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녀의도시-540화 (540/917)

#540

1.

흔히들 SM플레이라고 하면 단순히 때리고 맞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 여기기 쉽지만 실제로는 통제하는 것과 통제받는 것에 쾌감을 느끼는 것에 가깝다.

그렇기에 저항할 수 없는 상태로 간지럽혀지거나 간질이는 행위 역시 소프트한 SM 플레이에 속한다지.

여기까지가 타카쇼 교수가 해주었던 강연.

아무튼 잘 벼린 단도처럼 섬세한 깃털 끝이 피부 위에서 매끄럽게 미끄러진다.

“꺄흑…! 꺄하하…!”

낭창낭창 휘는 갈색의 깃 끝이 배꼽을 톡톡 건드릴 때마다 르뤼에는 간지러워 죽겠다는 듯이 웃음을 지으며 몸을 꿈틀거렸다.

“어, 얼마나 지났느냐! 아직 멀었느냐?”

“10분 정도 지났사옵니다.”

“…끝나면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그대도 잔뜩 간지럽혀주겠노라! 짐의 진노는 무겁다! 꺄하하하하…!”

낚시와 유사하게 조금 전 입질이 오긴 했어도 그것이 곧장 월척을 의미하는 건 아니었다.

분명 배꼽을 자극했을 때 르뤼에의 반응은 일전과 달랐지만 그것이 단번에 무언가를 ‘느꼈다!’라고 할 수 있는 모습은 아니라는 의미다.

다만 변한 점이 있다면….

“꺄하하하…! 하아… 하아….”

연신 꿈틀거리며 몸부림치던 르뤼에가 웃음 뒤에 드문드문 뜨거운 한숨을 내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단순히 간지러움을 참느라 힘이 들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신체 혹은 정신적 피로 탓에 내뱉는 것과는 색채를 달리하는 야릇한 한숨.

위로 치솟기만 하던 입꼬리도 어디로 향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이 기묘하게 물결치기 시작한다.

“이… 이거 이상하도다…. 간지러운데 이상하게 간지럽다…. 하아… 하아….”

“좋은 징조입니다.”

지금까지는 다소 성감과 먼 배꼽이나 옆구리, 혹은 밑가슴을 부드럽게 쓸어주었다.

움찔움찔 수축과 이완 속에 움츠러드는 르뤼에의 허벅지를 슬며시 쓰다듬으며 공략 포인트를 바꾸었다.

아까 그토록 침을 묻혔는데도 간지러움만을 느끼던 르뤼에의 유두다.

톡톡 건드리는 느낌으로 시작하자 르뤼에의 몸이 더욱 격렬하게 움찔움찔 떨리기 시작한다.

“끄흥…흐응….”

반쯤 벌어진 입에선 이제 웃음기 대신 앓는 고양이가 내뱉는 듯한 애달픈 한숨이 자리 잡게 되었다.

더 없이 효과적으로 그녀의 성감을 자극하기 시작했다는 방증이었다.

그리고….

“아앗…!”

빙글빙글 돌리듯이 유두 주변을 뾰족하게 간질이자 르뤼에가 지른 외마디 비명과 함께 여태껏 본 적 없는 진풍경을 볼 수 있었다.

조금 전까지 시우가 입에 넣고 굴려도 몰랑몰랑한 상태를 유지하던 르뤼에의 젖꼭지가 단단하게 뭉치며 뾰족한 첨단을 하늘로 드리운 것이다.

보통은 아예 단단해진 상태로 발견하거나 입에 넣고 굴리며 딱딱해지는 것을 느끼는 만큼, 이렇게 적나라하게 유두가 서는 과정을 관찰하게 되는 것은 처음이었다.

성적인 경험은커녕 성감조차 제대로 느껴본 적 없던 순결한 육신에 어른의 즐거움을 주입해준다는 것은 은근한 배덕감과 정복감을 안겨주었다.

“흣, 이…이게 무어냐….”

“아아, 이것은 기분이 좋다는 것입니다.”

“기분 좋지 않다…! 흐힛…! 이, 이상한 간지러움, 응…흐응…응….’

집요하게 집요하게 깃털을 놀린다.

빙글빙글 굴리듯이 유륜 주변을 훑는 한편, 뾰족한 끝으로 살랑살랑 첨단을 간질이다가 아예 좌우로 조금씩 짓누른다.

“하아…. 하아…. 하으….”

그때마다 르뤼에는 엉덩이를 들썩이며 몸을 비비 꼬았다.

가빠진 호흡을 따라 가파르게 위아래로 가파르게 흔들리는 가슴.

유두와 전혀 상관없는 복부까지 움찔움찔 거리는 것이 적나라하게 보인다.

