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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담, 사천에 서다
청성파 12장로.
아미파의 장문인과 장로진.
사천당문의 가주와 독귀.
그리고 각 세력에서 특별히 차출해 온 일류 이상의 고수들.
만약 이들이 천산을 향해 진격한다고 하면 백도와 흑도간의 전쟁이 일어날 수 있을 만큼의 전력이었다.
그리고 절정 고수만 무려 10명이 넘는 화려한 면면을 두고도 군계일학으로 고개를 치켜든 중년 남자, 현경의 고수 신창이 있다.
이토록 강한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적이 있을까. 토벌대를 이끄는 무림맹의 군사, 제갈길은 가슴이 웅장해졌다.
“그대들이 우리를 잘 인도해주시오, 백도의 미래들이여.”
“무, 물론입니다!”
오랜만에 만난 사고의 원흉이자 의도치 않게 숱한 손해를 끼친 장본인들, 방도림, 정조사태, 그리고 당건면은 검담 토벌대의 선두에서 토벌대를 이끌었다.
“콜록, 콜록!”
“건면아! 괜찮느냐?!”
“괘, 괜찮습니다. 민폐는 끼치지 않겠습니다.”
지도를 발견하고 해독한 자는 각혈하며 가주의 부축을 받았다. 따라서 실상 정조사태와 방도림 둘이 모두를 인도해야 했다.
“저희에게 맡겨주십시오.”
당건면은 후기지수라고 불리는 것과 별개로 몸이 약하여 토벌대를 따라가는 것도 벅찼고, 당가의 두 고수가 옆에서 거들어줘야 할 정도였다.
“창천신룡, 정조사태. 둘은 목적지에 관해 아는 것을 말해보시게.”
보물 지도가 어떻게 당가에서 나왔냐는 건 이제 중요치 않았다. 중요한 건 납치당한 두 여인이 어디에 있는가 하는 것.
"저희가 발견한 보물 지도는 따로 이름이 없었습니다."
"주변 지세를 살펴 유추하는 방법밖에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발견한 곳이 이곳."
일행이 나아가는 방향은 북쪽.
성도를 빠져나와 인적이 드문 산길로 빠져나온 토벌대는 두 후기지수의 인도에 따라 어딘가에 도착했다.
"검각(劍閣)."
누군가가 중얼거렸다. 깎아지른 산과 험한 지세는 일류 고수가 모인 무인들조차 오르내리기 힘들 정도였다.
"예. 바로 그곳입니다."
쌍고응검에 관한 이야기가 널리 알려지며, 무인들은 소열제의 일생을 다시금 탐독했다.
소열제가 죽는 순간 책을 덮은 이들이 부지기수였지만, 소열제의 의지를 이어받은 무후의 일생도 탐독한 이들이 제법 있었다.
"성도를 지키는 천혜의 요새가 아닌가?"
"맞습니다. 이곳에서 저희는 제단을 발견했습니다."
"무후사. 바로 제갈공명을 기리는 사당이었습니다."
셋은 검각으로 가는 길에 놓인 작은 사당을 가리켰다. 제갈무후를 모시는 작은 사당은 규모도 절간보다 작았고, 그냥 무심코 지나갈 법한 위치에 덩그러니 세워져 있었다.
“이게...무후사?”
"성도에 있는 것은 뭐지?"
제갈세가에서 안다면 천인공노할 작은 크기였다. 당연히 군사이자 시조를 존경하는 제갈길은 표정이 어두워졌다.
"흠흠. 괜찮네. 무후사가 사천에 어디 한둘이 아니지 않나."
"예. 수많은 무후사 중 쌍고응검은 이곳에 숨겨져 있었습니다."
끼이익. 방도림이 먼저 무후사의 사당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바닥을 향해 검을 휘둘렀고, 잘린 마룻바닥 아래를 향해 횃불을 비췄다.
"오오!!"
마룻바닥 아래에는 어딘가로 통하는 기다란 동굴이 있었다. 자연이 만든 동굴이 아닌 사람의 흔적이 분명히 들어간 통로에 토벌대는 잔뜩 긴장하며 동굴 아래로 내려갔다.
저벅, 저벅.
얼마나 걸었을까.
방도림과 정조 사태가 이끄는 대로 온갖 기관진식을 파훼하며 통로를 빠져나온 토벌대는 좌우로 펼쳐진 절벽에 숨이 턱 막혔다.
“지하에 이런 곳이?”
“지하가 아니오. 절벽 아래쪽에 생긴 작은 협곡이오!”
바위틈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이 간신히 시야를 밝히는 어둠 속에 금빛의 용이 두 눈을 번뜩이고 있었다. 토벌대는 폭이 좁은 협곡을 가로막고 선 청년을 발견했다.
