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녀의도시-556화 (556/917)

#556

1.

원래라면 하지 않았을 행위도 흥분이 극에 달하게 되면 충동적으로 행하게 되곤 한다.

자폭 스위치를 누른 데다가 핵가방에 버금가는 성인용품세트 가방을 넘긴 르뤼에가 겪어야 할 고초는 반쯤은 자초한 것이었다.

기존에 있던 옷이 홀라당 벗겨진 채 가죽 재질의 구속구에 묶인 르뤼에는 문자 그대로 쾌락에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후웅…! 훕…! 후우웁…!”

입에 재갈처럼 물린 볼개그 사이로 훅훅 뜨거운 바람이 연신 삐져나온다.

팔목과 발목이 단단히 묶여 고정된 와중에 다리를 오므리지 못하게 고리가 걸려 있었기 때문에 르뤼에는 엉덩이를 하늘로 높게 들어 올린 채 조금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고작해야 엉덩이를 위아래로 들썩이는 것이 전부인데 그마저도 시우가 한 손으로 단단히 붙잡고 있었으니 말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탐스러운 과실처럼 아래로 늘어진 르뤼에의 가슴에는 흡사 착유기를 연상케 하는 실리콘 컵이 씌워져 있었다.

젖꼭지를 빨아들임과 동시에 회전하는 솔이 첨단을 자극하는 기구는 끝없이 르뤼에의 유두를 쓸어내고 있었다.

심지어 여기서도 끝이 아니었다.

르뤼에의 엉덩이 구멍 안으로 연결된 무수한 검은 전선들.

그 끝을 따라가다 보면 새끼손톱만 한 작은 로터가 몇 개씩이나 연결되어 있었다.

하나의 스위치에 십 수개의 로터가 달린, 시우도 처음 보는 성인용품을 몸소 체험하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좁디좁은 구멍에 진동하는 물체가 여럿 들어가면 더욱 격렬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다.

그 탓에 르뤼에의 뒷보지에서는 쉴 새 없이 까각까각 구슬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쮸걱…!

“후욱…! 후우웅! 후우우웅!”

성인 용품 풀코스에 끈적끈적해진 보지.

안으로 격렬하게 빨아들이는 감각과 질압만으로도 훌륭하다 평할만한데 뒷구멍에서 진동까지 전달되니, 이게 도대체 무슨 흉악한 보지인가 싶을 정도다.

“하나 더 넣겠습니다.”

“우웅! 우우우웅!”

시우는 좌약을 넣는 것처럼 아직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채 순번을 기다리던 새끼 로터 하나를 집어 들었다.

거부 반응을 보이는 르뤼에지만 이미 늦었다.

알약만 한 로터는 어렵지 않게 뒷구멍으로 쏙 사라져버렸다.

그야말로 황홀경 자체.

잠깐 동작을 멈추고 숨을 골랐다.

-웅웅우웅!

-까각! 까각!

“후웅…! 후우우웅…!

굳이 이쪽에서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

젖꼭지를 빙글빙글 자극하는 브러쉬, 애널에서 정신 사납게 울려대는 진동만으로 르뤼에는 끝없는 성감 지옥에 놓인 셈이다.

-쮸욱! 쮸욱!

천박한 애액 소리를 내며 꿈틀거리는 보지는 더더욱 힘껏 자지를 빨아들였고, 자연스럽게 질 내부의 성감대가 거대한 자지에 의해 자극당했다.

여기서 이것까지 추가된다면?

르뤼에에 등허리에서 뒹구는 작은 로터 하나를 꺼내 벌벌 떨리는 르뤼에의 클리토리스에 가져다 대자….

“후웅! 후우우우웅! 우우우우웅!!!!”

르뤼에는 전에 없이 격렬한 반응을 보이며 손과 발을 꼼지락거렸다.

성인용품이라는 것은 실로 위대한 발명품이다.

한계까지 단단하게 조여오는 보짓살 덕에 뒤에서 전달되는 진동이 다이렉트로 자지 윗면에 꽂혔다.

