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녀의도시-586화 (586/917)

#586

1.

원래는 도로시가 매달려 간신히 성사한 섹스지만, 시우가 체취를 들이마시며 흐름이 변했다.

자연스레 기정사실이 된 섹스는 후위로 밀리고 '어떤 섹스'를 하느냐에 주안점이 옮겨갔다.

한편 침대 위의 시우는 정복자 성향이며 도로시도 그것과 비슷한 포식자 성향이다.

침대 위에 승리자가 둘일 수는 없으니 두 사람은 입 밖으로 말을 꺼내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깨달았다.

먼저 항복한 사람이 따먹히는 막고라가 열리게 되었다는 것을.

그런 의미에서 시우는 선공권을 잡고도 주도권 싸움에서 밀린 셈이다.

‘후회하지 마세요’ 같은 대사를 해놓고 애무로 제대로 보내버리지도 못했으니.

이렇게 된 이상 시우도 한 수 접고 들어가는 수밖에 없었다.

도로시는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상태도 아니니 거칠게 힘으로 밀어붙인다면 저항을 찍어 누른 채 삽입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오히려 패배를 시인하는 것과 다름없다.

여자랑 말다툼에서 밀린다고 싸대기를 올려쳐 버리면 그걸 진정한 승리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냥 졸렬하고 무식한 놈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된 이상 어떻게든 도로시의 턴을 버텨내고 다음 공격권을 노리는 수밖에.

시우가 애무에 소모한 시간과 동일하게 30분의 턴을 받아낸 도로시.

시작된 그녀의 파상 공세는 강력했다.

“허리가 바들바들 떨리는데. 그렇게 좋니? 넣고 싶으면 언제든지 부탁하렴~ 단, 아주아주 간절하게.”

그녀의 요구대로 침대 끝자락에 엎드린 시우.

한편 도로시는 침대 밖에 무릎을 세워 앉은 채로 시우의 불알과 눈인사를 하고 있었다.

남자로서는 내키지 않는 자세였으나 도로시도 다리를 활짝 벌려 주었으니 응해주는 수밖에 없다.

“아직 버틸만한데 무슨 소리 신가요. 그보다 10분 남았습니다.”

“그렇게 허세 부리는 것도 귀엽네~ 나중에 울먹거리면서 그만 싸고 싶다고 할 때까지 짜내고 싶어.”

아까부터 느꼈는데 이 누님 보통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확인했을 땐 눈이 살짝 맛이 갔던 걸 봤다.

여러 부분이 여신 같다는 부분은 부정할 수 없지만, 만약 도로시가 정말 여신이라면 펨돔의 여신이거나 할 것 같다.

“그럼 계속 갈게?”

“그러시죠.”

“쪼옵….”

도로시의 입술이 아까처럼 부드럽게 고환을 감쌌다.

단단한 고환이 놀라지 않도록 한없이 다정하고 부드럽게 품어주는 뜨거운 입안.

불알 애무는 분명히 기분 좋다.

하지만 특유의 간질간질한 감각이 워낙에 섬세한 것이기에 자지를 문지르는 순간 거의 사라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도로시는 자지에는 거의 아무런 힘을 주지 않고 슬쩍슬쩍 문지르며 양쪽 모두에 머리가 찡한 쾌감이 가하는 것이다.

엎드린 자세였기에 자연스럽게 매달린 나이프처럼 내려온 자지 장대를 소 젖 짜듯이 훑으며, 남는 손은 접시처럼 펼쳐 손바닥으로 귀두 끝을 문지르는 도로시.

“컥!”

여태 허세를 피우고는 있다만 참기 힘들 정도로 기분 좋았다.

“후룹, 쮸웁… 쪼옥… 헤룹….”

거기에 불알과 자지 뒷면을 낼름거리며 애무하는 도로시의 혀놀림은 이미 숭배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헌신적이다.

길게 혀를 뻗어 귀두 아래부터 알주머니의 사이를 쓱 훑는가 하면, 아예 입을 크게 벌려 한쪽을 넣고 혀로 살살 굴리기도 한다.

입가와 코끝에 침이 묻는 것 따위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오로지 남자의 쾌감을 자극하는 애무.

그간 짬에서 나온 즉흥식 애무가 이 정도라면 도로시가 마녀를 상대로는 어떤 위용을 선보일지 궁금해질 지경이다.

어지간한 여자는 펑펑 울며 히끅거리지 않을까?

“흐음~ 잘 참네?”

“참을 만하니까요.”

솔직하게 말하자면 ‘헤으응! 도로시 마망!’이라고 울부짖으면서 싸고 싶다.

