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녀의도시-584화 (584/917)

#584

1.

다다익선과 과유불급의 절묘한 경계에서 오는 호화로운 눈 호강 위로 세상 모든 부드러운 단어를 뭉쳐 만든  감각이 더해진다.

시우의 다리 사이에 무릎 꿇고 상체를 바짝 밀착한 도로시의 가슴 사이에는 젤로 번들거리는 거근이 파묻혔다 미끄러져 튀어나오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철퍽 철퍽 철퍽

한껏 끌어안았음에도 흘러넘치는 도로시의 밑가슴이 허벅지와 닿았다 떨어지며 은빛의 실을 쉴새 없이 자아낸다.

워터젤 덕택에 일련의 과정에서 들리는 소리는 음란하면서도 커다랬다.

벌써 30분째 지친 기색도 없이 행위를 이어가는 도로시.

“이렇게 하면 되나? 어렵네에.”

말과는 달리 순식간에 요령을 터득한 그녀는 능숙하게 젖치기를 시전했다.

여성의 가슴을 모아 남성기를 자극하는 행위 즉, 파이즈리 경험 자체는 꽤나 있는 편이었다.

소피아에게도, 예빈에게도, 샤론에게도, 예소드 백작에게도, 스승님에게도.

돌이켜보면 가슴이 좀 크다 싶었던 파트너에게는 죄다 받아왔던 것 같다.

하지만 정신적 충족감과 시각적인 자극을 제외하고 냉정하게 감각만을 평가한다면, 파이즈리는 다른 성행위와 비교해 특출나다 말하기 어렵다.

이를 테면 펠라치오나 삽입에 비해 쾌감이 덜하다는 의미다.

질내의 점막처럼 뜨겁게 꾸물거리며 달라붙는 것도 아니고, 애널처럼 잘라내듯이 꽉 조여오는 것도 아니다.

도톰한 입술과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혀에 의해 곳곳이 자극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거기에 여자의 가슴이라고 해서 전체가 부드러운 건 아니기 때문이다.

가슴과 가슴의 사이는 남자와 다를 것 없이 갈비뼈로 보호받는 부위이기에 단단할뿐더러, 피부에 비벼지는  감각도 여타 자극에 비하면 ‘부드럽기만 하다’ 수준에서 그치는 것이다.

-쮸걱! 쮸걱!

허나 도로시의 파이즈리는 달랐다.

소피아조차 전부 감추지 못했던 거근을 완벽하게 품어버린다.

그 덕에 어찌나 빈틈없이 감싸는지 단단한 흉곽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가 의도적으로 허리를 뒤로 빼지 않는다면 귀두는 감쪽같이 감춰진 채 영원히 매끈하고 끈적한 살결의 향연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도로시기에 가능한 완벽하고 꼼꼼한 서비스.

손 틈새로 빼꼼 보이는 젖꼭지는 보너스다.

그러나 그녀는 미드의 우월함에서 오는 어드밴티지에 만족하지 않았다.

이따금 귀두를 의도적으로 가슴골 사이로 노출함으로써 시각적 자극과 함께 가장 예민한 귀두 밑동에 쾌감이 가해지는 것을 유도했다.

시우의 반응을 민감하게 살피며 즉각적으로 쾌감의 강도를 높여가는 것이다.

‘이게 정말 처음이라고?’ 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하는 능숙한 테크닉이었다.

-쩌억 쩌억 쩌억

“기분 좋아?”

한층 더 격렬해진 황홀함 맥스의 젖치기.

굴을 기어나오는 뱀장어처럼 끈끈한 점액을 두른 채 가슴골 사이에서 삐져나왔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자지.

“엄청납니다.”

차마 거짓말을 할 수 없었다.

“그럴 것 같았어. 어떤데?”

“엄청… 편안해요.”

편안한 쾌감이라는 단어에 딱 걸맞은 느낌이었다.

너무 과하지 않은 마찰과 압력에 그저 한없이 몸을 맡기고 싶은 느낌이랄까.

한겨울 눈 내리는 노천탕 안에 방수 마사지 의자를 놓고 반신욕 하는 수준의 편안함이다.

눈이야 애진즉 풀렸고 까딱하면 잠들어 버릴 것 같았다.

“그래? 쌀 것 같아?”

“이걸로는…. 좀 힘들 것 같은데요?”

거짓말이 아니라 젖가슴이 너무 큰 탓일까? 아니면 흘러넘치는 듯한 부드러움 때문일까?

감각 자체는 탁월하다고 해도 사정까지 이르려면 한참은 더 걸릴 듯싶었다.

“흐음~ 자존심이 좀 상하는데?”

시우의 답변과 동시에 그녀의 변주가 시작되었다.

-꾸욱! 꾸욱! 꾸욱!

갑작스레 강해진 압력. 전후좌우에서 밀착해오던 압박감이 거세졌다.

도로시가 가슴을 모으던 힘을 한껏 강하게 한 것이다.

그 증거로 그럭저럭 달걀 형태를 유지하던 젖가슴이 반죽처럼 일그러진다.

들려오는 젤소리도 찌걱찌걱에서 뿌득뿌득으로 좀 더 끈적하고 빡빡하게 변화했다.

