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비천색마-13화 (13/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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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유월

팽가의 무사 둘이 세가로 떠난 지도 어느덧 나흘째.

원래부터 추소광이라는 소국주가 표국의 일에 전혀 손을 대지 않았기는 했지만, 표국의 사람들은 추소광이 두문불출하는 것에 의아하고, 경악했다.

- 아 글쎄, 예비 안주인께서 들어가신 지 사흘이 지났는데 아직 안 나오신다더군!

처음에는 무슨 말인가 싶던 이들도 실체를 알게 되면서 화들짝 놀랐다. 밤과 새벽, 심지어 낮에도 추소광의 거처에서 흘러나오는 교성은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너무나도 쉽게 알 수 있었다.

- 아니 어떻게 추소광이?

- 그보다 저러면 누구 하나는 가버리는 거 아닌가?

- 거 남녀가 참 기운차군. 끙....

여인들은 추소광의 평소 모습을 떠올리며 새삼 다시 보게 되었다. 남자들은 팽유월을 끊임없이 괴롭히는 추소광에게 다시 한번 감탄하며, 팽유월을 완벽한 자신의 여자로 만든 것에 질투를 느꼈다.

- 아가씨, 크윽...!

- 소식을 전달하지 못하겠어!

팽가의 무사들은 충성을 바친 가문의 아가씨가 남자의 아래에 깔려 여자가 되는 것에 울분을 토해냈다.

검을 들고 추소광에게 인간의 도리를 가르쳐주기에는 처소 안에서 울려 퍼지는 팽유월의 신음이 마음에 걸렸다.

- 아아, 좋아요! 더, 더 세게!

...표국 전체에 울려 퍼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거친 팽유월의 교성은 세상 곳곳에 광고하는 듯했다.

팽유월이라는 무인이, 여인으로 다시 태어났음을.

* * *

츕, 쮸릅, 할짝.

이제는 제법 능숙해진 혀놀림이 내 양물을 핥는다. 스스로 개처럼 엎드려 손으로 흘러내린 머리칼을 귀 뒤로 넘기며, 팽유월은 나의 남근을 고양이처럼 할짝거렸다.

"아움, 가가...."

"호칭을 하나로 정리해라. 가가인지 당신인지 상공인지."

"......이름으로는 부르게 하시지 않잖아요."

팽유월은 눈을 가늘게 뜨며 나를 올려다봤다. 처음부터 보인 나에 대한 적의는 이미 완연히 사라져있었고, 지금은 그녀의 눈매처럼 앙큼한 고양이 같을 뿐이었다.

"그래. 네게는 이름으로 불리고 싶지 않구나."

나는 그녀의 머리를 살포시 쓰다듬었다. 팽유월은 귀두에 입을 머금은 채 갸르릉 거리며 내 손길을 즐겼다.

꾸우욱.

"우웁?!"

나는 팽유월의 뒷통수를 안쪽으로 눌렀다. 갑작스럽게 목젖을 찌르고 들어가는 남근에 팽유월은 깜짝 놀랐으나, 이내 곧 익숙하다는 듯 목 안에 힘을 풀고 내 양물을 받아들였다.

질컥, 질컥.

"대단한 입보지로다. 아주 뜨거워서 한 번 더 쌀 것 같구나."

안을 찌를 때마다 움찔거리는 혀의 움직임이 아주 일품이다.

질내와는 달리 훨씬 공간이 넓지만, 팽유월의 입안은 질내와는 다른 따스함이 있었다. 음부가 남근을 태워버릴 듯한 따가운 뙤약볕이라면, 입안은 그걸 따스하게 감싸오는 햇살과도 같았다.

"으음."

나는 팽유월의 머리를 뒤로 뽑아 당겼다.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그녀의 붉은 입술에는 나의 남근에서 흘러나온 점액이 투명한 실선을 그리며 길게 늘어졌다.

"그대로 있어라."

나는 몸을 일으켜 팽유월의 뒤로 돌아갔다. 점액의 실선은 그녀의 머리칼 옆으로 늘어져 뚝 끊어졌다.

내가 침대 위에서 두 걸음 옆으로 움직이니, 이미 팽유월은 내게 앙증맞은 둔부를 들어 올리며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팽유월의 종아리 중간 즈음, 그녀가 무릎을 박았던 부분이 서서히 올라오고 있었다.

