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녀의도시-668화 (668/917)

#668

1.

먼저 시우의 입장.

린네에게 완벽한 연막을 펼치기 위해 도로시를 완벽하게 함락해야 한다.

다음 도로시의 입장.

도움을 주는 건 주는 거지만, 린네 앞에서 꼴사나운 추태를 보이는 걸 막기 위해 저항해야 한다.

더불어 이 전투는 도로시에게 있어 설욕전이기도 했다.

그와 처음으로 관계를 맺던 당시 젖소 흉내를 내며 울부짖어야 했던 치욕을.

잠든 상태에서 허락도 없이 뒤를 개통 당했던 치욕을 갚을 기회인 것이다.

솔직히 말해 일전의 패인은 신시우의 치졸한 반칙과 남자와 관계를 맺는 건 처음이라는 도로시의 미숙함이 어우러진 결과였다.

그 증거로 르뤼에와 쓰리썸 당시 절정에 도달하긴 했어도 체통에 스크래치가 갈 정도로 망가진 적은 없었다.

이러한 요소를 미루어 볼 때 나름 근거 있는 자신감인 셈이다.

자연스럽게 20분씩 나눠 가진 공격권.

일전과 같은 방식으로 리벤지 매치의 막을 연 가운데 선수를 취한 것은 도로시였다.

-찌걱! 찌걱! 찌걱!

향긋한 향유를 치덕치덕 바른 하얀 손이 자지를 옭아매듯 붙잡는다.

단, 딸딸이를 칠 때 사용하는 일반적인 그립이 아니다.

검지와 중지를 갈고리처럼 굽혀 만들어낸 틈새로 귀두의 갓 부분을 쓰윽쓰윽 앞뒤로 문지르고 있다.

아무것도 없이 이런 그립을 취했다면 마찰로 인한 열감을 먼저 느꼈겠지만, 지금 도로시의 손은 미끈한 오일로 한가득 이다.

따라서 불편한 감각 없이 자유자재로 민감한 귀두를 공략하는 도로시의 손길.

시우의 뒤에 바짝 붙어선 도로시는 가슴으로 등을 짓누르며 귓가에 속삭였다.

“내 손보지는 어때?”

달콤하고 뜨거운 숨이 귓볼을 훅 달궜다.

“좀 헐렁하네요.”

“남자는 왜 이렇게 허세 부리는 걸 좋아하니? 허리 움직이고 싶어서 움찔거리는 거 다~ 보이거든?”

그 말대로다.

이건 진짜 감질 나는 애무였다.

도로시가 의도적으로 제대로된 자극을 주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느슨하게 쥔 손 틈새로 미끄덩거리며 미끄러지는 귀두엔 아슬아슬할 정도의 쾌감만이 전달된다.

만약 사정에 도달하려면 족히 반나절은 걸릴 것 같은 희미한 자극.

커져가는 정신적 흥분에 비해 가해지는 자극이 별 볼 일 없으니 온몸은 더욱 큰 쾌감을 갈구하듯 민감해진다.

지금 와서는 등 뒤의 뾰족한 도로시의 유두마저 생생하게 인지할 수 있을 정도다.

-찌걱! 찌걱! 쮸우웁!

“어때~? 조금 더 힘줘 줄까?”

잔망스럽게 손목에 스냅을 주며 까딱까딱 움직이는 손보지지만 여전히 자극은 답답했다.

다시 한번 입술을 귓가에 바짝 붙이고 속삭이는 도로시.

“이대로 살짝 움켜쥐면 진짜 좋을 텐데. 그치? 네가 말만 잘 들으면 지금 당~장이라도 그렇게 해줄 수 있어.”

“…….”

여전히 새디스트같은 면모가 있는 누님이다.

수녀복을 벗어 던지면 몽마로라도 변하는 걸까?

무시로 일관해도 끝없이 달콤한 유혹을 던져온다.

“먼저 손보지에 실컷 싸고 나면 이 가슴으로 반질반질~하게 해줄게. 가만히 누워만 있으면 누나가 위에서 야한 춤도 춰 줄게. 어른만 볼 수 있는 엄~청 야한 춤이다? 그래도 고집 부릴 테야?”

“벌써 15분이나 지났는데, 괜찮습니까?”

도로시의 손이 우뚝 멎는다.

그녀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굳이 돌아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아마 싱싱한 횟감의 파닥임을 바라보는 미식가의 얼굴일 것이다.

“좋아, 인심 썼어.”

슬그머니 시우의 자지를 내려놓은 도로시는 검지와 엄지를 붙여 동그란 원을 만들었다.

쿠퍼액과 오일로 미끈거리는 관통형 생체 오나홀을 시우의 귀두 바로 앞에 척 붙인다.

“기분 좋아지고 싶으면 네 스스로 허리만 움직이면 돼.”

커다란 선심을 쓰듯 말하지만 결국 쾌감을 느끼고 싶다면 원숭이처럼 허리를 흔들라는 의미다.

그렇게 된다면 자존심을 먼저 던진 시우의 주도권이 단숨에 빼앗기겠지.

이성으로는 알고 있다.

