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0
1.
“…….”
“…….”
마츠리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린네와 시우 사이엔 어색한 침묵이 감돌았다.
그것은 거짓말로라도 연인 간의 풋풋함이라고 설명하기 힘들다.
이 침묵은 일방적으로 파파로부터 린네에게 향하고 있었다.
린네가 보기에도 아주 예상 못 했던 일은 아니었다.
파파의 입장에서는 딸아이의 유혹에 혹하여 입맞춤이라는 금기의 선을 밟고 만 것이다.
심지어 혀를 넣어 불꽃놀이가 끝날 때까지 한참이나 키스했으니, 이성이 냉정을 되찾은 지금 그의 마음은 자조와 자괴로 가득할 것이다.
심란한 그의 옆 얼굴과 평소처럼 꽉 잡아주지 않는 손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결국 한마디 말도 없이 향월루로 돌아온 부녀.
더 지속된 침묵이 린네를 불편하게 만들 것이 뻔하기에 파파는 간신히 입을 열어 말을 쥐어짜 냈다.
“씻고 자자.”
“네, 파파.”
“그…. 아무것도 아니다. 나와서 이야기하자.”
“네.”
파파의 성격이라면 누구보다 린네가 잘 알고 있다.
비록 피가 섞이지 않았다고는 하나 두 사람의 관계는 부녀지간.
실제로 두 사람이 지금껏 밟아온 관계도 역시 단란한 부녀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파파는 린네의 키스를 받아들여 버렸고, 그것도 모자라 재차 키스를 시도했다.
린네는 진심으로 아버지를 남자로 보는 게 아니다.
그저 막 사랑을 깨닫는 시기, 가장 가까이 있는 남자가 아빠였기 때문에 벌어난 돌발적인 상황이다.
그걸 통제하고 바로 잡아야 하는 양육자의 의무를 저버리고 찰나의 유혹에 넘어가 버렸으니….
라고 생각하며 극심한 후회에 사로잡혀 있겠지.
그러나 린네는 멈출 생각이 없었다.
불꽃놀이 아래서 달콤한 입맞춤을 나눈 이래, 린네의 마음가짐은 달라져 있었다.
그러니까.
굉장히 전투적으로 말이다.
파파가 망설이고 고뇌하는 모습을 보았다.
즉, 조금만 더 유혹하면 된다.
린네는 먼저 파파가 목욕 중인 욕실로 향했다.
예상대로 파파는 편백 나무통에 따뜻한 온천수를 받고 몸을 담그고 있었다.
재빨리 옷을 벗고 가운을 두른 뒤 욕실 내에 발을 들인다.
“파파.”
“린네?”
린네의 부름에 소스라치게 놀라는 파파.
“파파와 같이 목욕하고 싶어요.”
“…….”
그렇게 말하며 가운을 벗어던지자 고혹스러운 나신이 짙은 증기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다.
고개를 휙 돌리기 전.
파파의 시선이 본능적으로 위아래를 훑는 것을 린네는 놓치지 않았다.
역시 파파도 한 명의 남자다.
정말 린네를 딸이라고 생각한다면 알몸을 보고 저런 시선을 보내진 않았겠지.
“그건 조금….”
미적지근한 거부반응이 나오기 전.
-참방
린네는 뜨거운 온천수에 발끝을 넣어 미끄러지듯 입욕했다.
실오라기 하나 거치지 않은 채 무릎이 닿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마주 앉은 두 사람.
“파파랑 목욕하는 건 처음이에요. 기뻐요.”
린네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다리를 꼬았다.
이런 일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태연하게.
“린네, 아까는 미안했다.”
침음을 삼키던 파파가 입을 연다.
무겁고도 죄의식에 찬 목소리였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순간의 충동을 참지 못했어. 나는 린네를 딸로 생각해. 그러니까 이 이상은….”
“알아요, 린네는 파파의 딸이에요.”
“정말 미안하다.”
“네, 괜찮아요. 저도 잘못했어요.”
그제야 린네를 봐주는 파파.
근심이 가득하던 표정이 조금은 풀어졌다.
상처 입히지 않고 잘 설득했다고 생각한 모양.
슬며시 가슴께를 스치고 지나간 시선 이후에 헛기침.
“커흠, 가운이라도 몸에 걸치는 거 어떠니?”
