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비천색마-109화 (109/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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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고연은 이마에서 절로 열이 피어오르는 것만 같았다. 당장 낮에 녹림왕의 딸이자 외공의 고수 방영희를 어떻게 쓰러뜨린 건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였다.

“.......”

독고연은 손을 위로 뻗었다. 살색의 향연을 일부러 잊어버리기 위해, 독고연은 자신이 상대했던 근육의 향연을 떠올렸다.

녹림왕의 딸, 방영희.

8척 장신에 압도적인 체구를 보이던 그녀는 자신을 향해 살초에 가까운 전력을 퍼부었다. 심판으로 나선 맹의 절정 고수가 순간 놀라서 제지하려고 할 정도였다.

방영희가 과격하기에? 아니다.

독고연은 자신이 검을 뽑았던 순간, 방영희가 지었던 표정을 떠올렸다.

- 으아아아악!!

공포. 좌절. 그리고 그걸 산을 뒤엎을 기세로 간신히 억누르고자 한 투지. 그녀는 분명한 일류 고수였고, 언니인 산주봉에게도 지지 않을 만큼 강한 외공의 보유자였다.

단, 상대가 좋지 않았다.

대진운이 좋았다면, 혹시 다른 조에 편성되었다면 그녀는 언니인 산주봉 방철수를 따라서 육봉에 이를 수 있었던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독고연을 만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하지만 첫 대전으로 독고연을 만났다.

병약하여 매일같이 각혈하는 바람에 비무 중에도 피를 토한다는 약점 넘치는 환자가 아닌, 유일한 약점이 사라진 독고연을 상대했다.

독고연은 서서히 자신의 실력에 자신감을 가졌다. 매일 허상을 상대로 휘두르던 가문의 비전 검법을 남들의 앞에서 뽐내는 것에 자부심이 생겼다.

“...더 검을 휘두르고 싶어.”

의원이 준 당과를 입에 물고 검을 휘두르는 동안, 그녀는 자신의 몸이 제 의지대로 완벽하게 움직이는 걸 느꼈다.

특히 두 흑백제일화와 싸우던 순간의 검기는....

"하아...."

사공희, 소공녀와 펼친 비무에서 느낀 손맛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검을 자유자재로 휘두르며 몰아치던 그 감각은 여전히 독고연의 손에 남아 그녀를 재촉하고 있었다.

조금 더.

더 많은 경험을.

좀 더 많이 이 몸을 움직일 기회를.

"...근데 안 되잖아."

이 힘을 더 자유자재로 다루기 위해서는 병을 고칠 필요가 있다.

- 지금은 무붕 의원 덕분에 간신히 움직이고 있을 뿐.

몸이 그렇게 외치고 있었다.

당과가 없었다면, 무붕의 기운이 없었다면 사실상 검을 출수하자마자 쓰러졌을 것이다. 목각인형에 기름을 칠했다고 한들, 기름이 다 닳게 되면 목각인형은 다시 삐거덕거리게 될 것이다.

“의원님….”

다시금 무붕의 얼굴이 떠올랐다. 독고연은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비무장에 들어가기 전 객석에서의 일을 떠올렸다.

“...아.”

남자에게 손이 잡혀본 적은 처음이었다. 독고연은 얼굴을 손으로 잡고 쥐어뜯으며 침대를 굴렀다.

“아냐! 정신 차려!”

쿵! 독고연은 벽에 머리를 박았다. 침대에서 몸을 부들부들 떨던 독고연은 이마를 붙잡으며 장고에 빠졌다.

“......의원님, 지금 뭐 하실까.”

분명, 야외에서 두 여인과 달빛 아래에서 차가운 물놀이를-

쾅쾅쾅쾅!!

기껏 머릿속에서 지운 살색과 분홍색의 향연이 다시금 머릿속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고, 소녀의 망상은 짙은 밤의 어둠처럼 깊어만 갔다.

* * *

"오늘부터 빙마는 비천빙마가 될 거야."

사공희를 데려왔으나 목적 달성에 실패한 이시아는 결국 빙마를 거두기로 했다.

