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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사
“...나갔네.”
소공녀는 조용히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자신의 옆에서 차가운 밤공기를 따스하게 데워주던 온기는 사라졌고, 방 안에는 검 네 자루만 두둥실 떠다니며 소공녀를 지키고 있었다.
“......풉.”
이실직고하건대, 소공녀는 잠들지 못했다. 옆에서 자신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는 뜨거운 시선에 제대로 잠들지 못했다.
천마숙면대법.
몸은 깊이 자고 있지만, 의식은 여전히 깨어있어 사고 활동을 멈추지 않는 기술을 사용했을 뿐이다.
육체는 휴식을 취하돼, 정신은 무공 구결을 외운다거나 상상의 나래를 펼쳐 가상의 적과 비무대결을 하는 등 소공녀가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이었다.
“.......”
다행히 그는 자신의 수법을 눈치채지 못했다. 그리고 자신의 뜨거운 열기가 소공녀의 몸에 닿았다는 것 또한 눈치채지 못했다.
-어으, 씨발 개꼴려서 못 참겠다.
상스러운 말을 내뱉으며 조용히 창문으로 나간 걸 소공녀가 옆에서 빤히 듣고 있었다는 것 또한 눈치채지 못했다. 소공녀는 참지 못하고 도망친 그의 모습을 되뇌며 속으로 웃었다.
‘열기를 주체못하는 건 봐선 그 나이대 청년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얼굴은 영락없는 청년이었다. 본인은 청년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소공녀가 보기에는 조금 키가 큰 미청년일 뿐이었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20살에 아버지와 비등비등 하다는 게 말이나 되는 걸까.'
천재를 두고 상식을 논하는 것만큼 무의미한 게 없지만, 아무리 그래도 인간 세상에 규격이라는 것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비천색마는 엄연히 규격 외의 존재였다.
'혹시 신선이 지상에 떨어진 게 아닐까?'
헛된 생각까지 들 정도로 소공녀의 의심은 심해졌다. 비천색마의 정체를 알아내려고 하면 할수록 머리에 열기가 핑 돌았다.
"......아."
소공녀는 자신의 머리를 살포시 눌렀다. 예전에는 한 번 손으로 쓸었을 때 머리칼이 6~8가닥은 기본으로 빠져나왔는데, 최근 들어 1~2가닥 나올까 말까 한 정도였다.
'내가 저 인간이랑 같이 다니는 게 싫지 않다고?'
소공녀는 손으로 얼굴을 덮었다. 자꾸만 화끈거리는 얼굴을 좀처럼 주체할 수 없었다.
'나랑 몇 달 차이 안 날텐데....'
자신과 비슷한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천외천의 존재가 된 남자. 무엇보다도 자신을 누구보다도 원하지만, 그렇기에 자신을 배려하고 아껴주려는 남자.
"내가 전생에 무슨 일을 했길래…."
아무리 생각해도 전생에 목숨을 살려준 것 말고는 없다. 소공녀는 전생에 부부였다거나.
"......다시 태어난 사람이 기억을 가지고 태어나는 경우도 있나?"
소공녀의 공허한 질문은 그 누구에게도 닿지 않았다.
"아냐. 그럴 리 없지. 하는 행동이 영락없는 어린애인걸."
소공녀는 자신의 머릿속에 떠오른 모든 가정을 부정했다. 그리고 자신이 알고 있는, 확신하는 것들만 머릿속에 떠올렸다.
하나. 비천색마는 소공녀 이시아를 진심으로 원한다는 것.
둘. 비천색마는 소공녀를 다음 천마로 만들 생각이라는 것.
셋. 비천색마는 소공녀를 덮치고 싶어 안달이 나 있지만, 차마 덮치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것.
"...어디서 계집질이라도 하면서 대신 화를 풀고 있는 건가? 귀여워라."
소공녀는 무릎을 끌어당기며 살포시 웃었다.
"나한테 꼴려서 딴 여자한테 풀러갔다 이거지…."
할짝.
어둠 속에서 소공녀의 눈이 붉게 반짝거렸다.
* * *
"어흐어엉!!"
비명이 방안을 가득 채운다. 벌써 몇 번이나 가버렸는지도 모를, 서희의 비명이 내 귀를 찔렀다.
"그만, 그만해주세요, 가가. 아흑, 제발…!"
"무슨 소리야? 아직 세 발밖에 못 쌌는데."
