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
1.
처음엔 분명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게 갑자기 안의 감각이 데네브 백작님처럼 바뀌었으니.
그러나 데네브의 필사적인 연기와 뷰지라이팅에 당한 시우는 그저 끈적한 백작의 몸을 탐할 뿐이었다.
오늘따라 신선한 반응.
젖꼭지를 꼬집혀 지면서도 자지를 단단히 조여오는 압박감.
그리고 안으로 밀어 넣을수록 쫀득하게 느껴지는 속살의 조화는 이성을 앗아가기 충분했던 것이다.
-덜컹! 덜컥!
“우웁…. 츄웁…. 푸하… 츄륩….”
노후된 기차처럼 덜컹이는 소파에 백작을 구겨놓고, 절대 도망치지 못하게 찍어 누른다.
그리고 혀를 모조리 빨아 마실 기세로 키스.
정신 없이 그녀의 몸을 탐하던 시우는 잠시 상체를 일으켰다.
숨이 가빠왔기 때문이다.
“엥?”
그리곤 절로 당혹성을 내뱉고 말았다.
정신 없이 흐트러진 표정.
달콤하게 녹아내린 입꼬리와 관능에 절여 흐물흐물해진 눈빛.
워낙 격렬했던 키스 탓에 입가를 침으로 듬뿍 물들였음에도 불쾌한 기색 없이 암컷의 표정을 짓고 있는 여자가.
다름이 아니라 데네브 제머나이였기 때문이다.
“하아…! 하아앙…! 시우 씨…. 좋아요… 안에… 안에 듬뿍 싸줘요…. 또, 또 갈 것 같아… 히윽으윽..!”
단순히 외견만 바뀐 것이 아니었다.
정액을 조르며 아양을 떠는 목소리 역시 작은 장모님의 것이다.
여우에 홀린 기분이었다.
작은 장모님이 갑자기 왜?
아연하게 상황을 파악하려 드는 시우였지만 데네브가 절정에 도달하는 것이 먼저였다.
“가요…! 가요가요…! 흐하아아앙…!!!”
데네브는 자신의 몸이 원래대로 돌아온 것도 모르고 수십 번의 절정 끝에 오르가즘 액기스가 된 쾌감의 방류를 만끽했다.
절대로 자지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시가 커터처럼 뿌리를 잡아끄는 흉악한 조임.
초당 십수 회의 반사적인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꿈틀거리는 질벽의 움직임은 그야말로 전자동 오나홀.
“대체 뭔 개짓거리야!!!!!”
그리고 동시에 문을 박차고 들어온 알비레오.
현장 검거한 그녀의 눈에 비친 건, 알몸으로 소파에 파묻혀 다리로 힘껏 사위의 등을 휘감은 여동생.
마찬가지로 알몸인 채 그런 그녀를 잡아먹으려는 듯 찍어누르는 사위.
거기에 어찌나 열심히 교접해댔던지 방 안을 습하게 채우는 야릇한 체취였다.
“또 가아아앗…!”
그 짧은 순간 데네브의 교성을 들으면서도 좆됐음을 직감한 시우는 황급히 자지를 빼내려 했다.
그러나 그럴 수 없었다.
곧장 알비레오의 고함을 듣고 상황파악이 되려는 시우와 다르게 데네브는 아직 한창 가는 중.
뇌가 녹아내릴 것 같은 쾌감 속에서 이성보다 먼저 작용한 건 씨를 받고자 하는 암컷의 본능이었다.
따라서 있는 힘껏 빠져나가려는 시우의 허리에 다리를 감고 제 쪽으로 끌어당긴 것이다.
이미 사정 직전의 자지에게 멀티 오르가즘을 맞이한 보짓살의 움직임은 감당하기 벅찬 것이었다.
“앗… 아… 아… 들어와요…. 하아앙…!”
-뷰르르릇!
결국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뷰르릇 뷰르릇 데네브의 보지 깊은 곳에 정액을 흘려보내고만 시우.
데네브의 보지는 자지가 껄떡이는 타이밍에 맞춰 움찔거리며 편안하고 상쾌한 사정을 도왔다.
덩달아 몸 전체가 파들파들 떨려왔기에 옆에서 그 광경을 보고 있는 알비레오도 그가 무얼 하는지 알아차렸다.
“이, 이 인간이 정말….”
알비레오가 보기엔 사위 놈이 눈이 마주쳤음에도 뻔뻔하게,
그녀의 여동생이자 제 장모일 데네브의 안에 질펀하게 정액을 사정하고 있는 것이다.
알비레오는 이성의 끈이 끊어지는 것을 느꼈다.
“야! 신시우! 너 지금 제정신이야!!!”
음압이 느껴지는 쩌렁쩌렁한 사자후.
그녀의 격렬한 감정과 혼합된 마력이 의지와 상관없이 보랏빛 스파크를 이리저리 튀기기 시작한다.
그리고 분기탱천한 알비레오가 간과한 것이 있었으니.
시우의 자지는 확실히 데네브의 질내에 사정한 상태.
