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2
1.
교미는 확실히 신기한 행위였다.
종을 번성하고, 씨를 뿌리기 위해 혹은 받기 위해 수행되는 모든 생명체의 지상과제.
그것도 즉각적이고 달콤한 쾌락이라는 보상이 주어지는 과제였지만, 사실 마녀에게는 그다지 중요도가 높지 않다.
애초에 마녀가 되는 순간부터 생식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약간의 호기심은 든다지만 구태여 해보지 않을 행위기에 포르노를 보면서도 다소 가벼운 마음으로 탐구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한 발짝 물러선 채 보게 되었던 포르노는 솔직히 우스꽝스러운 장면이 많았다.
여자가 고릴라처럼 얼굴을 찡그린 채 왁왁 거리는 장면이라던가, 오우 쉣 같은 요상한 신음을 내는 것을 보며 그것을 연기라고 단정 지었다.
아무리 기분이 좋다고 해도 저렇게까지 될 리가 없지 않은가?
그렇게 생각함과 동시에 만약 자신은 섹스에 임하게 된다고 해도 고상한 품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쮸걱!
귓전에서 바로 울리는 듯한 애액이 철퍽이는 소리에 르뤼에는 의식을 되찾았다.
“푸…핫…!”
갓 물에서 건져낸 듯이 헐떡이며 고개를 치켜든 르뤼에.
깨어나자마자 엉덩이는 위로 한껏 치켜들고 상체는 침대에 파고들 듯 엎드려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건 또 무슨 꼴사나운 자세람.
더군다나 침대 위에 침을 흘릴 때까지 말랑한 볼을 비비며 뻗어 있었다는 것도 알아차렸다.
시트와 입가가 축축했기 때문이다.
“무, 무슨… 헛…! 하앙…! 하아앙…!”
순간 자신의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파악할 수 없었다.
정신없이 앞뒤로 들썩이는 몸.
의지와는 상관없이 튀어나오는 야앙 섞인 목소리.
그리고 엉덩이를 찰싹찰싹 때리는 살결.
박히고 있다.
아마도 야동에서 봤던 짐승이 교미하는 듯한 자세로 섹스하고 있다.
뭐지? 왜 갑자기 섹스하고 있는 거지?
르뤼에는 잘 돌아가지 않는 머리를 굴리며 전후 사정을 살피려 했다.
그러나.
-쮸걱! 쮸걱! 쮸걱!
“아앙… 아앙…!”
격한 물소리를 내며 사정없이 보지를 괴롭히는 튼튼한 자지.
거기에서 흘러나온 쾌감이 사고를 방해한다.
잠깐 스위치가 꺼졌던 기계에 전원이 다시 들어온 것처럼 무지막지한 속도로 부풀어 오른 쾌감이 목을 턱 조인다.
아랫배에 힘이 팍 들어가면서 안 그래도 커다란 그의 물건이 더욱 확실하게 느껴졌다.
“벌써 3번이나 정신 잃으셨네요.”
“세, 세 번…? 하앙…! 흥..! 흐읏…!”
그렇다면 세번 정신을 잃을 때까지 계속 박히고 있었단 말인가?
그제야 기억이 조금씩 되돌아온다.
무리하게 르뤼에를 찍어누르던 신시우 내무대신.
그는 당혹감에 발버둥치는 르뤼에를 어렵지 않게 제압한 뒤 섹스를 시도했으며, 한 번 사정 이후에도 연거푸 덮쳐왔다.
이미 무서울 정도로 커져 버린 쾌감에 두려움을 느낀 르뤼에는 저항하려 했지만 불가능했다.
어째서인지 텅 비어있던 마력이 전부 완충되었다 한들 전혀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마법은 정교한 계산이 필요한 학문.
술에 잔뜩 취한 것처럼 어지러운 머리와 눈앞에서 번뜩이는 섬광, 게다가 쿵쿵 떨려오는 자궁은 마법의 행사를 완벽하게 방어했다.
그리고 마법이 없으면 르뤼에의 가녀린 육체로는 단련된 시우의 힘을 이겨낼 수 없었다.
그 이후엔 순전히 완력만으로 제압당해 침대에 처박힌 채 섹스의 무서움을 깨닫고 있었던 것이다.
“앗…! 하앗… 흥…! 하흥…!”
뇌가 타들어 갈 것 같다.
게다가 섹스가 길어질수록 더더욱 큰 쾌감이 무자비하게 몸을 짓눌러온다.
