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4
1.
여덟 번의 낮과 밤이 지났다.
어항의 하루 사이클이 8시간임을 고려하면 밖의 시간으로는 약 3일이 지난 셈이다.
아직까지 시우와 데네브가 어항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것은 여전히 크라켄을 한방에 무찌를 수 없었음을 의미한다.
더불어 데네브와의 꿀벌 섹스가 오늘로 9번째라는 것도.
그간의 일정을 요약하자면 단순하다.
낮 타임에 돌입하자마자 소모된 데네브에게 마력을 충전해준다.
남은 시간 동안 데네브는 좀 더 효율적인 독주를 연구하기 위해 펜을 끄적인다.
밤이 되면 데네브가 크라켄에게 일격을 날린다.
끝.
마치 제한 시간 안에 격퇴하지 않으면 실패 처리되는 레이드를 무한 뺑뺑이로 돌리고 있는 기분이다.
이 경우 코인은 질내사정이 되겠지.
사실 데네브의 마법은 이미 처음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화되어 있었다.
문제가 있다면 레이드 보스인 크라켄이 5번째 밤이 지났을 무렵부터 아예 물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처음엔 죽일 듯이 이쪽을 잡아먹으려 들던 크라켄도 시우와 데네브가 더는 먹잇감이 아니라는 것을 인지한 모양이다.
데네브도 시우도 뾰족한 수가 없었다.
두툼한 바닷물은 확실한 완충재가 되어 데네브의 마법을 걸러냈고, 물속에서 더욱 굉장한 재생력을 지니게 된 크라켄은 별다른 어려움 없이 데네브의 공격을 받아냈으니.
“하아….”
시우는 바지를 벗은 채 혼자 물건을 주물럭거렸다.
데네브에게는 최대한 티를 내지 않았지만 이제 슬슬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 사람들이 걱정되었다.
아멜리아도 쌍둥이도 샤론도, 어쩌면 돌아왔을 스승님도 걱정하고 있을 것이 뻔했다.
쪽지 한 장 달랑 남겨놓고 사흘이나 실종 상태니 아마 비상이 걸렸을 것이다.
문제는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마력 충전 그 자체의 문제는 아니었다.
시우의 특제 물건은 아무런 부작용 없이 마력 충전을 성공적으로 끝냈고 이 기형적인 섹스에도 적응됐기에 지금까지 데네브와 시우의 섹스는 아주 짧고 단조롭게 이루어졌다.
길어야 1분 남짓.
시우는 거의 꽂자마자 데네브의 안에 사정할 수 있게 되었고 데네브 역시 능숙하게 그 타이밍을 가늠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점점 욕망을 주체할 수 없게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지난번처럼 무의식적으로 데네브의 가슴을 꽉 움켜쥐지는 않았지만, 삽입 뒤 바로 사정하고 물건을 빼내야 한다는 것이 꽤 고역이다.
이건 아마도 이런저런 과정에서 그녀의 체취를 너무 많이 들이마셨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시우의 몸은 착실하게 해당 대상의 착취를 축적하고 욕망을 발산하려 하니 말이다.
그 광란에 가까운 욕망을 잠재우기에 1분 간편 섹스는 너무 짧다.
인스턴트 카레도 3분은 조리하는 마당에 1분이라니.
아무리 사정이 기분이 좋다고 해도 섹스의 기본은 움직이는 것이 아닌가?
데네브는 충전으로 인한 절정에 도달하니 딱히 욕구불만에 휩싸이지 않는 듯했지만 시우는 하루가 깊어갈수록 충동 조절이 힘들어지는 것을 느꼈다.
“오늘은 잡게 해주세요….”
부디 오늘은 성공적으로 토벌에 성공하길 손 모아 기도할 뿐이다.
2.
한편 옆방의 데네브 역시 자기 자신을 위로하며 한숨을 짓고 있었다.
-찔걱찔걱찔걱
“하으으….”