“그럼 이제 더 좋은 거 해볼까?”

막판 스퍼트를 올린 도로시.

그녀는 상체를 조금 낮추고 고개를 푹 숙이더니 삐져나온 시우의 물건 끝을 입으로 물었다.

젤로 찐득거릴 텐데도 조금의 거리낌도 없이 말이다.

-쮸웁 쮸웁 쮸웁

-찔걱 찔걱 찔걱

파이즈리에 펠라치오가 더해지자 단숨에 자극으로부터 쾌감이 증폭된다.

“후움, 후움… 츄르르릅….”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도로시의 입안에서 벌어지는 테크닉이 깜짝 놀랄 만큼이나 현란했던 것이다.

꾸물꾸물 물결치듯 움직이는 혀가 요도 끝을 살살 간질인다.

좁은 틈새로 살짝 밀어 넣었다가도 어느샌가 표피의 민감한 부위를 파고들고 있다.

파이즈리까지야 그렇다 치는데 이건 정말이지 지금까지 받았던 어떤 펠라보다 훌륭한 혀 놀림이었다.

술자리 묘기 중에 혀로 매듭 같은 걸 묶는 묘기가 있던데 도로시라면 매듭이 아니라 새끼줄도 꼬아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끊는점 바로 밑에서 잠잠히 부글거리던 사정감이 단숨에 끓어오르는 느낌.

아까까지의 편안함은 간데없고 순식간에 사정 직전 상태가 되었다.

“도로시 님 이제 된 것 같습니다. 도로시 님?”

그녀의 어깨를 밀쳐 내려 했지만 더욱 집요하게 파고드는 도로시.

기어이 시우의 귀두를 한껏 물고 놓지 않은 채 가슴을 흔들어대자 요도 끝까지 사정감이 차올랐다.

-찔꺽 찔꺽 찔꺽

“츄르르릅.”

입술 끝을 모아 요도에 슬며시 붙인 채 침소리를 내며 빨아들이는 도로시.

그 능란한 입놀림에 엇 할 새도 없이 사정이 시작된다.

-퓨륩! 퓨륩! 퓨륩!

빨대를 헐겁게 물고 음료를 빨아들이는 소리와 함께 사정하는 족족 입술 사이로 빨려 들어가는 하얀 백탁.

거센 기세로 사정된 정액은 한 방울도 흐르지 않고 온전히 도로시의 입안에 담기게 되었다.

“흐음….”

‘삽입한 다음에 사정해야 하는데’ 같은 잡생각을 차단하는 숨이 턱 막히는 쾌감이었다.

도로시는 나머지 정액을 뽑아내려는 듯 가슴을 쓱쓱 문지르며 이리저리 윗눈질했다.

아마도 맛을 감상하는 듯하다.

“……윽!”

이윽고 상한 과일을 잘못 먹은 여우처럼 찌푸려지는 도로시의 미간.

가슴을 놓고 바닥에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던 팬티를 집어든 도로시.

급한 대로 그곳에 주르륵 정액과 타액, 그리고 젤의 혼합액을 뱉어냈다.

검은 팬티라 그런지 색상의 대비가 선정적인 와중에 양이 어마어마하다.

“…원래 맛이 이래?”

“네. 다들 이게 맛있는 줄 아네요.”

“…입 좀 헹구고 올게.”

실망감 가득한 표정으로 엉거주춤하게 일어난 그녀는 술잔이 나열된 찬장으로 걸어가 술을 꺼내 마셨다.

그 와중에 늘씬한 뒤태 옆으로 삐져나온 옆 가슴과 걸을 때마다 씰룩이는 엉덩이는 모성 가득한 암컷 자체다.

“그보다~ 한번 싸버려서 어쩌나? 이렇게 된 이상 더 큰 자극이 필요하지 않을까?”

입을 헹군 뒤에 잔을 빙글빙글 돌리며 다시 시우에게 걸어온 도로시.

수건을 들어 올리더니 제 가슴을 꼼꼼히 닦아낸다.

다시 가슴으로 해줄 일은 없다는 듯한 몸짓이었다.

왜 그녀가 시우가 쌀 것 같다고 했음에도 멈추지 않았는지 더욱 자명해졌다.

도로시는 어떻게든 삽입 섹스를 하고 싶은 모양이다.

꿀벌 섹스 말고 진또배기 섹스가 말이다.

솔직히 시우도 슬슬 그 유혹에 져버릴 것 같았다.

“그렇~게 신경 쓰인다면 차라리 내 체취를 마시지그래?”

“네?”

“여왕님이 전~부 말해줬거든. 네가 지나치게 빼는 것 같다 싶으면 체취를 마시게 하라고.”

시우가 모르는 사이에 기밀 누설이 있었다니.

그것도 르뤼에가 그런 조언을 했다는 것에서 굉장히 의외였다.

다른 연인들에게는 풀풀 질투심을 내비칠 정도로 독점욕이 강하면서 친구에게는 대단히 살뜰한 모양이다.

물론 덜컥 나눔용품이 된 처지에서는 곤란했지만 말이다.

