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비천색마-32화 (32/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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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제자, 사공희

찌르르르.

아침을 알리는 새의 울음소리가 귀를 간질인다. 하루의 시작은 언제나 상쾌한 것이 가장 좋고, 나는 충만한 아침을 만끽하며 잠에서 깨어났다.

츄릅, 할짝.

아래에서 무언가가 맛있는 것을 먹는 소리가 들린다. 동시에 달콤한 꿀의 향기가 내 코를 간질였다. 밤사이에 묻어둔 꿀단지 냄새를 맡고 온 곰이 찾아와 핥아먹는 소리인가?

천만에. 나는 이불을 살짝 들쳤다.

"아, 상공."

여인은 배시시 웃으며 자신의 혀로 남근을 톡톡 건드렸다. 침으로 번들거리는 귀두는 끈적한 액체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견희야. 맛있냐?"

"네, 꿀맛이에요. 하움."

사공희는 입을 벌려 남근을 입에 물었다. 귀두갓에 입술을 걸치며, 혀로 요도구를 간질이는 혀 놀림은 여느 기루의 일류 기녀 못지않았다.

"흐어어."

나는 아침부터 진한 탈력감과 포근함을 만끽했다. 아침은 태양이 떠오르듯 남자의 양기가 가장 충만해지는 시각이며, 한 발 빼지 않으면 일과를 시작할 수 없을 만큼 나는 양기가 끓어 넘쳤다.

뷰르릇.

나는 느긋하게 정을 토해냈다. 사공희는 입을 한가득 벌려 내가 뿜어낸 양기를 한가득 머금었고, 이불 속에서 나를 향해 입을 쩍 벌리며 혀에 고인 백탁액을 과시했다.

꿀꺽.

"사월이가 참 가지가지 가르쳐놓았군. 맛있냐?"

"네. 정말 달콤해요."

언젠가 혈교주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남자의 양물에서 뿜어져 나오는 백탁액은 사람마다 맛이 다른데, 보통은 비리지만 채소와 과일을 자주 먹으면 상대적으로 달아진다고 하더라.

"아침상은 차려놓았겠지?"

"물론이죠. 상을 다 차리고 나면 입봉사로 깨우시라는 게 상공의 말씀이시잖아요? 후훗."

사공희는 이불을 걷으며 내 귀두에 고여있던 남은 백탁액을 빨아냈다. 사공희는 자신의 침과 정액으로 축축하게 젖은 남근은 비단으로 조심스레 닦았고, 나는 하의를 추슬러 내 옆에 놓인 상으로 고개를 돌렸다.

"음."

갓 따온 듯한 싱싱한 채소와 과일이 한가득 쌓여있다. 반듯하게 잘린 과육들은 정갈하여 먹음직스러웠고, 가운데에는 어제 내가 사 온 소고기를 채처럼 썰어 만든 육회가 갖은양념과 함께 어우러져 있었다.

"잘 만들었구나. 내가 가르친 대로 잘 해냈어."

"상공께서 직접 보여주신 덕분이 옵니다."

혈교주가 가끔 먹던 음식을 따라 했을 뿐인데, 생각보다 맛은 안정적이었다. 불에 익혀 먹지 않고 날로 먹는 게 상당히 꺼려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맛만 좋으면 그만 아닌가.

나는 입가심으로 술병을 들어 한 입 크게 털어 넣었다.

"그런데 견희야, 밥이 없구나."

뜨끔.

사공희는 손가락으로 입술을 닦다가 그대로 굳었다. 슬그머니 고개를 옆으로 돌리니, 어제 내가 땅에 파묻어 둔 꿀단지가 뚜껑이 열려있었다.

"견희야. 내가 어제 양물에 꿀을 바르면 너도 맛있게 취할 수 있을 거라고 얘기는 했지."

"네, 그렇사옵니다."

"그래. 내가 그렇게 말했으니 실천으로 옮긴 건 좋은 일이다. 다만...."

킁킁. 나는 부엌에서 희미하게 느껴지는 탄내에 몸을 일으켰다. 추슬렀던 바지를 다시 내리고, 사공희의 머리를 붙잡아 내 고간에 붙였다.

