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녀의도시-781화 (781/917)

#775

1.

이성과의 신체 접촉은 크게 두 가지 효과를 낳는다.

하나는 성욕.

섬세한 손길로 우뚝 선 장대를 세심하게 마사지하는 와중 얼굴 전체를 덮을 거유가 부드럽게 코를 짓누른다면 발기가 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다른 하나는 편안함.

디저트처럼 달콤한 체취와 부드러운 살갗이 노곤함을 불러일으킨다.

평소에는 침대 위의 정복자인 시우라도 무심코 꾸벅 졸아버릴 것 같은 안락함이 생겨나는 것이다.

“옳지~ 옳지~ 착하지?”

도로시 에스테틱은 그중에서 후자 쪽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편에 속했다.

파트너를 느끼게 해줘야 한다는 의무와 부담감 따위는 없다.

기분이 좋아지기 위해 허리를 흔들거나 노력할 필요도 없다.

아무 생각 없이 시체처럼 몸을 맡기고 있자면 머리 위에서는 다정한 도로시의 목소리가, 다리 아래에서는 한없이 부드러운 대딸이 자지를 자극한다.

그야말로 노력 없는 쾌감.

어리광이란 어리광은 전부 받아줄 것 같은 압도적인 모성애.

극심한 기력 소진 탓에 정신력이 고갈되었던 시우에게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한 케어 방법이었다.

“후후, 조금 더 기분 좋아져 볼까?”

미약한 마력이 발하더니 조금 더 매끄러운 자극이 가해지기 시작한다.

반쯤 혼미해진 상태라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침대맡에 두었던 러브 오일을 귀신같이 찾아낸 모양이다.

-쓰윽 쓰윽 쓰윽

가뜩이나 부드러운 도로시의 손에 오일이 더해지자 밀착감이 다섯 배는 치솟는다.

게다가 이 절묘한 압력.

분명 기분 좋고 답답하지 않을 정도로 자지의 민감한 부위를 살살 문지른다.

그러나 쾌감을 강요하지도, 사정을 유도하려는 강도도 아니다.

싸고자 하면 쌀 수 있고, 싸지 않고 그대로 잠들려고 하면 얼마든지 그럴 수 있을 것 같은 정도.

절로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와아…. 이거 정말, 편하네요…. 잠들 것 같은데….”

“그래? 자장가라도 불러줄까?”

최면에 걸린 듯 몽롱한 목소리로 말하는 시우에게 도로시는 자상하게 키득였다.

“하얀 우유 쭉쭉 싸고 나서 개운하게 잠들어도 괜찮고~ 아니면 이대로 푹 자도 된단다.”

“너무 저만 이득 보는 거 아닌가요?”

“그럼~ 하지만 괜찮은걸? 나는 네가 언제든 불러서 편할 대로 쓸 수 있는 내연녀잖아.”

노곤함과 나른함 속에서 무겁게 씨름하는 중이지만 아닌 건 아닌 거다.

시우는 불현듯 말했다.

“그런 말씀은 하지 마세요.”

“응?”

도로시는 도로시대로 시우의 웅얼거리는 혀가 젖꼭지를 쓰다듬는 걸 즐기고 있던 차.

“도로시 님은 제게 소중한 분입니다. 내연녀나 현지처 같은 게 아니라.”

갑자기 진지해진 그의 말에 멈칫하고 말았다.

“…….”

잠결에 말하는 듯한 말투였다.

실제로도 시우는 반쯤은 비몽사몽이었다.

도로시가 아는 한 시우는 원래 여자에게 입에 발린 말을 번지르르 늘어놓는 성격이 아니다.

오히려 카사노바 못지않은 여성편력을 자랑함에도 그런 달콤한 말을 낯부끄러워하는 편에 속했다.

따라서 제정신이 아닌 순간에 입에 담는 말이 더욱 진정성 있게 다가온다.

훅 치고 들어온 공격에 얻어맞은 느낌이다.

“정말이지~ 순진하게 생겨선 여심을 숨 쉬듯이 가지고 놀아 버린다니까?”

“예?”

“불쑥 그렇게 기쁜 말 하면~ 나 감동 받아서 울어버린다구.”

이렇게 감동을 줘 버리면 도로시로서도 더 많은 걸 해주고 싶지 않은가?

“웃차.”

도로시는 시우의 머리를 잠시 허벅지에서 내려놓고 대신 베개를 받쳤다.

그리고 옷과 속옷을 벗고 그의 옆에 찰싹 달라붙는다.

“츄르릅….”

그리고 이번엔 시우의 반신에 찰싹 달라붙어서 유두를 혀로 살살 훑기 시작했다.

