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녀의 도시-790화 (790/917)

#784

1.

회오리처럼 휘몰아치는 절정의 폭류가 잦아들고.

“흐윽… 히윽! 히끅…!”

딸국질을 하듯 애달프게 헐떡이는 엘로아는 쾌락으로 머리가 멍한 와중에도 낙담했다.

본디 반쯤 누운 채 똑같은 위치에서 시작한 조개 씨름이지만 린네가 주도권을 잡고 엘로아의 무릎을 껴안은 까닭에 사실상 측위 자세가 되어 버렸다.

홀로 넉다운 되어버린 채 침대 위에 머리카락을 흐트러트리던 엘로아는 멍하니 반추했다.

졌다.

제대로 경쟁을 시작하지도 못한 채, 일방적으로 공격당하다가 무참하게 패배해버렸다.

이게 도대체 무슨 꼬락서니란 말인가?

각오가 부족했던 것이 분명하다.

내키지 않는 시작이었다 해도 린네가 뛰어나가는 모습을 봤으면 마땅히 쫓아가야 했는데….

쾌락을 탐하느라 본래 목적을 잊어버린 채 가뿐히 가버리고 말았다.

그 결과 린네에게 시우와 먼저 관계할 권리를 뺏겼다.

낙담한 엘로아는 울적한 마음으로 고개를 들었다.

거기에는 의기양양해하며 ‘고작 이 정도인가? 티페레트’라고 조소할 린네가 기다리고 있으리라 믿었다.

그러나….

“하아…. 하아….”

예상과는 달리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가쁜 숨을 내쉬고 있는 린네.

앞머리가 눈을 전부 가릴 정도로 고개를 숙이고 있는 와중 그녀의 얼굴은 엘로아 만큼이나 벌겋다.

겨우겨우 내뱉는 탁한 한숨도 엘로아의 것과 거의 다름이 없다.

거기에 반쯤 엘로아의 무릎에 기댄 채 누가 옆구리라도 찌르는 고양이처럼 움찔대고 있다.

뭐가 어떻게 된 거지?

엘로아의 의문은 이어진 시우의 판정이 풀어주었다.

“이건 예상 못 했는데…. 무승부네요.”

“무승...부?”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호랑이 등 위에 타오르듯 단숨에 기세를 잡은 린네는 적극적으로 허리를 움직였다.

과거의 기억을 떠올려 비스듬히 누운 린네에게 박던 시우처럼 거칠게 아랫입술을 비벼댄 것이다.

그렇게 할 때면 린네는 자지러지며 흐항흐항 울음을 터뜨리곤 했으니 자신이 당했던 걸 엘로아에게 행한다면 같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이는 린네의 짧은 성 경험으로 인한 일반화.

쾌락의 시퀀스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까닭에 생겨난 자충수였다.

보빔 행위는 일방적으로 쾌감을 주는 구조가 아니다.

린네가 엘로아에게 자극을 가하는 만큼 린네도 자극을 받게 된다.

두 장의 백합이 끈끈한 꿀물을 내뿜으며 짓이겨질 때 쾌락에 헐떡이게 되는 건 엘로아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필사적으로 절정을 참으며 엘로아를 먼저 보내려던 린네지만, 엘로아가 오르가즘에 도달하며 허리를 튕기자 갑자기 거센 자극이 가해졌다.

린네 역시 그 자극을 이겨내지 못하고 절정에 도달했다는 단순한 결말.

“한 번 더 하면 되겠죠.”

엘로아는 아직도 얼떨떨했다.

분명 정타를 맞고 다운됐는데 일어나보니 운 좋게 휘두른 럭키펀치가 상대 턱도 같이 돌려버린 상황.

이런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칠 순 없다.

이번에야말로 마음을 다잡은 엘로아는 린네와 완벽히 대등한 자세로 허리를 단단히 고정했다.

“…이번에는 다를 걸세.”

“…후우….”

시작된 2 라운드.

그제야 엘로아는 린네의 상황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린네의 무뚝뚝한 인상, 한 자루의 일본도를 연상케 하는 칼 같은 분위기, 그리고 시작과 동시에 주도권을 잡아버리는 바람에 직시하지 못했던 실태.

“…흐믑…! 므므…!”

허리를 움직이는 와중에 입술을 깨물며 신음을 내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간헐적으로 몸을 움찔움찔 떤다.

그때마다 바짝 밀착한 아랫입술로부터 끈끈한 꿀물이 새어나와 그중 일부가 엘로아의 체내로 섞여 들어온다.

이렇듯 린네는 겉보기처럼 강하지 않았다.

아니, 원래라면 린네는 엘로아의 상대조차 될 수 없는 몸이다.

아무런 쾌락도 없이 살아온 수백 년을 벗어난 것이 고작 며칠 전.