"조반에 화기라고는 일절 느껴지지 않는구나. 내가 무당의 도사더냐? 풀떼기만 먹게."

"무, 무붕이시잖아요!"

"그래. 무당의 태사부 노릇을 하고 있지."

"우웁?!"

나는 사공희의 목을 뒤에서 지그시 눌렀다. 그녀는 아침 댓바람부터 목구멍까지 범해지는 것에 화들짝 놀랐지만, 곧 목에 힘을 풀고 순순히 고개를 앞뒤로 흔들기 시작했다.

"밥을 태운 벌이다. 내가 상을 비우는 동안 너는 아래에서 그거나 빨도록 해라."

으적, 으적.

사공희의 처녀를 취한지 어느덧 다섯 달.

나는 진정으로 무당의 도사가 된 것 마냥 채소와 과일만 씹어야 했다. 약간의 육류는 있었지만, 굽거나 익히지 않은 날것 그대로 씹어야 했다.

"양물 다루는 건 하루가 다르게 느는데 양기 다루는 건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사공희.

그녀는 부엌살림을 익히는 데 성공했으나, 아직 불꽃을 전혀 다루지 못하고 있었다.

* * *

사공희의 아침 인사와 봉사를 받는다. 나는 생식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사공희에게는 적당한 화식(火食)을 섞어 밥을 먹인다.

그릇 정리를 한 뒤 백수오를 달여 만든 차로 입가심을 한 뒤, 나와 사공희는 마당에 마주 섰다. 서로 무기는 들지 않았고, 대신 평상에 무기가 다양한 종류로 늘어져 있었다.

"어제는 누구를 상대했지?"

"매화검수를 상대했습니다. 매화 속에 가려진 진짜를 찾아내어, 두 개의 검으로 제압하는 훈련을 했습니다."

"잘했다. 너는 이제 화산파의 대제자 수준에 이르렀다. 후기지수 중에서는 가히 으뜸이라고 할 수 있겠구나."

"아직...."

"아직? 견희야, 네가 무공을 익힌 지 이제 반년 정도 지났다. 아무리 천재라고 한들 반년 만에 절정 고수가 될 수 있겠느냐? 무공의 무 자도 접하지 못했던 여인이?"

"죄송합니다."

사공희는 표정을 굳히며 허리를 숙였다. 나에 대한 존경과 두려움은 아직도 가지고 있지만, 나날이 일취월장하는 자신의 실력에 대한 자부심도 은근히 가지고 있었다.

"우선 초식을 연습하거라. 오늘은 오행검진이다."

"네? 오행검진은 이미 다 했...."

"갈! 배움에는 끝이 없는 법! 네 오행검진이 나의 오호단문도를 뚫었더냐?! 극강의 패검 앞에 무너지면서 '이미 다 했다?!' 어림도 없는 소리! 직접 검을 들고 펼쳐라!"

"네...."

자부심은 괜찮지만 자만심은 용납하지 못한다. 태극검후는 자신의 무공과 실력을 너무나도 믿었기에 내게 패배했다. 무릇 많은 무인의 패배 원인은 자기 실력에 대한 과신에서 비롯되는 법이고, 나는 그녀를 옆에서 수도 없이 깎아내렸다.

"상공, 이 정도면...?"

"다시 해라. 너의 검에 상승무공을 펼치고자 하는 조바심이 느껴진다. 이번에는 태극검을 1초부터 5초까지 펼쳐라. 내가 되었다고 할 때까지 무한 반복이니라."

"태극검이요? 그건...."

"네게 사칙연산만도 못한 수준이지. 하지만 기초만큼 중요한 것이 어디 있느냐? 잔말 말고 시키는 대로 해라."

자만심이 드러날 때마다 나는 그녀를 나무랐고, 사공희는 어깨를 움츠렸다. 사공희는 태극검의 초식을 하나하나 풀어내며 초식을 연마했고, 무당파 장문인의 도포 아래에 가려진 가슴이 출렁거림에 나는 헛숨을 삼켰다.