간과하기 쉽지만 남성에게도 유두는 성감대, 혀처럼 말랑몰캉한 자극이 주어진다면 쾌감을 자아내는 기관이다.

젖꼭지를 애무하며 대딸.

방금보다 조금 커진 쾌락에 시우가 눈을 게슴츠레 떴다.

“헤룹, 츄릅, 츄르릅.”

보이는 건 가슴팍에 뺨을 찰싹 붙인 채 배시시 웃음을 지으며 혀를 날름 이는 도로시.

“도로시 님, 예뻐요.”

“정말~? 기쁜데?”

평소라면 겸연쩍고 낯부끄러워 잘하지 않는 말들이 잠결이라는 이유만으로 술술 입에서 나온다.

솔직히 아부라기보다는 본심이 고스란히 나온 것에 불과했다.

“쪽, 쪽…. 쪼옥….”

도로시는 입술을 모아 시우의 가슴에 키스를 퍼부으며 애무를 계속해나갔다.

점점 빵빵하게 부풀어가는 자지.

“윽…!”

굳이 사정을 억제하지 않고 있기에 시우는 평소보다 훨씬 빠르게 사정 직전에 도달했다.

평소라면 ‘벌써 싸고 싶은 거야?’ ‘참을성 없는 아이구나~?’라고 장난스레 사정 제한을 했을 도로시지만 오늘만큼은 아니다.

립서비스를 잔뜩 받았으니 이쪽도 그의 편안한 휴식에 협력할 수밖에.

“쌀 것 같아?”

“네, 아….”

이것만 싸면 바로 기절이다.

그런 직감 속에서도 필사적으로 대답한 시우.

기분이 굉장히 좋으면서도 엄청 푹 잘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수면제를 먹은 것처럼 쏟아지는 졸음 속 자지의 감각만 극도록 예민해진다.

이제 정말 사정이 임박했다 느껴졌을 때.

-찔꺽!

“아앙…. 너무 커….”

자지를 감싸던 손의 감각을 끈적끈적한 점막의 감각이 대신한다.

깜짝 놀라 눈을 뜨자 시우 위에 쪼그려 앉은 채 자지를 받아들인 도로시의 모습이 보였다.

그 의도는 명확.

시우의 기분 좋은 사정을 위해 제 몸을 빌려주는 것이다.

-쮸걱! 쮸걱!

여전히 악마적인 촉감이다.

점막이 아니라 점액질이라도 되는 양 자지 구석구석에 얽혀오는 끈적함.

끈끈한 뜨거움과 쾌감을 짜내는 압력.

자애로운 모성의 가면 뒤에 숨겨진 서큐버스를 연상케 하는 명기.

-찔걱! 찔걱! 찔걱!

“내 보지…. 자위 뒤처리용으로 쓰게 해줄게. 이대로 잔~뜩 싸 줄래?”

손으로 애무하다 마지막 최고의 마무리를 위해 보지를 빌려주는 도로시.

심지어 본인의 쾌락을 위해 깊게 삽입한 것이 아니다.

가장 자극을 주기 쉬운 질입구에 민감한 귀두를 걸쳐놓고 허리를 튕기고 있을 따름이다.

방아를 찧듯 허리를 돌리는 도로시의 요분질이 더해지자 쾌감은 극대화된다.

“컥!”

“옳지, 하읏…. 잘한다…. 착하네~ 우리 시우… 하앙….”

-부르릇! 부르르릇!

움찔움찔 발작을 시작한 자지가 도로시의 안으로 하얀 아기씨를 고장난 수도꼭지처럼 뿜어냈다.

질벽이 하얀 백탁으로 도배된다.

“하아…. 뜨거워….”

도로시는 탁한 한숨을 내뱉으며 그 감촉을 느꼈다.

살짝 감은 눈꺼풀이 체내를 채우는 뜨거운 감각에 파르르 떨렸다.

상쾌한 사정을 끝으로 시우가 기절해버렸음은 당연한 일이었다.

2.

자궁 입구에 붙인 질내사정이 아니라, 끄트머리에서의 주입이었기에 마력 증폭은 제대로 발동하지 않았다.

미약한 증폭이 발동하긴 했으나, 그로 인한 쾌감은 몸이 잔뜩 달아오른 도로시로서는 만족하지 못할 수준.

하지만 상관없다.

오늘은 어쩐지 잔뜩 어리광을 받아주고 싶은 날이었으니 말이다.

“어휴~ 쓸데없이 잘 생겨가지고.”