그랬다간 영원히 주도권을 찾아올 수 없을 것 같아 어떻게든 버틸 뿐이다.

“그럼~ 어쩔 수 없지.”

단념하나 싶어 안심했던 찰나 자지를 둘러싸는 황홀한 감각.

잊으려야 잊을 수가 있나.

도로시의 흉악한 젖가슴이 끈적끈적한 자지를 포옥 안아버린 것이다.

설마 이 자세에서 파이즈리를 시전할 줄이야.

발상의 전환 자체보다는 체위의 한계를 뛰어넘는 타고난 피지컬이 경악스러웠다.

조금만 방심했더라면 바로 젖내사정을 해버릴 뻔했다.

“자자~ 빨리 싸버리고 편해지자~ 응? 왜 자꾸 고집을 부리고 그래~”

-쯔붑 쯔붑 쯔붑

혼미해지려는 정신.

젤로 미끄덩거리는 자지가 위아래로 흔들리는 가슴 속에서 녹아내려 가고 있었다.

쉴 새 없이 이어지는 도로시의 정신 공격.

“설마~ 내가 아까 겁줬던 게 무서워서 그런 거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 사실 네가 귀여워서 놀려 준 거뿐인걸. 어휴~ 귀여워 쪽, 쪽.”

겁먹은 아이를 어르듯 불알에 키스를 날리며 변형 파이즈리를 이어나가는 도로시.

눈앞이 핑핑 돈다는 게 이런 감각이구나 싶다.

“내 가슴에 그대로 울컥울컥 싸버려도 괜찮아~ 절대로 야단치지 않을게, 응? 이대로 편해지고 싶지 않아?  허세 부리는 것도 힘들잖아.”

전선에 울리는 항복권유 방송처럼 도로시의 인자한 목소리가 불알 키스 중간중간 울려 퍼진다.

아늑하고도 다정한 목소리는 그야말로 모든 잘못을 용서해 줄 것 같은 성녀의 것이다.

그야말로 수컷의 거친 정복욕을 잠재우려 드는 압도적인 모성.

“자~안뜩 응석받아 줄게. 무서운 거 아니니까 조금만 더 느끼다가 이대로 싸는 거야? 할 수 있지? 정말 맹세할게, 놀리지도 않을 테야.”

언뜻 듣기에 도로시의 제안은 매혹적으로 보인다.

시원하게 한 발 빼고 나면 수유 대딸도 받고, 질내사정이 보장된 정액찌꺼지청소섹스도 받고, 자지에 힘이 빠질 때쯤 다시 빳빳하게 세워주는 헌신적인 젖치기까지 아무런 불평 없이 해줄 것 같다.

하지만 겉으로 친화정책을 내세우는 것은 강대국들이 식민지 뒤통수 칠 때 번번이 사용하던 방법이다.

잠시 타협해 버린다면 도로시는 분명 더한 것을 요구해 올 것이다.

한번 꺾인 마음이 두 번 꺾이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 주도권을 다시는 되찾아 올 수 없는 것도 뻔한 일이다.

차츰차츰 도로시의 어떤 요구에도 거부하지 못하게 되겠지.

그러니까 이 보루를 지켜야 하는 것이다.

그 일념 하나로 굳세게 버티던 시우는 억소리를 내고 말았다.

-츄르릅!

여태 불알을 핥던 도로시의 긴 혀가 회음부를 거쳐 뒷구멍을 파고든 것이다.

상상도하지 못했던 전설의 기술, 파이즈리 림잡.

펠라치오와는 다르게 처음부터 완벽에 가까운 애무였다.

일전 쌍둥이가 이벤트에서 해주었던 서비스로 면역이 생기지 않았더라면 그대로 싸버리고 말았을 극한의 쾌락이었다.

“츄룹, 츄르릅, 후움…. 어때? 좋아?”

이대로 암컷화되어버릴 것 같은 좆같음에 저항감이.

성교만큼이나 황홀한 쾌감에 포기하고 싶은 나약함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도로시에게 남은 시간은 1분 남짓.

허나 이미 정신력의 한계다.

요도 끝까지 정액이 차올라 있는 것 같다.

“흐음~ 이래도 버틴다 이거지?”

사정까지 10초도 남지 않은 절체절명의 순간!

가슴의 조임이 헐거워지며 도로시의 입술이 멀어진다.

대신 손톱으로 추정되는 뾰족한 감각이 엉덩이 구멍 근처에서 느껴진다.

순간 찬물을 끼얹은 듯 흥분이 식으며 사정감이 가셨다.