아직 쾌감에 익숙하지 않은 나머지 아주 작은 자극에도 자지러지는 민감뷰지다.

엘로아가 발정 상태가 아니었더라면 아주 가뿐하게 제압할 수 있는 상대.

즉, 이 대결은 누가누가 더 허접한가를 겨루는 가슴이 졸렬해지는 대결인 것이다.

엘로아는 전의를 곧추세우며 유독 약해 보이는 린네의 새싹 쪽으로 시선을 올렸다.

-찌걱!

“므앙!”

예상대로 엘로아의 압박이 새싹을 향하자마자 칠칠치 못하게 녹은 입안, 바알간 혀를 노출하고만 린네.

한번 벌어진 입은 다물어질 줄을 모르고 연신 야릇한 교성을 뿜어낸다.

그 모습은 상상 이상의 에로틱함으로 점철되어 있다.

분위기가 살벌하다, 애교 없이 무뚝뚝하다, 인간미 없는 인형 같다, 라고만 생각했던 린네가….

지금은 엘로아의 허리 짓에 맞춰 가면을 벗어던지고 암컷의 모습을 보인다.

본능적으로 교태 어린 신음을 내며 엘로아의 동작 하나하나에 몸을 바르르 떤다.

“흐긋! 으므믓…!”

이제야 시우가 왜 이렇게 엘로아를 괴롭히는 걸 좋아하는지 이해할 것 같았다.

자신도 시우에게 당할 때 저런 모습을 보이고 마는 것이겠지.

물론 여유롭게 감상을 품을 수 있던 시간은 길지 않았다.

-찔꺽!

이를 악 문 채 쾌감에 저항한 린네가 초인적인 정신력으로 반격을 시도한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가위 치기는 구조상 거울처럼 쾌감을 공유하는 자세.

린네의 돌기를 자극하기 위해선 엘로아도 필연적으로 제 약점을 노출해야 한다.

-쯔붑! 쯔붑! 쯔붑!

“하읏…! 크읏…! 힉…!”

“므…. 흐믓…! 큭…!”

그런 와중에 상대의 기분 좋은 곳을 최대한 공략하고, 반대로 자신이 약한 곳은 최대한 숨긴다.

자연스레 꿈틀거림이 심해지는 허리짓.

더욱 격렬하게 비벼지는 보짓살.

열기에 부응해 흘러나오기 시작한 땀이 어느덧 맞닿은 피부가 더욱 매끄럽게 미끄러지게 한다.

그것은 어쩌면 엘로아와 린네가 정원에서 벌였던 검무의 연장이었다.

각기 바짝선 음핵을 찌걱찌걱 비벼대는 클리소드파이팅.

“아읏…!”

“흣킁…!”

맑은 검명은 진득한 액체가 끈적끈적 늘어지는 소리가 대신하고, 청명한 기합은 탁한 신음이 대신한다.

각기 무위의 정점에 달한 두 사람이지만 쾌락에 녹아내린 상황에서의 대결은 진흙탕 싸움 그 자체이다.

한 쌍의 돌기가 비벼지고, 적의 공격을 돌려막고, 또 지리멸렬하게 부닥치는 와중 우연이 낳은 움직임이 발생했다.

상대적으로 앙증맞은 엘로아의 새싹이 린네의 새싹 표피 안쪽으로 쏙 들어가버린 것이다.

“하으으읏…!”

가뜩이나 쾌감에 버거워하던 중 클리 전체를 감싸는 따뜻한 감각에 가버린 엘로아와….

“끼햐아앙…!”

새싹의 가장 민감한 뿌리 부분을 공략당하며 오르가즘을 느끼는 린네.

두 사람의 허리가 동시에 하늘로 튀어 오른다.

이번에도 여지없이 동시에 절정을 느끼고 만 것이다.

2.

“이대로는 끝이 없겠네요….”

시우는 살짝 얼이 빠진 목소리로 말했다.

물론 눈앞의 장면이 더없이 매혹적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두 스승님의 대련이 이토록 절묘한 황금 밸런스 속에서 이뤄지리라고는 미처 짐작 못 한 까닭이다.

“하으으….”

“하아…. 하아….”

총 4회에 거쳐 동시에 절정이라는 완벽한 싱크로를 자랑한 두 사람 사이의 시트는 이미 한참 전에 엉망진창으로 변했다.

엘로아도 린네도 거동도 힘들 정도로 몸이 축 늘어져 있었다.

이쯤되자 시우도 더 이상 난입을 참을 수 없었다.

두 스승님의 음란한 난투를 지켜보는 와중 자지는 톡 건드리면 사정할 정도로 부풀어 있다.

이 이상 무승부를 봤다간 자지 파열로 죽어버리고 말리라.

그렇다면 이쪽도 조금 즐겨야 하지 않겠는가?