피부가 저릿해질 정도의 마력증폭과 함께 투명한 쾌락이 자궁 전체를 관통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당장 그 더러운 물건 빼지 못해으으응…!”
그렇지 않아도 쾌감을 참고 참아왔던 알비레오다.
십수번의 멀티 오르가즘을 강제로 연동 당하고, 그것도 모자라 사정 때 발생하는 쾌락을 예기치 못하게 맞닥뜨렸으니.
-후둑 후두두둑
고상한 검은 드레스 안으로 무엇인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팬티라이너의 흡습력을 아득히 초과한 애액 방울이 지면에 흩뿌려지는 미세한 소리였다.
“하아… 하아…. 하아앙….”
분노의 힘을 빌려 필사적으로 저항해보려는 알비레오였지만 이미 무릎이 찰싹 달라붙어 있다.
지금은 이딴 걸 느낄 때가 아니라 단단히 혼쭐을 내야 할 때라느니.
이런 추태를 보일 수 없다느니 따위의 첨삭이 끼어들 여지가 없는 순수한 환희.
“너어… 너어…! 하아아아앙…!!!”
“시우 씨! 하아아앙…!!!”
결국 알비레오는 쏟아지는 쾌락을 이겨내지 못하고 데네브와 신음 이중주를 연주하고 만 것이었다.
2.
“5분 줄 테니까. 옷 입고 나와.”
주섬주섬 자리에서 일어나 떨리는 다리로 방을 나선 알비레오.
불행 중 다행인 점이 있다면 눈이 뒤집혀 마법을 난사하려던 알비레오가 거대한 오르가즘을 느끼고 쓰러진 까닭에 잠깐의 냉정을 되찾았다는 점이다.
어찌 보면 매섭게 폭주하던 트럭이 방지 턱에 걸려 넘어진 셈.
그러나 시우는 도저히 낙관할 수 없었다.
아니.
그 전에 제대로 된 상황파악 조차하기 어려웠다.
“데네브 님. 도대체가 무슨 일인가요.”
“…….”
분명 예소드 백작과 질펀한 성교를 즐기고 있었을 터.
하지만 섹스 말미쯤 시우 앞에 뿅 나타난 것은 예소드 백작이 아니라 데네브였다.
한 차례 시원한 사정 덕에 이지를 되찾은 시우는 대략 이 난장판을 되짚어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무엇하나 확실한 것은 없었다.
왜냐하면 해명을 해주어야 할 데네브가 ‘저러다 뇌혈관이 터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붉은 얼굴을 한 채 시우와의 대화를 한사코 거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끔가다 머리를 쥐어뜯으며 가오나시 같은 신음을 내곤 했지만, 눈조차 마주치려 하지 않는다.
“저기….”
저대로 놔둘 수 없으니 옷이라도 쥐여주자.
“미안해요…. 미안해요…. 시우 군, 제 잘못이에요….”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며 오열한다.
조금 진정한 데네브가 코를 훌쩍이고 옷을 갈아입는 동안 시우는 상황을 다시 되짚어 보았다.
“…….”
이 방에 들어온 뒤 거의 곧장 섹스에 돌입했다.
위화감은 느꼈지만, 체취를 들이킨 상태라 진지하게 고려하지 못했다.
아니, 설령 맨정신이었다고 해도 설마 작은 장모님이 그런 짓을 했다고는 믿지 못했을 것이다.
작은 장모님이 예소드 백작님에 버금가는 천박한 대사를 하며 유혹한다는 건 쉽사리 믿기 힘드니 말이다.
지금도 어안이 벙벙한데 오죽할까.
탈출 마술도 아니고 중간에 둘이 바뀔 짬은 없었다.
그러니까 아마도 원래부터 침실에 있던 사람은 예소드 백작이 아니라 작은 장모님이었던 거겠지.
여기까지 사고가 도달하자 그녀에게 했던 행동들이 생각났다.
젖꼭지를 장난감처럼 쭉쭉 늘리거나, 가슴을 뺨 때리듯 찰싹찰싹 희롱하거나, 키스를 갈기며 교배 프레스를 박거나….
평소 예소드 백작의 취향에 맞춘 욕망에 충실한 행위였는데….
그걸 다른 누구도 아닌 데네브에게 한 것이다.
심지어 데네브는 그걸 또 굉장히 흥분하며 다 받아주었다.
벌거벗은 상태에서 서로 마주 보지도 못하고 옷을 갈아입는 지금도 믿기지가 않는다.
“하으으으으….”
같은 이유로 데네브는 뒤늦게 차오르는 수치심에 죽고만 싶었다.
설마하니 중간에 변신이 풀려버릴 줄이야.
그에게만 들키는 것이 아니라 언니에게까지 들켜버릴 줄이야.
접시물만 가져다준다면 코를 박고 죽고 싶은 심정으로 옷을 입었다.
3.
아무리 열이 뻗친다고 해도 알몸인 상태로 대화를 나눌 순 없다.
