 없으면서, 몸에 닿기는 무서워한다?

'손을 포기했구나.'

내 남근이 닿는 것에 기겁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오히려 내 물건을 손으로 붙잡는 것으로 제압하려고 들었다.

"두 손만 더럽히기로 한 것이오, 누님?"

"시, 시끄러워!"

사공희에게 사정하지 못하도록 착정함과 동시에, 자신의 입도 지킬 수 있는 묘책이었다.

"이익...! 순순히 대란 말이야!"

선주희의 눈에는 약간의 광기가 엿보였다. 주체할 수 없는 몸의 기운을 풀어내고 싶어 했다.

'자하신공은 갑자기 왜 쓰는 거야?'

장문인이 몰래 그녀에게 가르쳐준 건가? 아니다. 그렇다고 하기에는 기세가 묘하게 달랐다.

그녀는 지금 자신이 익힌 새로운 힘을 주체할 수 없어 보였다. 처음에는 가만히 웃기만 하던 사공희도 뭔가 이상함을 느꼈는지, 서서히 표정이 굳어가기 시작했다.

"주희...?"

"언니, 제가 약속드릴게요! 아붕이의 물을 다 빼서, 언니를 더럽히지 않게 만들어드리겠어요!"

선주희는 다시 내게 달려들며 지탄을 날렸다. 나는 뒤로 발을 크게 돌리며 원을 그리듯 피했고, 하체에 힘을 단단히 주고 선주희의 지공을 주먹으로 막아냈다.

"어딜!"

그녀가 노리는 곳이 어딘지 알고 있기에 오히려 막기 쉬웠다. 내 바지 안으로 자꾸 들어오려는 못된 손은 궤적만 알면 쳐내기 쉬웠다.

'왜 갑자기 애가 이런 변태가 된 거지?'

폭주.

선주희는 분명 조금 이성을 잃은 것처럼 보였다. 나는 그녀의 공격을 천천히 막아내고 흘려내며 그녀를 살폈다.

'이런 젠장.'

나는 그녀가 왜 갑자기 자하지공이라는 지법을 사용한 건지는 몰라도, 왜 그녀가 갑자기 자하신공을 쓰는지는 대충 감을 잡을 수 있었다.

'나 때문이구나!'

나는 검선의 자하신공을 흡수했다. 그리고 그걸 양물로 빼낸 사정을 선주희는 입으로 받아냈다.

'입으로 삼킨 자하신공이 몸 안의 화산파 심법이랑 반응한 거야!'

사실상 선주희는 입으로 내 자하신공의 내공이 담긴 영약을 흡수한 셈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냥 뱉어냈더라면 그냥 몸 좀 개운해지고 말았겠지만-

- 꿀꺽.

'사공희!!'

사공희는 내 앞에서 정기를 꿀떡 삼키는 거로 나를 발깃하게 만들었고, 선주희는 사공희가 시키는 대로 정기를 입에 넣고 삼켰다.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자하신공의 기운이 선주희에게 이제 와서 이런 식으로 영향을 미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그야 당연한 게, 입으로 사정했던 걸 집어삼킨 것도 벌써 만 하루가 지나지 않았던가!

폭주하려면 진작에 폭주해야만 했다. 나는 주화입마에 걸린 사람처럼 헉헉대는 모습에 그만 기가 질렸다.

'주화입색 수준이로군.'

상황이 어떻든, 일단 당장은 선주희를 제압해야 한다.

"흐읍!"

나는 바닥을 박차고 뛰어올랐다. 허공 대신 벽을 박차고 뛰어, 선주희를 향해 발을 뻗었다.

"...! 제운종?!"

구름을 거닐듯 가볍게 뛰어올라, 선주희의 명치를 향해 발을 뻗었다.

"흥, 느려!"

하지만 선주희는 내 발목을 붙잡고 내 다리를 잡아당겼다. 또다시 손이 내 물건을 움켜쥐려고 했다.

'계획대로.'

내 물건을 향해 손을 뻗었기에, 나는 계획대로 몸을 움직일 수 있었다. 몸을 공중에서 비틀어 선주희의 손이 내 바지 앞섶을 스치게 만든 뒤, 두 다리를 살짝 감아 선주희의 팔을 다리로 붙잡았다.

"흐으읍!"

나는 하체에 모든 힘을 불어넣어 몸을 반대로 뒤집었다. 선주희는 팔에 내공을 불어넣으며 버티려고 했지만, 태극권은 상대의 공격을 역으로 이용하는데 도가 튼 무공이다.

그리고 나는 상대의 약점을 비무라고 한들 봐주지 않는다. 나는 발 한쪽을 그녀의 겨드랑이 아래로 밀어 넣었다.

"히이익?!"

순식간에 팔의 힘이 빠진 선주희는 팔에 힘이 빠졌고, 내가 땅이 이끄는 힘에 따라 아래로 떨어짐과 동시에 팔과 함께 상체를 아래로 숙였다.

쿵!