퍼-억! 나는 양물을 안쪽 깊숙이 찔러넣었다. 짐승처럼 네 발로 엎드린 서희는 나를 뒤에서 받아들이며 베개를 손으로 쥐어뜯었다.
"이쪽은 이렇게 좋아서 사달이 났는데 멈추라고? 말도 안 되지."
서희의 아랫입은 나를 집어삼키느라 정신이 없었다. 좁은 입구를 가로지르고 들어간 구렁이는 습기 찬 동굴 안쪽에 대가리를 들이받았다.
"아흑, 오흐응?!"
"신음 한 번 암캐처럼 찰지게 지르는구나."
퍼억. 퍽퍽. 나는 진득하게 달라붙는 주름살을 떼어내며 앞뒤로 허리를 흔들었다. 가장 깊숙한 곳까지 찌르고 들어간 거근은 넣는 것만으로 서희의 전신에 땀을 흘리게 했다.
"허으응, 가가, 서희 주, 쥬글 거 같아요…!"
"안 죽어, 안 죽어. 고작 이 정도로 죽으면 앞으로 더 어떻게 버티려고 그러느냐."
찰싹! 나는 그녀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후려쳤다. 엉덩이 양쪽에 붉은 손바닥 자국이 강하게 남은 그녀는 엉덩이를 맞자마자 음부를 조이며 벌벌 떨었다.
"앙, 하으악...!!"
"몇 번이고 가버리는데 안은 여전히 건조하구나. 이렇게 물이 안 나오는 여자는 처음이다."
"가, 가가! 그러니까 제발 조금만 휴식을...!!"
"걱정마라. 물은 내가 넣어주면 되니까."
뷰르르릇. 나는 서희의 골반을 잡고 힘차게 사정했다. 기녀의 안에 사정하면 안 된다는 규칙 같은 게 있었던 것 같기도 하지만, 어차피 이번을 마지막으로 더는 기루에 오지 않을 것이기에 상관없었다.
"오고곡! 뜨, 뜨거워...!"
그리고 애초에 서희도 그걸 지적할 정신이 없었다. 내가 사정하자마자 서희는 베개에 얼굴을 묻고 지쳐 쓰려졌다. 내가 만약 골반을 잡고 있지 않았다면, 분명 허리에도 힘이 빠져서 엎어졌을 것이다.
"뜨거운 것만 아니지. 건조한 사막에도 비가 내리면 윤택해지듯, 네 안도 슬슬 질척거리기 시작하는구나."
쯔어억. 나는 서희의 가장 깊숙한 안쪽까지 남근을 밀어 넣었다. 내가 싸지른 정액이 내 귀두에 의해 밀려 나와 옆으로 퍼지듯 빠져나오기 시작했고, 나는 귀두를 계속 밀어 넣으며 내가 싼 걸 긁어내듯 벽에 문질렀다.
"아악, 그, 그거 하지 말아주세요! 저, 저 진짜 미칠 것 같아요!!"
"미치라고 하는 건데 뭐가 어때서? 흐흐, 나도 미칠 것 같아서 여기 왔거든."
나는 하체를 앞으로 들이밀었다. 서희의 무릎이 앞으로 들어가며 절을 하듯 엎드리게 되었고, 나는 그녀의 팔을 뒤에서 잡아당겼다.
"체위 한 번에 한 발씩. 앞으로 전부 일곱 번만 더 싸면 된다."
"바, 방금 한 번 싸셨잖아요!!"
"그게 싼 거냐? 그냥 미끄러워지라고 하는 거지. 내가 살다 살다 마찰열로 안에서 마르는 여자는 처음이다."
덕분에 계속 싸지 않고는 배길 수 없었다. 나는 서희의 허리를 끌어안듯 붙잡고 거칠게 남근을 들쑤셨다.
"억, 커흑, 허어억, 서희, 서희 진짜 쥬거요...!!"
퍽, 퍽퍽퍽퍽!
나는 한 손으로 서희의 국화 주변을 지탱한 뒤, 한 손을 그녀의 겨드랑이 사이로 집어넣어 손가락을 입속에 밀어 넣었다. 서희는 그걸 냅다 입에 물고 혀로 격하게 물고 빨았다.
'지도 즐기고 있으면서.'
