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00화 〉요망한년 (4) (100/124)



〈 100화 〉요망한년 (4)

100화.

찰싹! 찰싹!
찌걱- 찌걱- 찌걱-


"하으윽…!"


다시 엉덩이를 때리며 허리를 흔들자 그녀가 터져나오려는 신음을 참기 위해 입을 틀어막는다.
그러나몸의 대화 중엔 굳이 말이 필요 없는 법.
엉덩이에 손바닥 자국이 생겼지만, 골반을 흔드는 것을 멈추지 않는 그녀의 모습에는 격한 긍정이 담겨있었다.
그 넓은 마음을 본받아 최종택도 더욱 템포를 올렸다.


찰싹! 찰싹!
쩗, 쩗, 쩗, 쩗,

"하윽! 아아… 하아악!"


그렇게 한 마리의 짐승이 되어 서로의 쾌락에 몸을 맡기기를 한창, 백보아의 눈이 풀리다 못해 뒤집힐 무렵.
당장이라도 쌀 것 같은 느낌에 참다 못한 최종택이 다급히 말했다.

"싸, 쌀 것 같아요."
"하윽! 아직 안 돼요. 조금만 더…"
"크으읏! 싸요! 안에다 쌀게요!"

무시하고 격렬하게 흔들자 그녀도 곧 절정이 다가왔는지, 곧 도착지에 도착하는 마라토너처럼 미친듯이 골반을 흔들었다.


자지가 뽑힌다는  이런 걸까.
가뜩이나 쌀 것 같은 와중에 미친 듯이 조이며 흔드니 정신 나갈  같다.


자신을 괴롭게 만드는 이 정액덩어리를 배출하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게 치밀면서도, 한편으론 조금이라도 더 오래 이 순간을 느끼고 싶다는 욕구가 함께 공존한다.
그러나 그것도 이제 한계다.
한계의 한계까지 끌어와 온힘을 다해 마지막 스퍼트를 달린 최종택이 있는 힘껏 물건을 쑤셔넣었다.


"싸, 싼다!"
"지, 지금…! 와줘요!"


그녀의 애원과 동시에 댐이 무너지듯 정액이 터져나오며 그녀의 안을 가득 헤집었다.
백도아가 눈이 뒤집힌  허리를 튕긴 건 그때였다.

"하아아앙!"
"흐아아!"


강렬한 쾌감에 빠진 둘은 그렇게 한참을 멈춰서서 여운을 즐겼고, 이내 최종택이 그녀의 품에 포개졌다.

"하아… 하아…"

그러자 백보아도 달뜬 숨을 내쉬며 그를 끌어안았다.
그렇게 둘은 서로를 껴안은 채 한동안 강렬한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띠링-

[한 대상과 두 번의 애정 어린 섹스를 했습니다.]
[정신의 교감이 이루어집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당신과의 교감으로 인해 성녀가 저주에서 완전히 해방되었습니다.]
[능력치가 대폭 상승합니다.]
[성녀의 구원자에게 '???'가 감사의 표시를 내립니다.]
[보상으로 '???'에게 스킬을 하나 받았습니다.]
['???'가 그래도 모자이크는 너무했다며 투정을 부립니다.]

그 여운을 깨트린  메시지였다.
헌터와 섹스를 한 후에는 언제나 나타나는 메시지. 한데 이번 메시지는 유독 화려했다. 레벨업부터 능력치 상승, 그리고 웬 처음보는 메시지들까지.
정신이 번쩍  최종택이 내용을 확인하곤 고개를 갸웃했다.


'저주?'


그러다 그녀와의 첫날밤이 떠올랐는지 이내 수긍했다.

'아, 그때 그 능력치가 오르지 않았던…'

그때 이미 저주가 깨진 것 아니었나?
생각과 달리 완전히 깨진  아니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어찌됐든 이번 일로 인해 그 저주가 완전히 깨졌다는 건데…

'그럼 능력치가  오른 건가?'

정확히는 알 방도가 없었기에 최종택의 시선이 자연스레 그녀를 향했다.
그녀도 마찬가지로 메시지를 확인했는지 다소 놀란 얼굴이었다. 그리곤 다급히 무언가를 확인하더니 양손으로 얼굴을 덮는다.