나는 등부터 바닥에 떨어졌다. 선주희가 눈치채지 못하게 내공으로 적당히 내장을 보호하며, 겨드랑이 사이로 찔러넣은 발을 넓게 펼쳐 그녀의 옆구리를 걷어찼다.

오행패륜각(五行佩輪脚).

바퀴처럼 돌아가는 몸을 이용해 상대를 걷어차는 기술로, 나는 선주희를 강하게 밀어냈다. 몸은 다치지 않을 정도로, 하지만 순간 휘청거릴 정도로.

"끄으윽...!"

한 번 제대로 일격을 허용 당했기 때문일까? 선주희는 고통어린 눈빛으로 나를 째려봤다.

나에 대한 질투심과 분노가 담겨있는 건 마찬가지였지만, 적어도 조금 전까지 자하지신공이랍시고 내 남근을 붙잡아 괴롭히려는 광녀는 없었다.

"이게 봐줬더니...!"

"그만."

사공희는 차가운 목소리로 선주희를 진정시켰다. 뒤에서 그녀를 품에 안으며, 머리를 토닥이며 선주희의 분노를 삭히려 들었다.

"왜 그렇게 험한 손을 쓰는 거죠?"

"어, 언니. 이건 그러니까...."

왜냐면 사공희가 더 화가 났으니까.

"주희. 저는 그냥 스치듯이 잡으라고 말했지, 그렇게 망가뜨릴 것처럼 잡으라고는 안 했어요."

'그쪽으로 화가 난 거였나.'

사공희가 화를 내는 방향도 다소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적절한 때에 선주희를 진정시켰으니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희야, 네가 한 번 물어보거라.]

나는 바지를 다시 한번 추스른 뒤, 사공희에게 전음으로 내 의사를 전달했다.

"자하지신공이라니, 도대체 그건 뭐예요?"

"...그, 그게."

조금 진정된 선주희는 침대에 앉아 천천히 입을 열기 시작했다.

"비무를 하기 위해 체술을 찾던 도중에, 책에서 이상한 기운을 봤는데...."

* * *

"사부님, 폐관 수련을 하는 게 아니었습니까?"

대제자, 자우양은 장문인이 자신과 자청하를 데리고 매화 서고로 향했다. 닫힌 문을 열고 안에 불을 밝힌 장문인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폐관 수련은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전에 너희에게 한 가지 시험을 하고자 한다."

"시험이요?"

"그래. 매화검수들이 장문인이 되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시련이지."

분위기를 잡고 이야기하는 자우양의 말에 둘은 침을 꿀꺽 삼켰다. 과연 어떤 시련을 거쳐야만 장문인에 이르는 시험을 치를 수 있을까?

"여기서 너희들이 원하는 책을 단 7권만 집어 보아라."

"...예?"

"7권...칠절매화검의 수와 공교롭게도 같군요."

자우양은 멍하니 반문하고, 자청하는 화산의 무공과 7이라는 숫자가 무언가 관계가 있는지 탐구하기 시작했다.

사실 아무 관계 없다.

장문인은 그저 속으로 웃기만 하며,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떤 비급이라도 좋다. 종류는 가리지 않는다. 너희들이 80일 동안 폐관 수련을 하며 계속 보게 될 책이다."

"하지만 이곳에는 상승의 무공은 없지 않습니까?"

"이미 저희는 이곳의 책을 전부 다 한 번씩 읽어봤습니다."

두 매화검수는 화산의 역사에 대해 이미 통달해있었다. 모든 서책에는 그들이 한두 번 읽어본 흔적이 남아있었다.

"그래. 이곳은 너희들이 강해진 근간이 서려 있는 곳이다. 비동에 가면 무극태을검과 같은, 사실상 자하신공과 관계된 무공을 제외한 모든 무공이 비고에 있지. 이곳에서 가져가는 책이 어떤 책이냐에 따라, 80일 뒤의 너희들은 많이 달라질 것이다."

너무나도 진지한 장문인의 말에 둘은 서고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서고를 맡은 장문인, 백육십사화 장로는 장성한 둘을 바라보며 대견한 미소를 지었다.

"화산의 장래가 참으로 밝습니다. 적성자의 시련을 둘이나 치르다니요."

"그래. ...주희 그 아이에게는 미안하지만, 여인이 화산의 장문인이 될 수는 없는 법이지."

대대로 그랬다. 화산에 수많은 여인이 제자가 되었으나, 그들은 모두 화산의 무공을 극성까지 익히지는 못했다.

"장문인. 정말 둘이 비고에 숨겨진 자하신공의 기운을 찾아낼 거라고 확신하십니까?"

"그렇소."

장문인은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래야만 15년 전부터 실전된 자하신공을 되찾을 수 있으니."

자하신공.

그것은 장문인에게만 대대로 내려오는 화산파의 절기.

...역설적으로 장문인이 다음 장문인을 정하지 못하고 요절하게 된다면, 자하신공은 더는 전해지지 않는 실전된 전설의 무공에 지나지 않게 된다.