도로시는 무려 손가락을 넣어 시우의 청년막을 파괴하려 든 것이었다.

“타임 아웃! 타임 아웃!”

몸을 빙글 돌려 자세를 바로 하자 살짝 당황했던 도로시가 가소롭다는 듯 미소 짓는 것이 보인다.

“흐음~ 아직 조금 더 남은 것 같은데. 뭐~ 한 번만 봐줄게.”

시우는 새삼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하며 모골이 송연해졌다.

설마 이런 미친 짓까지 하려들 줄이야.

만약 거기서 도로시의 요구대로 항복을 선택했더라면 섹스 말미쯤엔 페니반을 차고 뒤에서 박았을지도 모른다.

부르르.

몸이 떨렸다.

새삼 이곳이 잔혹한 전장임이 뼈저리게 느껴진다.

“이러기 있나요?”

“다음 차례엔 봐주지 않을 테야. 그러니 너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렴.”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의미심장하게 웃는 도로시.

턴이 넘어가는 순간 손가락이 꽂히는 게 결정이 난 셈이다.

아무리 기분 좋은 게 좋더라도 림잡까지가 아슬아슬한 심리적 저항선이다.

남자에게 청년막이란 존엄과 직결된 문제다.

그렇기에 평소 시우였으면 대놓고 거절하거나 아예 자리를 피하는 걸 택했겠지.

“…….”

그러나 지금 시우의 가슴 속에 샘솟는 것은 투지다.

감히 뒷구멍을 넘보다니.

도로시의 발칙함을 처벌하지 않고 꼬리를 만다는 건 스스로 용납할 수 없었다.

주어진 시간은 30분.

그전에 도로시를 정면에서 굴종시키고 우는 소리를 들어야겠다.

그걸 위해 판돈으로 청년막을 걸겠다.

“좋습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고 하셨죠?”

씩 올라가는 도로시의 입꼬리.

능구렁이 같은 그녀라면 처음부터 이것을 노렸는지도 모르겠다.

“물론이지. 그 입술만큼이나 번지르르한 애무 실력이었다면 차암~ 좋았을 텐데.”

도발을 흘려들으며 활로를 생각한다.

섹스로 넘어가면 또 모르지만 적어도 전희 단계에서 도로시는 시우보다 아득히 앞선다.

절대방어를 자랑하는 보지와 완벽에 가까운 능란한 애무.

솔직히 저 파이즈리 림잡을 처음부터 받았더라면 진작에 계집애처럼 울부짖으며 정액을 줄줄 싸고 말았을 것이다.

고작 30분 만에 도로시의 항복 선언을 받으려면 보통의 방법으로는 안 되겠지.

그 순간 시우의 머리를 스쳐 지나가는 영감.

어지간한 애무에 꿈쩍없이 버티고, 딱히 부끄러워하는 것도 없고, 시우보다도 여성편력이 심해 보이는 도로시.

침실 한구석에 방치된 성인용품 세트 안, 그녀를 무력화시킬 비장의 수단이 떠오른다.

영체에게는 아무런 쓸모가 없다고 생각해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물건.

메인 용품이라기보다는 어디까지나 곁다리에 불과했던 용품이다.

시우는 도로시의 사지를 리본으로 결박했다.

예상대로 아무런 저항 없이 편안하게 몸을 맡긴 도로시.

과연 그녀가 이것도 버텨낼 수 있을까?

사실 반쯤은 확신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다른 방법이 없다.

가방 쪽으로 뻗은 리본이 시우가 원하던 비장의 무기를 가져온다.

도로시는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눈을 끔뻑였다.

“그게 뭐야?”

“주사기요.”

“엄청 큰데? 주사기인 줄도 몰랐어. 근데 그걸 왜?”

종합 성인용품 세트에는 애널 플레이를 위해 존재하는 장난감도 있었다.

그리고 일반적인 인간을 겨냥한 제품이라면, 그 전에 위생을 생각한 도구가 포함된 것이 당연하다.

입구 부분이 길고 검은 고무 커버로 둘러싸인 1L들이의 주사기가 그렇다.

피스톨을 제거하고 워터젤을 만들기 위해 대야에 따로 받아두었던 물을 실린더에 가득 채운다.

리본에 결박당한 채 빤히 시우를 바라보던 도로시의 얼굴에 처음으로 당혹감이 떠올랐다.

“설마…. 아니지?”

잡았다.

그녀의 반응을 보며 확신했다.

이 싸움을 승리로 이끌어갈 열쇠가 지금 이 손에 들려있노라고.

“그 설마 맞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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