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3
1.
시우와 아멜리아는 꽤 긴 악연으로 시작했다.
악연은 애증이 되었고, 애증은 곧 서로 간의 미안함으로, 미안함은 또다시 친애와 화합을 거쳐 애정으로 변하였다.
해묵은 앙금이라고는 하나도 남기지 않고 이자까지 깔끔히 청산한 것이다.
하지만 그런 관계이기에 시우는 이제껏 아멜리아를 대함에 조심스러움이 남아 있었다.
다른 연인에게는 상호 간 합의로 다소 강압적인 플레이를 즐기곤 해도 아멜리아에게만큼은 수위를 조절했다.
가령 상황극을 하더라도 혹시 아멜리아가 ‘그때 일을 마음에 남겨둬서 이렇게 거칠게 하는 게 아닐까?’라는 걱정을 품지 않도록 적당한 선에서 배려해온 것이다.
그러나 아멜리아의 마법과 연기 그리고 체취까지 더해진 시우는 달랐다.
즉, 그는 이미 반쯤 최면상태이다.
아마 이게 상황극이라는 자각조차 흐릿해졌을 터.
아멜리아를 가장 얄미워했던 시절의 신시우를 소환해낸 것이나 다름없다.
그것도 ‘이건 상황극이니 아멜리아를 거칠게 따먹어야 한다’라는 암시가 걸린 시우를 말이다.
그는 아멜리아의 의도대로 어떤 배려 없이 원시적인 정복의 이빨을 들이밀기 시작할 것이다.
2.
“캬, 아멜리아 님은 뒷구멍도 예쁘시네.”
옷이 몽땅 찢기고 벗겨진 채 통나무처럼 뻣뻣이 엎드려있던 아멜리아.
시우는 그녀의 엉덩이를 꽉 붙잡은 채 엄지로 은밀한 구멍을 벌려 보였다.
“…….”
아멜리아가 숨을 집어삼키는 게 느껴졌다.
마녀인 만큼 흔적기관에 불과할지라도 성기 이상으로 보이기 부끄러운 은밀한 곳이다.
이렇게 적나라하게 벌려 보였기에 다소곳이 입을 다물고 있는 오동포동한 보짓살도 훤히 보였다.
“귀하신 몸이라 그런지 아주 고급지십니다. 꽃이라도 피어있는 것 같아요. 그러고 보니 메리골드도 꽃 이름이었죠?”
“…….”
시우의 빈정거림에 아멜리아의 귀가 빨갛게 익어가기 시작한다.
그녀가 느끼는 모멸의 증거는 그뿐이 아니다.
“그렇게 아무렇지 않은 척 하려해도 소용없습니다. 수치스러워서 움찔움찔 조였다 풀어지는 게 다 보이거든요. 지금도요.”
“……!”
설마 그런 민망한 일이 일어나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던 아멜리아의 손이 엉덩이를 가리려는 듯 움찔했다.
제 전략을 떠올린 듯 잠잠해 졌지만 말이다.
“무심한 척하셔도 다 압니다. 솔직히 무서우시죠?”
“…….”
“지금부터 저한테 이쪽 구멍으로 개같이 따먹히실 거에요. 어차피 이제 필요도 없는 구멍인데 헐렁헐렁해질 때까지 써야겠네.”
“…….”
“맛 먼저 보겠습니다.”
엉덩이를 벌린 상태 그대로 아멜리아의 메리골드를 핥았다.
그 순간 아멜리아의 늘씬하게 뻗은 기립근이 딱딱하게 굳으며 탱글한 엉덩이가 단단하게 뭉친다.
생리적 혐오감이나 거부감과는 관계없는 조건반사였다.
이미 수많은 여체를 앞과 뒤로 섭렵해 온 시우는 한 번의 리밍만으로 아멜리아의 허접도를 측정했다.
민달팽이가 기어가듯 진듯하게 핥아낸 것만으로 이 정도라.
흠, 이 맛은….
허접후장의 맛이다.
기가 셀수록 뒤가 약하다는 속설이 들어맞는 순간이었다.
시우는 능숙하게 아멜리아의 뒤를 혀로 풀어내기 시작했다.
“츄륩, 츄르르르릅….”
어쨌거나 마구잡이로 박아대긴 그렇다.
시우가 보고 싶은 건 아파서 눈물을 흘리는 아멜리아가 아니다.
왠지 그건 싫다.
대신 터부시 되는 구멍을 노예의 자지로 개통 당하며 쾌감을 느끼는 자신의 모습에 경악하고, 그걸 숨기고 숨기려다가 끝내 숨기지 못해 야한 신음소리로 폭로하는 아멜리아가 보고 싶었다.
“아…. 흡!”
시우의 혀가 현란하게 움직일 때마다.
수영연습을 하는 것처럼 아멜리아의 다리가 느릿하게 퍼덕인다.
