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7
1.
-팡! 팡! 팡! 팡!
침대 위로 경쾌하게 살이 부딪치는 소리가 흐른다.
탐스러운 리디아의 볼기살과 시우의 치골이 맞부딪치며 내는 소리였다.
-쯔붑! 쯔붑! 쯔붑!
그 뒤를 뒤따르는 건 끈적한 애액이 실이 되어 늘어지다 이내 거품 지는 소리.
색기 넘치는 아랫입술이 자지 옆면에 찰싹 달라붙어 딸려 나올 때마다 리디아의 엉덩이골엔 조금 더 많은 체액이 흘렀다.
“흐하…! 하앗…! 흐앗…!”
마지막은 허리의 움직임에 연동되어 그의 거근이 들락날락 거리게 되자 가쁜 숨을 내뱉기 시작한 리디아의 신음이 대미를 장식한다.
“좋으시죠?”
“뭐, 뭐래...? 흐읏...! 이 정도로?”
당찬 말투와는 달리 리디아는 지금 꽤나 당황 중이었다.
그녀는 평소 육욕을 탐하는 편도, 성교의 쾌감을 즐기는 편도 아니었다.
살아온 세월이 있으니 적잖은 횟수의 관계를 적잖은 수의 마녀와 즐겼지만 그 결과는 ‘음, 기분 좋네!’ 정도로 그쳤다.
따라서 자신만만해하는 시우를 대함에도 있어 ‘까짓 게 해봐야 얼마나 하겠는가?’라는 마음의 여유를 두고 있던 것이다.
하지만 신중하게 리디아를 공략해나가던 그가 대뜸 격렬한 피스톤 운동을 선보이는 순간,
리디아는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던 감각에 몸서리쳤다.
손가락을 한껏 욱여넣어야 겨우겨우 삽입할 수 있는 깊이보다 약 2배가량은 깊게 찔러오는 고기의 창.
그건 삽입의 ‘깊이’와 삽입물의 ‘굵기’는 딱히 쾌감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단정 지었던 리디아의 속단을 가차 없이 비웃었다.
-찔꺽! 찔꺽! 찔꺽!
“하음… 음… 흐읏…!”
질내의 성감대 전체를 확실하게 자극하는 두툼함.
손가락 따위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견고함과 뜨거움.
리디아는 고집을 부리지 않았다.
순순히 자지만이 줄 수 있는 쾌감이 있으며 자신의 판단이 경솔했음을 인정했다.
“슬슬 얼굴이 야해지시네요.”
“벌써 우쭐하긴… 하앙…!”
그런 마음을 간파하듯 빙긋 웃는 신시우.
리디아도 지지 않고 도발적인 미소를 지어 보였다.
“너무 기고만장한 거 아니야? 물건이 큰 건 알겠는데…. 그렇게 막 엄청 좋지도 않은데?”
아직 충분히 버틸만하다.
남자와의 섹스가 차별점이 있다는 건 알겠지만 어차피 승패를 가르는 건 리디아가 꼴불견인 추태를 내비치느냐의 여부이다.
이대로 절정을 느낄 수 있을지언정 그의 말마따나 눈물 콧물만 쏟아내지 않으면 그만 아닌가?
“그럴 만도 하지요.”
시우는 잠깐 움직임을 멈추며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당황하거나 자존심 상한 정도의 반응을 예상했던 리디아로선 뜻밖의 리액션이었다.
“리디아 님은 안이 굉장히 깊은 편이신 것 같아요.”
“그런가? 그런 얘기는 처음 들어봐.”
딱히 거짓말은 아니었다.
마녀마다 신체구조가 다르니 질 내부의 깊이 또한 천차만별인 것이다.
그중에서도 리디아는 확실히 깊이감이 달랐다.
다른 사람이었으면 벌써 둥그런 자궁구에 노크를 하고 있을 만큼 집어넣었음에도 끝까지 닿지 않는다.
팡팡 살이 맞닿을 만큼 피스톤 운동을 해도 각도만 조절해준다면 깊은 곳을 찌르지 않은 채 운동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네, 엄청 깊고, 뜨겁고, 잘 조여주니까 저도 움직일 보람이 납니다.”
“잘됐네. 조금 더 열심히 움직이렴.”
아무튼 이런 잡담시간은 리디아에게는 휴식이나 다름없었다.
그가 움직임을 멈춰준 덕에 조금씩 몸이 식어가던 때.
“그럼 이제 끝까지 넣겠습니다.”
