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녀의 도시-789화 (789/917)

#783

1.

“저는 두 분이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시우는 진심이었다.

엘로아는 예전부터 시우의 정신적 지주이자 스승님이었으며.

린네는 비록 악연으로 시작되었지만 시우를 위해 여러 차례 목숨을 내던진 스승님이었다.

어느 한 쪽을 고를 수 있을 리 없다.

“하지만 꼭 경쟁하셔야겠다면 저도 공평하게 심사를 내리겠습니다.”

따라서 시우는 결정하고 통보했다.

레즈 섹스 중 패배한 쪽이 조금 양보하자고.

“먼저 가는 쪽이 나중에 하기…. 어떤가요?”

물론 쓰리썸이란 건 남자라면 누구라도 꿈꿀 매혹적인 행위이다.

보는 맛 박는 맛은 두 배로, 쾌감은 두 제곱으로 뛰어버리는 마법의 섹스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평소의 시우는 먼저 3P 제안을 한 적이 없다.

왜냐하면 현실의 섹스는 망가나 포르노 따위와 다르기 때문이다.

남자는 행복하지만 여자 한명 한명에 할애되는 시간을 필연적으로 감소한다.

남성만큼은 아니겠으나 동성의 알몸을 보는 게 마냥 유쾌하리란 보장도 없다.

어찌됐건 인간관계의 연장인 만큼 뒷일을 생각해서라도 세심한 조율이 필요하다.

하물며 견원지간처럼 사이가 좋지 않은 두 스승님과 쓰리썸, 그것도 먼저 섹스하는 상품을 걸고 레즈플 절정 운동회를 펼친다니.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두 스승님의 보빔보빔을 보고 싶다는 충동을.

지금 이 순간만큼을 주체할 수 없다!

당연히 보고 싶다!

보비적보비적거리는 거!

조개박치기 하는 거!

티가 나지 않을 뿐 흥분이 극극극한에 다다른 시우는 죄송한 마음을 한 쪽에 젖혀놓고 열심히 두 스승님을 설득했다.

“시우…. 그게 말이 된다고 보는가?”

혼을 내진 않지만 정말 곤란하고 난처하다는 듯 당황하는 스승님.

이성이 나가 있는 와중에도 양심통에 가슴이 지끈거린다.

아주 조금 제정신이 돌아왔다.

“제가 너무 막 나갔나요? 죄송해요. 뭔가 지나치게 흥분한 느낌이긴 합니다.”

“미안하네, 두 사람 몫의 체취를 마시어서 그랬나 보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미안하지만 린네 역시 바라는 바가 아닐 걸세. 다른 좋은 제안은 없는가?”

시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미혹을 떨쳐내려 했다.

이 무슨 배은망덕한 제자란 말인가?

아무리 역바니와 메이드복을 보고 정신이 나갔거니와 하늘과 같은 스승님께 레즈 배틀 섹스를 강제하려 들다니.

잠깐이지만 그런 몹쓸 발상을 한 자신이 개탄스러웠다.

“낭군이 바란다면 좋다. 설령 조개 맞대기라 한들 기꺼이 응하지.”

그러나 예상치도 못한 곳에서 멈출 뻔했던 욕망의 등을 떠미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면, 자신이 없는 건 아닌가? 티페레트.”

지원사격의 출처는 언제 스타킹을 축축하게 적셨느냐는 듯 무표정으로 돌아온 린네였다.

그녀는 이미 의상 대결에서 한번 패배했다.

그리고 각기 한 차례에 걸친 애무 행위는 대결이라 칭하기도 모호했다.

가까스로 만회할 찬스가 나온 만큼 물러나고자 하는 마음이 조금도 없는 것이다.

설령 그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는 라이벌과의 음란행각이라 해도 말이다.

언제나 무서울 정도로 일직선.

그것이 린네의 삶의 자세 아니겠는가?

“못하겠다면 내가 먼저 낭군의 사랑을 받겠다.”

“그럴 순 없네.”

린네의 투지에 엘로아는 의지를 다잡았다.

물론 부끄럽고, 어느 정도의 거부감이 생긴다.

그러나 이대로 린네에게 무력하게 선수를 빼앗길 생각은 없었다.

뿐만 아니라 지금 시우의 모습은 전에 없이 기대에 찬 모습 아닌가?

엘로아는 시우가 좋아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해주고 싶은 스승님이었다.

조금 남사스러운 행위라 한들 눈 딱 감고 요구에 응할 수밖에.

“해보겠네.”

엘로아는 결연한 의지를 다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

“…….”