어린왕자에 나오는 사막여우는 말했다.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난 세 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라고.
그와 관계를 갖는 시간은 낮이 되고 1시간 이후부터라는 암묵적인 규칙이 정해지자, 데네브의 몸은 날이 밝자마자 달아올랐다.
이 정도라면 굳이 자위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삽입이 가능할 정도로 축축해지는 것이다.
그러니 데네브가 이렇게 찔꺽이는 물소리가 날 때까지 자위하는 것은 채워지지 않은 갈증을 위로하기 위한 행위였다
첫 관계는 아픔이 가장 컸다.
아무래도 첫 경험인데다가 시우의 물건이 엄청나게 커다랗기도 했고 관계를 끝낸 이후에도 허리가 뻐근해질 정도로 아랫도리가 얼얼했다.
두 번째 관계는 첫 번째보다 기분이 좋았다.
여전히 이 특이한 섹스에 적응하는 과정이었기에 데네브 위로 올라탄 시우가 몇 번 안에서 움직인 뒤에 사정했다.
세번째 네 번째의 시행착오가 끝나고.
두 사람은 이제 합체하자마자 사정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데네브는 ‘부족함’을 느끼고 있었다.
마력이 충전되는 것은 굉장히 기분 좋다.
오르가즘을 느끼며 전신을 파들파들 떨 수 있는 정도의 쾌감.
정확히 네 번째까지 데네브는 여기서 충분히 만족했다고 할 수 있겠다.
한동안은 제대로 일어날 힘도 없을 정도로 쾌락에 헐떡였으니 말이다.
“으으….”
그러나 데네브가 불길한 조짐을 찾은 것은 다섯 번째 충전 때였다.
모종의 기형적인 욕구를 느낀 것이다.
충전이 끝나고 절정에 도달해도 어딘가 채워지지 않은 것 같은 허전함이 찾아온다.
경련이 잦아든 뱃속에서 그의 물건이 빠져나가고 어영부영 대화를 맞춘 뒤 황급히 등을 돌릴 땐, 영문모를 야속함마저 느끼게 된다.
마치 버려지기라도 한 느낌이랄까….
물론 버리고 말고 할 사이도 아닐뿐더러 시우로선 데네브의 입장을 고려해 배려해주는 것임을 알고 있음에도 그랬다.
이에 데네브는 스스로를 합리화했다.
지금은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위기상황.
아무리 마녀라고 해도 근본은 인간이다.
스트레스를 받은 신체가 종족 번식 욕구를 자극 받아 성욕이 증진되는 것이다.
아무렇게나 지어내는 것은 아니었다.
시우까지 덩달아 불안해 할까 봐 아무렇지 않은 척해도 데네브는 불안함을 느끼고 있었다.
어쩌면 이곳에 평생 갇혀 있어야 하는 건 아닐까?
심해의 마녀가 갑자기 개입해 둘이서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지는 것은 아닐까?
이런 종류의 불안함이 그와 맨살을 맞대는 순간 잠시 잦아드는 것은 명백한 진실이었다.
신체 접촉과 오르가즘은 시상하부에서 생성되는 옥시토신의 분비를 유도하고 이는 심리적 편안함을 불러오니, 그와의 관계가 어느 정도 진정제가 된다는 것은 진실이다.
또한 이 옥시토신이 이성에 대한 호감을 이끌어내는 사랑의 호르몬이자 ‘자궁수축 호르몬’이라는 정식 명칭으로 분류되는 것을 봤을 때, 시우를 향한 마음이 이상야릇하게 변하는 것도 이상한 상황은 아니었다.
심지어 어제는 막 사정이 끝난 그의 목덜미를 끌어안고 키스할 뻔했으니 말이다.
그리하여 여섯 번째부터는 사정 직전까지 자위를 끝낸 시우가 방문을 열고 들어올 때 무심코 기대하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했다.
아주 작은 내면의 목소리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들리지 않지만.