그 감각에 전율하던 시우는 르뤼에의 골반을 움켜쥐었다.

1시간 가까운 삽입에 사정감이 끝까지 몰려온 것이다.

하지만 시우가 굳이 허리를 움직일 필요도 없었다.

-쮸걱! 쮸걱! 쮸걱!

가만히 골반을 쥐고 있을 뿐인데 의지와 상관 없이 춤을 추듯 앞뒤로 출렁이는 르뤼에의 허리 놀림.

착정이라는 표현이 걸맞을 정도로 흉악하게 자지를 빨아들이는 보지의 감각과 진동의 삼박자가 불알 깊이 있는 정액을 고스란히 뽑아냈으니 말이다.

-퓨숫! 퓨숫! 퓨슛!

허리가 찌르르 떨린다.

정말 입으로 빨아들이는 것처럼 맹렬한 기세로 새하얀 정액이 르뤼에의 자궁 입구를 두들겼다.

“후우우우웅…!!!”

몇 번째인지 셀 수도 없는 절정에 도달한 르뤼에.

그리고 마력의 뒤이은 마력의 증폭은 황홀한 쾌감의 쐐기를 르뤼에에게 박아버렸다.

2.

“와….”

마력 충전의 여파가 끝나고, 물건을 빼냈다.

지금껏 관계를 나눴던 모두가 그랬듯이, 르뤼에는 탐욕스러운 흡입력을 지닌 명기의 보유자다.

끝까지 자지를 놔주려 하지 않는 유혹을 이겨내며 자지를 빼내자 즉시 울컥울컥 하얀 정액이 시트 위로 떨어졌다.

지금 르뤼에의 자세가 하늘로 한껏 엉덩이를 치켜들고 있는바, 기울어진 잔처럼 정액을 받아내는 구조임을 생각할 때 그녀가 얼마나 강렬한 조임을 지녔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벌겋게 부어올라 더욱 도톰해진 음순과 하얀 정액이 부글부글 묻어난 음란한 조갯살.

평생 상상 딸감으로 써도 부족하지 않을 관능적인 광경에 ‘이대로 한 번 더?’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감상을 끝내고 곧장 두 탕을 뛰기 위해 그녀의 뒤에 서려 할 때.

시우는 찬물을 머리에 뒤집어쓴 듯 정신이 맑아지는 것을 느꼈다.

“훅…. 흐흑…. 흑흑….”

볼개그로도 막을 수 없는 르뤼에의 울음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다.

신음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흐느낌이 섞인 분명한 울음이었다.

즉시 로터의 전원을 껐다.

엉망이 된 르뤼에의 얼굴.

볼개그 탓에 다물 수 없게 된 입에선 턱까지 타액이 끈적하게 늘어져 있었고 눈물로 범벅되어 흐려진 얼굴은 잊고 있던 양심의 가책을 단숨에 일깨웠다.

이게 도대체 무슨 짓이란 말인가?

저번에도 첫 경험을 난폭하게 보낸 탓에 미안하던 차였는데.

두 번째도 여지없이 똑같은 짓을 해버리다니.

미안함을 넘어 자기혐오가 스멀스멀 올라올 정도이다.

“폐하, 죄송합니다.”

르뤼에는 구속구가 풀리자마자 시우에게 매달리듯 안겨왔다.

마치 오랫동안 길을 잃어버렸던 아이가 부모에게 매달리듯이 말이다.

“히끅…! 히끅…!”

말 없이 시우를 끌어안고 훌쩍이는 르뤼에.

시우는 수건을 꺼내 엉망이 된 그녀의 얼굴을 조심스레 닦아주었다.

“마… 마음대로…. 히끅…. 하라고는 했지만…. 히끅…. 이런 건 싫다…. 힘들단 말이다….”

르뤼에는 딸꾹질을 해가며 서럽다는 듯 주륵 눈물을 흘렸다.

진짜 천하의 몹쓸 놈이 된 기분이다.

