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1
1.
아멜리아는 아주 긴 고민 끝에 결단을 내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주 잠시, 조금만 엿보자’라고.
아멜리아와 시우는 다정한 연인이다.
이제와서 이 표현에 의문부호를 붙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과거까지 거슬러 올라가자면 두 사람의 관계는 꽤 큰 파란 위에서 출렁였다고 말할 수 있겠다.
아멜리아가 시우에게 죄책감을 품었듯, 시우 역시 아멜리아에게 미안한 마음을 지니고 있었다.
지난 시간을 보내며 서로를 향한 오해와 앙금이 풀렸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아멜리아의 일방적인 생각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멜리아는 본인의 미숙함을 알고 있다.
감정 표현이 서툴고, 대인관계 능력이 떨어지는데다가 말주변까지 없다.
또한 관계에 쉽게 상처받으며 그로 인해 시우까지 큰 위험에 휘말리게 한 적이 있다.
그런 점을 확실히 인지하고 나아지려고 노력 중인 것이다.
그러던 중 엘로아에게 ‘비법’을 들은 이후 꿈틀꿈틀 피어나는 미혹은….
“혹시 시우는…. 여전히 절 배려하고 있는 걸까요…?”
바로 이것이다.
마음은 무척 고맙고 무엇을 생각하는지도 알겠다.
하지만 아멜리아가 바라지 않는 배려라는 게 문제다.
아멜리아 역시 시우가 원하는 행위에 부응하고 싶고 함께 더 기분 좋고 싶다.
그의 배려가 도리어 그 원망을 성취하는데 방해물이 된다면 단호히 거부하고 싶은 것이다.
그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다른 연인과 그가 어떤 식으로 관계를 맺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었다.
“미안해요, 샤론 양.”
나중에 어떤 식으로든 사과 및 배상하겠다는 마음을 먹은 아멜리아.
그녀는 마력을 끌어올려 무수한 미립자를 만들어내어 위층으로 보냈다.
아멜리아가 전력을 다해 은폐하고자 한다면 이 엿보기를 간파할 수 있는 이는 이 자리에 없을 것이다.
그렇게 해상도를 높여가듯 뚜렷해져 가는 시각과 청각.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위층 침실을 투시한 아멜리아의 눈에 충격적인 광경이 비친다.
“꺄악! 꺅! 히약!”
시우가 어찌 설명할 방법이 없는 복잡한 자세로 샤론을 들고 서 있다.
샤론은 공중에 몹시 불편해 보이는 자세로 대롱대롱 매달려, 시우의 움직임에 맞춰 추처럼 흔들리고 있다.
심지어 잘 익은 과실처럼 출렁이는 유방의 첨단엔 이상한 종이 딸랑딸랑 울리고 있다.
“…….”
아멜리아의 동공에 대규모 지진이 일어난다.
순간 입자를 통한 인식이 잘못되었나 싶어 재배치해보았으나 보이는 장면은 똑같았다.
엘로아보다 조금 더 망설이며 염탐을 시작한 아멜리아.
그동안 시우는 풀 넬슨 자세에서 한 단계 진화한 스탠딩 풀 넬슨 자세로 변신.
실로 서커스에 가까운 체위로 샤론의 몸을 탐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 이게, 이게…. 이게…?”
예상치를 아득히 웃도는 압도적인 광경 앞에 언어능력을 잠시 소실한 아멜리아가 망연히 중얼거리던 사이.
짐승 같은 샤론의 신음을 뚫고 시우의 목소리가 들린다.
“더 꽉 안 조여? 또 헐거워지려고 하네?”
“히아앙…! 조, 조일게…. 샤로니 엉덩이 구멍 더 조일게…! 시우야…! 나, 또 가…. 또 가…! 꺄아아아항!”
“몇 번째야? 이젠 세기도 힘드네.”
“스무 번째…. 스무 번째…. 히끅…!”
거친 숨이 섞인 그의 목소리는 어딘가 달랐다.
실로 비정하면서도, 샤론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냉정한 음색.
“난 이제 겨우 한 발 뺐는데 혼자서 너무 즐기는 거 아니야?”
“히극…! 나도, 나도 참으려고 하는데…. 너무 좋아서…. 히끅…!”