이어 각기 다리를 활짝 벌리고 침대에 누운 두 스승님.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시우는 침을 삼키며 두 스승의 뷰지 언박싱에 돌입했다.

보빔을 하려면 포장지를 제거해야 하지 않겠는가?

먼저 손을 뻗은 건 스승님의 하트 스티커.

지금 엘로아는 깜짝 놀랄 만큼이나 흠뿍 젖어있었다.

그 말인 즉 스티커 따위의 접착력으로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엘로아 즙이 분비되고 있다는 말이다.

“뗄게요.”

“…시우, 이런 건 스스로 할 수 있다네.”

“제가 하고 싶어서 그럽니다.”

“아읏…!”

-스륵

겉보기대로 너무나도 쉽게 벗겨지는 스티커.

그 아래 꼭 다물린 음렬(陰裂)은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해 기대하듯 빵빵하게 부풀어 있었다.

최대한 질 입구의 틈새를 좁게 만들어 정액이 흘러나가는 걸 막기 위한 여체의 신비로운 매커니즘이다.

포동포동한 입술을 손가락으로 살짝 벌리자 안에 갇혀있던 애액이 주르륵 흘러 침대 시트를 적신다.

당장 코를 박고 후루룹 후루룹을 연사하고 싶을 정도로 먹음직스러운 가운데.

“…후욱…. 후욱….”

얼굴을 가린 채 숨을 빠르게 쉬는 스승님의 모습이 보인다.

가벼운 터치에도 움찔거리며 벌어졌다 닫히는 연홍빛 점막이 삽입을 갈구하는 암컷의 유혹처럼만 보인다.

“자, 다음은 린네 님.”

다음 언박싱은 린네.

새삼 소변을 지린 것처럼 축축해진 하얀 스타킹이 부끄러운지 린네는 묘하게 잠잠해져 있었다.

“…….”

지금은 경쟁의식에 불이 붙어 거침없이 진격하고 있지만, 린네는 이미지와 다르게 쑥스러움을 많이 탄다.

어쩌면 지금도 한껏 무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벗기기는 아까우니까 가운데만 뜯어내겠습니다.”

그림자를 이용해 칼을 만들고, 타이츠가 전부 찢어지지 않게 조심스레 오려냈다.

동시에 스승님 못지않게 오동통해진 아랫입술과 린네의 트레이드 마크 중 하나인 빵빵한 클리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이대로 번갈아 박고 싶은 마음을 애써 억누르며 시우는 냉정을 되찾았다.

침착해야 한다.

원래 최고의 만찬을 위해서는 인내심이 필요한 법이니 말이다.

2.

“시작해볼까요?”

침대에서 비척비척 일어난 두 스승님은 사전에 시우가 언급한 대로의 준비 자세를 취했다.

다리를 벌린 채 양방이 비스듬히 교차.

음부와 음핵을 직접 맞대며 비비는 체위.

레즈비언을 다루는 매체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다뤄지는 가위치기 체위였다.

사이가 좋지 않은 두 스승님이 격렬한 뷰지 키스를 대기하는 자세.

서로를 미워하는 마음을 잠깐 내려놓고 끈적끈적해지는 이 시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본 독일 시민의 마음이 이러했을까?

시우는 가슴이 웅장해지는 것을 느꼈다.

“…흠흠.”

“…….”

반면 린네와 엘로아는 절호조에 달한 시우의 흥분에 쉽게 따라오지 못하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상대를 이기고자 하는 승부욕이 있다.

또한 시우가 기뻐한다면 다소 내키지 않아도 보여주고 싶은 갸륵한 마음 또한 있다.

애초에 여성은 남성에 비해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이 약한 것이다.

하물며 상대가 아름다운 마녀여야 생겨나려는 거부감도 희석될 수밖에.

만약 시우가 요구한 것이 서로의 몸을 손가락으로 더듬는 정도였다면 두 사람 역시 이렇게 부끄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 가위치기 준비자세는 상상 이상으로 민망함을 주었다.

우선 다리를 활짝 벌리고 있는 탓에 상대의 비밀스러운 균열이 전부 보인다.

반대로 자신의 것도 보여지고 있으리라는 실감이 강렬하게 다가온다.

통상 상태의 알몸도 아니고, 한차례 애무에 괴롭혀진 까닭에 촉촉하게 젖은 비원을 내보인다는 것도 민망함을 가중하는 포인트다.

예전부터 이어온 악연에 이어 사랑의 선전포고 이후엔 아예 견원지간이 되어버린 린네와 엘로아.

