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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제자, 사공희
새벽.
나는 서로 손을 꼭 쥔 채 잠든 두 명의 여인에게 침대를 내어준 뒤, 홀로 마당의 평상에 앉아 술잔을 기울였다. 안주는 이미 맛있게 먹었고, 내 몸의 혈기를 태워줄 술기울만 있으면 충분했다.
"크어, 잘 먹었다."
기녀 진사월은 교육이 끝나고 기루로 돌아가야 하는 것조차 잊고 기절했다.
뒤로 하다가 앞으로 하다가 옆으로 하는 등 골고루 체위를 바꿔가며 내 양물을 받아들였고, 사공희는 진사월의 체위를 똑같이 따라 하며 내 손가락을 양물삼아 몇 번이고 가버렸다.
진사월은 진짜로 내 양물을 받아들이느라 지쳐서 기절했고, 사공희는 높은 교육열로 인해 쓰러졌다.
나중에는 내가 손가락만 넣고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진사월의 움직임을 따라 하며 스스로 허리를 흔들더라.
'진짜로 할 때는 살살해야겠어.'
손가락 두 개만 넣고 하는 것이 진짜 음양합일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나중에 실제로 들어갈 때는 손가락 네 개 수준에 이를 텐데, 두 개로 하는 정도가 성교의 전부라고 생각하면 추후 실전에서 어떻게 버티겠는가?
'그냥 처녀 그냥 먹어버려?'
처녀를 취한다고 딱히 큰 문제가 발생하는 건 아니다. 애초에 몸종의 근본 임무인 밤시중은 처녀를 바치는 것으로 시작이다. 처녀성을 지켜주기만 할 거라면 왜 굳이 데려다가 내 옆에 묶어두겠는가?
'근데 그러면 내공 갈취를 못 해.'
단지 처녀성을 지키고 있는 순수한 몸이어야 내공을 더 빨리 쌓을 수 있다. 처녀를 취하면 내가 음기를 착정할 시간이 뒤로 미뤄지게 된다.
'사공희의 내공이 1갑자에 이르기까지 대략 1년.'
1년 동안 처녀를 내가 취하지 않으면, 나는 그 이후로 아무 부담 없이 채음보양으로 음기를 흡수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지금 인적이 드문 곳에 집을 마련하였고, 사공희의 내공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본인 노력도 있지만 내가 보조하는 게 얼만데.'
무당산은 태극신공을 이용해 호연지기를 기르기에 좋은 곳이고, 또한 온갖 영약들이 세상 곳곳에 널려있다.
이미 나는 무당산을 돌아다니며 몸에 좋다는 온갖 영약들을 뽑아와 내기의 손상 없이 산나물로 볶고 무쳐 조리해놓았다. 그녀가 먹는 모든 음식은 어느 세가에서도 볼 수 없는 영약들로 가득했다.
'근데 처녀를 취하면 내공갈취가 3년 뒤로 밀린단 말이지.'
처녀성을 지닌 여인과 개통된 여인의 음기 쌓는 속도는 3배가량 차이가 난다. 내가 지금 당장 처녀를 뚫으면 1갑자에 이르는 시간이 무려 3년 뒤로 밀리게 될 수 있다.
나는 선택의 기로에 놓였고, 담장 옆에 작게 피어오른 꽃 하나를 꺾어 꽃잎을 하나하나 뜯었다.
"따먹는다, 기다린다, 따먹는다, 기다린다......."
사락. 꽃잎은 꺾였다. 나는 줄기를 삼매진화로 태워 재로 만들었다. 타들어 가던 속내를 말끔한 술 한 잔으로 털어내자 정신이 확 트였다.
"좋아. 적당한 시기에 처녀를 취해야겠어."
나는 이것저것 재면서 창고에 있는 고기반찬을 두고 나물이나 씹는 자가 아니다. 사공희가 진사월의 허리놀림을 다 배울 때까지, 나는 그때까지만 처녀를 취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몸은 처녀인데 방중술은 특급기녀급.'
절로 군침이 돈다. 남자를 기쁘게 하는 방법을 모르던 태극검후의 처녀도 아직 기억에 남을 정도로 좋았는데, 허리 놀리는 걸 익힌 사공희의 처녀를 취한다?
생각만 해도 양기가 터질 것 같았다. 하초는 절로 뻐근해졌다.