심지어 손은 자신의 가슴을 움켜쥐며 스스로 애무하고 있더라. 나는 그녀의 혀와 내 손가락을 서로 설육을 주고받듯 움직였고, 아래에서 흘러내리는 국물이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다시 위로 긁어 올렸다.
쯔어어억. 질주름을 훑고 올라가는 남근은 서희의 속을 헤집어놓았고, 나는 서희의 입에서 손가락을 빼냈다.
"하악, 하악, 가가, 더, 더 세게...!!"
"서희야. 네게 새로운 걸 느끼게 해주마."
나는 서희의 양팔을 잡아당겨 그녀의 등허리 뒤에 움직이지 못하도록 구속했다. 자연히 서희는 상체가 아래로 떨어지며 얼굴을 베개에 처박았다. 서희는 미끄러지듯 무릎을 좌우로 벌리며 엉덩이만 치켜든 자세가 되었다.
"흐흐, 이러면 절로 안에서 고이게 되지."
남근이 아래를 향해 찌르는 형태가 되었지만, 덕분에 서희의 동굴 바닥에 고이기 시작하는 정액을 퍼내어 주변을 적시게 할 수 있었다. 나는 손가락을 움찔거리며 내게서 구속을 피하려고 하는 서희의 손목을 억누르며 남근을 쑤셔 넣었다.
"이제 좀 젖었...오호라."
분명 아까 크게 한 발 싸서 밀어 넣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또 안을 질척거리게 해야 할 정액은 쏙 어딘가로 사라진 상태였다. 어디로 사라졌을까 하다가, 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좆됐다.'
설마 더 안으로 들어가 버리고 만 건가? 물론 기녀들이 대부분 알아서 임신을 피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조심했어야 하는데....
'는 개뿔.'
알 게 뭐냐. 임신할 리가 없다. 내가 임신시키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이상, 서희는 내 아이를 밸 수 없다. 애초에 생리 중인 기녀가 남자를 받아들일 리가 없다.
"아악, 가가, 흐아악...!!"
그러니 당장의 즐거움을 위해서, 나는 다시금 안에 싸지르기로 했다. 서희를 더욱더 끈덕지게 몰아붙여, 안에서 홍수가 터져 나오게끔 만들어야 했다. 나는 서희의 침으로 번들거리는 엄지로 엉덩이 주변을 꾹꾹 눌렀다.
"약점은 여기인가? 흐흐."
푸-욱.
"오호옥, 허엉...!!"
예고도 없이 엄지가 또 다른 구멍을 쑤시자, 서희는 저항을 포기했다. 나는 그 반응에 절로 탄식이 나왔다.
"아! 아쉽도다, 이곳의 처음을 내가 손가락으로 뚫어버리다니."
"커흐, 거, 거긴 넣는 곳이 아닌...!!"
"아닌데? 내가 아는 사람의 말을 하나 해주랴?"
나는 엄지로 안쪽을 꾹꾹 누르며, 서희의 등에 대고 속삭였다.
- 장세척하고 구멍 넓혀서 쑤시면 뒷보지 완성인데 왜 그 재미를 모르는 거지? 아이 만들기가 아니라 순수하게 성적 즐거움을 위한 행위를 즐기는 게 더 꼴리지 않나?
'혈교주, 그건 나도 잘 모르겠소.'
끈덕지게 달라붙는 앞을 두고 굳이 순리를 거스르는 행위를 한다? 딱히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나는 적어도 이 순간만큼은 혈교주가 했던 말의 느낌을 대충 알 수 있었다.
"흐흐, 아주 쩍쩍 늘어지는구나."
"어, 어허헝, 가, 가가, 제발, 제발 돈 안 받을 테니까 거기는 그만...!!"
"어허. 기녀가 어딜."
촤라락. 나는 품에서 은자를 꺼내 그녀의 등허리에 굴렸다.
"잘 풀어헤친 다음 뒷구녕에다가 박겠다."
"아, 아아악! 그, 그것만큼은 제발, 어허헝!!"
푸슈우웃. 서희는 드디어 조수를 터뜨리며 가버렸다. 나는 그녀의 안에서 남근을 뽑아낸 다음, 엉덩이에 가볍게 탁탁 털고 몸을 일으켰다.
'이제 좀 가라앉힐 수 있겠어.'
소공녀가 유혹하는 것도 버티기 힘든데, 목적지가 하필이면 아미다.