'저 정도면 자부심을 가질 만도 하지!'

음양오행을 몸에 담으라고 했더니 가슴에만 담는 게 아닐까 싶었다.

내가 워낙 요리를 잘하는 덕분에 사공희는 먹는 양도 나보다 많건만, 음식에 깃든 모든 기운이 뱃속에서 가슴으로 바로 흐르는 게 아닐까 싶었다.

'가슴만큼은 이미 태극검후로다.'

나는 기억 속 태극검후와 사공희를 비교했다.

'그래도 가슴 빼고는 아직 태극검후 아니야.'

내공은 아직 20년 공력 수준밖에 쌓이지 않았다. 반년 만에 20년 내공이 쌓인 건 남들이 듣기에 기겁할 속도지만, 그녀가 지금까지 먹은 무당산의 영약들을 생각하면 엄청 느린 편이다.

'처녀혈만 온전했어도.'

임독양맥과 더불어 처녀를 개통한 것이 화근이었을까.

처녀를 취함에 따라 쌓이는 내공은 생각보다 느렸다.

매일 밤 나의 양기를 주입하여 기가 새어 나오지 못하도록 막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영약의 내공이 양기와 함께 허벅지로 흘러내리기 일쑤였다.

'무공도 아직 절정은 안 됐어.'

한 달 만에 일류가 되었지만, 일류 고수에 정체된 시기가 벌써 반년이다. 밤중에는 절정을 몇 번이고 느낄지 몰라도, 그녀는 아직 절정 고수에는 이르지 못했다.

내공의 문제도 문제거니와, 실력에 있어서 아직은 다소 부족함이 많았다.

'실전을 겪어본 적이 없지.'

아직 사공희는 생사결을 나눠본 적이 없다. 내가 사공희를 죽이려 든 적도 없으니, 사공희는 내 공격이 위험하다는 것과 죽일 의도가 없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다. 마침 하늘에 구름이 드리웠고, 나는 그림자 속에 서서히 몸을 숨겼다.

"그만. 태극검을 그만두고 태극혜검을 펼쳐라. 이번에도 절정 고수급의 공격을 할 테니, 이 일격을 흘려내라. 그러면 다음 무공을 가르쳐주마."

"네!"

배움에 대한 열의가 높은 사공희는 내 거래에 손을 좌우로 뻗었다. 이미 쥐고 있던 검과 더불어 평상에 놓여있던 검 한 자루가 사공희의 두 손 위에 놓였다.

무당에 쌍검술이 있던가? 없다. 하지만 여러 개의 검을 다루는 무공은 있다.

"하아앗!"

사공희의 내기가 깃든 두 개의 검이 두둥실 하늘로 떠올랐다. 일류지만 어검술이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태극혜검의 어검술이고, 앞으로 절정과 초절정에 이를 때마다 검이 한 자루씩 늘어나게 될 것이다.

'아직 삼검은 무리지.'

삼검을 다룰 수 있다면 내 공격을 능히 막아낼 수 있으리라. 나는 그림자가 사라지기 직전, 몸을 날려 사공희에게 접근했다.

새애액!

검 한 자루가 호선을 그리며 나를 요격했다. 깔끔하게 원을 그리는 검끝은 내 머리칼을 스쳤고, 나는 몸을 숙이는 거로 검을 피해냈다.

"호오, 한 손에는 양의검."

다른 검 한 자루가 나를 찔러 들어왔다. 나는 팔을 옆으로 뻗어 반대쪽 어깨를 튕겼다. 반탄력으로 미끄러진 겨드랑이 사이로 칼이 지나가 스쳤다.

"이쪽은 오행검! 훌륭하도다! 어검술로 두 개의 검법을 사용하다니!"

비록 초식은 낮은 단계의 무공이지만 어검술로 두 개의 검술을 다루는 게 어찌 놀랍지 않을 수 있으랴. 나는 양 검지를 들어 올렸다.

"하지만 아직 멀었다. 지살(指殺)."