“…정말 죄송합니다. 어떤 벌을 내리셔도 받겠습니다.”

이번엔 가식이 아니라 진심이었다.

위계로 따지면 어떨지 몰라도 르뤼에보단 시우가 어른이다.

한낱 욕망에 그녀를 마구잡이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배려했어야 했다.

“…훌쩍.”

르뤼에는 진정이 된 것인지 잠잠해졌다.

손수건을 달라고 하길래 건네주자 팽 소리가 날 때까지 코를 풀었다.

“됐느니라.”

눈이 벌게진 채 코맹맹이 소리로 말하는 르뤼에.

조금 기운을 차린 것인지 예상했던 후폭풍이 왔다.

“그대는 미쳤도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흉측한 물건을 짐의 소중한 신체에 사용할 생각을 할 수 있는가!”

시우의 가슴을 작은 주먹으로 투닥거리며 따지기 시작한 르뤼에.

“ 좋다! 묶어 놓고 재갈을 물린 것까지는 용서하겠다. 가슴에 이상한 걸 붙인 것도 용납하겠다.”

방금까지 울먹이던 목소리는 어디 갔는지 쩌렁쩌렁한 포효가 방안을 가득 채운다.

르뤼에는 얼굴을 시뻘겋게 붉힌 채 우다다다 말을 쏟아놓았다.

“하지만 엉덩이라니! 뭐든지 선이란 게 있도다! 여기까지 이상한 기구를 넣으면 어떻게 하느냐!”

“정말 죄송합니다….”

“으으으!!! 괘씸하도다!”

하나부터 열까지 맞는 말이었기에 변명할 수 없었다.

생각을 차분히 정리해 르뤼에에게 사과했다.

“체취 때문이라고 변명 삼기엔 제 행동이 너무 과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두 번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자중하겠습니다.”

눈을 바라보며 말하자 씩씩거리던 르뤼에의 콧김도 점차 강도가 약해졌다.

이내 한숨을 쉬더니 별수 없다는 양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르뤼에.

불만으로 퉁퉁 불은 뺨은 여전했지만 말이다.

“알겠느니라. 대신 성의를 보여라.”

“예?”

“사죄하려면 그에 걸맞은 성의가 필요하지 않겠느냐? 앞으로는 거칠게 하지 않겠다는 증거를 보이란 말이다.”

그렇게 말한 르뤼에를 바로 코앞까지 입술을 삐쭉 내밀었다.

방금까지 엄청 혼난 탓에 이게 정말 키스하자는 사인이 맞는 것인지 고민하던 시우.

“무얼 우물쭈물 하는 게냐?”

주춤주춤 입술을 내밀자 르뤼에가 답답하다는 듯 목을 끌어안으며 입술을 부딪쳐왔다.

그녀의 피부처럼 살짝 서늘한 입술.

쌉싸름한 위스키의 잔향과 함께 르뤼에의 혀가 서툴게 입술 사이를 비집고 들어왔다.

“츄웁… 츕… 츄웁….”

키스를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거칠어지는 두 사람의 숨결.

돌이켜보면 르뤼에와는 짐승 같은 섹스만 했었지 부드러운 슬로우 섹스를 한 적은 한 번도 없다.

한 번 정도는 그녀의 말대로 상냥하게 해야 하지 않을까?

침대 위로 누운 그림자 위로 또 하나의 그림자가 겹쳤다.

사죄의 의미에서 선보이는 슬로우 러브러브 섹스.

그 뒤로는 르뤼에에 대해 하나하나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르뤼에의 입가가 얼마나 달콤하게 누그러지는지.

탁한 한숨을 내쉬는 그녀의 선홍빛 혀가 어떻게 입술을 핱는지.

정상 위를 부끄러워하는 르뤼에가 어떤 식으로 얼굴을 가리는지.

이제껏 본능에 충실한 질퍽한 섹스와는 비교할 수 없는 산뜻한 섹스 속.

르뤼에는 그 어느 때보다 쉽게 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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