그건 분명 ‘오늘은 조절에 실패해 조금 더 움직여 주지 않을까?’ ‘혹시 그가 가슴을 멋대로 움켜쥐었던 것처럼 순간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덮치지 않을까?’ 따위의 천박한 속삭임.
“들어가겠습니다.”
시우의 목소리를 들은 데네브는 황급히 자위를 멈췄다.
노크도 없이 들어온 그는 침대 위에 누워 있는 데네브의 다리 사이로 뛰어들어왔다.
지금 이 순간이 데네브가 가장 기대감에 부푸는 시간이자 심장이 뛰는 시간.
시우는 별다른 말 없이 물건을 잡고 준비 만반 상태인 데네브의 아랫입을 가볍게 비볐다.
사정 거의 직전에 타이밍을 맞춰 달려온 것이기에 자연스럽게 행동이 빠르다.
어긋난다면 자칫 두번 싸야 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 순간 데네브는 한 가지를 떠올렸다.
두 사람이 가장 길게 몸을 섞은 것은 첫 관계.
데네브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시우를 오랫동안 밖에 세워두었다.
그동안 그는 ‘가라앉았’으며 데네브의 적응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더해져 몇 차례 안에서 움직이게 되었다.
그렇다면….
시우의 삽입을 의도적으로 지연한다면 자연스럽게 조금은 더 움직일 수 있다는 말이 아닐까?
끄트머리가 막 삽입됐을 무렵 위로 뻗어있던 데네브의 차가운 발바닥이 시우의 가슴을 가볍게 떠민다.
“시우 군…! 자, 잠시만요…!”
“엇…!”
데네브의 발에 떠밀린 시우의 몸이 기울자 앞부분이 삽입되었을 뿐인 물건이 밀려 나왔다.
그 과정에서 꽉 조이는 데네브의 보지 입구에 자극을 받은 물건이 사정을 시작한다.
-푸슛! 푸슛! 푸슛!
“꺄…!”
어마어마한 사정량.
껄떡이는 대공포가 첫번째 목표로 삼은 곳은 데네브의 고아한 얼굴.
엉겁결에 정액 세례를 맞게 된 데네브는 얼굴을 찌푸렸고, 뒤늦게 수습에 나선 덕에 그녀의 아랫배에 정액을 싸는 것에 성공했다.
본의 아니게 질외사정.
그녀의 매끈한 복부 위로 옴폭 파인 배꼽에 옹달샘처럼 정액이 고였다.
“으….”
“죄, 죄송합니다!”
“…됐어요.”
뜨거운 정액으로 화장한 데네브는 눈썹을 파르르 떨더니 마법으로 정액을 깨끗이 처리했다.
다행히 불호령이 떨어지는 일은 없었다.
“저는 옆방에 가서 다시 좀 하고 오겠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된 이상 재충전은 불가피하다.
별 수 없이 제자리에서 일어나려는 그때.
“…….”
갑작스레 아래로 뻗어진 데네브의 손이 시우의 물건을 움켜쥔다.
그러더니 아직도 발기가 풀리지 않은 물건을 자신의 안에 조심스레 집어넣었다.
뜨거운 그녀의 보짓살이 사정 직후 민감해진 자지를 끈적하게 받아주었다.
“데네브 님, 이건…?”
그 의도를 짐작하지 못하고 멍청하게 있는 시우.
그녀는 한사코 시우의 시선을 피하며 얼굴을 벌겋게 물들이며 모기만 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세요… 자위….”
“자위를 하려면… 우선 빼야 하는데요….”
그녀의 입을 대신해 대답한 것은 시우의 허리춤을 살며시 감싸는 데네브의 긴 다리였다.
마치 시우가 빠져나가지 못하게끔 둘러진 다리가 삽입을 돕듯이 슬며시 앞으로 당겨졌다.
그녀의 행동을 보며 설마 설마 하던 시우에게도 데네브 의도가 전해졌다.
작은 장모님은 말씀하시는 것이다
그녀의 몸을 이용해 자위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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