그러나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육탄 공격을 받으며 정작 자지는 간지럽히는 듯한 자극만 받아왔다.

고작 손가락이 만들어낸 빽빽한 동그라미일 뿐인데 너무도 먹음직스럽게 보인다.

“나도 다섯 번만 영차영차 움직이면 나머지는 내가 아까 말했던 거 전~부 해줄게.”

“…….”

하물며 동정 시절 시우라면 절대 이겨낼 수 없었겠지.

이 답답한 자극에서 벗어나 손에도 시원하게 싸게 해주고.

잠깐 지친 자지는 저 커다란 젖가슴으로 닦아 세워주고, 여성 상위 제로투까지 직관할 수 있다?

그까짓 자존심과 계획이 뭐가 중요하겠는가?

5분만 더 버티면 도로시 자유 이용권이 손에 쥐어진다는 것조차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역시 도로시는 강자다.

전에도 ‘사막의 물병 작전’ 같은 편법이 없었더라면 순수 애무 싸움으로 붙었다면 시우가 패배했을 것이다.

“후우….”

그럼에도 시우는 필사적인 인내심을 발휘해 유혹을 이겨냈다.

혀를 얼얼할 정도로 세게 깨문 덕분이었다.

“흐음~ 좋아좋아 알겠어. 내가 너무 못되게 굴었지?”

1차 작전이 실패했음에도 전혀 낙심하지 않은 도로시.

나무를 휘감는 뱀처럼 시우의 앞으로 돌아온 도로시는 껄떡이는 물건 앞에 무릎으로 섰다.

그러더니 묵직한 가슴을 양손으로 들어 올려 살며시 벌려 보인다.

“잘 참은 아이에겐 상이야. 특별히 가슴으로 해 줄게.”

-쮸붑

동의를 구할 것도 없었다.

저만한 크기임에도 조금도 쳐짐이 없는 예쁜 가슴이 시우의 몬스터캔을 완전히 덮어버렸으니 말이다.

여태 애태우기만 반복하다 갑작스러운 노선변경?

언뜻 전술상 오류로 보이는 도로시의 행보에 당황했던 시우는, 이내 그것이 오류가 아니라 치밀하게 계산된 연계 작전임을 알아차렸다.

-쯔붑! 쮸붑! 쭈욱!

“어때? 허리가 바들바들 떨리는 기분이지?”

“억!”

두 손으로 제 가슴을 한껏 모아 안은 도로시.

그 덕분에 어여쁜 유방이 자지 전체에 달라붙음과 동시에 어마어마한 유압을 선사했다.

오일이 한껏 발라져 있음에도 뽀드득한 감각이 가시지 않을 정도다.

이것이 바로 도로시의 작전.

완급조절을 통해 방심하던 시우의 정액을 순식간에 뽑아내려는 것이다.

잔뜩 민감해져 있는 자지에겐 치명적인 공격이다.

“이렇~게 예쁘고 큰 가슴을 자위기구처럼 쓰는 기분은 어때?”

이런 부드러운 젖무덤 사이라면 아무리 힘껏 조여도 극락을 경험할 수 있겠으나, 도로시는 거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쯔업! 쯔업! 쯔업!

마치 줄넘기를 하는 것처럼 위아래로 흔들리며 귀두부터 자지 뿌리까지 빠른 페이스로 왕복한다.

-쮸우욱! 쮸우욱!

“이렇~게 비벼주는 것도 기분 좋지?”

더하여 좌우 가슴을 스펀지처럼 사용해 빙글빙글 돌려대기까지 하니….

조금만 방심해도 허여멀건 정액이 도로시에게 예쁜 진주 목걸이를 선물해 줄 것 같았다.

“빵빵하게 부풀었네~ 불쌍해 보여. 어디에 싸고 싶어?”

“…….”

“말해 봐~ 이대로 가슴에 퓻퓻 쌀래?”

마지막 도로시의 필살기.

여덟 쌍둥이도 배불리 먹일 사이즈의 맘마통을 좌우로 출렁출렁 흔든다.

이 흔들림의 여파만으로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의 부드러운 쾌락이 덮쳐온다.

“아니면 내 얼굴에? 사실 그건 싫지만…. 네가 원한다면 허락해 줄게.”

부지런히 손을 움직이면서도 아무것도 모른다는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위를 올려보는 도로시.

난생처음 이런 일을 해본다는 성녀의 순결함만이 가득하다.

요도의 중간까지 정액이 꾸득꾸득 차올랐을 때.

“끝났습니다!”

시우는 재빨리 자지를 빼냈다.

“허억…. 허억….”

버텼다.

진짜 뒤질 뻔했다.

아직도 다리가 후들거리면서 자지를 감싸던 쮸쮸의 감촉이 잔류한다.

“아쉽네. 10초만 더 있었어도.”

도로시는 아쉽다는 듯 엄지를 쪽 빨고는 이불 위에 나른하게 누웠다.

“네가 잡아먹을 차례야.”

선공권을 날려 먹었고 이제는 공격당할 차례임에도 도로시는 유유자적하기 짝이 없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애무 레벨에선 도로시가 시우보다 몇 수는 위기 때문이다.