'계속 허리 숙이고 다닐 수는 없지.'
짤랑. 나는 서희의 엉덩이골 위에 떨어진 은자를 챙겼다.
"그만하면 돈 안 받는다고 했으니까. 나중에 딴말 하기 없기다?"
나는 내 양물 끝에 먹물을 부어, 서희의 엉덩이 구멍에 귀두로 도장을 콱 찍었다.
'이제 좀 화가 풀리는군.'
이제는 소공녀의 앞에 서도 덮치지 않을 자신이 있다. 나는 도포를 챙겨 옷매무새를 단정하게 정돈했다.
- 손님이 다 먹을 수도 없는 맛없는 요리를 내놓는 객잔에 돈을 지불할 가치가 있을까?
'혈교주, 그건 당신이 옳소.'
나는 기루를 떠났다. 하지만 아직 양기를 다독이려면 부족해도 한참 부족했다. 마침 내게는 서희에게 직접 주려고 했던 은자가 다소 남아있었다.
"......."
나는 옆 기루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 * *
새벽.
소공녀는 몸단장을 마치고 그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그가 사준 적과 흑이 적절히 뒤섞인 도포를 챙겨입고, 면사포로 얼굴을 가렸다.
"...아."
동경에 비친 머리칼이 산발이 되어 헝클어졌다. 생각해보니 아침마다 그가 비질해주며 머리를 정돈해줬는데, 오늘은 출발할 시간이 다 되어도 나타나지를 않았다.
"도대체."
"미안하오, 소공녀."
창문을 통해 들어온 그는 몹시 상쾌한 얼굴이었다. 마치 바깥 욕탕에서 세신을 하고 온 것처럼, 그는 이미 외출할 준비를 마친 채 방 안으로 돌아왔다.
"간밤에 별일 없으셨소? 새벽에 운동 좀 하러 다녀온 사이, 내가 없어서 잠을 못 잤다거나 하는 건 아니지?"
"그렇다면요?"
소공녀의 말에 그는 표정을 굳혔다. 하지만 곧 장난스럽게 입꼬리를 비틀며 옥으로 된 빗을 꺼내 들었다.
"흐흐, 그러면 앞으로도 계속 한 침대를 써드려야겠군."
"네. 내일도, 앞으로도 저랑 동침해주십시오. 추운 겨울에 따스해서 정말 잠이 잘 오더라고요."
"......소공녀, 혹시 간밤에 무슨 일 있었소?"
소공녀의 머리를 정돈하려던 그는 굳은 얼굴로 시선을 맞췄다. 소공녀는 걱정스러운 그의 눈빛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피식 웃었다.
"아무 일도 없었답니다."
"...끙, 뭔가 생각이 바뀐 듯한데...."
그는 천천히 소공녀의 머리를 쓸어내렸다. 머리칼 하나 빠지지 않게 섬세한 손길이 흑단 같은 머리칼을 쓸었고, 소공녀는 따스한 그의 손길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밖에서 얼마나 계집질을 하든 상관없어.'
중요한 것은 단 하나.
'다른 여자와 밤놀이를 하든, 다른 여자를 아내로 맞이하든, 나에게 충성을 바칠 것. 언제든 이 이시아의 곁에 있는 것. 마지막 순간, 나와 함께 운명을 맞이하는 것.'
그것이 천마의 옆에서 하늘을 함께 나는 존재, 비천(飛天). 뒤의 수식어가 색마든 용마든 그딴 건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다.
"비천. 하늘을 날기 위해서는 하늘을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그거야 당연하오. 천외천, 탈마에 오르려면 당연히 하늘에 먼저 닿아야지. 가만히 쳐다만 본다고 하늘이 다가오겠소? 하늘이 무너지지 않고서야."
"......후훗."
무공의 이야기를 한 게 아닌데. 소공녀는 나지막하게 웃으며 마음을 굳혔다.
"어쩔 수 없네요. 하늘이 무너지기를 기다리느니, 제가 먼저 하늘을 손에 움켜쥐겠습니다."
"후후, 그래야 소공녀지."
"......소공녀 명령입니다. 앞으로 둘만 있을 때는...."
사락. 소공녀는 몸을 일으키며 그를 올려다봤다.
"시아라고 불러주셔요."
"......."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돌리는 그의 모습에, 이시아는 입맛을 다셨다.
[작품후기]
소공녀가 패도를 깨우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