"흐흐, 이 년. 자연스레 한 걸음 앞으로 갔군."

"......."

이제 적응이 되어서 그런지, 팽유월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말로 하지 않아도 몸으로 말하는 그녀의 태도에 나는 다시금 남근이 빳빳해졌다.

"오늘까지 네 안에 몇 번이나 싼 줄 아느냐?"

"......저는 모르옵니다."

퉁명맞은 팽유월의 목소리에 나는 손톱을 세워 그녀의 엉덩이에 표식을 남겼다. 한 번 안에 쌀 때마다 一자를 그리며 새겨놓은 손톱자국은 벌써 스무 개를 훌쩍 넘고 있었다.

"알려주마. 21번이다. 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한 시진에 두 번씩 사정한 셈이지. 그에 비해서...."

짝! 나는 팽유월의 엉덩이를 거칠게 내리쳤다. 붉은 손바닥 자국이 하얀 엉덩이에 새겨졌고, 나는 엉덩이를 손으로 문지르며 쥐어뜯었다.

"너는 몇 번이나 갔지?"

"윽...!"

"말 해라. 말하지 않으면...."

찌걱. 나는 팽유월의 음부에 귀두를 밀어 넣었다. 팽유월이 밤에 찾아온 순간부터 넣지 않은 시간이 더 짧은 그녀의 음부는 내 물건이 들어가자마자 허겁지겁 귀두에 달라붙으며 조였다 풀기를 반복했다.

"사, 상공...?"

"더 넣지 않을 것이다."

나는 귀두만 질구에 걸친 채 가만히 서 있었다. 팽유월 스스로 대답을 할 때까지, 나는 가만히 귀두만 넣고 그녀의 입구만 즐길 생각이었다.

"어서 말하지 않으면, 응?"

쯔어어억. 남근 전체가 천천히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나는 점점 치골을 향해 다가오는 팽유월의 둔부에 코웃음이 나왔다. 팽유월은 스스로 허리를 내려, 자신의 깊숙한 곳까지 남근을 집어넣으려고 했다.

"어딜."

나는 팽유월의 허리를 두 손으로 붙잡았다. 아직은 후배위가 서툴러 등허리가 완전히 휘어지지는 않았지만, 팽유월은 속살 자체가 명기라 그런 게 굳이 크게 상관없을 정도였다.

내 물건을 집어삼키려던 팽유월은 전부 다 먹지 못한 상황에서 내가 그녀를 붙잡자 몹시 당황했다.

"...아!"

"흐흐, 또 자신도 모르게 했다고 할 참이냐? 응?"

"아, 아니에요. 이건 그러니까...!"

"솔직해져라. 너는 이미 음탕해졌다는 걸."

"윽...!"

팽유월은 또다시 입술을 깨물며 말을 하려고 하지 않았다. 얼핏 보기에는 아직도 건방진 자존심을 내세우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이어지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자기 나름의 준비였다.

퍼억!

"흐끅...!"

물건이 비부를 찌르고 뱃속 깊숙한 곳을 찌르자마자 팽유월의 신음이 흘러나왔다. 베개를 쥐어뜯을 것처럼 붙잡은 팽유월은 악다문 이 사이로 교성이 새어 나왔다.

"너는 너무 소리가 커. 조금은 줄일 수 없나? 밖의 하인들이 다 알더구나."

"어, 어쩌라고요...!"

어쭈? 팽유월은 나를 향해 뒤로 눈을 흘기며 짜증을 부렸다. 내가 몇 번이고 지적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대놓고 반항기를 보이는 것은 처음이었다.

"상공의 그게 너무 큰 게 원흉이라고요!"

정정. 제법 귀여운 앙탈에 나는 천천히 그녀의 안에 물레방아를 돌리기 시작했다. 귀두의 끝은 제일 안쪽까지 박아넣어 지지대로 삼고, 허리로 원을 그리며 질벽 전체가 흔들리게 했다.

"영광이자 축복으로 알 거라. 네 평생 섬길 지아비가 다른 건 몰라도 이것 하나만큼은 평생 너를 행복하게 해줄 테니."

"그, 그런 말은...!"

"막상 하니까 좋지? 응? 그나저나 나도 미안하다. 네가 워낙 아름다워야지. 너를 놓칠까 봐 얼마나 전전긍긍했는지 몰라."

"......."

