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5
1.
먼저 진득한 키스로 이니쉬를 열었다.
아름다운 여자의 가슴은 종종 수밀도에 비유되곤 한다.
껍질이 물이 많고 달콤한 복숭아라는 뜻이다.
하지만 도로시의 가슴에 복숭아를 빗대는 건 오히려 실례가 아닐까 싶다.
아무리 만져대도 질리지 않는 황홀한 촉감.
손바닥에 감겨드는 것 같은 아늑한 그립감.
악마의 열매가 따로 있나.
이게 바로 악마의 열매다.
한 손으로는 도로시의 허리를 끌어안고 다른 손으로는 아무리 한껏 손바닥을 펼쳐도 들어오지 않는 커다란 과실을 주무른다.
여체 특유의 탄성에 극상의 부드러움으로 뭉쳐 만들어진 젖가슴을 반죽 주무르듯 손안에서 굴리자 도파민이 샘솟는다.
“흐움… 후우움… 쮸웁….”
이미 한 번 한껏 체취를 들이킨 이후이기에 가릴 것도 없었다.
도로시에게서 뿜어지는 굉장히 달콤한 향기를 만끽하며 그녀의 두툼한 윗입술을 빨며 혀를 얽었다.
젖소 같은 가슴 때문인지 꿀을 듬뿍 탄 우유처럼 크리미한 체취.
그녀의 타액조차 달콤하게 느껴진다.
도로시는 키스에도 능숙했다.
교미하는 한 쌍의 뱀처럼 얽히다가도 정신을 차리면 도망가버리는 혀끝.
능숙하게 윗입술과 아랫입술을 번갈아 두들기는 능란함은 야릇한 게임을 연상시켰다.
“푸하…. 하응….”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그녀를 침대 위에 밀쳤다.
가뜩이나 마법을 사용할 수 없는 도로시는 떨어지는 꽃잎처럼 풀썩 드러눕는다.
그 위에 올라타 젖꼭지를 입에 물었다.
도로시는 그런 시우의 행동을 전혀 거스르지 않은 채 아이에게 젖을 물리듯 뒤통수를 다정히 쓸었다.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누워있는 상태임에도 거의 흐트러지지 않고 하늘을 향해 융기한 도로시의 가슴은 입가는 물론 코까지 덮어냈던 것이다.
-쮸웁 쮸웁 쮸웁
“흐응…. 흥…. 흐음….”
유두를 톡톡 혀끝으로 건드리며 가슴에 코박죽을 할 때마다 야릇한 비음을 내며 몸을 움찔거리던 도로시.
어떤 응석도 들어 줄 것 같은 모성 넘치는 목소리가 귓가를 파고든다.
“으음~ 내 가슴이 그렇게 맛있니? 응석쟁이구나?”
지금은 대답할 여유가 없었다.
이 특급 맘마통을 어떻게 해야 더 만끽할 수 있을지, 그 외의 사고를 뇌가 차단한 듯싶었다.
슬그머니 뻗은 그녀의 손이 빳빳하게 껄떡이는 물건에 감기자 쾌감을 넘어 전율마저 일었다.
엄지와 중지로 만들어낸 링.
섬세한 손길로 아주 느릿하게 자지를 훑는 도로시의 대딸.
“여기 기분 좋지? 여기가 특히 약하네?”
성감대를 탐색하듯 자리를 전체적으로 자극하던 도로시는 이번에도 순식간에 약점을 찾아내었다.
링처럼 만든 손으로는 스트로크를 계속하면서도 손끝으로 갈라진 귀두의 틈새를 살살 문지르며 자극을 준다.
적어도 가슴을 애무하는 지금까지는 아주아주 여유로운 대응이었다.
이런 것쯤은 얼마든지 상대해봤다는 양 말이다.
가슴에서 입을 떼고 물었다.
“별로 기분 안 좋으신가요?”
참 폼이 안 사는 질문이라는 건 알고 있지만 이렇게 물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틀어 봤을 때 보통 훨씬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 정상이었다.
허리를 들썩인다거나 달콤한 아양이 섞인 신음을 내지른다거나 아니면 눈가가 촉촉하게 젖는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뭔가 잘못하고 있나? 이런 의구심이 들었다.
“어머~ 귀엽게 굴기는.”
도로시는 여유로운 웃음을 흘리며 시우의 뺨을 꼬집었다.
다른 한 손은 여전히 쓱쓱 자지를 자극하는 중이다.
