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3
1.
“웃차.”
가운을 벗고 등 뒤로 팔을 넘긴 도로시.
검고 세련된 브래지어의 후크를 풀자 갑갑하게 조여져 있던 가슴이 브라의 컵 안에서 묵직하게 출렁였다.
어차피 곧 벗을 걸 알면서도 구태여 샤워 후 입고 나왔던 것은 모두 저 장면을 보여주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역시 브라는 갑갑해서 싫다니까~”
어깨 끈으로 양팔을 빼자 여태 옷 위로, 혹은 수영복 위로만 보아왔던 도로시의 가슴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휙 던져 놓은 하브컵 브래지어의 크기만 해도 한 컵에 시우의 두 주먹이 넉넉하게 들어갈 것 같다.
시우는 여태 가슴 사이즈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지 않아 왔다.
크면 예쁘고 좋기야 하다만 큰 가슴에 환장하는 거유지상주의와는 거리가 멀었다는 의미다.
도로시의 가슴은 그런 생각을 완벽히 비웃는다.
한 손을 쫙 펼쳐도 온전히 감쌀 수 없을 것 같은 크기에 흘러넘칠 것 같은 모성의 부드러움.
첨단에는 말랑해 보이는 작은 버찌 크기의 젖꼭지와 그 주위에 꽃처럼 만개한 유륜이 보인다.
유륜의 경우 제법 선명한 분홍색에 크기 또한 상당한데 도로시가 워낙 거유이다 보니 밸런스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완벽한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저 크기의 젖가슴이 저토록 쳐지지 않고 온전한 물방울 형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이 눈으로 보아도 믿기지 않는다.
그녀가 아주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가슴은 무서운 기세로 출렁였다.
“아래도 벗는다?”
씩 웃으며 은색의 눈동자를 빛내더니 이번에 상체를 숙여 느릿하게 팬티를 벗는 도로시.
상체를 숙였을 뿐인데 젖소처럼 아래로 드리우는 가슴.
‘도로시는 거울 없이는 평생 제 발끝을 보지 못하겠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과시하는 것처럼 천천히 다리를 따라 미끄러진 팬티가 툭 바닥에 떨어지며 도로시는 마침내 전라가 되었다.
이제껏 설명한 훌륭한 가슴을 차치하고서라도 긴 허리의 중앙의 길쭉한 배꼽, 어깨보다 넓어 보이는 순산형 골반, 단정하게 정리된 거웃.
퇴폐와 성스러움 그 어딘가에 놓인 매혹적인 나신이었다.
한바탕의 스트립쇼를 끝낸 도로시는 제 팔로 가슴을 끌어안으며 가렸다.
당연히 그 정도로 가려질 리가 없고 유두만을 간신히 가린 상태에서 남은 손으로는 거웃을 가리며 몸을 비비 꼰다.
“그렇게 잡아먹을 듯이 보면…. 엄~청 무섭거든?”
하나도 안 무서워하는 말투로 호들갑을 떠는 도로시.
시우의 반응을 재밌다는 듯이 보더니 모델워킹으로 당당히 다가와 바로 앞에 섰다.
“자, 이제 어떻게 하면 돼?”
바로 눈앞에 보이는 배꼽.
하얀 살결엔 잡티 하나 없다.
우유의 꿀을 듬뿍 넣어 휘휘 저은 것 같은 달짝지근한 체향이 이 거리에서도 은은하게 풍겨온다.
“어떻게고 자시고…. 이미 상의 끝난 내용 아니었나요?”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하려고 하지만 정말 마성의 가슴이었다.
저도 모르게 시선이 자꾸 가슴으로 향하려 하니 말이다.
“네가 자위하고 쌀 때만 넣겠다는 거지?”
“그렇습니다.”
남자란 역시 욕망의 생물인가 보다.
어차피 다른 연인들이 알 길도 없으며 르뤼에로부터 허가도 받은 상황.
르뤼에는 놀랍게도 ‘짐은 신경쓰지 않고 할 일 해도 좋다’라는 의사까지 천명 해 두었다.
저 가슴에 코 박고 푸하푸하하며 질척한 섹스를 나누는 것도 당연히 끌리는 선택지였다.
