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비천색마-84화 (84/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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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담, 사천에 서다

운룡반월창의 유일한 전승자, 신창 백주흔.

호북 일대에서 신창과 한 번 마주칠 뻔한 나는 내공을 쌓기 위해 사공희를 선택한 내 안목에 진심으로 감탄했다. 사공희 덕분에 나는 호북에서 신창과 스칠 수 있었고, 나의 내공이 어느 정도까지 쌓였는지 대략 확인할 수 있었다.

'놈은 나를 눈치채지 못했다.'

나는 신창보다 한 수 위였다. 종이 한 장 차이라도 위는 위였다. 안휘를 떠나 호북에 정착한 시점에서 이미 나는 천하 십 대 고수에 들락 말락, 신창과 엎치락뒤치락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게 벌써 반년도 훨씬 전의 일이다.

그렇다면 사공희와 상호발전으로 내공을 쌓아온 뒤, 이시아의 음기까지 흡수한 내가 신창과 맞서 싸우면 어찌 될까.

'호각.'

유감스럽게도 호각이다. 내공은 신창이 운용하는 미염신공(美髥神功)보다 한 갑자 이상 많았지만, 내가 사용하는 무공이 천상용제쌍고검-을 사용하는 검제의 기술이라 호각이었다.

이유는 단 하나. 검제가 신창과 비슷한 무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꽃다운 나이에 재능을 전부 피워보지 못한 검제는 검신에 이르지 못하고 혈강시에게 죽었다.

그러므로 지금의 전투는 가히, 천하십대고수의 10위 결정전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용봉쌍격!"

쌍검을 휘두르면 자루 역할을 하는 철봉이 검로를 막는다. 철봉이 튕겨내지 못할 사각으로 와룡검을 종으로, 봉추검을 횡으로 휘두르니 철봉이 빙글 원을 그리며 두 개의 검을 튕겨냈다.

"하압!"

공격을 막아낸 봉 끝에 달린 강기의 창날이 나를 향해 사선으로 들어왔다. 몸을 돌려 피하기에는 내가 내디딘 발과 반대 방향으로 들어오느라, 몸을 돌려 피할 수도 없었다.

"역시 신창이군!"

나는 다시 와룡검과 봉추검을 교차하며 창날을 막았다. 초격을 막은 것과 똑같이 검을 십자로 교차하며 창날을 받아냈고, 이번에는 내가 반격할 차례였다.

"그러나 계산대로다!"

나는 쌍검을 좌우로 잡아당기며 창날을 쳐냈다. 금빛의 검강은 창날을 반으로 갈라 튕겨냈다.

"!!"

자신의 강기가 잘린 것에 신창은 눈썹을 찌푸렸지만, 곧 철봉을 회수하여 나를 향해 앞으로 찔렀다. 잘린 강기의 남은 흔적이 어느새 송곳처럼 날카롭게 변해있었다.

"어딜!"

나는 상체를 옆으로 틀어 공격을 피했다. 신창의 날카로운 창은 내 겨드랑이 아래를 찔렀고, 나는 쌍검을 역수로 쥐고 철봉을 수직으로 내리찍었다.

"강기째로 잘라주마!"

"큭!"

신창은 땅을 강하게 디디며 제자리에서 뛰어올랐다. 지면과 수평이 되도록 빙글 몸을 돌리며, 철봉도 함께 빙글 돌아버렸다.

카앙!

정확히 철봉의 위를 찌르려던 내 검은 신창의 몸과 함께 돌아가는 철봉에 미끄러졌다. 하필 봉추검이 안쪽으로 미끄러지는 바람에 나는 봉추검을 놓고 뒤로 크게 뛰었다.

서걱!

신발 앞쪽이 봉추검에 의해 잘렸다. 조금만 늦었어도 발등에 봉추검이 박힐 뻔했다. 애초에 놓지 않았다면, 분명 봉추검은 내 자랑거리인 양물에 박혔을 것이다.

"하앗!"

철봉과 함께 바닥에 떨어진 신창은 냅다 앞으로 달려와 봉추검을 움켜쥐었다. 검신과 손잡이에 깃든 봉추가 외간 남자의 손에 붙잡혀 비명을 질렀으나, 신창의 우악스러운 손길에 이겨낼 수 없었다.

"흐아앗!"

신창은 봉추검을 뒤로 내던졌다. 허공섭물로 당겨오기에는 이미 거리가 크게 벌어졌고, 나는 봉추검을 회수할 수 없었다.

"쳇."

동굴에서 물러난다면 검을 회수할 수 있다. 하지만 그사이 신창은 분명 제단 안쪽으로 달려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곳을 지키고 있는 의미가 무의미해진다.

"쌍검수의 검을 빼앗다니. 그러고도 사람이냐?"