도로시는 애액과 정액 그리고 오일로 범벅이 된 시우의 물건을 수건으로 깔끔히 닦아냈다.

팬티도 꼼꼼하게 입혀주고, 옷도 입혀 주고, 이불도 덮어준 채 이마에 쪽 뽀뽀를 해주었다.

“그나저나…. 공작님?”

몸을 일으킨 도로시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바스락하는 인기척이 방구석에서 들려온다.

“그렇게는 안 봤는데 너무 악취미인 거 아니야? 숨어있는 거 다 눈치챘으니까 나와.”

“…….”

“지금 와서 도망쳐도 소용없어? 현장 검거니까.”

“음해하지 말게. 우연히 목격했다 나갈 기회를 잡지 못했을 뿐이네.”

그림자 너머로 모습을 드러낸 사람은 엘로아였다.

대충 내일 요리 밑준비를 끝내놓고 시우와 함께 잠들기 위해 찾아온 엘로아는 우연찮게 시우와 관계를 나누려는 도로시를 발견하고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어머…?”

도로시는 내심 놀랐다.

사실 맨 처음부터 엘로아의 존재를 눈치채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다른 목적을 위해서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티페레트 공작은 수년간 공적을 베어온 공적 사냥꾼이며, 이러니저러니 해도 도로시는 공적.

무방비한 제자가 덮쳐지는 걸 염려해 감시하고 있다고 짚어 넘겼을 뿐.

그게 아니라면 엘로아 정도 되는 마녀가 엿보고 있다는 사실을 도로시에게 들킬 리 없지 않은가?

“…….”

그러나 모습을 드러낸 엘로아의 기색이 심상치 않다.

몰래 떡을 집어 먹다 걸린 표정이랄까?

아니면 제 발 저린 듯 어쩔 줄 몰라하는 반응이랄까?

예리한 촉이 날카롭게 빛나는 도로시.

이거 설마설마….

도로시는 믿기지 않았다.

설마 그 올곧기로 유명한 공작이 엿보기 취향이라니!

“공작님, 꽤~나 야하잖아?”

“그, 그 입 다물게….”

애써 항변하는 엘로아에겐 전에 만났을 때 보였던 칼날 같은 기운이 간데없다.

정확히 약점을 잡혀버린 가련한 여인의 모습이 있을 뿐.

심지어 어깨가 가냘프게 떨리기까지 한다.

도로시는 대담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공작님, 이거 시우도 알고 있어?”

“…….”

“알려주면 깜짝 놀라겠는데? 설마하니 천하의 티페레트 공작님이…. 그런 성벽이라니.”

엘로아가 저렇게 확실한 심증을 보이고 있는 지금.

반쯤은 넘겨 짚는 시점에서도 도로시는 반신반의하고 있었다.

관음은 부도덕한 취향이다.

그 정의로운 티페레트 공작과는 지구와 달보다 멀리 떨어진 취향이기도 하다.

그래서 살짝 더 찔러본다.

흥미로운 주제를 발견한 도로시가 뚜벅뚜벅 엘로아에게 다가간다.

그때마다 주춤주춤 물러서는 엘로아.

“설마, 엿보면서 혼자 몰래 하고 그런 건 아니지?”

“웃…. 그, 그렇지 않네…!”

엘로아는 마땅한 반박을 꺼내지 못했다.

언뜻 무례로 내비치는 도로시의 행동에도 낭패한 기색이 가득한 채 뒷걸음질을 치고 있을 뿐이다.

도로시는 확신했다.

소 뒷걸음질치다 쥐 잡은 격으로 티페레트 공작의 약점을 단단히 쥐게 되었음을.

“나, 나는 이만 가보겠네. 그럼….”

-쾅!

“어딜 도망가시려고?”

도로시는 은근슬쩍 빠져나가려는 엘로아에게 벽치기를 선보이며 방긋 웃었다.

이 순간 23 위계고, 티페레트 공작이고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후후, 스승님이 그런~ 마니악한 취향이라는 걸 우리 시우가 알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아….”

엘로아는 그녀의 뺨을 쓰다듬는 도로시의 손을 뿌리치지도 못한 채 꽁꽁 얼어붙었다.

뭐야, 이렇게 보니까 공작님 엄청 귀여워!

라고 생각한 도로시는.

“이거 어떻게 할까나~?”

“날 협박하는 겐가…?”

“내가 설마하니 공작님을 겁박하겠어? 당연히 비밀로 해줄게. 대신 내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알지?”

모처럼 시우와 뜨거운 관계를 맺지 못해 못내 아쉬웠는데, 대신 재밌는 일이 생겼음에 뛸 듯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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