5분의 시간을 주고 거친 발걸음으로 침소를 빠져나온 알비레오를 맞이해준 것은 안절부절못한 몸짓으로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예소드 백작이었다.
“설명해줘야겠어요.”
딱 봐도 공범인 게 확실한 정황.
알비레오는 루시를 벽에 몰아넣으며 단단히 따져 물었다.
그리고 일련의 사건에 대한 진실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예소드 백작! 당신이 제일 나빠!”
“정말 미안해요….”
그렇게 알게 된 충격적인 사실.
데네브, 예소드, 신시우가 각기 과실 2대 2대 6 정도일 줄 알았던 이 사고가,
실은 데네브와 예소드 백작의 음모 속에 주도된 계획적 사고이며 신시우는 거기에 휘말렸을 뿐이라는 것이었다.
예소드 백작은 연구를 위해, 데네브는 사위와의 하룻밤을 위해 해당 범죄를 공모한 셈.
그렇다면 이번에도 신시우는 아무런 잘못이 없는 것이 된다.
다른 무엇보다도 알비레오는 이것이 가장 열불이 뻗쳤다.
아무리 그가 못마땅하고 화가 난다 해도 없는 잘못까지 끄집어내어 화내기에 알비레오는 너무도 합리적인 사람이었으니 말이다.
“하….”
깊은 한숨을 쉬는 알비레오.
문이 열리더니 쭈뼛쭈뼛 걸어나오는 데네브와 신시우가 보인다.
“전부 제 잘못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알비레오 백작님.”
그는 가타부타 변명하지 않고 곧장 알비레오 앞에 무릎을 꿇었다.
사커킥 차기 딱 좋은 위치에 놓인 저 머리를 뻥 걷어차고 싶어 허벅지에 움찔 힘이 들어갔지만, 필사적으로 참았다.
“신시우, 당신은 저택으로 돌아가서 근신하고 있어요.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에 하죠.”
“네? 하지만….”
“가요, 예소드 백작. 당신도 나중에 얘기해요.”
“네….”
곧장 사라진 예소드 백작과 달리 시우는 아직도 어물쩍거리고 있었다.
그 모습이 꼭 둘 중 한 명만 혼내려 할 때 괜히 옆에서 머물며 편을 들어주려는 쌍둥이 같다.
데네브는 우물쭈물하면서도 시우의 등을 떠밀었다.
“시우 군, 저는 괜찮아요. 가보세요.”
“하지만 데네브 님….”
“제가 잘 이야기 할게요. 가보세요. 시우 군은 잘못한 것도 없잖아요.”
아주 꼴값들을 떠는구먼.
이게 솔직한 알비레오의 심정이었다.
이래서야 이쪽만 나쁜 사람이 된 것 같지 않은가?
결국 쫓겨나듯 자리를 뜬 시우와 단둘이 남게 된 제머나이 백작들.
“…….”
“…….”
데네브는 눈치를 보며 고개를 푹 숙였고, 알비레오는 팔짱을 낀 채 손가락으로 팔을 톡톡 두드렸다.
“언니 미안.”
“하아….”
면목이 없다는 듯한 솔직한 사과에 화를 내려던 알비레오의 마음도 한 꺼풀 꺾였다.
아무리 큰 잘못을 해도 데네브는 소중한 여동생이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는 거야.”
알비레오는 데네브의 어깨를 감싸고 등을 토닥여주었다.
그래.
첫사랑은 모두 서툰 법이라 하더라.
현명한 여동생일지라도 어쩔 땐 실수를 범할 수 있다.
그것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라면 말이다.
“하지만 이건. 다시는 반복되면 안 될 실수야. 너도 알고 있지?”
“…….”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는 데네브.
“네가 성적인 쾌락을 느끼면 나에게 그대로 연동돼. 우리가 서로 마법을 사용할 때 그 감각을 공유할 수 있을 때처럼. 네가 부끄러워할까 봐 말하지 않았는데. 너 혼자 할 때도 다 전해졌어.”
드디어 마주한 진실 앞에 눈이 화등잔만 해진 데네브.
“앞으로는 절대, 절대 두 번 다시 그와 이런 일로 엮이지 마. 혼자 하는 거라면 아무 말도 안 할 테니까.”
이제 끝났다.
참고 참아왔던 말을 시원하게 하며 속이 후련해지는 걸 느꼈다.
더 왈가왈부하고 싶은 문제도 아니고, 이쯤하고 돌아가서 예소드 백작과 대화를 나누려는 때.
“언니.”
데네브가 알비레오를 불렀다.
한 몸처럼 함께한 세월이 백 년이 넘는다.
알비레오를 부르는 데네브의 말투만 봐도 그녀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설마.
설마.
“잘 생각하고 말해. 데네브.”
정색한 채 여동생을 노려보는 알비레오.
잔뜩 화가 난 고양이의 털이 부푸는 것처럼 머리카락이 곤두서있다.
“미안해. 난 포기 못 할 것 같아.”
최악의 예상대로.
데네브는 알비레오가 최대한 양보해 준 선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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