“흐음~”
그 심리를 꿰뚫어보듯 도로시의 발끝이 시우의 자지 위에 턱 놓인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는 도로시의 몸을 보자마자 풀발기되었던 자지였다.
발을 슬슬 움직여 자지를 문지르며 비웃듯이 말하는 도로시.
“이렇~게 빵빵하게 해놓고 그렇게 심심하게 끝낸다고?”
“그런 약속이었잖아요.”
“그러지 말고~”
철벽이 완고한 듯하자 아예 침대에 걸터앉아 몸을 바짝 붙어 아양을 떤다.
상의를 벗고 팬티 차림이었기에 팔이 그녀의 가슴 사이에 고스란히 끼워진다.
팔을 압박하는 중량감과 함께 벨벳 같은 부드러움이 전신에 밀착되어 느껴졌다.
“하아~ 나 정말로 남자랑 하는 건 처음인데~ 그러면 조금 슬퍼.”
“슬플 일은 또 뭔가요.”
“그래서야 완전히 자위 뒤처리용으로 사용되는 거잖아. 너 혼자 실컷 즐기고 내 몸을 티슈처럼 사용하는 동안~ 난 한 번도 내어준 적 없는 소중한 곳을 질척질척한 정액으로 더럽혀질 거고…. 너는 만족했다는 듯이 내 위에 푼돈을 던져놓고 일어날 테니까….”
흑흑 우는 시늉을 해보이는 도로시.
유혹이 잘 먹히지 않자 아예 동정심을 사려는 쪽으로 가려는 모양이었다.
“안 합니다 그런 건. 씻겨 드릴게요. 돈도 없어요.”
시우의 말을 듣는 시늉도 하지 않고 눈물 훔치는 시늉까지 이어나갔다.
“그렇게 사용된다는 건 얼마나 비참한 기분일까~? 창녀 취급보다 못한 섹스를 첫 경험으로 당해버린 난 갈가리 찢어진 가슴을 부여잡고 몸을 웅크린 채 울음을 참을 게 분명해. 다리 사이에서 흐르는 정액을 닦아내며 몸을 씻을 땐 오열하고 말테야.”
확실히 첫경험을 그런 식으로 겪는다는 건 도로시로서 기분이 나쁠지도 모르겠다.
아니, 도로시라면 딱히 신경도 안 쓸 것 같은데….
“네가 떠난 뒤에도 난 그 상처를 평~생토록 안고 살아가겠지…. 하지만 괜찮아, 정말 신경 안 써. 전부 내 탓인걸…. 설령 네가 앞으로 자위할 때마다 날 뒤처리용으로 부른다고 해도 들어줘야 하는 처지이잖아. 나는 네게 빚이 많으니까.”
“안 한다니까요. 그런 짓.”
어쩐지 피폐물로 빠지는 스토리를 달콤하고 관능적인 목소리로 풀어내는 도로시.
루시 예소드 백작이 적은 야설을 녹음해 오디오북으로 판매한다면 몹시 많은 수요를 창출할 것 같은 음색이다.
“뭐? 설마 그런 짓까지 시킬 생각이었어?”
“아직 아무 말도 안 했는데요.”
“날 그런 취급하는 것도 모자라 설마 가슴으로 네 물건에 봉사하는 변태적인 행위까지 하라니….”
“…….”
“알겠어. 정말 싫고 비참하지만…. 시키는 대로 할 게…. 그러니까 르뤼에에겐 손대지 말아줘, 흑흑.”
“뭔가 엄청 신 나셨네요….”
풍부에 보이는 상상력은 둘째치고 굉장히 들떠 보인다.
도로시는 시우가 말릴 새도 없이 침대 아래로 살포시 내려가 다리 사이에 자리 잡았다.
그녀의 손에는 어느덧 시우의 옆에 놓여있던 젤이 들려 있었다.
“암만 불륜이라지만~ 가슴 정도는 괜찮잖아? 내가 해줄게.”
이 유혹은 이겨낼 수 없었다.
솔직히 저 사이에 끼운다면 어떤 느낌이 들지 가히 상상조차 가지 않았다.
아마 황홀과 극락이겠지.
욕망과 더불어 호기심이 들지 않는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쮸우우우욱!