"당분간 진사월에게 신세를 져야겠군. 꿩대신 닭.... 씁, 그래도 역시 영계만한 맛은 아니라 영 아쉽군."
처녀는 취하지 못하더라도 여체의 안을 탐하고 싶어 진사월을 데려와 안았다.
하지만 진사월의 속은 사공희-미래의 태극검후 만큼은 아니었다.
분명 태극검후와 나이는 비슷할 텐데 기억 속 태극검후와의 통정이 더 좋았던 것으로 보아, 일반인보다 무림인이 더 색기 발랄하다는 속설은 틀린 게 아닌 듯싶었다.
- 무공을 익힌 여자랑 하는 게 얼마나 새끈한데! 그런 의미에서 무림은 천국이 따로 없구나. 아하하! 다들 질근육 조이는 것이 아주 일품이야!
'혈교주, 당신이 옳았소.'
기녀는 무인의 대체재일 뿐.
홍련이 팽유월을 대신할 수 없었던 것처럼, 잠깐의 색욕은 잠재울 수 있어도 진사월도 사공희를 대신할 수 없다.
나는 안으로 슬쩍 들어가, 같은 자세로 엎어져 잠든 둘을 안주삼아 술잔을 기울였다. 진사월의 아래에는 찐득한 정액이, 사공희의 아래에는 투명한 애액이 말라붙어있었다.
'나중에 닦아줘야지.'
한 번 찍 싸고 떠날 사이도 아니고 앞으로 계속 밤일을 할 사이인데, 저런 걸 정리해주지 않으면 욕을 한 바가지 얻어먹는다. 나는 비단에 술을 살짝 적셔 둔부와 허벅지, 그리고 비부를 닦았다.
"아, 아흥."
"하아앙...."
"근데 이렇게 보니까 꼭 모녀지간 같단 말이야."
나이가 나이라서 그럴까, 아니면 이름이 비슷해서 그럴까.
그도 아니면 모친을 잃고 마음 둘 곳 없는 사공희가 방중술의 스승인 진사월에게서 모성이라도 갈구하는 것일까.
어느 쪽이든 내게는 썩 나쁘지 않은 일이다. 진사월은 사공희에게 좋은 밤의 어머니가 되어주리라.
'진사월이 홍련처럼 선을 넘는 막돼먹은 년도 아니고.'
기루의 여인들은 엄연한 선을 알아야 한다.
홍련은 나를 이용하려고 했기에 버려버렸고, 진사월은 내가 그녀에게 지불한 은자값을 톡톡히 치렀다. 나는 진사월을 길목에서 안고나서 다시 만난 다음 날, 그녀와 맺었던 거래를 떠올렸다.
- 여몸종의 밤일을 가르쳐주고 싶은데, 네가 직접 나와 하는 걸 보여줬으면 좋겠다.
- ...지금 다른 여자 앞에서 가가와 정사를 나누는 걸 보여주라는 말인가요?
- 그래. 네가 그 아이에게 남자를 떠받드는 법을 가르쳐줬으면 한다. 그 아이는 나를 평생 섬길 아이다.
어떤 기녀가 이런 미친 부탁을 들어주겠는가. 하지만 진사월은 수락했다.
- 하룻밤 값에 은자 두 배를 쳐주신다면 삼가 받들겠나이다.
- 성과에 따라서 세 배도 줄 수 있다.
- 여기서 당장 옷을 벗을까요, 아니면 제가 댁에 가서 다리를 벌릴까요?
- 일단 벗고 나랑 한 번 더 하고, 내일 저녁에 와서 벌려라.
진사월과 나의 거래는 성공적이었다.
오늘 단 하루를 배웠건만, 사공희는 먹물을 먹은 백지마냥 진사월의 방중술을 빠르게 흡수했다. 어찌나 잘 배우는지 내 손가락만으로도 진짜 하는 것처럼 자지러지더라.
무공도 뛰어나, 오성도 좋아, 머리도 똑똑해, 밤일도 재능이 보여. 팔방미인이라는 말이 이럴 때 쓰는 게 아닐까 싶었다.
"진짜 집안일만 잘하면 아내로 들일 생각까지 있는데 말이야."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을 육체.
아무리 착정을 해도 1갑자 이하로는 떨어지지 않을 내공.