반면 샤론의 목소리도 평소와 너무도 다르다.
밝고 따뜻한 햇살처럼 명랑하던 샤론이, 지금은 혀가 흐물흐물해진 것처럼 부정확한 발음으로 헐떡이고 있다.
코를 훌쩍이며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로 애원한다.
“이따가…. 보지로…. 보지로 갚을 게….”
“보지도 허접보지잖아.”
“어떻… 어떻게든 꺄흥…! 갚을 게…! 혼자 멋대로 안가구…! 꾸욱…! 참을게…! 꺅!”
아멜리아의 심장이 쿵쿵 폭주한다.
아멜리아도 나름 시우를 기쁘게 하기 위해 여러가지를 시도했었다.
그중에서는 차마 남에게 말 못할 부끄러운 행위도 많았다.
그러나 이건 아멜리아가 알던 섹스와는 너무 많이 다르다.
흡사 강간이라고 해도 믿을 난폭한 행위이다.
물론 두 사람 사이에 끈끈한 신용은 짐승 같은 신음 속에서도 느껴졌지만 말이다.
“잠, 잠시만요….”
사고의 흐름을 잃고 멍해졌던 아멜리아의 뇌가 뒤늦게 두 사람의 대화를 필터링한다.
엉덩이 구멍을 더 조이겠다고? 이따가 그 부위로 갚겠다고?
그제야 아멜리아는 두 사람의 연결부를 확인했다.
“아….”
놀랍게도 핏줄이 툭툭 돋은 그의 무지막지한 거근은 샤론의 뒤를 관통하고 있었다.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었다.
시우의 물건이 얼마나 커다란지, 그걸 앞으로 받아들이는데 얼마나 많은 인내와 노력이 필요한지 아멜리아는 알고 있다.
또한 성교를 위해 존재하는 앞에 비해 뒤가 얼마나 비좁은지도 알고 있다.
따라서 ‘뒤로 한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아멜리아가 머리로 떠올린 건 앞부분을 넣고 깔짝깔짝 움직이는 정도의 성행위였다.
그 이상은 생물학적으로 무리라고, 내심 단정지어왔다.
-찌걱! 찌걱! 찌걱!
그러나 시우가 아래에서 위로 쳐올리는 동작이 반복될 때마다 한계까지 빠졌나온 물건이 뿌리 끝까지 샤론의 깊은 곳까지 침범한다.
설마하니 저토록 격렬하게, 깊이.
통상적인 섹스를 할 때와 마찬가지의 삽입 운동을 선보이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엘로아가 조언해주었던 대로 시우는 정말 뒤로 하는 걸 좋아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미 그건 사소한 문제가 되어있었다.
‘아멜리아는 배려받고 있다’라는 의혹을 확신하게 만드는 데는 위의 광경만으로 충분했으니 말이다.
“후웃…!”
“꺄항…!”
샤론의 몸이 침대 위에 내팽개쳐지듯 떨어진다.
물론 절대 다치지 않게 조심히 내려놓은 것이나, 아멜리아가 저런 일을 당했다면 큰 충격을 받고 벙어리 냉가슴 앓듯 밤새 ‘시우가…. 왜 그랬을까요….’ 같은 청승을 떨었을 것이다.
“흐읏… 읏…!”
너무 많이 느낀 샤론이 침대 위에 너부러져 헐떡이는 와중.
샤론의 배 위에 올라탄 시우가 그녀의 가슴을 거칠게 움켜잡았다.
그리고 오일이 도포된 듯 매끄러운 젖가슴을 사이로 자지를 끼워 넣는 시우.
-울컥! 울컥! 울컥!
“후우….”
“읏… 흣, 흣….”
샤론의 가슴골 수비를 뚫어내고 얼굴까지 치솟는 진한 정액 줄기.
반은 가슴에, 반은 얼굴에 하얀 백탁을 뒤집어쓰게 된 샤론은 물총 같은 정액 줄기가 얼굴을 뒤덮을 때마다 움찔움찔 신음했다.
부드러운 젖가슴을 스펀지 삼아 정액을 처리한 시우는 한숨을 쉬며 샤론의 젖가슴을 놓았다.