갑작스러운 알몸 외교 아니, 보빔 외교가 불러일으킨 민망함은 서로 제대로 시선을 맞추지도 못하는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었다.

“…빨리 끝내겠다.”

“…곤혹스럽군….”

하지만 이대로라면 영원한 대치가 이어질 터.

엘로아도 린네도 슬며시 눈치를 보더니 서로의 하반신을 바짝 밀착했다.

-쪽

“아….”

“우….”

가벼운 입맞춤에 이어 두 스승은 저도 모르게 탄식에 비슷한 한숨을 흘렸다.

기대감은 없었고 심리적 거부감은 팽배했다.

오직 경쟁심만이 있었으니 당연히 불쾌한 경험을 인내하는 시간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아무리 못마땅해하는 상대라 하더라도 여성의 가장 부드러운 신체 중 하나로 꼽히는 음순의 감촉은 두 사람의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말캉하다. 부드럽다. 매끄럽다. 쫀득하다. 촉촉하다. 뜨겁다. 도톰하다. 푹신하다.

시우가 혹은 낭군이 입술로 키스해줄 때보다 훨씬 다채로운 자극이 부드럽게 민감한 부위를 감싼다.

“…….”

“…….”

솔직히 말해 생각보다 기분 좋다.

어정쩡한 촌극 탓에 어물어물 가라앉아가던 욕망의 불씨가 풍로질을 한 것처럼 부푼다.

-찔걱! 찔걱!

“아흣…!”

당혹스러운 쾌감에 멍하니 굳어있던 엘로아의 빈틈을 틈타 린네가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다.

부드럽게 물결치는 린네의 허리.

그에 맞춰 이미 충분히 젖어있는 도톰한 보짓살이 키스를 하듯 음란하게 얽힌다.

아랫입술이 윗입술을 머금고, 윗입술이 다시 아랫입술을 머금는 그 모습은 프렌치 키스를 연상케 한다.

-쮸걱! 쮸걱!

“아…. 흣…!”

뾰족해진 클리가 얼핏얼핏 스치며 쾌감을 자아내기 시작하고.

타액 대신 애액을 교환하며 점점 끈적해져 가는 뷰지의 키스 소리.

그제야 엘로아의 머릿속에서 작금의 비현실적인 상황에 대해 올바르게 인지했다.

지금 자신은 린네와 벌거벗은 채 외음부를 연신 비비고 있다.

마녀들이 섹스를 즐기는 방법 그대로 무척무척무척 야한 짓을 하고 있다.

그것도 사랑하는 제자이자 연인인 시우가 보는 앞에서…!

어쩜 이리 부도덕할 수 있을까?

지금이라도 자리를 떨쳐내야 한다.

시우를 올바른 길로 인도해야 한다.

라는 생각이 얼핏 스쳐 지나가지만, 도로시의 말대로 엘로아의 몸은 이미 한계까지 욕망을 축적한 상태였다.

산비탈에서 굴러가기 시작한 눈덩이를 멈춰 세울 수 없듯 욕망의 폭주가 시작된 것이다.

“하읏…! 아아… 하읏…!”

그 결과  침대 시트를 꽉 붙잡은 채 속절없이 린네에게 주도권을 빼앗긴 엘로아.

린네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찌일꺽! 찌일꺽! 쮸우우욱!

“흐앙…! 항…!”

매끈한 다리가 뱀처럼 얽힌 와중 아예 엘로아의 무릎 한쪽을 당기며 더욱 격렬하고 강한 압박을 주는 린네.

허리에 힘이 풀려버린 엘로아는 제대로 움직여볼 시도도 하지 못한 채 클리를 마구잡이로 괴롭히는 부드러운 압박 속에 허덕였다.

“흐읏…! 으읏!”

머리가 어지럽다.

태어나 처음 받아보는 종류의 자극이다.

발정기의 맥스를 찍은 엘로아는 연적에게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다는 패배감도, 또 그런 모습을 시우가 보인다는 수치심마저 쾌감으로 승화해버리고 있었다.

-쯔붑! 쯔붑! 쯔붑!

“힉! 히긋! 히윽!”

바들바들 떨리던 엘로아의 허리가 활처럼 휜다.

발가락이 먹이를 움켜쥐는 매처럼 잔뜩 움츠러든 그 순간.

관자놀이 사이를 관통하는 뿌연 섬광.

-푸슛! 푸슛! 푸슛!

“흐야아앙!”

엘로아가 생에 첫 보빔 섹스에서 조수를 뿜으며 오르가즘에 도달하기까지 걸린 시간.

고작 1분하고도 56초면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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