"적의 무기를 망가뜨리는 것이야말로 상대를 제압하는 기본. 네 놈도 마찬가지 아니더냐."

신창은 철봉의 중간을 손으로 움켜쥐었다. 그가 양손으로 각각 움켜쥔 곳은 내가 와룡봉추를 위에서 찍었던 곳이었다. 손가락 사이에 깊게 파인 검흔이 남아있었다.

한쪽은 쌍검 중 하나를 빼앗겼고, 한쪽은 철봉에 상처가 심하게 났다. 이대로라면 보통은 전투가 끝나기 마련.

"씁, 내공 아깝게."

위이잉. 나는 비어있는 손에 용제검의 기운을 불어넣었다. 찬란하게 반짝이는 금빛은 저 멀리 떨어진 봉추검과 똑같은 형상의 검이 되어 내 손에 맺혔다.

"거...검강으로 검을 저리 선명하게!!"

외야로 떨어진 청성의 장로들이 놀라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렸다. 그들 또한 검의 길을 걷는 자들이기에, 빈손에서 내공으로 선명한 검을 만들어내는 것이 얼마나 높은 경지의 힘인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후우우...."

그리고 그게 얼마나 많은 내공을 소모하는 지도. 검에 기를 촘촘히 싣는 게 아니라 검 자체를 만드는 만큼, 나는 한 번 호흡할 때마다 많은 내공을 사용해야만 했다.

"내공을 강제로 소모하겠다니, 짜증 나는군."

"그럼 검 한 자루만 사용하시던지."

"쌍검수에게 검을 빼앗고 한 자루만 사용하라! 시장 왈패보다 더한 놈이로다!"

"시건방진 놈!"

미염신공 때문에 얼굴에 혈기가 들끓는 신창은 나를 향해 호통을 내질렀다.

"감히 금의위의 장군을 왈패 취급했겠다!"

"미안하다! 왈패보다 못한 놈이로군!"

나는 와룡검을 앞으로 휘둘렀다. 신창은 철봉을 옆으로 놓으며 뒤로 물러섰지만, 그는 이어지는 나의 행동에 화들짝 놀랐다.

"미친!"

"투검이다!"

카앙---!! 와룡검은 직선으로 날아 철봉을 갈라버렸다. 본능적으로 손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곳을 붙잡은 나머지, 봉추검이 찌른 곳을 정확히 찔러 강기와 철봉을 깨뜨렸다.

"거, 검을 스스로 버려?"

나는 검을 말 그대로 '내던졌다'. 덕분에 신창의 철봉도 1/3가량 바닥에 떨어져 나뒹굴었지만, 멀쩡한 검을 던진 건 분명 승부를 내던지는 행위처럼 보였다.

"네, 네 이놈! 무슨 꿍꿍이냐!"

"빨리 네놈들을 쫓아내고 여자랑 정사를 나눌 생각."

내공을 사용하고 있자니 빨리 이시아랑 운기조식을 하고 싶어졌다.

"...이런."

하지만 나도 모르게 내뱉은 본심은 다른 이들의 오해를 사기에 충분했다. 신창과 토벌대는 절벽에 붙잡힌 정자사태를 눈으로 흘기며 눈에 불을 켰고, 모종의 이유로 물러서 있던 멸색사태는 진심으로 분개하며 검을 다시 들었다.

"신창! 합공이오!!"

"...좋소이다!"

강자들간의 대결에 잡졸이 낀다. 절정과 초절정 고수들이 잡졸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어폐가 있지만, 현경 고수들끼리 1:1로 싸우는 중에 끼어드는 건 분명 귀찮은 일이었다.

"초고수끼리 비무를 펼치는데 끼어들다니. 강호의 도리가 땅에 떨어졌도다!"

"닥쳐라! 우리는 색마를 토벌하는 것이지, 네놈과 비무를 하러 온 것이 아니다!"

"네 놈이 도리를 읊느냐?! 하늘이 두렵지도 않아!!"

"흐, 흐흐."

나를 향해 적의와 살의를 불태우는 이들을 보고 있자니 옛날 생각이 떠올랐다. 항상 나는 혼자서 수십, 수백 명을 상대해야만 했고, 그들을 모두 죽여야만 했다.

죽일까, 혈강시?

'참아, 내 안의 작은 추마귀.'

나는 빈손으로 가슴을 쓸어내리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마침 협곡 사이로 비친 따스한 햇살이 나를 비췄다.

"날씨 좋은 날에 피를 볼 수는 없지."

이런 날 봐도 되는 피는 여인의 처녀혈 뿐이다. 나는 혈겁을 일으키는 혈강시도 혈마도 아닌, 이시아를 위해 충성을 다할 비천색마다.

"이야, 이거 손속에 사정을 두려니 난이도가 점점 올라가는군."