확고한 자신감이 여유를 뒷받침한다.

한동안 얼이 빠진 듯 몸을 추스르던 시우가 도로시에게 다가온다.

“어디 한번 맘~대로 해 봐.”

히죽 웃음을 지은 도로시와 잠시 눈을 감고 무언가를 골똘히 궁리하는 시우.

“좋습니다. 일단 일어서세요.”

“어디 얼마나 대단한지 볼까?”

자신감의 근원은 그뿐만이 아니다.

선공권을 도로시가 취했다는 것도 중요한 이점 중 하나다.

그렇게나 괴롭힘을 당한 만큼 아래로 피가 단단히 몰렸겠지.

제아무리 순둥순둥한 남자라도 이만큼 자극해두면 허겁지겁 덮쳐오기 마련인 것이다.

자고로 급한 마음은 서툰 손놀림에 묻어나기 마련.

그런 게걸스러운 애무로는 설령 뒤를 공략당해봐야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다.

“호오~ 신사적인데?”

하지만 시우는 도로시의 예상을 배신했다.

도리어 아주 조심스레 어르는 손짓으로 도로시의 허리를 안고 목 뒤를 살포시 잡는다.

“키스라니, 낭만적이기도 해라.”

예상과 달리 키스부터 시작하는 시우.

애무의 축에도 들지 못하는 행위에 여유롭게 웃으며 입술을 포개는 도로시.

그의 혀가 도로시의 입안 곳곳을 돌아다닌다.

“쮸웁… 츄웁…. 하압… 츄웁….”

그렇게 1분이 지나고, 2분이 지나고, 3분이 지난다.

시우는 여전히 도로시의 몸에는 손끝 하나 대지 않은 채 키스를 거듭하고 있었다.

“으므… 쪼옥…. 쪽….”

애무를 앞두고 보여주기 식으로 대충하고 넘기는 키스가 아니다.

혀와 혀가 끝없이 꼬이고, 서로의 타액을 주고받고, 호흡을 교환하는 느긋한 작업이 반복되고 반복된다.

“츄릅…. 쪽…. 흐음….”

5분이 지나고, 10분이 지나도.

그는 결코 거칠어지지도, 도로시의 은밀한 곳을 더듬지도 않았다.

도로시의 혓바닥 위에서 그의 두꺼운 혀가 구른다.

입안 곳곳의 맛을 보겠다는 것처럼 구석구석으로 누빈다..

윗입술을 가볍게 물어 당기는가 하면 장난이라도 치듯 혀끝을 살짝 깨물기도 한다.

뭐야 이게.

도로시가 당혹감을 느낀 것도 그 시점부터였다.

이상하다.

아까부터 귀에 쿵쾅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싶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것이 제 심장에서 들려오는 것임을 알아차렸다.

배에서 찌르르 간지러운 감각이 도는 것도.

어지간한 애무에는 꿈쩍도 않는 비밀정원이 어느샌가 촉촉하게 젖어들어 가고 있다는 것도.

너무 뒤늦게 알아차렸다.

그걸 자각한 순간부터 숨이 가빠오고 심장이 꽉 조여왔다.

“츄웁… 흐음…. 후움….”

15분이 지났다.

그 이상의 행위를 보채지도, 욕망을 들이밀지도 않은 채 계속되는 사랑스러운 프렌치 키스.

결코 떨어지고 싶지 않은 안정감과 샘물처럼 샘솟는 어리광부리고 싶은 마음.

점점 머리가 멍해진다.

왜 이렇게 야릇한 걸까.

왜 이렇게 몸이 점점 달아오르며 안절부절못하게 되는 걸까?

왜 고작 혀가 맞닿는 정도로 아랫배가 찌릿찌릿할 정도의 전율을 느끼게 된 걸까.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신시우는 도로시에게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대신 소중하게 여기는 손길로, 도로시를 배려하는 듯한 기다림으로.

이 키스를 자신의 욕망보다 우선시한 것이다.

설령 이 모든 것이 계획한 행동일지라도 상관 없다.

꽁꽁 얼어붙어 있던 순정이 라즈베리 시럽처럼 끈적하게 흐른다.

기꺼이 그 달콤한 함정에 빠지고 싶다는 욕망을 느끼게 된다.

“시간이 됐네요.”

“하아….”

장장 20분의 키스가 끝나고 그의 자상한 목소리가 들려올 때.

도로시는 정말 순식간에 20분이 지나가 버렸다는 것과 그의 품에 더 안겨있지 못한다는 사실에 대한 야속함을 느꼈다.

“이건…. 반칙이잖아….”

다리는 후들거렸고, 눈은 갈애의 충동에 잠겨 버렸다.

심장이 요란하게 뛸 때마다 아랫배가 욱씬거리는 와중에 허벅지 한쪽엔 투명한 물줄기가 흐르고 있다.

“이딴 걸 어떻게 이기라고….”

단풍처럼 붉어진 얼굴로 새초롬하게 입술을 내미는 도로시.

보아하니 괴롭힘당할 준비가 충분히 끝난 것처럼 보였다.

예로부터 나그네의 코트를 벗기는 건 태양 볕이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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