때에 따라서는 나의 양기를 자신의 음기로 치환하여 내공을 3갑자 이상으로 쌓는 것도 가능한 심공.
그리고 언젠가 적으로 만나게 될지도 모르는 무림맹주, 천마, 혈교주, 그리고 구천현녀를 상대로도 밀리지 않을 무공의 보유자.
...그런 여인이 나를 위해 밥을 짓고 옷을 빨아와야지, 내가 그녀를 위해 가사를 다하면 그건 말이 안 된다. 나는 딸을 키우는 것도 제자를 키우는 것도 아니고, 몸종이자 밤시중이자 가정부를 키우고자 하기 때문이다.
"삼구야, 오늘따라 네가 그립구나."
삼구도 딱히 가사를 잘한 게 아니다. 남자 혼자 살아갈 수준의 실력이었고, 나는 그에게 밥 짓기부터 옷 기우는 법까지 모든 일을 직접 가르쳤다.
삼구는 내가 가르치는 모든 걸 익혔다.
사공희와 비교했을 때 가르쳐준 무공을 1성도 깨우치지 못했지만, 가사일 만큼은 반년 만에 내 발치에 다다랐다고 할 정도로 제법 능숙해졌다.
무공은 몰라도 살아가는 방법에서는 나는 감히 삼구를 내 제자로 부르는 데 양심의 가책이 없었다.
"그래. 삼구 네가 증명해주었다. 하면 된다. 안 되면 될 때까지 시키면 된다."
무공은 가만히 내버려 둬도 잘한다. 밤일도 진사월이 있으면 금방 능숙해질 것이다. 남은 건 가사일, 최소한 요리와 빨래만이라도 잘하게 만드는 것뿐.
"반드시 오향장육 만들게 할 것이다. 반드시!"
이것은 내게 있어 새로운 시련이다.
"어떻게든 태극검후, 아니 그 이상으로 만든다."
나는 다 마신 술병을 들고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싸늘한 밤공기는 을씨년스럽게 주변에 가라앉았고, 어둠 속에서 노란 눈동자를 빛내는 거체가 털레털레 걸어오고 있었다.
"허허. 네게 한 말도 아니거늘, 어찌 네가 그렇게 화를 내는 것이냐? 네가 오향장육이 되고 싶으냐?"
크르르.
집 문밖에는 집의 절반보다도 큰 산돼지 한 마리가 코를 씰룩이며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비쩍 마른 체격과 사나운 놈의 눈빛으로 보아 먹을 게 없어 산 아래까지 기어 내려온 것처럼 보였다.
영물.
다만 사람을 잡아먹는 괴물.
"사람을 먹어 치우려고? 그건 너도 잡아먹힐 각오가 되어있으니 이빨을 들이미는 것이지?"
킁킁!
산돼지는 앞발로 땅을 툭툭 건드렸다.
금방이라도 돌진할 것 같은 기세에 나는 앞으로 크게 뛰어 놈의 뿔을 움켜쥐었다. 놈은 내게 뿔과 함께 머리를 들이받으려 했지만, 내 힘에 꼼짝도 못 했다.
"일단 저기 강 근처로 가자. 내장 씻으려면 강가로 가야 하거든."
까드득.
나는 전신에 힘을 불어넣었다.
뿔이 잡혀 내 손에서 빼내지를 못하게 된 산돼지는 그제야 내 진정한 힘을 어렴풋이 눈치채고 눈동자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자연 속에 녹아드느라 기를 풀어놓았다가 다시 뭉쳐놓으니, 이제야 자신이 건드린 존재가 누구인지 깨달은 것이다.
"네 눈에 두려움이 가득하구나."
약육강식.
약자는 강자에게 잡아먹힐 뿐.
"시건방진 새끼."
나는 저항하는 산돼지의 대가리를 수도로 후려친 다음, 뿔을 잡고 강가까지 끌었다.
무두질과 살점을 발라낼 단검이 없어, 나는 얇은 나뭇가지 하나를 집어 들어 내기를 불어넣었다. 양기로 붉게 달궈진 나뭇가지에 서린 검기는 아주 쉽게 산돼지의 사지를 잘라냈다.
"뭘 먹을까...그래, 보쌈이 좋겠군. 이른 조반은 좀 그렇고, 점심 즈음에 먹기 좋게 만들려면 새벽부터 삶아야겠어. 손질을...."