시우의 두툼한 손이 리디아 허벅지 옆을 움켜쥐었다.
장골에 걸쳐진 엄지는 리디아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고정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였다.
“…뭐?”
끝까지 넣겠다?
리디아 입장에서 그건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다.
지금까지 충분히 끝까지 넣고 있지 않았던가?
“다 넣었잖아…?”
그러나 시우가 리디아의 허리를 은근히 들어 올리며 동시에 허리를 앞으로 쳐올리는 순간.
-쯔붑!
“항!”
리디아는 눈앞에서 섬광이 팡 터지는 것을 보았다.
원인은 단순했다.
각도를 이용해 진입하지 않고 있던 자지, 그 30%의 여유분이 단숨에 리디아의 가장 깊은 곳을 찌른 것이다.
단 한번도 쾌감을 짜내는 도구로 사용되지 않았던 뭉클말랑한 포르치오가 귀두에 의해 자지러진다.
“지금도 연기하시는 거 맞죠?”
“…….”
시우는 아주 만족스러운 얼굴로 리디아를 내려보았다.
조금 전까지 능청을 떨던 그녀의 모습은 간데없다.
아무것도 모르던 공주님을 협박해 침소에 눕힌 것처럼,
지금 그녀의 얼굴은 미지의 것을 처음 접한 곱디고운 아가씨의 당혹으로 물들어 있었다.
확실히 23 위계 쯤 되면 직접 체취를 맡지 않아도 흥분도가 위험할 정도로 치솟는다.
그녀의 마법을 복사해내고 싶은 원초적 욕구가 남성의 정복욕과 함께 뭉클 치솟는다.
하지만 목적은 잊지 말지어다.
어디까지나 질내사정의 회피, 그리고 내기에서 승리해 소소한 보너스를 받아가는 게 최우선이다.
시우는 실크장갑이 끼워진 가녀린 손목을 잡고 머리 좌우에 고정했다.
다리는 제대로 벌려둔 채로 허벅지로 받쳐 들어 몸부림에 준비했다.
“잘 버텨 보세요.”
2.
-팡 팡 팡 팡 팡
침대의 스프링의 탄성까지 이용해 허리를 쳐올린다.
그때마다 위아래로 출렁이는 리디아의 가슴.
그 아래 반쯤 벗겨진 드레스가 밑가슴을 받쳐주는 것이 더욱 선정적이다.
예로부터 붉은색은 정열의 상징이 아니었던가?
“꺄흣! 항! 아앙! 하아앙!”
리디아의 목에선 이제 한층 더 높은 신음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쾌락을 즐기는 자의 것이 아닌, 쾌락에 쫓기는 암컷의 목소리.
단정하기 짝이 없던 씨스루뱅의 앞머리 역시 지금은 땀으로 인해 이마에 덕지덕지 달라붙어 있다.
“가슴이 너무 흔들리니까 아프시죠?”
“하으…. 흐으…. 흐으….”
“제가 잡아 드리겠습니다.”
“피, 필요 없거든…?”
잠시 격렬한 피스톤질을 멈추고 상체를 숙였다.
그렇다고 해서 리디아가 느끼는 쾌락이 감쇄되는 건 아니었다.
-꾸욱
왜냐하면 그 순간에도 시우는 허리에 스핀을 주며 그녀의 뜨거운 질육을 헤집음과 동시에, 말랑한 자궁구에 자지를 밀착해 마사지를 개시했기 때문이다.
벌어진 시우의 입이 과실을 베어 물듯 리디아의 한쪽 가슴을 깨문다.
“하아아앙!”
달콤한 살내음과 그 달콤함을 두 배로 만드는 약간의 땀 맛.
혀를 한껏 활용해 이미 단단해져 있던 유두를 데굴데굴 굴리자 리디아의 허리가 한껏 들린다.
물론 시우는 리디아가 떠오른 만큼 허리를 바짝 붙이는 것으로 그녀의 도주를 원천차단했다.
느껴지는 건 절정의 전조를 느끼고 꿈틀거리는 보짓살.
이제 본격적으로 리디아의 물빼기 프로젝트를 시작하려는 순간.
-따르르르르릉!
구식 벨소리가 그녀의 테이블로부터 울려왔다.
모텔 대실 중 가장 빈번하게 분위기를 식게 하는 제1순위 전화벨이다.
아까 살펴보았던 바로는 벨 소리뿐만 아니라 전화기 자체가 구식으로 이제는 잊혀가는 회전식 다이얼이다.
“하아, 뭐야…. 좋은 시간에.”