아예 여지를 남기고 싶지 않다는 듯한 발언이었다.
또한 린네의 유혹이 먹혀들어가고 있음을 나타내는 방증이기도 했다.
“왜요?”
“왜냐니, 외간 남자에게 몸을 보이는 건 잘못된 일이야.”
“파파는 외간 남자가 아니잖아요. 아니면 파파는 린네가 여자로 보이시나요?”
궤변 사이를 콕 찌르는 지적에 입을 다무는 파파.
항상 믿음직스럽던 파파가 지금은 귀엽다.
물론 언제나처럼 사랑스럽다.
“아니지.”
“아니라면 상관없잖아요.”
“그건…. 그래. 좋을 대로 하렴.”
파파가 더 말을 잇지 못하고 명상하듯 눈을 감았기에 욕실 안에는 첨벙이는 물소리만 가득했다.
그때 린네의 길게 뻗은 다리가 어두운 물밑에서 움직였다.
“린네!”
파파가 화들짝 놀라더니 엄하게 꾸짖듯 린네의 이름을 부른다.
파파의 다리 사이를 파고든 작은 발이 슬며시 그의 물건을 쓰다듬었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파파의 그곳은 높게 솟은 산처럼 우뚝 서 있었고 바위처럼 단단했으며, 이 뜨거운 온천 속에서도 온도를 느낄 수 있을 만큼 뜨거웠다.
“뭐 하는 거니?”
그렇기에 파파의 질책은 단순한 꾸짖음과는 거리가 멀다.
앞서 이어지던 자괴감, 은밀한 욕망을 들켰다는 당혹감, 린네의 독주에 대한 경악이 뒤섞여 온천수보다 투명하게 속내를 내비치고 있다.
“불편해서요. 다리를 뻗었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을 가장하여 탈 압박하는 린네.
“마, 마저 씻고 오렴.”
린네는 도망치듯 사라지는 파파의 뒷모습을 유심히 눈으로 좇았다.
2.
-드르륵
다다미 문이 열렸다.
목욕을 끝내고 취침용 유카타를 입은 린네가 방에 들어선다.
푹신한 요 위에 얇은 이불을 뒤집어쓴 파파의 어깨가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파파, 오늘도 같이 잘 거죠?”
“…그래.”
린네는 뱀처럼 파파의 등에 달라붙어 누웠다.
그의 등을 뒤에서 안는 듯한 자세이다.
파파가 나간 이후 입욕제를 넣어 몸과 마음을 정갈히 한 린네.
이렇게 밀착한 이상 파파의 코에도 달콤한 도화(桃花)향이 스미고 있을 것이다.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턱밑으로 흐를 과즙과 탱글한 과육을 연상케 하는 복숭아의 향기가.
본디 금단의 열매란 금지된 것이기에 더욱 달콤하다.
“린네, 다시 말하지만…. 조금 전 신사에서는 내가 실수했던 것 같아.”
린네가 그토록 고대하던 키스.
조금 전부터 파파는 그것을 실수라며 단정 짓고 있었다.
없던 일로 만들고 싶다고 말하고 있었다.
“…….”
그러나 그런 파파의 반응이야 말로 린네의 마음을 발랄한 기쁨으로 가득 차오르게 하고 있었다.
만약 파파가 린네를 정말로 소중하게 여기지 않았다면.
순간의 욕정에 덮쳐올 정도로 중요한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이러한 고뇌도 답답함도 감당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즉, 파파의 미적거림과 망설임은 그만큼 린네가 소중하다는 증거.
가장 편한 방법은 파파가 이대로 넘어오는 것이겠지만….
린네는 다른 방법을 사용하기로 했다.
파파의 욕망은 이미 알고 있다.
린네를 소중하게 여기는 까닭에 일선을 넘지 않으려 든다면….
뒤에서 등을 떠밀어주면 되는 것이다.
바짝 밀착한 상태에서 고스란히 등을 내준 파파.
자율방어는 지극히 신뢰하는 사람을 상대로는 발동하지 않는다.
-파파팟!
마력을 담은 린네의 손이 그의 점혈을 찌른다.
“린네! 그만둬!”
이로서 당분간 마력을 사용할 수도 격렬한 저항을 할 수도 없어진 파파는 뒤늦게 몸을 뒤척였지만 이미 늦었다.