“잠시만 이대로 해주시겠어요?”

반쯤 침대에 너부러진 스승님의 허리 아래 베개를 바친 뒤 다리를 벌린다.

린네의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번쩍 들어 올린 뒤 그 위에 엎드리도록 얹는다.

잘은 모르겠지만 확실히 조금 전 끈적한 플레이가 두 분의 심리적 거리감을 좁혀 주었는지도 모른다.

몽롱한 눈빛으로 큰 거부 없이 자세를 취해준 두 스승님.

이 상태에서 살짝 자세를 조절한다면 그야말로 ‘덮밥’이라는 표현이 걸맞은 포지션이 나온다.

덮밥이 왜 덮밥이겠는가?

위에 무언가를 얹었기에 덮밥이다.

그렇다면 스승님 위에 스승님을 얹어야 진정한 스승덮밥이 완성되는 것 아니겠는가?

“진짜 미쳤네.”

손가락 하나 대지 않았지만 그것만으로 장관, 또 절경이었다.

상상은 했지만 실제로는 볼 수 없으리라 생각했던 압도적인 뷰.

원래부터 은근히 둔덕의 볼륨감이 넘치던 스승님들이다.

스승님의 특징인 앙다일뷰와 린네의 모찌보지가 삽입을 기다리듯 적나라한 분홍빛으로 빛난다.

더불어 위에 올라탄 린네의 엉덩이 구멍까지 한 번에 훤히 감상할 수 있는 최적의 포지션.

특히 눈여겨본 것은 한 쌍의 빽보가 만들어낸 거터, 자지 미끄럼틀이다.

워터슬라이드 못지않게 물이 넘쳐나는 보짓살의 협곡은 별다른 윤활제가 없어도 충분히 미끄러워 보였다.

“이대로…. 어쩌겠다는 거지?”

“이렇게요.”

일단 상품을 첫 삽입섹스권으로 걸었으니 양심상 삽입은 피해야 하지 않겠는가?

스승님의 허리는 조금 더 위로, 린네의 허리는 조금 더 아래로 낮춘 시우.

지극히 어려운 체위지만 두 사람의 유연성이 상상을 초월했기 때문에 곧 최적의 조건이 갖춰졌다.

비좁아 보이는 틈새에 자지를 밀어 넣는다.

-스윽! 찌걱!

“흐힛!”

“흐믑!”

말랑말랑한 둔덕이 자지가 비집고 들어감에 따라 음란하게 찌그러진다.

사방에서 푹신하게 자지를 자극하는 가운데, 살짝 벌어진 두 구멍은 미끈거리며 위아래로 달라붙는 이 감촉은….

스승님의 은혜가 더블로 들어간 뷰지 샌드위치!

가볍게 한번 허리를 움직였을 뿐인데 삽입한 것처럼 매끈해진 자지가 부드러운 자극을 한껏 만끽한다.

이건 파이즈리보다도 부드러운,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게 의문일 정도의 행복한 감각.

-찌걱! 찌걱!

신체구조의 한계로 너무 깊게 찔러봐야 딱히 기분이 좋지 않다는 단점이 있지만 귀두를 깔짝일 정도면 충분하다.

시우가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하자….

“흐응!”

“으믑!”

몸을 밀착한 채 어색하게 시선을 피하던 엘로아와 린네가 끈적한 교성을 토해냈다.

그것도 모자라 엘로아는 엉겁결에 린네를 쿠션처럼 껴안고 말았다.

각도상의 이유로 대음순 위를 활강한 귀두가 자연스레 클리토리스를 앞뒤로 비벼댔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두 사람의 새싹은 연이은 절정으로 민감도가 극에 달해 있었다.

-쮸걱! 쮸걱! 쮸걱!

“흐으윽! 시, 시우…!”

“히야앙! 낭군…!”

그런 상태에서 여성기와 비교 불허한 강직도를 지닌 자지를 비비고 있으니 엘로아와 린네아 아름다운 신음 합주곡을 연주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이거 생각보다 리드미컬한 자극이 전해져온다.

위로는 린네의 엉덩이가 들썩이고, 아래로는 스승님의 허리가 휘어대니 자연스레 압박감에도 변화가 생긴다.

거기에 톡톡 걸리는 한 쌍의 돌기가 귀두를 자극하니 시우는 저도 모르게 린네의 엉덩이를 꽉 움켜쥐고 참고 또 참아왔던 아기씨를 분출했다.

-뷰르르르르륵!

바짝 맞닿은 린네와 엘로아의 아랫배 사이로 잔뜩 퍼져 나가는 뜨거운 정액.

“흐항!”

“끼향!”

움찔움찔 박동하는 자지의 박자와 함께 린네와 엘로아가 사이좋게 5번째 무승부를 맞이한 건 자명한 수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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