“기분이야 당연~히 좋지만, 그럭저럭 좋은 정도인걸. 왜? 조금 더 어쩔 줄 모른 체해줄까? 하응… 읏…. 젖꼭지… 너무 민감해서어…. 그렇게 아기처럼 빨면 아… 앙대…!”
완전 연기 톤으로 눈을 찡그리며 말하던 도로시는 키득키득 웃으며 시우의 뺨을 꾹꾹 손끝으로 눌렀다.
어린애 취급받고 있다는 사실은 명백했다.
물론 그녀가 살아온 세월에 비하면 어린애나 다름없는 것은 맞지만 침대에서 이렇게 나왔던 상대는 한 명도 없었기에 조금 당혹스러웠다.
능숙했던 페리윙클조차 좀 더 농밀한 반응을 보였었는데 말이다.
“후회하지 말라길래 조~금 무서웠는데. 괜히 걱정했나?”
싱긋 웃으며 재차 도발하는 도로시.
그 웃음에는 아직도 고상함이 남아있다.
조금 전까지 물고 빨고 하던 것이 아니라 막 샤워를 끝내고 나왔다고 해도 믿을 만큼 말이다.
“왜? 자존심 상해?”
이쪽이 당황하는 만큼 도로시는 즐거워 보였다.
그러고 보니 일전에 시우가 한껏 그녀를 경계했을 때도 일부러 모호한 행동을 내비치며 재밌어했었지.
그녀가 다른 마녀와 사랑을 나누는 장면은 본 적 없지만, 여왕님 포지션으로 군림했을 거라는 예상이 절로 들었다.
“그럴 리가요. 아직 시작도 안 했습니다.”
그렇기에 더 불타오르는 것이 수컷의 정복욕 아니겠는가?
도로시의 손을 잠시 떼내고 천천히 내려온다.
어디선가 거유는 젖꼭지가 둔감하다는 소리를 들은 적도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아래쪽은 어떨까?
“입으로 하려고?”
길쭉한 배꼽을 거쳐 다리 사이까지 상체가 내려오자 자연스럽게 벌어지는 다리.
잘 정리되어있는 거웃 아래로 도로시의 성지가 눈길을 잡아끌었다.
시우는 두 가지 의미에서 충격을 받았다.
우선, 여성기의 외음부는 통설과 달리 거의 타고나는 것이란 건 알고 있다.
출산하지 않는 이상에야 딱히 관계를 많이 맺는다고 늘어지거나 보기 흉해지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도로시의 보지는 마치 성녀의 것처럼 깔끔했으며 정순했다.
밀러가 비너스 상을 조각할 때 보지까지 조각했으면 딱 이런 모양새일 것 같다 해야 하나?
자위는커녕 평생 남에게 보여준 적 없는 것 같은 순결한 자태.
한눈에 봐도 완숙하다 모자라 관능을 철철 풍기는 젖가슴에 비해 꼭 다 물린 채 속살을 내비치지 않는 요조성녀 보지였다.
그리고 충격을 받은 두 번째 이유는….
그녀가 거의 젖어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열띤 키스를 나눴음에도, 심지어 10분 가까이 가슴을 잡고 쭈웁쭈웁 빨아댔음에도 도로시는 젖어있지 않았다.
안에 손가락을 넣어보면 사정이 다를진 몰라도 비좁은 틈새에서 나오는 성수는 병아리 눈물 수준에 그칠 뿐이었다.
“아냐~ 나 엄청 흥분했어. 걱정 하지 않아도 돼~”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는데 모든 걸 간파한 도로시가 넌지시 놀려온다.
“걱정 같은 거 안했습니다.”
“하지만 표정에 전부 쓰여 있는 걸? 그러지 말고 내게 맡기는 건 어떠니? 아~주 능숙하게 리드해줄게.”
말을 섞어봐야 그녀의 페이스에 넘어갈 것이 뻔할 노릇.
딱히 테크닉에 자부를 가진 적은 없다.
이대로 굵은가지로 창술을 펼친다면 또 다른 국면이 나올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대로 제대로 풀어지지도 않은 보지에 삽입하기엔 묘하게 자존심이 상했다.
“하읏….”
시우는 잠자코 도로시의 클리토리스에 입을 맞추었다.
늘씬한 체구와 원숙한 몸매에 비해 도로시의 클리토리스는 무척 작은 편이었다.
게다가 표피 안에 꽁꽁 숨어 있는 잠복 새싹이었다.
부리처럼 모은 입술 끝으로 표피 안의 새싹을 빨아들이자 움찔 다리를 떠는 도로시.
확실히 가슴을 애무할 때보다는 극적인 반응이다.