그렇다.

자하검 양기백.

그는 자신의 별호에 '자하'라는 이름을 붙였으나, 자하신공을 배우지 못했다. 자하신공과 관련된 검법과 무술은 익혔으나, 정작 가장 중요한 자하신공을 익히지 못했다.

그저 태청강기로 자하신검이나 자하지공을 사용하며, 남들의 눈을 속여왔다.

장문인과 극소수의 장로만 알고 있는 특급 기밀.

"반드시...화산은 자하신공을 되찾으리라!"

화산의 미래에 명운을 건 자하검은 담벼락 그림자 속에 숨어있는 작은 인영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 * *

나는 선주희가 자하신공의 기운을 찾아냈다는 서고를 멀리서 찾다가, 장문인의 이야기를 듣고 맥락을 파악할 수 있었다.

'역시 검선. 자하신공의 대가 끊길까 봐 안배를 해뒀군.'

서고 안에 자하신공의 기운이 희미하게 느껴진다. 안에 들어가서 확인은 할 수 없지만, 나는 선주희가 읽었다는 책을 통해 자하신공이 전수되는 비결을 알게 되었다.

'화산파의 무공이 일정 경지에 이르면 자동으로 자하신공을 눈치채게 만들어놓았어.'

매화서고 안에 있는 이질적인 기운을 찾아 책을 살펴보니, 떡하니 자하신공의 구결이 있더라.

- 장문인,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 ...네게 옛이야기를 해줘야겠구나.

제자는 서고 안의 자하신공을 발견한 것에 대해 스승에게 말하고, 스승은 자하신공과 관련된 검선의 안배를 이야기하며 자하신공을 전수할 것이다.

장문인의 시련이란 이곳에서 자하신공이 깃들어있는 책을 찾는 것.

찾지 못하면 자하검처럼 자하신공을 익힌 양 '사기'를 치는 알맹이 없는 화산제일검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알아보기 어렵게 남겨놓으니 화산이 망하지.'

괜히 있어 보이게 하려고 하다가 자하신공의 맥이 끊겨버리고 말았다.

자하신공이 장문인에게만 이어지는 무공이었으니 망정이지, 최소 열 명 정도만 익힐 수 있는 상승의 무공이었다면 금방 자하신공의 실전을 들켜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그리고 선주희는 자신의 입으로 집어삼킨 내 양기 덕분에 자하신공의 구결을 발견하고 말았다.

제대로 된 자하신공을 배우지도 못한 상황에서 기운을 그대로 들이마셨으니, 정신이 이상하게 되어 폭주하게 된 게 틀림없다.

'이곳의 일은 전부 확인했다.'

나는 자리를 떠나 선주희의 방에 자하지공의 비급을 내려놓은 뒤, 곧장 우리의 객실로 돌아왔다. 역체변용술로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변하여, 뒷간을 다녀온 것처럼 돌아와 둘에게 고개를 숙였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담소는 다 나누셨습니까?"

"네. 제자님, 우선 이야기부터 들어주시겠어요?"

"으...."

선주희는 퉁퉁 부어오른 눈으로 내게 일어나 허리를 푹 숙였다.

"미안합니다, 아 소협. 제가 뭔가 이상한 기운에 씌어있었나 봅니다."

이상한 기운은커녕 남근에 미친 처녀귀신이 들러붙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공손히 사과하는 그녀를 향해 다가가 두 손을 꼭 붙잡았다.

"사과하지 마십시오, 누님. 다친 사람이 없지 않습니까?"

"하지만...."

"아무도 다치지 않았으면 된 겁니다. 다만...앞으로도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으니, 비무는 그만둬야겠군요. 이전처럼 편히 대해주십시오, 주희 누님."

"...고마워, 동생."

선주희는 내 손을 잡으며, 내 앞에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

"......?"

"으, 그...공희 언니가, 사과는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고 하셨어."

"아무렴 그런 일을 했는데 그냥 말만 사과하면 안 되잖아요."

"...그렇긴 하지."

"그러면 말이에요, 주희. 싸우고 화해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했죠?"

"으, 으으...."

사공희는 음흉하게 웃었고, 선주희는 침을 꿀꺽 삼키며 내게 말했다.

"누, 누나가 한 발 빼줄...까?"

전날, 나를 노려보던 도끼눈은 나에게 용서를 구하는 눈빛으로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겨드랑이에 손을 집어넣고 몸을 일으켜세웠다.

"주희 누나."

나는 그녀를 향해 인자하게 웃으며-

"내가 아팠던 만큼, 누나도 아프게 해줄게."

나는 그녀가 반박을 하지 못하게, 그녀의 입을 입으로 막아버렸다.

[작품후기]

검선 각혈 불가피.

Q : 왜 이렇게 된 거죠?

A : 화산파 무공 자료를 찾다가 자하지라는 지공을 발견하고 그만.

사공희와 선주희가 작가의 뇌를 이렇게 만들어버렸습니다.

으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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