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녀의도시-615화 (615/917)

#615

1.

“시우 씨…. 언제 넣어줄 건가요? 너무 짓궂어요.... 하아….”

침대 위에 무릎을 꿇고 엉덩이를 치켜든 예소드 백작과 그 아래 서서 후배위 최적화 포지션을 세팅한 시우.

실은 조금 더 골려줄 생각이었지만 오늘따라 백작님의 분위기가 달라서 일까?

조금 더 주체할 수 없게 된다.

때마침 뜨끈뜨끈 예열이 끝난 입구에 귀두가 비벼지고 있으니 조금만 밀어 넣으면 삽입할 수 있을 터였다.

-찌걱…!

잘 익은 열대 과일을 나이프로 손질하듯, 그 안의 달콤한 과육을 맛보려는 순간.

시우의 허리가 멈칫했다.

뭔가 이상하다.

아무리 섹스머신 모드가 된 시우라도 위화감을 감지했다.

물론 루시와 데네브는 그 위화감을 방지하기 위해 여러 가지 작업을 했었다.

우선 서로의 신체가 완벽하게 바뀐다는 걸 확인했고, 말투나 평소 사소한 습관도 모방해냈다.

원체 오랜 친구 사이였던지라 완성도는 꽤 훌륭하다 할 수 있겠다.

그것도 모자라 데네브 앞에서 변장한 루시가 퇴실하는 것으로 만에 하나의 의심도 잠식시켰다.

그러나 아주 사소한 단서라도 여럿이 중첩된다면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법이다.

“놀리지 말아요. 부끄럽단 말이에요….”

예소드 마망은 뒤치기 자세를 꽤 부끄러워했다.

불결한 구멍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게 이유였다.

시우는 그런 부끄러움을 자극하고자 그녀 스스로의 손으로 엉덩이를 벌리게 하고 뒤에서 박아댄 적이 대단히 많았다.

여차하면 엉덩이를 팡팡 내리치며 속살의 움찔거림을 즐겼고 말이다.

“…….”

그렇다면 지금, 수줍은 듯 엉덩이를 살며시 흔드는 백작님의 자세를 보자.

후배위 자세에 대한 이해도가 박사 수준이던 예소드 백작이….

오늘은 어딘가 어정쩡하다.

기지개 켜는 고양이처럼 훌륭한 곡선을 자랑하던 허리가 붕 떠있다.

시우는 눈을 끔뻑이며 다시 그녀의 뒤태를 살폈다.

여느 때와 같다.

호리호리한 허리에 어울리지 않는 골반 핸들.

벌리지 않는다면 뒷구멍이 슬며시 가려질 만큼 빵실빵실한 엉덩이.

시트에 슬쩍 눌려 튀어나온 옆 가슴.

녹아내리는 고드름처럼 애액을 떨구는 새싹까지.

암만 봐도 루시 예소드 그 자체이다.

“...시우 씨?”

의아한 듯 뒤돌아보는 예소드 백작님에 대응할 여유가 없었다.

자세로부터 시작된 시우의 의문은 맹렬히 다음 단서를 연결짓고 있었으니까.

그러고 보니 오늘은 조금 이상한 부분이 많았다.

원래도 수줍어하긴 하지만, 유독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듯 보였던 그녀의 태도.

억지로 굴복당한 척 유린당하는 것이 취향인 그녀가 마치 팔려온 노예처럼 순종적으로 명령에 임한 것.

그저 변덕일 수 있고, 하루 컨디션에 따른 편차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어딘가 이상한데….

사고의 중간을 달콤한 목소리가 파고들었다.

“시우 씨 너무해요…. 더 졸라야 하는 건가요?”

“…아뇨, 그건 아닌데….”

-쓰윽 쓰윽….

그때 허리와 엉덩이를 뒤로 쭉 뺀 그녀가 자지 뒷면에 보짓살을 찰싹 붙여왔다.

이내 세상 무엇보다 매혹적일 꽃잎을 장대에 비비며 아양을 떠는 백작님.

“빨리, 넣어주세요…. 허리 흔들면서 애원할게요….”

그래, 이런 점이 이상하다.

예소드 백작이라면 ‘크윽…! 그런 것 절대 못해요!’라는 자세로 나오다가, ‘또 싸요…! 싸버려요…!’라면서 패배선언을 하는 것이 정석이다.

그래야 섹스가 끝나면 ‘하아, 시우 씨 취향 맞추기 참 어렵네요’라고 변명이 가능하니 말이다.

아직 변변한 작업도 들어가지 않았는데 벌써 이렇게 아양을 피우다니.

그녀답지 않다는 말이다.

-쮸욱! 쮸욱!

“매일매일 시우 씨만 생각해 왔는데…. 자지 앞에서 아무것도 못 하는 거 너무 속상하단 말이에요….”