“으…. 흐으…. 으….”

거친 호흡이 그대로 신음으로 변환되는 듯한 호흡.

안절부절못하고 끙끙거리는 르뤼에.

이전까지는 몸을 비틀어 깃털에서 도망치려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몸짓에서 애달픔과 야속함이 묻어나온다.

그렇다.

아무리 지속적인 자극을 주고 있다고 해도 깃털은 결국에 깃털.

애무에 사용할 만큼 확실한 자극을 전달해주지 못한다.

그 결과 막상 성감을 느끼게 된 르뤼에가 아무리 용을 써도 간지러움이 동반된 최소한의 쾌감밖에 가져가지 못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적나라하게 들어간 증표.

대자로 뻗어있는 르뤼에, 그녀의 다리 사이에서 비처를 감추고 있는 회색 면 팬티.

그 한가운데 아주 조금이지만 얼룩이 번지기 시작했다.

“흐응…. 으으…으음….”

평소에는 떠벌떠벌 잘도 시끄럽게 떠드는 르뤼에가 매너 모드가 되어있다.

여기서 결단을 내려야 한다.

계속 가슴을 괴롭힐 것인가, 아니면 슬슬 르뤼에가 사수하는 팬티 아래를 공략할 것인가.

전자의 경우 조금 더 확실하게 그녀를 달아오르게 할 수 있는 대신 시간이 필요하고, 후자는 르뤼에가 모든 행위를 거부하는 리스크가 있다.

짧은 고민 후 후자를 택했다.

도저히 더 참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폐하.”

“으으, 왜… 왜 그러느냐….”

“더 기분 좋아지고 싶으신가요?”

“기분… 하나도 좋지 않느니라…. 그냥, 이상하다…!”

자위는 커녕 성적 흥분조차도 느껴본 적 없던 르뤼에다.

생전 처음 겪어보는 자극에 정신을 못 차리는 틈을 노렸다.

“더 기분 좋아지도록 도와드릴게요.”

“아…. 지, 지금 무엇을 하는 게냐!”

순식간에 만들어낸 그림자의 단도로 회색 면팬티의 양옆을 툭툭 끊어낸다.

아무리 그녀라도 ‘아래쪽’에 한해서는 함부로 보이면 안된다는 의식이 있는 모양이다.

예상대로 대경 질색하는 르뤼에.

하지만 시우는 르뤼에가 버둥거리거나 말할 틈을 주지 않고 팬티를 완전히 제거했다.

마치 기저귀처럼 벗겨진 팬티가 흐트러지며 드러나는 보지.

르뤼에 여왕님은 그 품위에 걸맞지 못하게 잔털 하나 없이 맨들맨들한 빽보지였다.

손가락 하나도 넣어본 적 없기에 꽉 다 물려있는 포동포동한 보지둔덕 서스펜션은 예소드 백작의 것보다 두툼했고, 살짝 젖어있는 꽃잎 역시 성숙한 여인의 것과 다름이 없다.

무엇보다 백미를 이루는 것은 그야말로 조개에 파묻힌 진주처럼 빼꼼 튀어나온 음핵.

팬티 위로 도드라질 정도로 존재감이 확실했던 만큼 클리는 빨리 만져달라는 듯이 꿈찔거리고 있었다.

깃털의 놀림에 정신이 팔렸던 르뤼에도 마침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깨달은 모양이다.

“그, 그만두거라! 감히 짐의 몸을 제멋대로…. 하앗…!”

공식적인 항의를 손끝으로 클리를 꾹 누르는 것으로 무마했다.

“흐익…!”

고작 가볍게 눌렀을 뿐인데 쏙 입안으로 되돌아가는 불만.

동시에 르뤼에의 허리가 가볍게 떠오른다.

깃털로 젖꼭지를 살살 애태워지다가 성감대가 빼곡히 밀집되어있는 음핵을 압박 자극당하자 전신이 격렬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주륵!

마치 애액 스위치를 누르기라도 한 것처럼 엉덩이에 깔린 팬티 조각에 애액을 뱉어내는 보지.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르뤼에의 가슴을 아까처럼 한껏 베어 물었다.

입술이 부드럽게 르뤼에의 탐스러운 과실을 파고들며 잔뜩 자극을 갈구하고 있던 유두를 혀로 핥는다.

“하아아아앙…!”

불과 20여 분의 투자에 르뤼에는 드디어 암컷다운 신음을 내뱉게 되었다.

클리에 가볍게 얹어진 손가락 밑에서 선홍빛으로 반짝이던 진주알이 점점 단단하게 뭉치는 것을 느낀다.

“흣…! 아읏… 우우우우… 우웃…!”