적들을 모두 무장해제시킨다. 싸우려는 의지를 모두 꺾어버린다면, 싸울 힘을 모두 태워버린다면 피를 보지 않고도 저들을 모두 물리칠 수 있다.

"그럼 나도 힘을 더 끌어내 볼까."

철컹! 허공섭물로 당긴 와룡검이 내 손에 들어왔다. 지금부터는 쌍검수가 아닌 평범한 검사로서 싸울 차례.

'내가 가진 무공이 제갈건담만 있는 게 아니지.'

천상용제쌍고검의 주인이라고 하여 꼭 쌍검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신창과 검제가 호각을 이루고, 신창이 다른 고수들과 나를 합공하려 든다면 당연히 열세가 아니겠는가?

'그럼 검제보다 더 강해지면 그만.'

검제의 무공이 아니어도 이길 방법은 많다. 다만 그 힘을 꺼내기 위해서는 상대가 검법을 눈치채지 못하게 정체를 숨겨야 한다.

"이봐, 어디서 타는 냄새 안 나나?"

나는 손을 앞으로 뻗었다. 신창을 비롯한 토벌대의 고수들은 흠칫 놀랐으나, 경신법으로 질주하며 나를 향해 달려오기를 멈추지 않았다.

"중려신화정(重黎神火井), 의천(倚天)."

화르륵! 내 손에서 불꽃이 피어올랐다. 와룡검의 겉에 붉은 불꽃이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검강도 아닌 화기가 치솟아 몇몇 이들은 발걸음을 멈췄고, 오직 신창만이 마저 달려오며 강기로 만든 창날을 내게 찔렀다.

퍼--억!

내 정수리를 향해 내려오던 창날이 깨졌다. 아래를 향해 휘두르던 철봉은 미끄러지듯 땅을 때렸고, 나는 한 발로 철봉을 짓누르며 창날을 부순 불꽃의 와룡검을 신창에게 겨눴다.

"뭘 그렇게 놀라는가. 사람과 검이 하늘을 날아다니고, 금색 용과 봉황도 실체화되는 세상인데."

"이런 말도 안 되는...불꽃이 검에 휘감겼다고? 환술이 아니라?"

"그래. 네 생각대로 이건 내 검강이니라. 불꽃으로 타오르는."

신창은 자신의 목을 겨눈 화염에 눈동자가 흔들렸다. 불꽃으로 피어오르는 강기는 환술이 아니라 실제였고, 신창의 이마에는 땀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이, 이건 말도 안 된다! 신대도 아니고 평범한 인간이 화염을 다루는 게 가능할 리 없어!"

"신대의 사람은 지금 없지만, 신대의 무공은 현대까지 남아있지. 그래, 소열제의 무공이 지금에 와서 나타난 것처럼."

퍼---억! 나는 신창의 명치를 발로 걷어찼다. 마음 같아선 신창의 가슴팍에 人자 상처를 남겨 火자 문신을 새겨놓고 싶었지만, 불쌍한 그의 미래에 동정이 생겨 그냥 물러나게 하는 것으로 만족했다.

"이, 이런 말도 안 되는...."

"저자는...검선(劍仙)인가?"

이미 모두가 정상적인 사고를 하지 못하게 되었다. 나는 혼란스러워하는 이들을 향해 화염검을 겨눴다.

"나는 검담이다."

순간, 머릿속에서 혈교주의 얼굴이 떠올랐다.

지옥화염대법이라는 이름으로 둔갑한 신대의 내공심법-중려신화정을 익힌 혈교주는 무후사를 불태우던 날. 자신의 내공을 이용해 화염검을 만들어내며 이런저런 검법을 사용하던 혈교주는 아이처럼 웃으며 혼잣말을 했다.

- 역시 제갈량은 불검이지.

무슨 뜻인지는 모르지만, 효과 하나는 확실했다. 나는 불타는 와룡검을 앞으로 겨누며 눈썹을 살짝 까딱였다.

"이곳은 오직 선택된 자만 들어올 수 있는 곳. 산 자는 이곳을 들어올 수 없다."

이미 소열제의 무공이고 제갈세가의 후예인 검제 제갈건담이고 아무 상관이 없어졌다. 남은 건 전력으로 저들이 동굴에 침입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뿐.

조금만 더 버티면 안쪽의 상황도 마무리 될 것이다.

이시아의 승리로.

"들어오고 싶다면, 전신이 타버릴 각오로 덤벼라."

중려신화정의 내공은 와룡검의 검신에서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 * *

"하아, 하아!"

이시아는 거친 숨을 내쉬며 손으로 흉부를 가렸다. 찢어진 청성의 무복에 불씨가 붙으며 타들어 가기 일쑤였고, 속옷에까지 불이 붙을 뻔했다.

"아하하! 소공녀, 핏줄만 믿고 너무 까불거린 거 아니야?!"