“오우….”

그러나 그런 의심을 별것 아닌 일로 치부하게 하는 건, 자지를 문지르는 뜨거운 보짓살.

후끈한 열기와 애액으로 가득한 푹신푹신한 서스펜션이 밑면을 훑고 기어이 불알에 또르륵 애액이 흐르게 하는 게 느껴지자 다시금 이성이 날아간다.

일단은 박으면서 생각해보자.

백작의 허리를 단단히 잡았다.

어느샌가 손에 익숙해진 훌륭한 그립감과 함께 귀두를 정조준.

-찔…꺽!

“하아앙…!”

가볍게 밀어 넣었다.

“오늘 엄청 뻑뻑하시네요.”

“흐… 흥분해서… 흐읏…!”

이내 느껴지는 살짝 과하다 싶은 조임에 눈가가 좁아진다.

보지에 넣고 있는데도 마치 애널에 삽입하는 듯한 빡빡한 저항감이 느껴지는 입구 구간.

조금 더 힘을 내 밀어 넣자 자지를 반겨주는 건 녹아내린 마시멜로 같은 푹신한 속살이다.

“…어?”

다른 사람이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감촉이 완벽히 다르다.

동시에 익숙한 감촉이다.

앞은 꽉 조여주지만, 살며시 들어가면 한없이 부드럽게 아양을 받아주는 모성애 넘치는 보지.

이건 평소 예소드 백작의 보지가 아니다.

일전 어항에 잡혀갔을 적 몇 번이고 느꼈던 작은 장모님의 보지.

저도 모르게 중얼거리고 말았다.

“데네브 님...?”

“…….”

예소드 백작이 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더불어 움찔 자지 중간을 잘라낼 듯 조여오는 입구의 감각.

“…….”

“…….”

정적이 흘렀다.

그렇게 길진 않았지만

연기는 완벽했다.

기만의 거울의 성능은 외음부의 형태마저 완벽하게 바꿀 정도였다.

하지만 기다리고 기다리던 삽입 직후 드디어 깨달았다는 듯 던져오는 시우의 물음.

데네브는 바보가 아니다.

그 짧은 순간 태연함을 가장하며 그가 어디서 위화감을 느꼈는지 파악하려 했다.

“무슨 말이에요. 시우 씨?”

“아니, 그게…. 정말 죄송합니다만 평소랑 느낌이….”

한편 시우는 쉽사리 말을 꺼내지 못했다.

사람마다 외양이 다르듯 구불구불한 점막으로 되어있는 질내 역시 모양이 다르다.

조임의 강도, 자극, 굴곡의 모양새, 움찔거리는 박자, 돌기 등등 무수히 많은 변화 포인트가 존재한다.

거기에 자지를 박을 때 느낌은 눈을 가려도 얼추 맞출 수 있을 만큼이나 확연히 구별되는 것이다.

그러나 상황극의 일부라면 몰라도 한 침대 위에서 다른 여자와 비교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건 실례되는 행위다.

“느낌이 뭐요?”

그러나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인만큼 시우는 다시금 자지에 달라붙는 야들야들한 속살을 확인했다.

“느낌이 너무 다릅니다.”

“어머…. 그런가요? 하으으…. 저는 똑같은데…. 어떻게 다른데요?”

“…죄송하지만, 데네브 백작님과 너무 유사한 듯합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분명 눈앞에 있는 건 예소드 백작.

그러나 느껴지는 건 작은 장모님의 감촉.

시우가 혼란에 빠져있는 동안 데네브는 즉각 상황 판단을 끝냈다.

기만의 거울은 분명 외음부의 모양까지 확실하게 복제해 주었으며 루시와 데네브는 그걸 확인했다.

그러나 그 내부까지 확인할 수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행여 다소 간의 차이가 있더라도 문제 없으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건 그를 과소평가한 것이었다.

설마하니 박는 감촉으로 여자를 구별해낸다니….

상상도 못했던 사고였다.

침묵이 길어질수록 시우의 의심을 깊어질 것이다.

그의 비상한 두뇌라면 진실의 파편을 긁어모아 진상에 이를지도 모른다.

소리 없이 타들어 가는 도화선을 느끼며.

데네브는 묘수를 떠올렸다.

“시우 씨.”

“네.”

“너무해요.”

“네?”

갑자기 어깨너머로 고개를 돌려 시우를 바라보는 예소드 백작.

삐쭉 내문 입술과 눈가엔 섭섭함이 가득하다.

“지금 절 앞에 두고 다른 여자랑 비교하시는 건가요?”

“네? 아뇨! 그게 아닙니다. 그저….”

