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녀의도시-488화 (488/917)

#488

1.

시우는 페리윙클과의 관계를 고백함에 따라 점차 아멜리아의 얼굴이 굳어가는 것을 보았다.

아멜리아는 저 작은 손에서 어떻게 이런 힘이 나왔는지 시우의 손목을 단단히 붙들고 골목 골목을 쏘다니고 있었다.

“아멜리아 님?”

“…….”

불러도 대답도 하지 않는다.

역시 화가 났겠지?

물어본 것은 아멜리아가 먼저이긴 했지만, 그런 변태적인 플레이를 연인도 아닌 다른 사람과 나누었다는 것에.

심지어 그런 관계를 말하지도 않았다는 점에서 잔뜩 화가 났을 것이다.

거칠어진 몸짓과 호흡이 그녀의 격정을 짐작게 했다.

대답도 않는 아멜리아에게 질질 끌려다니며 도착한 곳은 말쿠트 갤러리에도 이런 한적한 곳이 있었나? 싶은 골목이었다.

가로등의 등불이 길게 건물 벽의 그림자를 내비친 곳.

이런 곳까지 반석이 잘 깔렸고 나뒹구는 쓰레기 하나 없다는 점이 새삼 이곳이 레노먼드 타운 최대의 상점가임을 깨닫게 해준다.

“시우.”

아멜리아는 시우를 벽으로 몰아세우고 도망치지 못하게 하려는 양옆에 팔을 대어 가뒀다.

일명 벽치기 자세.

진지한 말투와 위로 솟구친 눈썹.

굳게 다물린 입술과 살짝 부푼 볼의 엄한 기색에 찔끔하면서도 참 사랑스럽다고 생각해 버린다.

“저도 할 수 있어요.”

대뜸 튀어나온 말은 시우에게 하는 말이라기보단 자기 자신에게 되뇌는 듯한 말투였다.

“아무리 부끄러운 일이라도 할 수 있다고 분명히 다짐했어요. 시우가 좋아한다면.”

“저도 알고는 있습니다만….”

“근데 왜 안 믿어주는 건가요? 아니면 제가 매력이 부족한가요?”

“아, 아뇨! 그럴 리가요!”

야속하다는 듯, 서럽다는 듯 뾰족한 목소리로 힐난하던 아멜리아.

물론 시우의 입장에서는 첫 경험이던 아멜리아를 배려했을 뿐이다.

부채감을  쥔 그녀가 시우에게 무리해서 맞춰주는 것은 원치 않았다.

더군다나 그녀는 굉장히 고지식한 면이 있지 않던가?

그러나 아멜리아에게 그것은 특별 취급이 아닌 차별로 다가왔다.

“후우…후우….”

입술을 꽉 깨문 아멜리아의 손이 망토의 매듭을 잡아당겼다.

마지막 순간 망설이는 손끝.

아멜리아는 눈을 꾹 감고 심호흡을 하더니 포장을 벗겨내듯 양 깃을 잡아 조심스레 펼쳐 보였다.

그와 동시에 펼쳐진 황홀한 광경에 시우는 제 눈을 믿을 수 없었다.

보들보들해서 안고 싶어지는 양털 망토 아래.

아멜리아의 몸 위에는 한 올의 실낱조차 없었다.

아멜리아의 포동포동 둔덕과 부드러운 거웃, 매끈한 허리와 길쭉한 배꼽, 탐스러운 과실 같은 가슴과 첨단에 매달린 연분홍빛 꼭지.

태어난 그대로의 나신만이 망토 아래 숨겨져 있을 뿐이었다.

“아, 아멜리아 님.”

“보세요, 저도 할 수 있어요.”

목으로 뛰쳐 들어올 때까지 아멜리아는 시우와 줄곧 있었다.

옷을 갈아입을 시간 따위는 없었으니 그녀는 줄곧 알몸으로 거리를 거닐고 카페에 앉아있던 것이다.