혀 위에서 젖꼭지가 구를 때마다 자지러지는 몸부림이 사랑스럽기 짝이 없다.

“머… 멈추거라…! 히우웃…! 다, 당장 멈추거라!”

아무리 마력이 부족한 상태라지만 르뤼에라면 이 주박을 걷어내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조차 잊었는지 그저 발버둥치며 몸을 흔드는 르뤼에.

멈추지 않았다.

그야말로 전광석화 같은 태세 전환이었다.

팬티를 멋대로 벗긴 이후 즉각 애무에 돌입해 생소한 감각으로 그녀를 막아 세운다.

멋대로 클리를 애무하는 것에 항의가 들어올 때쯤 절정 유도로 혼을 쏙 빼놓는다.

도리어 진득하게 가슴에 달라붙어 가슴을 애무하며 동시에 천천히 손가락을 움직인다.

이를 통해 르뤼에가 제대로 거부할 정신도 차리지 못하게  물흐르듯 수위를 높여가는 것이다.

“멈추라 하지 않았느냐…! 오, 오줌이 나올 것 같단 말이다!”

“폐하는 영체시잖습니까.”

“허엉, 히으, 그, 그래도 나올 것 같단 말이다…!”

항상 턱 끝을 빳빳이 들고 다니던 르뤼에가 이토록 간절하게 애원하는 모습을 보니, 멋모르는 그녀를 가지고 놀고 있다는 죄책감보다 본능적인 정복감의 충족에 더 무게가 기울었다.

심지어 르뤼에의 반응이 완벽하게 예상대로지 않은가?

아니지.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

간지러움을 잘 타는 것과 성감대가 큰 연관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르뤼에의 감도는 매우 좋았다.

그녀는 본격적인 애무에 몇 초도 되지 않아 생의 첫 오르가즘을 느끼기 직전 상태가 된 것이다.

“힛…! 힛, 히양…!”

오르가즘이란 축적된 쾌감의 발산에 의한 발작적인 수축과 이완.

르뤼에의 무릎이 한껏 오므라들고 허리가 튀어 오르며 애액을 흩뿌리려는 그 순간.

“하아아앙…?”

정확히 모든 애무를 중단했다.

그리고 다시 깃털을 집어든 채 이번에는 ‘가고 싶어요…!’라고 애원하듯 꿈질거리는 클리토리스를 문지른다.

“하앗… 으읏… 으읏…!”

절정 직전 한껏 민감해져 있는 음핵은 고작 스쳐 지나가는 깃털조차 진득한 애무로 인식한다.

그러나 르뤼에가 아무리 민감한 체질이라도 이 정도의 자극으로는 절대 갈 수 없다.

설령 갈 수 있다 해도 한 시간은 족히 걸릴 것이다.

조금 전에는 그저 당혹감에 ‘오줌이 마렵다’정도로 인식했던 르뤼에도 지금쯤이면 알아차렸겠지.

그 시점에서 좀만 더 자극이 더해졌다면 황홀한 쾌락에 잠길 수 있었다는 걸 말이다.

“흐으…! 으으으으….!”

즉, 방금 막 갈 뻔했던 르뤼에에게는 실로 감질나는 애무일 것이다.

그 증거로 르뤼에는 스스로 허리를 움직이며 필사적으로 깃털 끝에 클리를 문지르려 하고 있었다.

불과 몇 분 만에 젖꼭지를 입으로 빨아도 아무런 반응이 없던 르뤼에가.

알몸을 보이고도 아무렇지 않아 했던 그녀가, 고작 깃털로 클리를 자극받기 위해 엉덩이를 들썩이는 모습은 상상을 초월하는 꼴림을 선사했다.

참다 못한 르뤼에가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며 말한다.

“더….”

그리고 얄궂게도 성감의 발육과 쾌감의 발현은 르뤼에에게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을 알려주었다.

아니면, 이제 와서 시우에게 애원하는 자신의 처지가 새삼 수치심으로 느껴졌을지도 모르는 것이다.

“더 만져보거라….”

“이렇게요?”

처음 젖꼭지를 애무했을 때처럼 단도처럼 세운 깃털로 클리 주변을 빙글빙글 돌리자 잔뜩 꼼지락거리는 르뤼에의 발가락.

“아니다…! 깃털은 이제 싫다! 으흣… 흣….”

“오줌 쌀 것 같다고 멈춰달라고 하셨지 않사옵니까.”

“괜찮다하…! 인제 보니 오줌이… 흣… 아닌 것 같으니… 그대의 손으로….”

얼렁뚱땅 상황에 몸을 맡기는 것이 아닌 확실한 허락.

그러면 더는 거칠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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