“폐하는 정말 뭐든지 잘하시네요. 이렇게 빨리 섹스를 즐기실 줄 상상도 못했습니다.”
등뒤에서 들려오는 시우의 목소리.
그 목소리는 전에 없이 거칠고 오만방자하다.
르뤼에를 한참이나 깔보는 듯한 목소리였다.
아무리 경황이 없어도 결코 넘어갈 수 없는 건방진 언행.
“어느… 안전이라고… 입을 나불거리느냐…! 짐은 분명히 그만두라고…. 말했다…! 흐응…!”
신음을 꾸역꾸역 참아가며 노성을 내질렀으나 그 안에 마치 창녀처럼 앙칼진 콧소리가 섞여 있다는 걸 깨달은 르뤼에는 아연해지고 말았다.
안된다 이대로는 뭔가 큰일 나고 만다.
머리가 이상해져 버린다.
르뤼에는 정신없이 쑤셔지는 와중에 있는 팔꿈치로 침대를 간신히 밀어내며 상체를 일으켰다.
“하읏…!”
그리고 다시 한번 황망함을 느꼈다.
몸이 고장 나 버린 것이 틀림없다.
그렇지 않고서야 살짝 아래로 드리운 젖꼭지가 시트에 스치는 것만으로 이렇게 달콤한 쾌감을 느낄 리 없지 않은가?
“머리가… 이상하다…! 당장…! 하아앙… 당장 그만두거라…!”
“도망치시게요?”
시우가 뭐라 나불거리던 상관 없었다.
르뤼에는 젖먹던 힘까지 쥐어짜네 엉금엉금 앞으로 기어나갔다.
쾌락에서 먼 방향으로 도망치려고 한 것이다.
“으읏…! 흐읏…! 큭…!”
그러나 아무리 열심히 기어가도 쾌감은 사라지지 않는다.
시우 역시 르뤼에의 골반을 단단히 움켜쥔 채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기 때문이다.
도리어 포복 전진을 하듯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기어간 탓에 질내 곳곳이 더욱 집요하게 휘저어졌을 뿐이다.
불행히도 그것은 스스로 쾌감을 재촉하는 행위였다.
차곡차곡 쌓여있던 쾌감의 화약고에 단숨에 불을 지르는 행위이기도 했다.
-푸슛! 푸슛! 푸슛!
“꺄하아아앙…!”
결국 넓은 침대의 반의반도 나아가지 못하고 애액 누수와 함께 침몰한 르뤼에 호.
보지가 망가진 것처럼 경련하며 질척한 애액으로 침대를 더럽힌다.
눈앞이 새하얗게 변하더니 아찔한 쾌락이 전신을 일주천한다.
그건 차라리 쾌감이라기보단 폭력에 가까웠다.
둑이 무너진 것처럼 몰려오는 쾌락의 파도에 다시 의식이 멀어졌다.
이로써 네 번째로 의식을 잃은 르뤼에.
“미쳤다.”
잘록한 허리를 잡고 긴장이 풀렸음에도 여지없이 좁은 보지를 맛보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르뤼에는 민감하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심해의 마녀라는 이명답게 물도 넘쳤다.
과장 좀 보태어 러브젤 반 통은 들이부은 것처럼 교접부에서 미끄러져 내린 애액이 불알을 타고 매끈하게 흐르는 것이 느껴진다.
게다가 차가운 피부와는 달리 뜨거운 뻘처럼 달라붙는 속살은 피스톤 운동부터 사정까지 확실한 쾌감을 보장했다.
그렇기에 한 번 사정했음에도 전혀 시들어들지 않고 그녀의 몸을 탐할 수 있는 것이다.
“피휴…! 피휴…. 후훗…. 훙…!”
다시 방전모드가 되어 축 늘어진 채 앞뒤로 씰룩씰룩 움직이는 르뤼에의 몸.
흡사 자고 있는 그녀를 강제로 범하고 있는 듯한 판타지가 뇌 속에서 재생되며 배덕감에 추를 올린다.
특히 이렇게 정신을 잃었을 때는 보지 조임이 살짝 느슨해지며 쉬어가는 타이밍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장점.
더군다나 다시 정신을 차린 르뤼에가 기겁하며 보지를 움찔움찔 거리면 동시에 두 사람이랑 섹스 중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색다른 감각을 느끼는 것이 가능했다.
-찔걱!
“쿳훙…!”
르뤼에의 보지 쿠션을 만끽한 채 마지막으로 깊게 찌르고 물건을 빼낸다.