평상시 쓰지 않는 허벅지 안쪽 근육이 격한 수축을 간헐적으로 내보인다.
저도 모르게 탄식 같은 신음을 흘리다 뒤늦게 입을 틀어막는다.
어느 것 하나 아멜리아에게선 상상도 하지 못했던 모습이다.
그녀는 불과 30분도 전에 시우 정도는 맨몸으로 이길 수 있다느니, 노예 주제에 라는 말을 숨 쉬듯 내뱉었으니 말이다.
점점 느끼고 있다는 건 명확했다.
혀 놀림이 과감해짐에 따라 아멜리아의 발끝이 꽉 움츠러드는 게 보인다.
어떤 거짓말도 훈련받지 못한 아멜리아의 순결한 꽃망울은 ‘기분 이상해! 하지만 곧 좋아질 것 같아!’라고 말하고 있었다.
“기분 좋으시죠? 그래서 반항도 안 하고 가만히 있는 거 아닌가요?”
잠시 입을 떼고 또 한 번 이죽였다.
침에 축축하게 젖은 메리골드와 도톰하게 맞물린 보두덩이가 몹시도 먹음직스럽다.
“그게 아니라면 그 대단하신 아멜리아 님이 노예 따위한테 이런 짓을 당하면서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 같은데.”
“…차라리….”
계속된 모욕에 장미꽃잎이 바닥에 떨어지는 수준의 작은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뭐라고요?”
“차라리…. 앞으로….”
“잘 안 들립니다.”
“차라리 앞으로 해요….”
완전히 체념한 목소리일 뿐인데 왜 이렇게 꼴리는 걸까?
그건 그토록 표독스럽게 날뛰던 아멜리아가 결국 찍소리도 못한 채 시우에게 당하고만 있기 때문이다.
30분의 차이가 수컷의 정복욕을 극대화한다.
“앞이요?”
“…….”
“잘 못 들었습니다. 그리고 사람이 말을 하려면 눈을 보고 말해야죠.”
아멜리아가 주춤주춤 고개를 돌렸다.
벌겋게 익은 귀와 두 뺨 그리고 갈 곳을 잃은 시선이 눈에 들어왔다.
분노는 커녕 전의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유약한 눈빛이었다.
“…벌써 포기하신 건가요? 분명 아까까지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던 것 같은데.”
“…가만 두지 않을 거라구요….”
그건 나중의 일이고.
일단은 터질 듯 부푼 자지가 아멜리아를 가만두지 않을 것 같은 게 먼저다.
“뭐, 그건 그렇다 치고. 뭔가 말씀하시지 않았어요?”
“그런 불결한 곳에 손대지 말고…. 차라리 앞으로 하라고요.”
너무나도 예상대로의 반응이다.
지켜봐 온바 아멜리아의 성 지식은 굉장히 고지식하다.
견습마녀 시절 사춘기부터 마녀가 된 이후 한참까지 혼자서만 지낸 셈인데 성적 개방성을 지니고 있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다.
아무리 몸을 더럽히는 순간이 목전이라도 항문성교라는 벼락 맞을 변태행위까지는 허락하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좋습니다.”
“……?!”
순순히 허락하는 시우의 모습에 눈이 휘둥그레진 아멜리아.
안도보다는 당혹감이 더 큰 눈치다.
하긴, 바보가 아니라면 이렇게 순순히 부탁을 들어주는 게 이상했겠지.
“그럼 어디에 박으면 되는데요?”
“…앞이요.”
“어디요?”
“제…. 성기요.”
“어딘지 모르겠는데요.”
“아, 아, 아멜리아의……. 보, 보지요….”
“그런 단어도 알고 계시네요.”
아멜리아의 두 뺨이 장미보다 빨갛게 변했다.
아마 손을 대본다면 뜨끈뜨끈하지 않을까?
“좋습니다. 그럼 이렇게 하죠.”
시우는 아멜리아를 조금 더 골려주기로 작정했다.
3.
“쮸웁, 츄우웁…. 츄우우웁….”
언제나 시우를 무릎 꿀리던 아멜리아가 오늘은 시우의 다리 사이에 무릎을 꿇었다.
그것도 모자라 알몸으로 두 손을 가지런히 무릎 위에 놓은 채 오직 입과 혀만을 사용해 헌신적인 펠라치오를 이어가고 있다.
뒷구멍개통을 보지 개통으로 바꿔주는 대가로 요구한 것이 바로 펠라치오였다.
아멜리아는 뜻밖에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를 앞뒤 꽉 막힌 답답한 사람 정도로 생각했는데….
의외로 피할 수 없는 상황이 온다면 차악의 선택지를 택하기 위해 노력하나 보다.
조금 얼떨떨한 가운데.