"검담!"
"많이도 몰려오셨군."
저벅, 저벅. 깎아지른 협곡 가운데 죽립의 청년이 모습을 드러냈다. 금빛의 용과 봉황이 넘실거리는 쌍검을 등 뒤에 채워둔 청년은 눈으로 토벌대를 살피며 이죽거렸다.
"나 하나를 잡기 위해 이토록 열렬히 찾아올 줄이야."
"닥쳐라! 정자를 내놓거라!"
"정자? 아아, 이 여인 말이더냐?"
청년은 손에 움켜쥔 밧줄을 잡아당겼다. 곧 밧줄 아래에 연결된 검은 도포는 감추고 있던 것을 만천하에 드러냈다.
"이...!"
기절한 여인이 절벽에 매달려있었다. 나뭇가지와 철검에 의해 매달린 그녀는 까딱 잘못이라고 했다가는 아래로 떨어질 것만 같았다.
협곡 사이, 거친 물결이 흐르는 듯한 강물 아래로.
"이 악적!!"
"진정하시오, 멸색!"
멸색사태가 역정을 내며 앞으로 검을 뽑았으나, 제갈길은 백우선을 펄럭이며 그녀를 제지했다.
“도발에 넘어가지 마시오! 놈의 책략이오!”
“하지만 저 색마가 정자사태를!!”
"마치 나를 색마라도 되는 것처럼 말하는데...건드리지 않았다. 정 의심되면 깨어났을 때 물어보시지."
검담은 어깨를 으쓱이며 쌍검을 움켜쥐었다. 그가 내뿜는 투기에 토벌대 전원이 침을 삼키며 무기를 들었다.
"천상용제쌍고검의 후계자로서, 더이상 선주의 제단을 멋대로 들어오는 건 용납할 수 없다. 돌아가지 않는 자들은 모두 덤빌 의지를 꺾어주마."
"선배님들! 저자의 뒤에 있는 동굴이 바로 제단으로 향하는 곳입니다!"
방도림은 비명을 지르듯 전방을 가리켰다. 마침 구름에 가려져 있던 햇빛이 검담의 뒤에 드리웠고, 검담의 뒤에는 이전과는 다른 훨씬 좁은 통로가 있었다.
“네 이놈! 우리 문파의 여제자는 어찌하였느냐?!”
머리에 붕대를 감은 청성파의 장로, 벽치자가 목청껏 소리쳤다.
“글쎄. 지금쯤 제단 위에서 지쳐서 쓰러졌을지도 모르지.”
“이, 이놈!!”
“역시 색마가 분명합니다! 군사, 지시를!!”
모두가 제갈길의 손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렸다. 실력 차이는 다소 명백했지만, 다들 머릿수의 힘을 모아 능히 이겨낼 수 있으리라 확신하고 있었다.
잘하면 천마도 이길 수 있으리라. 토벌대는 모두 승리를 확신했다.
"미안하지만 분명히 말하지. 너희는 이곳을 못 지나간다.”
검담은 쌍검을 한 손에 움켜쥐며 손을 까딱거렸다.
"내가 서 있는 곳이 바로 장판파가 될 것이니!!"
* * *
저벅, 저벅.
전신을 검은색으로 가린 흑의인은 빠른 발걸음으로 숲속을 헤치고 나와 검각에 도착했다.
"......씁."
작디작은 무후사 근처에는 이미 수많은 사람이 다녀간 흔적으로 가득했다.
정면에는 무사 둘이 바짝 긴장이 선 채 검을 들고 서 있었고, 가운데 보인 무후사 안쪽은 제단으로 통하는 비밀 통로가 열려있었다.
"칫."
흑의인은 혀를 차며 주변을 훑었다. 제단으로 향하는 '진짜 비밀 통로'로 가기 위해서는 무사들의 눈을 따돌릴 필요가 있었다.
'어떻게 한다.'
흑의인이 고민에 빠진 순간.
끼아아악!
하늘에서 검은 독수리 하나가 아래로 급강하하며 내려왔다. 화들짝 놀란 무사들은 소리가 난 방향을 향해 고개를 치켜들었다.
"독수-"
푸---욱! 붉은 안광을 내뿜는 독수리는 곡예비행을 하듯 날아와 무사의 가슴에 부리를 찔러넣었다. 강철과도 같은 부리가 무사 한 명의 심장을 꿰뚫었고, 무사는 저항할 틈도 없이 피 분수를 뿜어내며 절명했다.
"괴, 괴물!"
맞은 편에 있던 무사가 검을 휘두르며 독수리를 공격했으나, 독수리는 비스듬히 날며 검을 유유히 피한 뒤 위로 솟구쳤다.