“빙궁주도 강하거니와, 빙마를 거두면 북해빙궁이 딸려오지. 좋은 선택이오.”

“으으, 의도치 않게 시녀가 하나 늘어버렸어…. 그것도 잘빠진 시녀가.”

염마에 이어 빙마까지 얻은 소공녀는 기뻐해야 했으나 슬퍼했다.

색, 도, 적, 환, 염, 빙.

지린삼마 중 둘과 야인삼마 중 둘을 제외하고 모든 십마가 자신을 지지하게 되었건만, 아직 이시아는 부족한 모양이었다.

"부족한 게 아니야! 자꾸 여자가 늘어나는 게 문제라고!"

"좋지 않은가? 둘이 기절해있는 동안 염마와 빙마가 상대해줄 텐데."

"왜 그렇게 당당하게 쓰레기 같은 발언을 하는 거야?"

"색마니까!"

색마가 '색마'한 것이 무엇이 문제가 되겠는가?

"걱정 마시오. 내가 이들을 임신시킬 생각은 전혀 없으니까. 나는 내 반려가 될 자만 임신시키는 남자요."

"그, 그래?"

"단지 그대들이 임신했을 때, 아이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려면 다른 여인의 몸을 잠시 빌릴 뿐이오."

"......."

이시아를의 곁에 시녀가 늘어난다고 한들 내가 다른 때 둘을 취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사공희와 이시아가 지금의 빙마처럼 기절한 상태일 때 양기를 달래고자 할 뿐이다.

"하아, 알았어. 내가 적응해야 속이 편하지."

"저는 이미 다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후후후."

"사공희...왜 그렇게 담담한 거야?"

"어차피 100명의 꽃이 화단에 있다고 한들, 가장 매력 넘치는 꽃만 자주 보게 되어있잖아요."

"그 말이 옳다, 희야."

누가 이 아이를 이렇게 반듯하게 키웠을까. 나는 무붕 도사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

- 고마우면 빙마랑 독고연이랑 꼭 네 것으로 만들어라.

'크윽, 고맙소. 무붕 도사.'

나는 무붕의 고견에 따르기로 했다. 독고연은 지금쯤 내가 던져놓은 떡밥에 서서히 코가 꿰이기 시작할 테니, 지금은 절정에 기절한 빙마를 조치할 때였다.

“소공녀. 일단 빙마를 깨워봅시다. 언제까지 이 상태로 둘 수도 없는 노릇이니.”

나는 빙마의 몸을 깨끗이 정돈했다. 잡동사니가 널브러진 창고 안은 말끔히 정돈되었고, 빙마는 갓 씻고 나온 것처럼 깨끗했다.

“고맙다, 희야."

"별말씀을. 진사월 언니랑 할 때도 자주 했던걸요."

호북 오두막 시절, 사공희와 진사월은 항상 서로를 닦아줬다. 그래서 사공희는 내 정기가 잔뜩 묻은 여인을 닦는데 거리낌이 없었다.

"진사월은 또 누구야?"

"있다. 사공희가 딸을 낳으면 유모가 될 여자가."

"벌써 유모까지 구해놨어? 심지어 유모랑도 했지? 세상에. 내가 이런 남자랑...."

이시아는 주먹을 마구 쥐락펴락하며 분을 삭였다. 이렇게 대놓고 화를 내는 것도 조금 무섭기는 하지만, 사공희처럼 조용하게 화를 내는 것도 무섭기는 했다.

'하북에 애까지 있다는 거 알면 죽이려 들겠지?'

그걸 알게 되는 순간, 한 명의 가슴과 또 한 명의 엉덩이에 얼굴이 깔려 질식해 죽을 것이 분명하다. 나는 언젠가 정식으로 그녀를 소개할 날이 당도하기를 바라며, 헛기침으로 화제를 돌렸다.

"크흠. 지금부터 빙마를 깨우겠소."

화륵! 중려신화정의 기운이 다시금 내 전신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극양지기의 신공을 운용하자마자 내 양물도 다시 빳빳해지기 시작했고, 나는 사공희가 깔끔하게 닦아놓은 꽃잎을 향해 양물의 끝을 살짝 걸쳤다.