페트병 안에 미지근한 온수와 혼합되어 담겨있는 젤은 여느 평범한 젤이 아니었다.
르뤼에가 발견한 성인용품 세트에 동봉되어있던 물건으로 마사지 겸 연인 간의 끈끈한 사랑을 나누기 위해 제작된 워터젤이다.
약 반 통 가량을 1.5L 물에 섞어주면 과장 좀 보태어 늘어진 젤로 실뜨기할 수 있을 만큼 꾸덕한 점성을 지니게 된다.
그 젤이 도로시의 맨가슴 골을 타고 줄줄이 부어지기 시작했다.
달콤한 시럽처럼 도로사의 가슴 전체를 듬뿍 드레싱한 워터젤은 안 그래도 극상품인 그녀의 젖가슴을 더욱 탐스럽고 매혹적으로 변모시켰다.
레드와인에 절여 설탕으로 코팅한 산딸기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젖꼭지며, 그 아뮤즈 부쉬를 어여쁘게 플레이팅하고 있는 젖꼭지 받침대며.
실로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쩌억 쩌억
“흐음~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가슴 아래에 손바닥을 넣어 받쳐 든 그녀가 살랑살랑 흔들 때마다 쩍쩍 젤이 늘어지는 소리와 함께 물결이 아니, 파도가 일어난다.
“벗길게?”
그대로 손을 뻗어 시우의 트렁크 팬티를 벗긴 도로시.
풀발기 자지를 마치 스프링처럼 튀어 나가 도로시의 얼굴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나른한 눈매 덕에 언제나 반쯤은 눈꺼풀에 잠겨있는 도로시의 눈동자가 경악의 기색과 함께 크게 떠졌다.
살짝 동요하는 듯했던 그녀는 젤이 묻은 손으로 시우의 허벅지를 찰싹찰싹 치며 재촉했다.
“엉덩이 좀 들어줘~ 벗기기 힘들잖아.”
순조롭게 팬티를 벗겨 낸 도로시는 시우에게 바짝 밀착하듯 무릎으로 기어왔다.
허벅지를 팔걸이 삼아 안정적인 자세를 획득한 도로시는 흥미진진한 눈빛으로 자지를 빤히 바라보았다.
“젖었는걸?”
도로시의 말대로 자지 끝에 맺혀있는 투명한 물방울.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너무 뜨거운 관심인데다가 노골적으로 흥분한 모습을 보인 듯해 겸연쩍었다.
그 모습을 본 도로시는 씩 웃더니 슬며시 눈을 감았다.
도로시는 무신론자인데다가 성격 또한 성직자와는 거리가 영영 멀다.
그러나 가슴 앞에 손을 모은 채 경건하게 눈을 감은 그녀의 모습은 마치 기도 중인 성녀를 연상시켰다.
심지어 홀딱 벗은 채 가슴을 질척질척한 젤로 덮고 있는데도 말이다.
이래서 얼굴이 사기라는 말이 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
“츄웁….”
마치 키스하듯 입술을 앞으로 내밀어 귀두 끝에 입을 맞추는 도로시.
도톰하게 다 물린 입술이 쪽 하는 작은 소리와 함께 자지 끝에 맺혀있던 겉물을 빨아들였다.
아직 키스도 하기 전에 귀두에 키스라니.
어떤 점에서 보면 꽤 변태적인 행위이다.
하지만 도로시는 전혀 개의치 않은 채 쪽 쪽 쪽 연거푸 키스를 퍼부었다.
감각자체는 대단할 것이 없었다.
가볍게 붙었다 떨어지는 입술 고작해야 사타구니를 간질이는 콧김 정도가 전부다.
하지만 비쥬얼이, 어딘가 배덕적인 상황에서 오는 정신적 흥분이 남자의 가슴을 떨리게 한다.
“츕, 츕, 츕….”
찔끔찔끔 새어나오는 쿠퍼액을 기어이 키스로 청소한 도로시가 파르르 눈을 떴다.
샐쭉한 눈웃음이 서린 눈매로 시우를 올려보는 도로시.
자신만만해 보이는 표정이 ‘네가 언제까지 버티나 보자’로 보이는 건 아마도 착각이 아닐 것이다.
“이제 한다?”
이윽고 도로시가 받쳐든 가슴이 자지를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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