가장 얼떨떨한 것은 아멜리아가 굉장히 능숙한 펠라를 선보였다는 사실이다.
“츄르릅, 우국….”
“재능 있으시네….”
“츄릅, 헤웁….”
이건 뭐랄까….
이미 시우의 물건으로 여러 번 연습한 듯한 테크닉이다.
이에도 전혀 스치지 않고, 어디를 자극하면 좋아하는지 확실히 알고 있는 듯한 움직임.
“더 깊게 무세요.”
“우걱…. 쿠훅…!”
시우는 아멜리아의 머리를 잡아 자지를 한층 깊이 찔러넣었다.
자지 밑면까지 감겨오는 말랑한 혓바닥과 뜨거운 목 안쪽의 감촉.
끈적한 기침과 함께 아멜리아의 턱을 타고 흐른 침방울이 부들부들 움켜쥔 주먹 위로 후두둑 떨어진다.
“눈은 위에 보세요. 옳지, 그 표정 좋네요.”
“…쿠훅…!”
목 깊은 곳을 찔린 조건반사로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아멜리아가 힘겹게 눈을 치켜뜬다.
굉장히 분한지 싸늘한 매도 눈빛으로 올려다보지만 자지나 빨며 침을 뚝뚝 흘려서야 그다지 무섭지 않다.
오히려 저 화난 얼굴에 하얀 정액을 쭉쭉 뿌려주고 싶다는 생각마저 했다.
“슬슬 그만해도 되겠네요.”
기분 좋은 감각에 승리감까지 더해지자 예상보다 훨씬 사정욕구가 차오른다.
이마를 밀어 아멜리아의 목 깊이 들어갈까 말까 하던 자지를 휙 빼냈다.
“콜록! 콜록!”
기침하던 아멜리아의 가느다란 허리를 가뿐히 들어 침대 위로 던져 놓는다.
갑작스러운 횡포에 눈살을 찌푸리며 이를 꽉 무는 아멜리아.
“아멜리아 님, 보지 좀 빌려주세요. 이제 쌀 것 같아서요.”
“뭐, 뭐라고요?”
상상 이상의 천박한 표현에 기겁하는 아멜리아.
“엉덩이 드세요.”
그러거나 말거나 아멜리아의 골반을 쥐어 엉덩이를 들어 올린 다음 그녀의 침으로 끈끈해진 자지를 박았다.
-쮸거어억!
“꺄흐앙!”
놀랍게도 아멜리아의 보지는 그녀의 입안보다 끈적끈적하게 젖어 있었다.
자궁 입구까지 쑤셔 들어간 자지가 사방에서 거칠게 조여오는 뻑뻑한 보짓살에 못 이겨 하얀 정액을 꿀렁꿀렁 토해낸다.
“윽…. 으읏…! 윽…!”
네발 짐승처럼 기는 자세를 취한 채 엉덩이를 치켜들게 된 아멜리아는 무차별 아기씨 융단폭격을 막아낼 수 없었다.
대신 자지가 껄떡이며 하얀 씨를 뿌릴 때마다 어쩔 줄 몰라하며 시트를 움켜쥐고, 본의 아니게 속살을 꾸욱꾸욱 조여대며 원활한 사정을 도울 뿐이다.
“보지 잘 썼습니다. 덕분에 시원하게 뺐네요. 속이 좁은 분이라 그런지 보지도 좁네요.”
“하아…. 하아….”
뿌리 끝까지 시원한 사정을 한 시우는 만족스레 아멜리아의 엉덩이를 찰싹찰싹 두들겼다.
-쮸거어억!
깊숙하게 박혀있던 물건이 빠져나오자 주르륵 걸쭉하게 흘러나오는 정액.
아멜리아는 그제야 긴장을 늦추며 허리에 들어간 힘을 풀었다.
아멜리아를 이런 식으로 취급할 수 있다니.
약간의 죄책감도 있지만 지금 당장은 꼴림이 더 크다.
자박꼼의 흥분은 알량한 도덕심으로는 이겨낼 수 없을 만큼 거대하기 때문이리라.
“…이제 만족했나요…?”
“…….”
그런데 아멜리아가 너무 아무렇지 않다.
당황하던 것도 잠시 금방 침착을 되찾은 아멜리아의 모습.
“…볼일 끝났다면 가봐요.”
펠라치오에 이어 굴욕적인 질싸를 당하고도 당최 꺾인 것 같지 않았다.
쌍심지를 치켜세우며 덤벼드는 정도는 아니지만, 그녀가 초기에 취했던 전략이 먹혀들었다는 태도였다.
시우가 무슨 짓을 하건 놀아나지 않겠다는 것이다.
뭔가 못마땅하다.
이런 건 자박꼼이 아니다.
“아…!”
시우는 아멜리아를 다시 덮쳤다.
진짜 자박꼼을 보여주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