"왜 그래요?"
"…능력치가 올랐어요."


살짝 떨리는 그녀의 목소리에 최종택이 곧장 엿보기 구멍을 사용했다.


[백보아]
[성별 : 여]
……
[능력치]
[근력 : B (10 / 100)], [민첩 : B (20 / 100)]
[체력 : B (10 / 100)], [신성력 : S (86 / 100)]


'진짜 올랐잖아?'

저주가 희석되었다니 능력치가  오를 거라 생각은 했는데… 이건 예상보다 더 크게 올랐다.
무려 S등급이던 신성력이 22/0이나 올랐고, 다른 능력치들도  단계씩 상승했다. 최종택조차 높은 등급의 헌터와 최초 섹스를 해도 가능할까 의심될 수치.

C등급이던 능력치들이 오른 건 그렇다쳐도 S등급인 신성력까지 오른 건 꽤나 크다.
실제로 그가 가진 A등급인 능력치도 더럽게 안 오르지 않던가.

'그러고 보니 나는 얼마나 오른 거지?'

문득 궁금해진 그가 상태창을 열었다.


[이름 : 최종택]
[레벨 : 39]
[능력치]
[근력 : S (35 / 100)], [민첩 : S (0 / 100)]
[체력 : A (70 / 100)], [마력 : S (40 / 100)]
[풀발이 적용된상태입니다.]


'미친!'

동시에 그의 눈이 회등잔만해졌다. 자기도 모르게 입밖으로 욕이 나올 법한 걸 간신히 참아낸 최종택이 슬쩍 백보아의 눈치를 살폈다.

"아아…"

다행히 그녀는 여전히 상태창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듯했다.
어지간히 감동인 모양.
평소였다면 그녀를 축하해주거나 위로해줬겠지만, 지금은 그럴 정신이 없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

그러기엔 그가 얻은 보상이 너무 센세이션했다.
한동안 오르지 않던 능력치가 체력 외에 모두 풀발 없이 A등급에 도달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
이 정도면 최초 섹스보다 더 큰 상승폭이었다.
그에 어안이 벙벙한 것도 잠시, 이내 그가 마음을 가라앉혔다.


'침착하게 생각하자. 능력치가 많이 오른 것도… 그래, 이상한 건 아니야.'

오히려 최초 보상보다 더 오른  의아하긴 하지만, 아주 납득 못할 문제는 아니었다.
완전히 저주를 해방시켜 성녀의 구원자가 되었으니까.
어찌 보면 히든 피스인만큼 최초 섹스 보상보다  큰 것도 이해가 된다.

[성녀의 구원자에게 '???'가 감사의 표시를 내립니다.]
[보상으로 '???'에게 '미다스의 구슬'을 받았습니다.]
[보상으로 '???'에게 '미다스의 손길'을 받았습니다.]
['???'가 그래도 모자이크는 너무했다며 투정을 부립니다.]


하지만 이건 뭐란 말인가.


'???면 분명 그때 보아 씨가 대화하던…'

아마 그녀에게 신의 은총을 내린 이일 터.
잠시 잊고 있었는데 모자이크로 투정을 부린  보니 다행히 그녀와의 뜨거웠던 거사를 보진 못한 모양이다.

'감사의 표시라… 뭐하는 작자기에 보상도 줄 수 있는 거지?'


신의 은총이라더니 진짜 신이라도 되는 걸까.
잠시 생각하던 그가 이내 고개를 저었다. 지금 생각해봐야 알 수도 없고, 당장은 그런 것보단 보상을 확인하는 게 우선이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보아 씨에게  번 물어봐야겠다.'

판단을 마친 최종택이 스킬 목록을 열었다.
그러자 그가 보유한 스킬들이 일렬로 주르륵 떠올랐다.
비교적 최근에 얻은 수라기나 애무와 같은 스킬들부터 밥줄 스킬인 풀발, 체위술을 거쳐 이제는 잘 쓰지도 못하는 샤프아이와 파이어 오라까지.