현란하게 입술로 빨아들이는 한편 살짝 뾰족한 끝을 혀로 가볍게 문지른다.
중요한 건 너무 강하게 자극하지 말 것.
온갖 신경 다발과 성감대가 밀집된 곳인 만큼 조금만 압력 조절이 잘못돼도 고통으로 치환되고 만다.
-쮸웁 쮸웁 쮸웁
“응… 흥… 잘하는데…?”
도로시는 끈적한 목소리를 내며 시우의 뒷머리를 헝클어뜨렸다.
그러나 살짝 거칠어진 호흡에는 여전히 여유가 남아있다.
“그래, 거기…. 거기 조금 더…. 하아…. 옳지….”
문제는 5분이 지나도, 10분이 지나도 도로시의 목소리에 여전히 여유가 넘쳤다는 것이다.
분명 반응은 있다.
간헐적으로 허벅지 안쪽이 수축하는 것도 보이고 작아서 잘 느껴지지 않던 클리도 혀 위에서 존재감을 드러낸다.
턱 아래의 비좁은 틈에서도 끈끈한 성수가 흐르기 시작했다.
“혀가 굵어서 또 색다른 감각인걸?”
초조함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불감증인가?
태생적으로 감각이 둔한 건가?
자극점과 강도를 섬세하게 바꿔가며 벌써 20분 넘게 애무했음에도 도로시는 간간이 달뜬 한숨을 쉴 뿐.
절정의 정상은 아득히 멀리 남아있다는 게 느껴진다.
그 순간 성욕으로 둔해졌던 뇌리를 스치는 감각.
침대 위의 전장을 숱하게 넘어가며 얻은 날카로운 통찰력이 작동했다.
도로시는 많은 여성과 잠자리를 같이 했다.
그러면서 가위치기만 했을 리는 없다.
키스도, 애무도, 커널링구스도 자연스럽게 즐겼겠지.
그렇다면 과연 시우의 애무 실력이 여타 마녀보다 우월할까?
남녀의 신체 차이는 성감대에서도 완연하다.
그렇기에 여체를 더 잘 아는 것은 여자이다.
여성 편력이 타카쇼 쯤으로 화려하다면 모를까 여자가 여자를 애무할 때의 섬세함과 정확성을 앞설 수 있을 리 없다.
이제껏 시우가 가하던 공격은 그녀가 이제껏 겪어온 경험의 하위호환인 셈.
즉, 도로시는 그녀의 자성마법과 같이 다양한 자극에 내성이 생긴 절대 방어 보지의 소유자였던 것이다.
여기서 조금.
편법을 쓰기로 했다.
그녀의 허벅지 아래로 팔을 들어 허리를 들어 올린다.
여태껏 실컷 애무하던 성지 아래 깨끗하게 다물린 꽃봉오리가 있다.
여유가 넘치던 페리윙클조차도 이 구멍의 급습에는 당해내지 못했었지.
혀를 뻗어 톡톡 뒷구멍을 건드리다가 혀를 밀어 넣었다.
“으흣….”
예상대로 확연한 반응.
회심의 일격을 가한 뒤 도로시의 표정을 관찰한 시우는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식은땀을 느꼈다.
그건 생경한 장소에 불의의 기습을 당한 표정이 아니었다.
아주 가소롭다는 미소가, 모든 것을 예상했다는 미소가 거기에 있다.
“꼬맹이 주제에 제법 노력하는걸? 기특해~ 칭찬해줄게.”
거기서 끝이 아니다.
아까보다 묘하게 색기에 젖은 도로시의 눈.
그저 호기심에 가득했던 은빛의 빛 무리 안에는 이글거리는 본성이 떠오르고 있었다.
잠자고 있던 사자의 코털을 뽑은 것처럼 시우가 어쭙잖게 가한 쾌감은 온후한 눈꼬리에 감춰진 침대 위 여왕님의 기질, 그 난폭한 천성을 일깨운 것이다.
“이 정도로 응석을 받아줬으니~ 이제 교대해도 괜찮겠지?”
도로시는 자연스럽게 몸을 비틀어 시우의 손길을 빠져나왔다.
입술을 탐욕스레 핥으며 당황한 시우를 뱀처럼 몸을 꽁꽁 휘감았다.
그리곤 귓가에 입을 바짝 붙인 채 귀를 핥거나 깨물며 끈적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이제부터는 나한테 맡기렴.”
마침내 확신한다.
도로시는 지금까지 상대해 본 적 없던 강적이다.
“못 참고 싸버리면 따~끔하게 혼내줄 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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