중량 탓에 좌우로 벌어지는 가슴골, 그 사이 듬뿍 고인 정액 웅덩이.
“샤론이 더럽혔는데 청소도 잘해야지.”
정액이 눈꺼풀에 달라붙어 제대로 눈도 뜨지 못한 샤론은 시우의 채근에 자지를 입에 물었다.
“우웅우웅….”
그밖에도 충격받을 포인트가 너무도 많았지만, 굳이 꼽자면 세 가지였다.
하나, 이제껏 샤론에게 온갖 비아냥을 던지며 물건처럼 사용하던 시우의 모습.
둘, 그럼에도 성실하게 봉사하던 샤론을 침대에 내팽개치고 가슴을 제멋대로 움켜쥔 채 사정하던 것.
셋, 아무리 마녀라 해도 뒤에 들어갔던 물건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입으로 빨아 뒷정리하는 샤론의 모습까지.
“더 꼼꼼히 청소 안 해?”
“헤룹…. 하, 할게…. 쮸우웁…. 이루케…?”
“깊게 물어.”
“우웁…. 욱….”
방금 네 번째가 생겼다.
시우는 그런 샤론의 가상함을 칭찬하기는커녕 타박하며 샤론의 머리채를 움켜쥔 채 자지를 깊이 들이민 것이다.
샤론은 아무 대꾸도 하지 못한 채 시우의 물건을 꼼꼼히 청소했고 말이다.
물론 실상은 아멜리아가 보고 있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
시우는 샤론을 배려하지 않는 게 아니다.
시우는 이런 거친 플레이 경험이 늘어났기에 파트너의 속내를 읽을 줄 알았다.
만약 샤론이 진심으로 아주 조금이라도 싫은 기색을 내비쳤다면, 혹은 무리하는 게 보였다면 당장 그만두고 사과했겠지.
샤론은 조금 부끄럽고 민망하긴 해도 짐승 같은 시우를 보며 나름 흥분하고 있었다.
평소 단순한 롤플레잉 같은 느낌이 아니라 현실감 넘치는 상황극에 기뻐하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아멜리아가 보고 있는 이 장면은 여러가지 상황이 종합된 것이다.
이별 이후 화해 섹스, 심지어 몇 개월 만에 배꼽을 맞추고 있는 관계로 두 사람에게 있어서도 유달리 거친 섹스데이였다.
샤론도 시우도 실시간으로 한계돌파 중인 것이다.
“언제나 이렇게…. 하고 있던 건가요….”
문제는 시우가 다른 연인과 본격적으로 섹스하는 걸 보는 게 처음인 아멜리아는 그런 뒷사정을 알 수 없다는 것.
시우가 아멜리아에게 뒤를 요구하지 않는 이유.
거칠게 하지 않는 이유.
머릿속에 품고 있던 의혹이 확증으로 굳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시우는 여전히 아멜리아에게 진짜 시우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는 것이다.
“엎드려, 엉덩이 들어. 이제 보지로 갚아야지.”
“시, 시우야…. 나 진짜 힘들어 죽을 것 같은데…. 히윽!”
“와, 홍수 났네. 이렇게 젖는 거 처음 보는데?”
“진짜, 하아…. 지금 넣으면 안 된대두…. 흐극!”
-팟!
그대로 샤론을 덮쳐가는 시우의 모습을 끝으로 아멜리아는 입자를 거둬들였다.
더 이상 지켜볼 힘이 없었다.
“하아….”
긴 한숨엔 어딘가 울컥한 마음과 심란함이 반반쯤 섞여 있다.
샤론 및 다른 연인에게는 해도 아멜리아에게는 해주지 않는 시우의 배려에 묘하게 어린애 취급받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울컥함이 생겼다.
“저도 할 수 있는데…. 매력이 부족한 걸까요…?”
한편 만약 샤론이 있는 자리에 아멜리아가 있다면, 그의 짐승 같은 폭주를 받아줄 수 있을까? 하는 점에선 심란함이 피어났다.
그렇다 하더라도….
“…해보겠어요.”
아멜리아가 주먹을 불끈 쥔 채 각오를 다질 무렵.
-참방참방
“흐으읏…!”
엘로아는 욕조에서 입에 수건을 문 채 3번째 해피타임에 도달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