콰득.
과일 정도는 쉽게 으깨버릴 듯한 두꺼운 발톱이 무사의 머리를 움켜쥐었다. 무사는 고통을 호소할 틈도 없이 팔에 힘이 풀렸다.
우두둑.
독수리는 무사의 머리를 잡고 목을 순식간에 꺾어버렸다.
아무리 독수리가 강하다고 한들 무림맹의 무사 둘을 순식간에 죽여버린 건 분명 예삿일이 아니었으나, 흑의인은 아무렇지 않게 앞으로 나서며 독수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잘했다. 가서 수마에게 칭찬해달라고 해라."
끼이익.
독수리는 머리를 흑의인에게 비비며 살포시 날아올랐다. 방금 두 명의 사내를 죽인 괴물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온순했다.
“수마가 또 장난질을 벌인 것이냐, 아니면 대공자께서 보낸 것이냐?”
끼릭.
독수리는 자신의 다리를 앞으로 뻗었다. 발목에 묶인 종이를 풀어낸 흑의인은 안의 내용을 보고 침음성을 흘렸다.
“...염상. 그렇군, 모두 태워버리라는 건가.”
화륵.
흑의인의 손에서 붉은 불꽃이 흘러나왔다. 종이는 순식간에 타올라 재가 되어 하늘로 흩날렸고, 흑의인은 독수리의 부리를 간질이며 동쪽을 가리켰다.
“지린염마가 대공자의 명을 따른다 전해다오.”
끼이이익.
독수리는 다시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흑의인, 염마는 사당 안으로 들어와 백도의 존재들이 열어젖힌 ‘정문’을 살폈다.
“.......”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염마는 가운데 놓인 제단을 거꾸로 들고 입구를 막았다. 그리고 내기를 일으켜 제단에 불을 붙였다.
화륵, 화르륵.
불꽃은 삽시간에 주변으로 퍼져나갔고, 염마는 잽싸게 몸을 돌려 무후사를 빠져나왔다. 그리고 염마는 주변에 따로 떨어진 돌담 근처를 서성이며 바닥을 손으로 툭툭 두드렸다.
끼이익.
사람 하나 지나갈 수 있는 작은 토굴의 입구가 열렸다. 염마는 토굴 속으로 쏙 몸을 집어넣고 내공을 운용하며 빠르게 안을 달렸다.
‘싸우는 소리가 들린다.’
제단의 너머에서 용과 봉황이 울부짖는 소리가 메아리쳤다. 염마는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에 이를 악물었다.
“썩을 놈…!”
모처럼 염마가 공들여 계획했던 큰 그림은 먹칠 된 것으로도 모자라 가차 없이 찢어졌다.
서로서로 증오하고 질시하며 반목해야 했을 백도는 오직 한 사람을 적으로 삼고 똘똘 뭉쳤다.
‘계획은 전부 망했어.’
저마다 개성이 강해 물과 기름과도 같던 사천의 세 세력이 사실상 처음으로 손을 잡아버린 것에 염마는 진심으로 검담을 죽여버리고 싶었다.
‘신창이 죽여주기를.’
유감스럽게도 염마는 검담과 1:1로 싸워서 이길 자신이 없었다.
직접 싸우는 걸 본 적은 없지만, 자신이 계획에 가장 걸림돌이라고 생각했던 초절정의 고수 벽박자가 일방적으로 패배했기 때문이다.
같은 화경 고수가 아니라, 만약 신창과 같은 현경의 고수라면?
‘아니. 아무리 그래도 현경일 리가 없지.’
애초에 검담의 존재는 아직도 실체를 알 수 없다.
하오문도 그의 정체를 어디선가 뿅 하고 나타난 괴물이라고 여기고 있을 뿐이니, 사실상 검담에 대한 정보는 본인이 하는 말 이외에는 믿을 것이 없었다.
'제단을 확인해야 해.'
제단에 설치되어있는 장치를 알고 있다면 검담은 진짜로 소열제의 후예다.
만약 진정으로 검담이 벽박자 이상의, 아니 신창과 비슷한 수준의 고수라고 한다면...
‘내가 가져야 한다.’
쾅! 염마는 단번에 통로를 내달렸다. 순식간에 통로의 끝에 도착한 염마는 비밀통로의 문이 열려있는 것에 탄식했다.
“진짜구나….”
오직 용제검의 주인만이 비밀통로의 문을 열 수 있다. 염마는 한 손을 들어 올리며 벽을 밀었다.
끼이익.
아무도 없는 황량한 제단에는 녹슨 검 두 자루와 찢어진 무복의 여인이 있었다.