"또 하려고? 그건 아니지!"

"맞아요. 상공, 이제 밤은 저희 시간이라고요."

"그러니까 잠깐 넣는 거다. 채음보양 하면서 깨울 거니까, 기다려다오."

귀두만 걸치듯 넣을 뿐 또다시 질펀하게 쑤셔 박을 건 아니다. 단지 채음보양을 하려면 성기의 결합이 필수일 뿐이다.

스으으으.

이제는 빙궁이라고도 표현하기 힘든, 사람의 온기가 가득 남아있는 궁혈에서 차가운 기운이 흘러들어오기 시작했다. 만년빙정 그 자체인 단전에서 빠져나온 음기는 양물의 인도에 따라 하반신에서 전신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으, 으응...."

채음보양을 시작하자, 빙마가 천천히 눈을 뜨기 시작했다. 여전히 두 손이 묶인 그녀는 눈물이 말라붙은 눈동자를 간신히 뜨며 정신을 차렸다.

"여긴...."

"정신이 드나?"

"......힉."

빙마는 나를 보자마자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내게 박혀있다는 것을 알자마자 몸을 뒤로 빼려고 했지만, 뒤에서 지그시 누르는 사공희 때문에 옴짝달싹을 못했다.

"야인삼마, 빙마. 이렇게 만나서 반가워요."

"이렇게 만나서 반갑...."

이시아를 본 빙마는 경악한 얼굴로 자신의 몸을 눈으로 가리켰다.

"이, 이게 소천마의 방식인가요!!"

"네. 검증된 설득 방법이죠. 십마 중 여자 마인 들이 제게 충성을 바치기 가장 좋은 방법. 주인이 누군지 똑똑히 알려주는 겁니다."

이시아는 일부러 비릿하게 웃으며 빙마의 옆에 쪼그려 앉았다. 손가락을 날카롭게 세워, 손톱으로 빙마의 딱딱하게 굳은 돌기를 슬쩍 옆에서 눌렀다.

"힉!"

"순순히 제 아래에 붙어서 대공자의 계략을 말해준다면 이쯤에서 그만두겠습니다. 빙마, 어떻게 할래요?"

"마, 말할 수는...."

빙마는 여전히 눈치를 보고 있었다. 몇 시진 전에 나에게 박히면서 '자지에 패배'라는 상스러운 말을 했으면서, 정작 소공녀의 앞에서는 머뭇거렸다.

"말할 수 없으면 말할 때까지 하면 되겠네요. 대공자의 계략은 분명 당신이 이봉결정전에 정체를 숨기고 참가하는 것이겠죠?"

이시아는 빙마의 엉덩이 아래에 깔린 책자를 집어 들었다. 이봉결정전을 위해 새로 제작된 꽃도감에는 '유설라'라는 이름이 적힌 쪽이 펼쳐져 있었다.

"유설라. 빙마가 이봉이 되고자 하는 의도가 뭐죠?"

"......."

"묵비권을 행사하시겠다? 좋아요, 비천색마. 안쪽까지 쭉 찔러버려요."

푸욱. 나는 이시아의 명령대로 양물을 끝까지 밀어 넣었다. 빙마는 몸을 비틀며 앓는듯한 숨결을 토해냈으나, 그녀의 뒤를 받치듯 붙잡은 사공희 때문에 움직이지 못했다.

"아, 아흑!"

"당신, 처녀라고 했었죠? 어때요? 제 남자한테 박혀본 기분은. 다른 비교 대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이 남자만큼 대단한 사람이 없어요."

"바야흐로, 천하제일이라고 할 수 있는 자지."

나는 셋을 향해 눈을 찡긋였다. 이시아는 그런 나를 무시하고 손가락을 빙마의 언덕 아래로 내려가, 하복부를 따라 내려갔다.

꾸욱.

이시아의 손가락이 아래를 지그시 눌렀다. 어떻게 알았는지, 이시아의 손가락은 정확히 내 양물의 끝을 누르고 있었다.

"어떻게?"

"한 두번 만진 것도 아니고. 내 남자 크기 정도는 안 봐도 알아요."