수많은 스킬들이 그를 반겼지만, 최종택의 시선은 오직 한 곳에만 머물러있었다.
붉은 기운을 품은 황금 알.
탁구공보다 작은 크기지만, 영롱하게 섞인 색과 흘러나오는 존재감은 가히 일반적인 수준이 아니었다.

<미다스의 구슬>
[등급 : ??]
[설명 : 만지는  모두 황금으로 만든다는 신의 기운이 담긴 구슬이다. '???'에게 인정받은 자만이 사용할 수 있다.]

-귀속 : 최종택
-???
-???

'이것이 신의 부랄…'


과연 자신이 가지고 있는 구슬과는 차원이 다르다.
보상을 준 신이 들으면 기겁할 생각을 아무렇지 않게 한 그가 머리를 긁적였다.

'그래서 이게  효과인데?'


놀랍도록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다. 뚫어지게 쳐다도보고 구슬을 툭툭 건드려봐도 변함이 없었다.
그나저나 때깔이 참 곱긴 하네. 이 정도면 미관용 아닌가 싶기도 하고.
한참을 끙끙 앓던 최종택이 이내 판단을 내렸다.

'뭐 언젠간 알겠지.'


당장 보상이 저것만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미다스의 손길>
[등급 : S]
[설명 : 만지는  모두 황금으로 만든다는 신의 손길이 담긴 결정석이다. 무언가를 강화할 수 있다.]


-귀속 : 최종택
-단 한 번, S등급 이하의 아이템 하나를 강화할 수 있습니다.
-강화된 효과는 영구적용되며 효과를 사용할  이 아이템은 파괴됩니다.

'강화석이잖아?'

이 순간 떠오른 건 RPG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강화 시스템이었다.
게임과 현실은 다르다고, 현대에서 아이템을 강화할 수 있는 매체는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만약 이 사실이 알려지면?'

그야말로 난리가 날 것이다.
굳이 매 구간마다 비싼 아이템을 살 필요 없이 강화할 수도 있고, S등급 헌터의 경우 애마를 강화하여 더 강해질 수 있을 테니.

심지어 영구 강화다. 그야말로 미친 효과.

비정상적이지만 뛰어난 스킬을 많이 보유한 그의 관점에서도 가히 사기라고  수 있는 성능이었다.


'엄청 비쌀 텐데…'

단순히 성능의 문제가 아니라 희귀성 때문에라도 값어치가 천문학적으로 치솟을 터.
하지만…

-귀속 : 최종택

안타깝게도 최종택에게 귀속되어서 팔  없다. 뭐 신이 직접 내린 보상이니만큼 이 정도야 납득이 간다.
하지만 실망보다는 기대가 더욱 컸다.

'만약 여의가 강화되면…?'

등급이 상승할까, 아니면 추가효과가 주어질까.
어찌됐든 그에게 있어 획기적인 성장이 되어줄 것이다. 하나  설렘과 기대는 순식간에 깨져나갔다.


[여의검을 강화하시겠습니까?]
[강화에 실패하셨습니다.]
[등급보다 높은 아이템을 강화할 수 없습니다.]

"……"

여의검은 무려 S+등급이었으니까.
S등급 이하만 가능한 성능상 S+등급을 강화시킬 순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도 무려 S등급 이하의 아이템을 강화할 수 있으니 두고두고 쓸 법했지만 당장 열 받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이거 맥이는 거 맞지?'

사람 마음이란 게 참 간사하다.
조금 전까지는 그렇게 신나며 신에게 기도라도 올리고 싶을 지경이었는데 막상 여의검을 강화하지 못한다니 세상 쓰레기로 보인다.

어차피 무료로 얻은 거나 다름 없어서 이득이 분명할 텐데도 말이다.

'차라리 스킬 강화였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랬다면 풀발을 강화할 수도 있었을 텐데…
급 아쉬워졌지만 그건 욕심이라는 걸 알기에 최종택도 이내 상념을 떨쳐냈다.
생각해서 뭐하겠는가.  강화할지나 보자는 생각으로 인벤토리를 열자 그의 장비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