진심으로 짜증 났던 것인지 눈을 팍 찡그리는 리디아.
안에 자지를 담고 있던 시우는 달아오르던 그녀의 몸이 삽시간에 식어가는 것을 느꼈다.
-띵!
리디아가 가볍게 손을 튕김에 이어 자동으로 끊어지는 전화.
불만스러운 건 시우도 마찬가지였다.
원래 진짜 게임은 첫 절정 이후 멀티오르가즘부터다.
이제 본격적으로 실력을 보여주려는 순간 맥이 끊겨버리다니.
저 전화벨이 다급해진 리디아의 수작이 아닐까 싶었지만 그녀 역시 진심으로 짜증을 내는 듯 보이니….
리디아는 다시 시우를 올려보았다.
“너 조금 한다?”
“그렇다니까요?”
아직 진정한 시우의 스노우볼링 운영법을 모르는 그녀는 보지 서렌 일보 직전이었다는 사실도 깨닫지 못한 채 마음에 든다는 듯 입술을 핥았다.
장장갑을 끼고 있는 리디아의 팔이 시우의 목 뒤로 둘리고.
“키스해줘.”
시우가 가장 불편해 할만한 단어를 입에 담는 리디아.
“키스 안 해줄 거야?”
사실 결과만 놓고 보자면 바람섹스를 하고 있는 와중이다.
‘입술만큼은!’이라며 키스를 피할 순진한 마음 따위는 접어둔 지 오래다.
어떻게든 살아남으려는 똥꼬쇼를 하고 있는 와중에 그러한 감정은 사치였으니까.
다만 23 위계의 체취는 정말 강력하다.
목덜미 정도야 호흡 조절을 들키지 않고 쭈웁쭈웁이 가능하다지만 과연 키스도 가능할는지는….
“제가 사랑하는 분이 있어서요.”
엉겁결에 내민 시우의 변명에 리디아는 오늘 몇 번인지 모를 화사한 웃음을 선보였다.
“뭐야, 그렇게 순애보였어? 우리 지금 섹스하고 있는 거 아니야?”
“그거랑은 또 다르잖아요.”
리디아는 못마땅하다는 듯 표정 연기를 하더니 피식 웃었다.
“그래, 이걸로도 충분히 기분 좋으니까.”
“다시 움직여도 될까요?”
“방금까진 허락 맡고 움직였어? 하앙…!”
리디아가 딴소리하기 전에 조금 삐져나와 있던 자지를 단숨에 삽입한다.
방금까지 웃고 떠들었던 것이 거짓말인 것처럼 탁하게 변한 리디아의 한숨.
“하아, 너, 진짜, 잘하긴 해…. 하아….”
-따르르르릉!
“아 진짜! 못 해먹겠네! 잠깐 빼 봐.”
시우의 다리 사이에서 빠져나온 리디아는 쿵쾅거리는 발걸음으로 집무용 테이블에 다가와 수화기를 들었다.
“안 받은 거 보면 바쁜 거 몰라?”
하급자를 향한 부조리한 분노는 충성심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음을 알기에 지양하는 리디아지만, 모처럼 달콤해지려던 섹스가 두 번이나 방해받자 화가 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뭐? 지금?”
시우가 어안이 벙벙해하는 동안.
수화기 건너편에서 들려온 보고에 리디아는 단숨에 침착해진다.
도발적이고 관능적이던 여인의 모습도 아닌, 생전 처음 느끼는 자극에 당황하던 공주님의 모습도 아닌.
냉철한 사업가로서의 얼굴이 가면처럼 튀어나온다.
“알겠어, 금방 갈게.”
-툭
리디아는 빙글 몸을 돌려 아까처럼 유들유들한 분위기가 되었다.
“키스도 해주지 않는 야속한 허니? 미안하지만 갑자기 손님이 찾아왔어.”
“손님이요?”
“응, 중요한 비지니스라 그냥 보낼 수가 없네. 대신이라기엔 뭐하지만….”
리디아는 찢어진 드레스를 살포시 들추더니 끈팬티의 매듭을 슬며시 당겼다.
-사라락
그리고는 시우에게 그것을 쥐여준다.
리디아의 온기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팬티였다.
“금방 올 테니까. 이걸로라도 만족하고 있어.”
“이게 무슨….”
“밖에는 절대 나가지 말고.”
시우가 자세히 물을 틈도 없이. 염력을 이용해 순식간에 옷을 갈아입고 청결 마법을 사용한 리디아가 침실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