그 사실이 무척 충격적이면서도 음란하게 느껴진다.

아무리 인적이 드물어진 상점가고 골목이라고 해도 여긴 공공장소다.

당장 지나가는 사람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인다면 알몸에 망토 하나 차림인 아멜리아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을 모를 리가 없는 아멜리아는 부끄러움을 견디다 못해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고, 얼굴은 물론 목덜미부터 가슴께까지 붉은빛이 감돌고 있었다.

명백히 무리하고 있다.

보란 듯이 편 가슴 끝에 바들바들 떨리는 앙증맞은 과실만 봐도 그녀의 모든 행동이 허세임을 짐작케했다.

마음은 가상하고 고맙다.

하지만 무리하면서까지 이럴 필요는 없다는 것은 생각에 변함이 없다.

아멜리아를 말리려는 그때 그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

“키스해줘요.”

“아멜리아 님 걱정돼서 하는 말인데….”

“지금까지 했던 어떤 키스보다 뜨겁게 해줘요. 여기서 시우와 하겠어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시우 앞에서 물러나기는커녕 오히려 몸을 바짝 붙여오는 아멜리아.

그 겨를에 아멜리아의 망토가 펄럭이며 그 안의 갇혀 있던 진한 향수 향기를 한껏 시우에게 풍겼다.

단, 이 시점에서 아멜리아도 시우도 예상치 못했던 문제가 있었다.

먼저 시우는 마녀 특유의 체취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부위는 정수리지만 겨드랑이, 다리 사이, 목덜미의 부위처럼 체취가 강해지는 곳이면 여지없이 반응한다. 애액, 땀방울 등 체취가 진하게 묻어나오는 체액이 있어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아멜리아가 오늘 사용한 유혹의 향수는 제머나이 백작에게 선물했던 단순 화장품으로서의 향수와 달리 그 자체만으로 약간의 마법 성능을 보이는 마법 향수였다.

피로의 향수, 몽환의 향수와 비슷한 것 말이다.

그 효과는 사용자의 살 내음 및 체취를 몇 배씩 증폭시켜 향수에 섞여나게 하는 것.

이성의 체취에 섞인 페르몬은 그 자체로 최음효과가 있으니 ‘유혹의 향수’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

거기서 끝이 아니다.

더군다나 맨몸으로 밖으로 나다닌다는 긴장감과 페리윙클이 말을 거는 탓에 느꼈던 당혹감.

원체 두꺼운 망토 자체의 열기가 더해져 그녀의 몸은 진땀으로 촉촉해져 있었다.

그렇게 양털 망토 아래 밀봉되어있던 그윽한 살내음이 망토를 벗는 순간 향수병의 뚜껑을 벗긴 듯 흩어져 나갔다.

한 마디로 시우는 아멜리아 체취 엑기스를 그녀의 올 누드를 감상하며 맡게 된 것.

시우도 아멜리아도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알지 못했다.

“어, 때요? 웁… 우웁…!”

떨리는 목소리로 묻는 아멜리아의 뒷덜미를 잡아채듯 입술을 포갰다.

살짝 피부에 내려앉았던 식은땀이 공기에 맞닿은 탓에 그녀의 피부가 쫀득쫀득하게 손에 휘감긴다.

망토 안에서 피어오르는 은은한 열감과 체취는 거듭거듭 이성을 앗아가고 있었다.

시우는 눈앞이 핑 도는 것을 느꼈다.

그와 동시에 뇌에서 절제라는 단어가 거세된 것 같다.

아무리 인적 드문 골목이라 해도 누군가에게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조차도 지금은 흥분의 기폭제일 뿐.

정신을 차리고 보니 키스 중에 그녀를 밀쳐 맞은 편 벽에 밀어 넣고 있었다.

“흐움…!”

배려 대신 욕망이 그윽한 우악스러운 손길로 가슴을 움켜쥐었다.