“어쩌다 그 얘기가 나왔나요?”

“말했다시피~ 첫 경험이니 한 번 정도는 눈감아주겠다고 넌지시 말하더라고. 참 착해 우리 여왕님.”

처음?

정말로 저게 처음이란 말인가?

“그런 것치고는 너무 잘하시던데….”

“말했잖아. 같은 마녀랑은 꽤 해 봤어.”

그제야 그녀의 혀 놀림이나 성감대의 포인트를 짚는 순발력이 이해가 갔다.

확실히 기존에 알고 있던 비슷한 분야의 지식을 활용해 급속도로 성장해가는 느낌이었지.

“아마 넣고 하는 것도 금방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애교스럽게 혀를 내민 도로시는 몸의 젤을 전부 닦아낸 뒤 시우에게 기대듯이 안겼다.

차원이 다른 푹신한 쿠션감이 가슴에 마구마구 비벼지자 방금 사정했던 자지가 전혀 만족하지 못했다는 양 다시 빳빳해진다.

“내 매력적인 몸으로도 부족하다면~ 조건을 걸게. 복제해 간 내 마법의 운용법 연구를 보조하는 건 어떨까?”

이건 르뤼에가 무단 유출한 정보가 아닌, 도로시와 마력 충전에 관해 상의하며 자연스러운 내용이었다.

아무리 치유를 위해서라고는 하나 자성마법의 일부를 가져가는 것이니 합의를 봐야 한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성심성의껏 도울 테니 무~척 도움이 될 거야.”

그건 꽤 구미가 당기는 제안이었다.

섹스를 통해 낙인의 자성마법을 복제하는 것은 분명 사기적인 기능이다.

그러나 ‘복제’에도 어디까지나 제한이 있었다.

상대의 위계가 높을수록 여러 번의 관계를 필요로 하며, 한 상대로부터 복제해 올 수 있는 마법이 한정된다.

에아 사달멜리크 때처럼 아예 강탈했을 때는 만병지왕의 계약과 처녀의 베틀을 복수로 가져왔지만 그건 레퍼런스가 현저히 적으니 당장 뭐라고 말하긴 어려우니 논외.

아무튼 복제의 한계란 비단 가짓수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기능적 측면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마녀의 자성 마법이란 다른 자성마법과도 유기적으로 얽혀있다.

시우가 처녀의 베틀을 뺏어왔지만 에아 사달멜리크처럼 수만 가닥의 리본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없는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에아에게는 처녀의 베틀을 보조하는 다른 마법이 존재했고 시우에게는 없으니, 복제해낸 마법을 원활히 사용하기까지 개별적인 연구와 적응 과정이 필요했었다.

도로시의 마법도 마찬가지 일테니 그 부분에서의 조력을 약속하는 것이다.

“…….”

안그래도 흔들리는 마음을 강타하는 솔깃한 제안과 양심의 사투.

시우가 입을 다물고 있자 도로시는 최후의 패를 꺼내 들었다.

“하아~ 이렇게 매달렸는데도 철벽이면 정~말 어쩔 수 없네.”

여기까지 들었을 땐 포기인 것 같지만….

도로시는 의외로 남자의 마음을 잘 꿰뚫고 있었다.

“정 그렇다면 여기서 나가게 된 이후에 아무 남자나 만나야겠다. 어차피 더럽혀진 몸이니까~ 남자와의 첫 관계는 너랑 맺은 셈이지만 내 몸을 물고 빨면서 집요하게 탐할 남자는 다른 사람이겠네. 한 대여섯 명 정도랑 함께 뒹군다면 아쉬운 대로 네 대용은 되겠지?”

사실 도로시가 다른 남자를 만나 문란하게 놀든, 결혼식을 올리든 하등 상관없는 일이다.

애초에 연인 관계도 서로를 책임져야 할 관계도 아니니 말이다.

게다가 그녀는 수백 년을 살아오면서 남자와 관계를 맺지 않았다.

만약 도로시가 거짓말한 것이 아니라면 그녀가 남자에게 관심이 없는 마녀일 가능성이 크다.

시우에겐 이상하리만치 집착을 보이고 있지만 말이다.

“그건 전~부 네가 변태적인 첫 경험에 날 끌어들인 탓 일 테야.”

하지만 알몸의 도로시와 함께 있는 지금.

그녀가 다른 남자와 침대에서 질펀한 섹스를 나누는 걸 생각하니 뭔가 굉장히 꼴 받는다.

한 암컷에게 자신의 씨앗만을 남기려는 수컷의 번식 경쟁 본능.

실로 부조리하다는 걸 알면서도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독점욕이었다.

“물론 오늘 날 제대로 책임져 준다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시우의 앞에서 살랑살랑 엉덩이를 흔들며 은근한 몸짓을 보이는 도로시.

“후….”

아마 시우가 이런 기분을 느낄 걸 알면서 의도적으로 도발을 던진 거겠지.

발칙한 도발엔 응분에 대가가 필요한 법이다.

“후회마세요.”

“어머?”

시우는 덥썩 도로시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그리고 그녀의 머리에 코를 댄 채 힘껏 체취를 들이마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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