불끈. 이시아의 말에 아기색마는 우쭐하여 고개를 치켜들었다. 덕분에 이시아가 누른 곳보다 살짝 더 들어가게 되었지만, 아무렴 어떠랴.

"그래서 빙마. 당신에게는 선택지가 두 가지 있어요. 하나는 제 아래에 들어오는 것. 또 하나는 여기서 죽는 것."

"힉."

"죽으면 북해빙궁은 더는 마교의 일원이 아니게 되겠죠? 빙궁의 지위를 유지해준 천마신공도 회수하게 될 테고. 선택하세요. 이대로 죽어서 빙궁이 자연히 멸망하는 걸 구천에서 보거나, 아니면 현세에서 제 수발을 들거나."

"윽, 흐윽...!"

나야 이시아의 본성을 알고 있으니 죽이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지만, 표정을 싹 굳히며 죽일 거라는 협박은 진심 같았다. 오죽하면 사공희조차도 내 눈치를 보며 눈을 굴릴 정도였다.

"시간은 당신을 기다려주지 않아요."

꾸우욱. 이시아가 손가락을 눌러, 빙마의 고간을 향해 내려갔다. 나는 그녀의 손가락 움직임에 맞춰 양물을 빼냈다.

"제 부하가 된다면, 앞으로 당신이 활약하는 바에 따라 제 남자의 맛을 보게 해줄게요."

"......!!"

채찍과 당근.

이시아가 던진 당근은 아편과도 같은 중독성을 가지고 있다. 세상 어떤 여자가 아기색마가 주는 쾌락을 주고도 덥석 물지 않겠는가?

쯔어억. 나는 이시아의 손가락에 따라 천천히 남근을 빼냈다. 거의 절반쯤 빼낼 때도 빙마는 머뭇거리며 입술만 뻐끔거렸다.

"......."

이대로 손가락의 속도를 늦추면 속내가 드러난다. 한번 말한 이상 이시아는 소천마로서, 빙마가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빙마를 죽여야 한다. 그래야 소천마의 위엄이 살아나니까.

[따른다고 하시오.]

이시아의 손가락이 음핵에 닿기 직전, 나는 빙마를 향해 급히 음기를 불어넣었다. 다른 기운도 아닌, 빙백신공의 기운을.

"!!"

[내공을 빼앗기는 거라면 걱정 마시오. 내가 그만큼 채워주리다. 대공자가 걱정된다면 걱정 마시오. 내가 죽여주리다. 소공녀는 천마가 될 것이고, 북해빙궁은 안전할 것이오.]

"...자, 잠깐만요."

꿀꺽. 빙마의 말에 이시아의 손가락이 멈췄다.

"저, 정말 소공녀께서 대공자를 이길 수 있는 건가요...? 그 남자를?"

"당연하죠. 그 새끼가 저보다 우위에 있는 건 처먹은 밥공기 개수밖에 없어요."

이시아는 확고한 자신감을 보였다. 야인삼마 중 빙마, 북해빙궁주가 야인으로서 둘 중 누구도 지지하지 않은 이유는 북해빙궁이라는 세력을 지키기 위함이었다. 천마신공을 익힌 북해빙궁주만이, 빙궁의 위협을 이겨낼 수 있었다.

[약속하오. 언젠가 한 번, 내가 북해까지 올라가서 백습광아를 죽여주리다.]

"!!"

빙마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는....

찌걱.

거의 갓이 빠져나오기 직전인 귀두를, 아래로 꽉 조이며 내 남근을 붙잡았다.

"빼, 빼지 말아 주세요.... 소, 소천마를 따르겠어요...흐끅."

"하, 하아...."

이시아는 음핵까지 닿은 손가락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빙마의 머리를 쓸었다.

"내 것이 된 걸 축하해, 빙마."

"흐, 흐끅...."

'비천여빙마(飛天女氷魔).'

빙마는 이시아의 시녀가 되었다.

[작품후기]

비천색마의 여자기도 하니까

비천여가 맞습니다.

Dage // 불꽃가능입니다. 팽유월 때부터 대광거근교배만근추도 했는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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