나는 상체를 숙여 팽유월을 뒤에서 끌어안았다. 내공으로 빚은 살로 인해 돼지가 여인의 위에 올라타는 것 같았지만, 다행히 체격차이 덕분에 나는 그녀의 귀까지 얼굴을 들이밀 수 있었다.

"이제 너는 내 것이다. 영원히."

"......하아, 상공."

팽유월은 그날과 같은 눈웃음을 살살 치며, 남근을 꽉 조이며 배시시 웃었다.

"소녀를 취하실 때는...머리를 치지 마시고 보지를 때려주시옵소서."

"뭐? 흐흐흐, 설마 그런 천박한 말을 할 거라고는 생각 못 했는데."

팽유월의 입에서 먼저 저런 소리가 나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스스로 말하고도 부끄러운지, 팽유월은 베개에 얼굴까지 파묻으며 내 시선을 피했다.

"흐흐, 오냐."

나는 그녀의 목덜미에 가벼이 입술을 맞춘 다음, 허리를 세워 자세를 바로잡았다.

"어디 마음껏 때려볼까?"

짜아아악!

"으그극!"

나는 엉덩이를 다시금 손으로 움켜쥐고는 양물을 때려 박았다. 베개에 얼굴을 묻지 않았다면 분명 비명이 터져 나와 밖에서 놀란 하인들이 뛰쳐 들어올 정도였다.

퍽퍽퍽퍽!!

"아, 아앙, 이렇게 큰 걸, 앞으로 평생! 하아앙!! 조, 좋아요! 상공, 더 세게! 월아를 더 세게 때려주세요!"

"변태 같은 년."

"으히이익?!"

찰싹, 찰싹! 나는 손목을 유연하게 흘리며 그녀의 엉덩이를 계속 때렸다.

"아주 아이를 달라고 아우성을 치는구나!"

명문가 여식이 남자의 뒤에서 볼기를 두들겨 맞고 있음에도, 그녀는 그것조차 즐기며 질을 잔뜩 조였다 풀었다. 나는 그녀가 서서히 절정에 달하고 있음을 깨닫고 시간을 맞췄다.

"싼다. 내 아이를 가져라! 임신해!"

뷰르르르릇. 뷰릇. 찔컥.

"꺄아아아악!!"

그녀의 배가 한껏 부풀어 오를 때까지, 나는 팽유월의 안에 몇 번이고 사정하고 또 사정했다.

* * *

"상공께서는 너무하셔요."

"무엇이 말이냐?"

사흘간 나의 방에서 나오지 않다가 모처럼 정원에 나온 우리는 바람을 즐기며 차를 마셨다. 팽유월은 지나가는 하인들이 음흉한 눈빛으로 웃을 때마다 눈을 흘겼지만, 대부분은 자신의 잘못이었다.

"소녀를 부끄럽게 만드셨잖아요."

"그건 네가 그렇게 소리를 질러댔으니까 그렇지."

"따지고 보면 상공께서 잘못하신 거 아닌가요?"

"그래, 내가 잘못했군. 내가 배포가 너무 커서 미안하다."

"......."

팽유월은 차를 홀짝이며 얼굴을 가렸다. 에둘러 표현한 것을 찰떡같이 이해한 거로 보아, 팽유월은 이미 머릿속까지 음란한 생각으로 절여졌다.

누가 무가의 여식을 성에 물들게 했는가. 추소광이 아닌 추대광, 바로 나다.

'추소광이었으면 절대 안 되지.'

여인이 되는 쾌감은커녕 평생을 자괴감 속에서 살았으리라.

내가 추소광같은 남자에게 범해졌다는 굴욕감, 가문에서 자신을 팔았다는 수치심, 그리고 자신이 몸을 팔아서 얻은 천환단이 결과적으로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게 되었다는 비통함.

'이제는 다르지.'

나는 팽유월의 뒤를 범하던 도중 하인이 문틈 사이로 집어넣었던 서찰 하나를 꺼내 들었다. 이미 나는 내용물을 확인했기에, 나의 큰 배포를 보여주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확인해라. 하북에서 온 것이니."

"...!!"

팽유월은 서찰을 빼앗듯 낚아채 글귀를 확인했다. 글을 읽을 때마다 시시각각 변하는 팽유월의 낯빛에는 분명 안도감이 스쳤다.

팽가 가주, 팽이왕 쾌차.