린네는 부뚜막에 올라가는 고양이처럼 훌쩍 파파의 손목을 잡고 그의 배 위에 올라탔다.
혼란에 사로잡힌 자의 시선과.
결연한 각오를 다진 자의 시선이 잠시 충돌한다.
황홀하다.
그렇게 사랑하는 파파가 지금은 린네의 배아래 깔려있다.
“…….”
“…….”
긴 침묵 속에 도화선이 타들어 가는 듯한 긴장감이 감돌고.
상황의 주도권을 쥔 린네가 먼저 입을 열었다.
“린네는 우유가 마시고 싶어요.”
“우유? 그래, 그럼 이것 좀 놔주겠니? 부엌에 가서 데워줄 테니, 이것 좀 풀어주겠니?”
린네는 우유를 좋아했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그 맛에서 어째서인지 결핍된 부분을 채워주는 듯한 위안을 받았던 까닭이다.
따라서 두 사람이 잠자리에 들기 전 파파가 린네에게 따뜻하게 중탕한 우유를 가져다주는 건 일종의 통과의례였다.
파파는 손도 댈 수 없이 탈선을 거듭하던 가운데 일상회화가 나온 것을 재정착의 의미로 받아들였겠지.
하지만 아니다.
린네는 방심한 파파의 옷자락을 풀어해졌다.
짐승처럼 잘 발달한 흉근과 복근, 그리고 그 아래 짐승보다도 흉포한 남성의 창.
“린네는 파파의 우유가 먹고 싶어요.”
어느새 아래까지 기어 내려간 린네의 보드라운 입술이 벌어지며 말릴 새도 없이 귀두의 첨단을 살며시 문다.
남자와 동침하는 건 이번이 처음.
그럼에도 본능적으로 어떻게 해야 파파를 기쁘게 할지 알 수 있다.
“쮸웁…. 헤룹, 츄르릅….”
“리, 린네….”
젖을 빨듯이 눈을 감고 펠라치오를 이어가는 린네.
그 안의 말캉한 혓바닥도 잠시를 쉬지 않는다.
커다란 사탕을 핥듯 전체를 둥글게 감싸기도 하고, 밑면부터 위까지 길게 기어오르기도 하는 음란한 움직임.
“파파가 츄웁, 기뻐하는 게 느껴져요, 쪼옥….”
헌신적인 린네의 봉사는 목구멍 깊이 자지를 받아들이는 것조차 마다치 않았다.
구토감과 구역질을 느끼면서도 꾸역꾸역 목안으로 물건을 밀어 넣으면 파파는 기쁜 듯 움찔거린다.
“콜록! 콜록! 파파도 린네가 먹고 싶었죠?”
린네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눈으로 파파의 올려다보며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침 범벅이 된 자지를 살살 훑었다.
움찔움찔거리기 시작한 자지.
린네는 행여나 늦을세라 다시 깊게 목 안으로 물건을 받아들였다.
-꿀럭! 꿀럭! 꿀럭!
“꿀꺽…. 꿀꺽…. 꿀꺽….”
허무하리만치 쉽게 착정된 정액이 린네의 뱃속으로 그대로 흐른다.
린네는 장담했던 대로 파파가 내어준 뜨거운 우유를 모두 삼켰다.
“츄윱….”
마지막 한 방울까지 알뜰하게 삼켜 들고서야 자지를 입에서 빼내는 린네.
-스르륵
애초부터 허술하게 흐트러져있던 유카타가 벗겨지며 린네의 알몸이 다시금 드러난다.
동시에 파파의 몸에 걸려있던 마력의 점혈을 풀어내었다.
멍한 표정으로 상체를 일으킨 파파에게 체조하듯 다리를 벌려 보이며 린네는 말했다.
“린네는요. 아랫입으로도 파파의 우유 마시고 싶어요.”
반들반들한 백보지가 과실이 벌어지는 소리와 함께 발갛고 촉촉한 속살을 드러낸다.
애무도 하지 않은 그녀의 아랫입은 이미 충분히 삽입이 가능할 만큼 젖어있었다.
“…….”
이게 무슨 상황이지?
정확히 그 순간.
파파가 아닌 시우는 별안간 눈앞에 펼쳐진 상황에 입을 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