체위를 바꾸기 위해서였다.
아까보다 살짝 벌어진 르뤼에의 보지에서 뿌옇게 거품이 인 정액과 그보다 배는 많은 양의 애액이 주르륵 흘러나왔다.
자지를 뺐는데도 여전히 느끼고 있는지 벌름거리는 르뤼에의 보짓살.
잦은 마찰과 흥분에 벌겋게 변한 보두덩이는 완숙한 과실처럼 매혹적인 빛깔을 뽐내고 있다.
이런 보지라면 삼일 밤낮으로 쑤셔댈 수 있을 것 같다.
“흐음….”
인사불성이 된 르뤼에의 발목을 잡아 체위를 컨트롤했다.
의식이 없는 사람은 몸이 무거워지기 마련이지만 르뤼에는 매혹적인 몸매에 비해 키가 꽤나 작은 편.
따라서 체중도 적다.
인외의 완력을 지닌 시우는 손쉽게 그녀의 몸을 뒤집을 수 있었다.
“개꼴리네.”
30여 분만에 다시 마주한 르뤼에의 얼굴은 엉망진창 그 자체였다.
살포시 찌푸린 아미는 그 미색을 크게 망가뜨리지 않았지만 반쯤 녹아내린 입꼬리.
의식을 잃은 동안 입가와 뺨에 묻힌 타액.
눈물범벅이 되었던 것이 분명한 두 눈과 잔뜩 벌겋게 변해있는 코끝.
단순히 미모 자체를 따지자면 선내에서 위풍당당하게 돌아다니던 단정한 외모가 더 아름다울 것이다.
그러나 수컷은 모순적인 생물이다.
자신만만하던 여왕님은 없었다.
자지에 무참하게 패배한 채 다소 꼴사납게 변한 르뤼에의 표정이 지금은 더욱 매혹적으로 느껴진다.
르뤼에의 등허리와 목을 받쳐 들었다.
힘없이 뒤로 늘어지는 두 팔과 뒤로 휘는 허리.
지나치게 고개가 꺾이지 않게 주의하며 르뤼에를 단단히 껴안는다.
가슴팍에 비벼지는 그녀의 유두는 여지없이 빳빳하게 서 있었다.
안정적인 대면좌위 체위.
왕복면적은 줄어드나 꽤 깊은 삽입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끌어안고 삽입한다는 점에서 밀착감이 최고인 체위다.
이제는 잠자는 잠수함 속 여왕님을 깨울 시간.
“히끅!”
여태껏 밝혀낸 그녀의 약점을 꾹 눌러주자 르뤼에는 몸을 퍼득이며 일어난다.
“아, 브… 으부…. 으…응핫…! 무, 무어냐…!”
“꽉 잡아주세요. 떨어집니다.”
“히익! 가, 갑자기 무슨 짓이더냐…!”
비몽사몽하던 르뤼에의 등과 목을 받치고 있던 손을 떼고 탱글한 엉덩이를 꽉 움켜쥔다.
추락에 대한 공포는 원초적이다.
정신을 차린 르뤼에가 뒤로 넘어지지 않기 위해 반사적으로 시우의 목에 나무늘보처럼 매달렸다.
그것도 모자라 비좁은 속살로 더욱 단단히 자지를 붙잡아왔다.
대면좌위는 분명 격렬하게 움직이기 힘든 체위지만 아예 불가능하다고는 안 했다.
이만큼 서로의 몸이 단단히 얽혀있다면, 시우의 완력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
-찔걱! 찔걱! 찔걱!
“웃…! 옷…! 하아아앙…!”
아래에서 위로 빠르게 쳐올리는 전력 피스톤.
몸이 수직으로 기운 탓에 르뤼에의 애액이 더욱 격렬하게 쏟아지는 것이 느껴진다.
르뤼에의 절정 타이밍에 맞춰 야무진 질내사정을 준비한다.
그렇게 오래 기다릴 필요도 없었다.
르뤼에는 뻑하면 가버리는 허접 보지였으니.
“하앙…! 하아앙…! 하아아앙!!!!”
귀가 멍해질 정도로 교성을 외치는 르뤼에의 엉덩이를 제대로 움켜잡고 두 번째 사정을 가한다.
-울컥! 울컥! 울컥!
전혀 줄어들지 않는 사정의 쾌락.
시우를 힘껏 끌어안던 르뤼에의 팔에 슬며시 힘이 풀려나가면서 벌써 르뤼에는 다섯 번째 기절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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