콰득.
"씨발, 생각해보니 삼구한테도 산돼지 손질 가르쳐준 적이 없는데!!"
콰득, 콰득.
"오호단문도!!"
* * *
아침이 되었다.
나는 두 명의 여인이 몸단장하는 동안 밤사이 나를 덮치려 한 산돼지를 죽여 손질했고, 새벽부터 부엌에서 분주하게 움직였다.
식사를 마치고 기루에 나가느라 화장을 해야 하는 진사월이 방을 쓰는 동안, 나는 사공희에게 부엌에 차려놓은 상을 가져오라 지시했다.
"가가, 아가씨의 요리 솜씨가 제법이네요?
"내가 한 건데?"
"......네?"
"쟤 요리 실력이 형편없어서 내가 했다고."
원형으로 깎아 만든 상 위에는 밥과 나물, 그리고 온갖 향신료로 잡내를 제거한 산돼지 고기 수육이 탐스럽게 놓여있었다.
나는 먼저 수저를 집어 들었고, 진사월이 먼저 젓가락을 들어 수육을 입에 넣었다.
"...가가, 혹시 아가씨에게 이 정도 수준을 바라시는 건가요?"
"그래."
"......아가씨를 천하제일숙수로 키우실 생각이셔요?"
"아니? 내 여자라면 이 정도는 해야지. 언젠가 내 자식을 낳을지도 모르는 몸이다. 내 자식에게 먹일 음식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어찌 어머니라고 할 수 있겠느냐?"
사공희는 입술을 오물거리며 아무 말도 못 했다. 진사월조차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내 말은 정론이었다.
"됐다. 먹을 때는 편안하게 먹자. 견희야, 지금은 편히 먹어라."
우물우물.
사공희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늦은 조반을 해결한 나는 사공희가 그릇을 정리하는 사이, 진사월과 사공희의 밤일에 대한 방향성을 논하기 위해 잠시 대화를 나눴다.
"내가 간밤에 생각을 해봤는데 말이다. 몸은 처녀인데 특급 기녀 급의 방중술을 가진 여인으로 키우고 싶다. 톡 까놓고 말해서 처녀 먹을 때 이미 네 수준의 허리 놀림을 익혔기를 바란다."
"그건 무슨 경력 있는 신입 같은 소리세요?"
"견희에게는 재능이 있어서 그래!"
"물론 재능은 있어 보이긴 하죠. 기루에 입적했다면 호북 전체, 아니 중원 전체를 호령할 여인이 되었을지도 몰라요. 어쩌면 황궁에 불려 비가 되었을지도 모르고요. 흠...방중술은 익히면서 처녀성은 유지한다라...아!"
진사월은 손뼉을 치며 내게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
"먼저 처녀를 취하시고 난 뒤에, 한창 방중술을 익히고 나서는 뒤로 하시는 건 어때요?"
"뒤?"
"네. 여인에게는 구멍이 하나만 있는 게 아니잖아요? 처녀가 두 개나 있는데 뒷는 나중에 취하시면 되죠. 느긋하게 생각하셔요. 어디 뭐 아가씨가 달아날 사람인가요? 급할 이유가 하등 없잖아요."
"......!!"
깨달음.
공자 왈, 삼인행(三人行)이라고 했다. 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스승이 있다고 했다. 나는 기녀 진사월로부터 막대한 깨달음을 얻었다.
처녀를 개통하면 내공을 쌓는게 느려져?
채음보양으로 내공을 부담없이 늘리는 시기가 늦춰진다?
'기다리면 되지!'
- 남자가 벌려진 보지가 보이면 당장 박아야지. 고자냐? 생각은 박고 싸고 난 다음 현인이 되었을 때 하는 거야, 멍청아!
혈교주, 역시 당신이 옳았소.
"고맙네! 자네 덕분에 크게 깨달았어. 으허, 으허허!! 시간, 그래! 시간이지! 내가 뭐 그리 급한 일이 있다고! 내가 우유부단했어! 결단을 내리게 해줘서 고맙네! 견희야!!"
"힉!"
나는 막 다과상을 들고 온 사공희의 팔을 잡아당겨 내 품에 끌어안았다.
"오늘 밤, 너와 내가 태극에 이를 것이다!"
바야흐로, 음양합일.
[작품후기]
내공 <<< 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