“정말로 너무해요. 저는 그저 벌려주기만 하면 되는 편한 여자인거고 시우 씨는 그 와중에 다른 사람을 떠올리고 있었다니…. 그런 취급은 너무 하잖아요….”

“네?!”

시우에겐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물론 본의 아니게 방탕한 여성편력을 갖추게 되었지만 그런 무례한 생각으로 여자를 다룬 적은 없다.

심지어 발정 상태에서도 말이다.

이것이 데네브의 첫 번째 전략.

당황하게 만들기이다.

“하긴…. 데네브는 저랑 머리카락색도 비슷하니까요…. 설마 시우 씨가 변태인 건 알았지만 제게 박으면서 다른 사람을 떠올릴 줄은….”

“아니, 그게 아니라 정말로 감각이 달라요!”

“시우 씨가 그렇게 느끼고 싶은 거겠죠.”

-쮸우욱

그렇게 말한 그녀는 자연스럽게 몸을 틀어 물건을 빼냈다.

침대에 걸터앉은 뒤 시우를 야속하다는 듯 째려본다.

이걸 사과해야 하나?

분명 예소드 백작이 아닌 것 같은데, 어쩌면 변신 마법 같은 걸 사용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던 와중인데 저런 반응이라니.

더욱 혼란스러워진 시우.

“그런 게 아니라…. 어쩌면 데네브 백작님께서 뭔가 손을 쓰신 건 아닌지 의심이 들었습니다. 변장이라던가요.”

다소 엉성한 변명을 들은 그녀가 피식 웃으며 농염한 눈웃음을 흘렸다.

“그렇다면…. 제가 데네브라고 의심하는 건가요?”

잠깐 고민했지만 할 말은 같다.

이건 어영부영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네, 아무래도 석연찮은 점이 많습니다.”

“시우 씨.”

그때 다리를 꼬며 비부를 감추고 있던 예소드 백작이 다리를 활짝 벌렸다.

그 덕에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핑크빛 보짓살로 절로 눈이 간다.

“사실은요. 저를 데네브라고 생각해도 좋답니다. 저는 남의 취향을 나무라는 사람이 아니거든요. 설령 시우 씨가 장모님에게 발칙한 마음을 품고 있다 해도…. 저는 괜찮아요. 다 비밀로 해 줄 수 있어요.”

그렇게 말하며 V자를 그린 손가락으로 푹신한 둔덕을 활짝 벌려 보인다.

실로 야하게 드러난 보지 입구엔 애액이 투명한 실처럼 늘어지고 있었다.

맨 처음 자위를 시작하기 전 봤던 정숙조신보지와는 전혀 다르게 추잡하게 변한 보지.

예소드 백작의 트레이드 마크인 진주 형태의 클리가 빨딱 선 채 항복 깃발처럼 움찔움찔 흔들리고 있다.

“시우 씨가 절 거칠게 따먹으면서 하아…. 데네브를 떠올린다고 해도…. 전 괜찮아요.”

“예소드 백작님. 정말 그런게 아닙니다.”

“물론 참을 수 없을 만큼 모멸감을 느끼겠죠? 오직 시우 씨를 위해 알몸으로 다리를 벌리고, 시우 씨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정작 다른 여자의 대타일 뿐이라니.... 완전히 자위기구 취급이잖아요. 절 그런 식으로 대할 수 있는 건 세상에 시우 씨 뿐일 거예요.”

이것이 데네브의 두 번째 전략.

세상에 다시 없을 변태적인 말로 그를 흥분시켜 이성을 앗아가는 것.

그리고 그의 머릿속의 ‘데네브’와 완전히 상반된 이미지를 보이는 것이다.

이미지의 예시를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데네브 제머나이가 죽어도 하지 않을 천박한 행위와 음란한 언행을 가장 잘 아는 건,

침대 위에 다리를 벌리며 사위를 유혹하는 데네브 본인이니까.

“저는…. 싫어하는 척할게요. 모멸감을 느끼며 흐느껴 우는 연기를 할게요. 시우 씨가 원하는 건 그런 플레이잖아요?”

대사 한 마디 한 마디를 내뱉을 때마다 폭발할 것 같은 수치심에 얼굴을 붉게 하던 데네브는 기어이 두 손으로 활짝 음부를 벌려 보이며 쐐기를 박았다.

“…정말로 여기에 안 박고 싶어요?”

데네브의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애초에 체취를 맡아 인내심과 사고력이 현저히 줄어든 상태의 시우다.

“후우….”

그런 시우가 내린 결론은 명쾌했다.

“보지 더 활짝 벌려 썅년아.”

작은 장모님이 저런 행동을 할 수 있을 리 없다.

2.

“에이, 설마 아니겠지….”

그 시각.

알비레오는 예소드 백작가의 저택으로 비틀비틀 발길을 옮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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