천환단은 그의 몸을 말끔히 치료했다. 비록 내공은 일부 잃었으나, 단전을 폐하고 식물인간이 될 수준까지는 전락하지 않았다.

"......흐끅."

팽유월은 서찰을 움켜쥐며 고개를 떨궜다. 들썩거리는 몸으로 보아 무언가 크게 울컥한 것 같았다. 나는 애써 위로하지도 다독이지도 않고, 그녀가 마음을 추스를 때까지 조용히 차만 마셨다.

"......감사합니다, 상공."

눈시울이 붉어진 팽유월은 이전보다 한층 더 밝아진 얼굴로 내게 웃었다. 복잡미묘한 눈빛에는 은인에 대한 감사가 약간 깃든 듯 하여, 나는 괜히 그 눈빛이 부담스러웠다.

"감사는 무슨."

"퉁명스러우셔라. 그런데 상공 진짜 너무하셔요. 아녀자가 울고 있는데 아무런 위로도 안해주시다니."

"내게 그런 걸 바라지 마라."

"흥. 알았어요. ...그런데 상공. 하나 여쭤봐도 되나요?"

"여쭤봐도 되냐고 묻기 전에 바로 물어보라고 했던 것 같은데? 또 맞아봐야 정신을 차리겠느냐?"

"으...."

팽유월은 미묘한 단어 선택에 인상을 찌푸렸으나, 곧 내가 정자 너머에 있는 우리 방을 가리키며 말하는 것을 깨닫자 슬쩍 웃었다.

"그, 그게요. 천환단을 보관하던 창고 있잖아요."

"너와 내가 처음 운우지정을 나눈 곳 말이냐?"

"...네. 그곳으로 들어가는 진법, 혹시 어떤 진법이에요?"

"......흠."

나는 찻잔을 내려놓았다. 동시에 땅속에 파묻어둔 추소광을 오체분시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 으하하! 그것이 궁금하냐? 마교의 '광신단'의 절기, <미혼표식궁귀진>이니라!

...라고 말하는 순간, 팽유월은 즉시 도를 뽑아 들 것이다. 다과를 자르기 위해 놓아둔 과도가 금방 무기가 될 것이며, 추소광은 추/소/광으로 변하게 될 것이다.

- 이 악적! 역시 마교의 잔당이로구나! 여인을, 나를 그런 식으로 범했을 때부터 알아봤어야 하는데!

추소표국이 마교와 연관이 있다는 걸 밝히는 것은 지금까지 잘 다져놓은 팽유월이라는 여인이 의협과 정의심, 그리고 복수심으로 무인이 되기에 충분한 계기였다.

'추소광 개새끼.'

당연히 당장 재미를 보고 있는 나로서는 시덥잖은 변명을 해야만 했다. 나는 그럴싸한 변명을 생각하다가 상황을 모면할 방법을 찾아냈다.

"...오래전 이곳을 다녀간 은인이 남겨주신 진법이오. 표국의 비고에 아무도 드나들 수 없게 했지."

"아.... 그러면 그 안으로 들어갈 방법은 없는 건가요?"

"그냥 비고를 떠올리며 앞으로 쭉 가면 된다. 처음 들어가는 이는 진법에서 헤매게 되지만, 이미 한 번 진의 중심에 간 사람은 장소만 떠올리면 바로 걷기만 해도 앞으로 갈 수 있지."

"네? 그 말씀은...."

"너는 앞으로 우리 비고에 드나들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는 말이다. 추후 한 번 시험해 보아라. 그곳을 깊게 생각만 하면 얼마든지 갈 수 있으니. 흐흐."

첫 경험을 한 장소가 색다른 곳인 만큼, 팽유월은 잊으려야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모처럼이니 직접 데려가서 한 번 더 똑같이 범해줄까하는 음흉한 생각을 하던 순간.

"소국주님, 전갈입니다."

"전갈?"

"국주님께서 방문하실 예정입니다."

"뭐? 국주...? 아버님께서 왜?"

총관은 뭘 당연한 것을 묻냐는 얼굴로, 그러면서도 팽유월을 슬쩍 흘기며 다 안다는 눈빛으로 웃었다.

"그야 곧 결혼식이 있는 날이 아닙니까?"

"......."

좆됐다.

'아버지가 설마 아들을 못 알아보겠어?'

"언제 오신다더냐?"

"사흘 뒤에 도착하신답니다."

"......."

나는 난관에 봉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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