염마는 배를 잡고 웃으며 철선을 한 번 더 휘둘렀다. 사뿐히 날아오른 부나방은 안 그래도 더운 동굴 내부를 더욱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천마님의 핏줄이라고 봐주는 거 없어!"

"큭...!"

어떻게 소공녀를 죽이려 들 수 있냐. 그런 자존심 상하는 말을 할 수는 없었다. 이시아는 몸에 붙은 잔불을 털어내고 천마신공을 극성으로 끌어올렸다. 속옷이 일부분 불에 타서 속살이 조금 드러나기는 했지만, 이시아는 화상 하나 입지 않았다.

다행히, 몸은 아직 상처하나 없었다. 하지만 염마는 그걸 눈치채지 못했다.

"아하하! 그 잘난 얼굴도 이제 화상 때문에 들고 다니지도 못하게 만들.... 뭐야...? 왜 화상도 없어?"

부우욱. 이시아가 스스로 너덜너덜한 옷조각을 뜯어내고 나서야 탄력 있는 하복부를 완전히 드러낸 이시아는 장갑을 고쳐 쓰며 입꼬리를 비틀었다.

"그야 내 몸에 극양지기가 깃들어있기 때문이지. 네년과 똑같은 내공심법의 양기가."

"......뭐? 서, 설마 흡성대법?!"

"큭."

이시아는 자신의 하복부를 쓰다듬었다. 아직도 뱃속에 남아있는 듯한 따스한 기운이 그녀의 전신을 돌며 지옥화염대법으로 불꽃 나비로부터 몸을 보호하고 있었다.

"흐, 흡성대법일 리가 없는데...! 어떻게 내 무공의 내공심법을 익히고 있는 거야! 네가 왜 지옥화염대법의 내기를 운용하는 거냐고!! 축융의 무덤은 내가 부숴버렸는데!!"

"채음보양, 채양보음."

이시아는 엄지로 입술을 가볍게 훑었다. 그녀의 옷은 절반 이상 타올랐지만, 아직 내공은 차고 넘칠 정도로 많았다. 이시아는 두 팔을 좌우로 편하게 놓으며 고개를 치켜들었다.

"천마강림."

구구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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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한 중려신화정의 내공에 거칠고 흉악한 천마신공의 기운이 스며들었다. 핏빛으로 가득했던 눈동자가 붉게 타오르기 시작했고, 이시아는 헝클어진 앞머리를 뒤로 가볍게 쓸어넘기며 염마를 비웃었다.

"너, 염마의 자리를 이어받자마자 바로 대공자 좆집이 되는 걸 선택했지? 내가 아닌 그 새끼 고른 네 눈깔 참 곱다, 고와. 후후, 내가 다른 건 몰라도 남자 고르는 눈은 너보다 확실한 것 같네. 그 남자는 단번에 네가 염마라는 걸 알던데."

"너, 너...!!"

무언가를 깨달은 걸까. 염마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철선을 겨눴다.

"하, 썩을 놈! 다 죽여버리겠어! 돈만 먹고 튄 게 아니라 내 내공까지 먹고 튀었어?! 그걸 심지어 소공녀에게, 커흑...!"

주화입마. 염마는 뒷목을 잡으며 각혈할 뻔했다. 이시아는 검지를 좌우로 까딱거리며 염마를 조롱했다.

"뭐래, 그러게 아무한테나 몸 팔아서 내공이나 훔쳐대랬니? 도둑년이 말이 많아."

"이, 이...! 걸레 같은 년! 너도 똑같아! 너도 몸으로 내공이나 긁어대는 탕녀야!"

"너랑 나랑 다르지."

이시아는 진심으로 환한 미소를 지었다.

"내가 아무리 채양보음을 많이 하더라도, 평생 단 한 사람만 이 속에 품을 거라서 말이야. 넌 어때? 아.... 그렇구나."

이시아는 열 손가락을 접었다 펼치며 눈을 반짝였다.

"이미 너무 많이 뒹굴어서 세는 걸 잊어버렸어?"

"아아아악!!"

불기둥이 미친 듯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이시아의 주변을 휘감는 불기둥에 이시아는 그만 갇혀버리고 말았다.

"지옥화염진! 여기서 벗어날 수는-"

푸쉬이-

"어...?"

갑자기, 용솟음치던 불기둥이 맥없이 사그라들었다. 이시아는 불기둥을 향해 손을 뻗으며 움켜쥐었다. 불길은 이시아의 손에 흡수되어 검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이상하지 않아? 네가 그렇게 내기를 사용했는데, 내 옷만 태우고 몸은 안 태운 거."

"서, 설마...."

"염마 자리는 일단 내가 가져가겠어."

이시아의 등에서 피어오르는 검붉은 불꽃에 염마는 등에 식은땀이 주룩 흘렀다.

[작품후기]

??? : 당신 내공이 타고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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