나는 내기를 불어넣은 손가락을 앞으로 뻗었다. 사공희는 두 개의 검을 회수하려다 흠칫 놀라며 굳어버렸다.

"힉?!"

살초. 죽이겠다는 의지를 가득 담아 찌른 지공에 사공희는 눈을 감았다. 나는 목을 향해 날아가던 손가락을 되돌려, 그녀의 유두 꼭지를 콕콕 찔렀다.

"너는, 지금, 한 번, 죽었다, 아느냐?!"

출렁 출렁 포잉 출렁 출렁

"사, 상공!!"

좌우 교차로 가슴이 찔린 사공희는 뒤로 물러나며 빽 소리를 질렀다.

"할 것도 아니면서 자꾸 건드리지 말아 주셔요!"

"응? 몸종이 감히 목소리를 높인 것도 그런데, 할 것도 아니면서?"

"그, 그건...."

"이 년, 무공을 익히는 것보다 밤일이 더 즐거워진 게로구나."

나는 사공희의 허리를 끌어당겼다. 반년 사이 사공희의 가슴도 영글었지만, 내 키 또한 나날이 자라 사공희보다 약간 눈높이가 높아졌다.

"어디 이 자리에서 범해주랴?"

"그, 그건...."

사공희는 은근히 기대하는 눈빛으로 몸을 비비 꼬았다. 나는 장포 아래에 손을 집어넣으며 하복부 아래까지 손을 밀어 넣었다.

"흐흐, 젖었구나. 그런데 말이다...."

꾸욱. 나는 사공희의 유두를 한 번 더 찔러, 그녀를 부엌으로 밀어 넣었다.

"음양합일을 바란다면 이겼어야지. 졌으면 가서 과일이나 깎아와라."

"네.... 흑."

나는 사공희를 부엌으로 쫓아냈다. 그리고 그녀가 내기를 불어넣었던 검의 상태를 확인했다.

'글렀군.'

태극혜검의 기를 담지 못해 금방 터질 것 같았다. 아랫마을에서 불과 이주일 전에 제련한 물건이건만, 강대한 태극의 기운을 견디지 못하고 벌써 이가 나가 있었다.

'적당한 무기가 필요하겠어.'

무인에게는 자신의 경지에 맞는 무기가 필요하다. 태극검후의 태극혜검을 일반 잡철 따위가 견뎌내지 못하는 것처럼, 태극검후로 나아가는 길에 있는 사공희에게도 좋은 무기가 필요하다.

"희아야. 오늘 오후는 자습이다."

"네? 어, 어째서요?"

"산에 잠시 다녀오마."

나는 무당산의 정상을 가리켰다.

* * *

장문인 현기도사가 폐관수련을 시작한 지도 어언 5개월이 지났다.

초기에는 다소 어수선했던 분위기도 이제는 가라앉았고, 장문인 대리 역할을 맡은 현철도사는 빠르게 무당 내부를 휘어잡고 장문인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끙...."

한 명, 현철도사가 했던 일을 알고 있는 남자-현타도사 사정후는 몇 달간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저 새끼 마교의 끄나풀과 내통했다네!'

...라고 외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혼자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최소한 장문인이 폐관수련을 마치고 나오거나, 아니면 장문인이 극비로 숨긴 '태사부'가 돕지 않으면 현철도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

고민이 깊어질수록 끙끙 앓는 건 사정후 한 명.

"사형, 다음 주 분을 가져왔-"

"검을 줄 수 없다?"

벽곡단을 챙겨 비고의 앞에 다가간 사정후는 안에서 들려온 외인(外人)의 목소리에 귀를 쫑긋 세웠다. 분명 비고 안에는 장문인 이외에는 누구도 들어갈 수 없는데, 어떻게 된 일일까.

"아무리 태사부라도 이건 드릴 수 없습니다."

"놈. 네놈에게는 그 검이 과분하다. 어서 내놓아라."

"무붕 태사부!!"

"자보(紫寶)검."

의천검과 더불어 장문인에게만 전해지는 무당의 신외지물.

"순순히 내놓으면 유혈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작품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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