검은 이, 릉 두 자를 정확히 찌르고 있었고, 제단 위의 여인은 한껏 흐트러진 몸으로 죽은 듯 누워있었다.
“...허.”
염마는 여인의 목덜미에 새겨진 선명한 입술 자국에 입꼬리를 비틀었다.
“미친놈. 검을 훔쳐 갔다고 구파일방의 여인을 납치해서 범하다니. 진짜 색마라는 것인가?”
아무리 봐도 범해진 흔적이 역력했다. 염마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녹슨 검 두 자루를 빼냈다.
구구구.
비밀 통로가 닫혔고, 염마는 두 검의 상태를 보더니 뒤로 내팽개쳤다. 바닥에 떨어지자마자 두 검은 썩은 대파처럼 문드러졌다.
“젠장. 쌍고응검 대신에 이런 싸구려 철검을 꽂아두다니. 머리 좀 굴리는데?”
제단의 비밀 통로는 글자의 홈에 검을 꽂아 넣는 것으로 열린다.
그냥 넣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천상용제쌍고검’의 기운을 불어넣어야만 비밀통로가 열린다.
“나중에 이쪽으로 도망치려고 했구나.”
염마는 제단이 있는 석실 너머, 동굴 입구에서 들려오는 전투 소리에 오한이 들었다.
문파의 자존심을 걸고 총출동한 12장로. 하나하나가 절정 고수다.
색마를 상대로는 목숨을 걸고 싸우는 멸색사태. 색마를 상대로 파사현정검을 휘두를 때 만큼은 화경 고수와 맞먹는 힘을 자랑한다.
그리고 당가의 가주 오란지병과 독귀 당사림. 둘의 실력은 다른 이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막강한 강자다.
‘거기에 신창까지? 안 돼. 차라리 사천을 버리고 말지.’
염마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제단을 향해 다가갔다. 자신이 온 지도 모르는 청성의 여무사는 여전히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여자?”
제단의 석실처럼 평평한 육체의 굴곡에 염마는 입꼬리를 비틀었다.
“범하다가 너무 목석이라 재미없어서 그만두기라도 했나?”
널빤지를 올려두면 좌우 균형이 맞아 수평을 이룰 것만 같았다. 염마는 청성의 무사를 눈으로 흘기다가 정수리 부근에 웃음을 터뜨렸다.
“풉!”
부들부들. 염마는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
“저, 정수리 휑한 것 좀 봐. 아, 얘 나중에 머리 벗겨지겠-”
“이 씨발년이.”
덥썩. 가만히 누워있던 여무사가 상체를 들어 올리며 염마의 멱살을 움켜쥐었다.
“!!”
염마는 여무사의 눈동자가 핏빛처럼 붉은 것을 보고 정체를 깨달았다. 인피면구와 변복으로 모습은 숨길 수 있어도, 무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숨길 수 없었다.
“소공녀!”
“썅년이, 감히 누굴 보고 정수리가 벗겨졌다고 하는 거야.”
살기를 풀풀 내뱉는 소공녀의 기세에 염마는 침을 꿀꺽 삼켰다.
“소, 소공녀? 이게 어떻게 된…?”
“너를 때려잡기 위해서지.”
소공녀는 옷 안쪽에서 검은 가죽장갑을 꺼냈다. 이로 장갑 끝을 잡아당기는 소공녀는 바닥에 침을 뱉으며 손을 가볍게 털었다.
“요즘 내숭 떠느라 죽을 것 같았는데 너 잘 만났다. 네가 염마지? 3년 전에 염마에 등극하고 나서 우리 처음 만나는 거네? 만나서 반갑다, 하오문의 창녀야.”
“.......”
염마는 복면과 두건을 벗었다. 흑단 같은 머리칼이 흘러나오며, 독을 품은 나비 같은 외형을 단번에 드러냈다.
“소공녀. 죽고 싶어요?”
“죽일 수나 있고? 기껏해야 내 부하, 적마의 안배 덕분에 좋은 무공 얻어서 염마에 이른 주제에.”
소공녀는 염마를 향해 엄지로 목을 그었다.
“사천당문의 수치, <음탐접(陰耽蝶)> 당서희. 용봉지회에 왜 안 나오나 싶었는데, 네년이 염마로구나? 만나서 진심으로 반가워.”
"정말...그 이름으로도 오랜만인 걸."
염마, 서희는 품에서 철선을 꺼내 들었다.
"비천삼마도 없는 주제에, 나를 상대로 혼자서 싸우려 들어?"
염마의 눈이 붉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일단 건방진 정수리부터 태워주지."
화륵!
철선에서 불꽃의 나비가 날개를 펼치기 시작해, 제단 전체로 퍼져나갔다.
[작품후기]
여자는 내숭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