무서울 정도의 흥분감에 뇌가 마비되는 느낌과 동시에 보드라운 젖가슴이 탱글거리며 손에 쏙 들어온다.

손길에 모양이 일그러지면서도 특유의 탄력성으로 손바닥을 밀어내는 우아한 탄성.

피부는 매끈하다.

입술은 부드럽다.

혀는 끈적하고 침은 달짝지근하다.

한 올의 껍질을 벗겨 낸 듯 시야가 선명해져 평소에는 지나치던 감각까지 모조리 활성화되는 감각이다.

길고 긴 키스가 끝났다.

“하아…. 하아….”

처음엔 그저 기뻐했던 아멜리아도 시우의 돌변에는 주눅이 든 모양이었다.

아멜리아의 촉촉이 젖은 눈이 이리저리 떨리고 있다.

“아멜리아 님.”

낮은 음색.

거친 호흡이 쇳가루처럼 섞여나오는 그르렁거리는 말투.

당장 눈앞의 사냥감을 먹어치우고 싶다는 욕망이 아낌없이 표출되고 있다.

“뒤 돌아주세요.”

“…네.”

시우가 이렇게 흥분하는 모습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오히려 첫 관계 때보다 더 자신을 주체하지 못하는 모습이어서, 두렵지만 기쁘다.

아멜리아는 조심스레 몸을 돌려 벽을 짚었다.

“엉덩이를 뒤로 더 빼주세요. 손으로는 벽을 짚고요.”

“이… 이렇게요…?”

어색하게 자세를 취한 아멜리아를 시우는 더 기다려주지 않았다.

단숨에 허벅지 아래로 드리워진 망토를 돌돌 접어 그녀의 하얀 엉덩이를 훤히 드러낸다.

어둑한 골목에 달보다 환하게 떠오른 둥근 엉덩이.

무릎을 꿇렸을 때 아리따운 하트 모양을 그리던 엉덩이는 벽짚고 뒷치기 자세로 봐도 매혹적이기 짝이 없다.

그 사이에 드러나는 아멜리아의 쫀득보지와 단단히 맞붙어 미개척지의 꽃주름을 숨겨주는 볼기살.

마음 같아서는 애무고 뭐고 당장에라도 박아대고 싶지만, 마지막 이성이 시우를 붙잡았다.

시우는 아멜리아의 다리 사이에 쪼그려 앉았다.

그리고 아무런 주저 없이 그 사이에 얼굴을 파묻는다.

“흐힉…!”

크게 벌어진 입이 과일을 베어 물 듯 아멜리아의 보지 전체를 덮었다.

말캉거리는 괴물의 입에 하반신이 잡아먹혀 진 듯 기이한 감각에 몸서리치는 아멜리아.

본능적으로 좁아지려는 그녀의 허벅지를 두 손으로 벌린 채 게걸스럽게 먹어치우기 시작하는 시우.

-후루루룹! 츄루루루룹!

아무리 마녀라고 해도 보짓물까지 달콤하진 않다.

악취는 나지 않을지 언정 혀가 저릿해지는 짠내와 약간의 떫음이 공존하는 것이다.

“시… 시우… 그렇게까지는… 흐읏…!”

제 애액을 직접 맛봤기에 그것을 알고 있는 아멜리아도 처음에는 시우를 말리려 했다.

그러나 시우는 얼굴 주위에 침이 묻는 것도 전혀 개의치 않고 아멜리아의 앙다물린 포동포동 보짓살을 쉴새 없이 핥고 물고 빨았다.

-츄루루룹…! 츄루루룹…!

“하… 아아… 으으… 흐으….”

흠짓흠짓 아멜리아의 가느다란 허벅지가 떨린다.

입안과 코를 가득 채우는 그녀의 체취.

피부에 서린 땀 탓에 조금 더 가미된 짭조름함 속에 아멜리아의 보짓살은 한 토막의 버터보다 부드럽게 혀 위에서 미끄러졌다.

-츄르르르릅! 츄르릅!

점점 왈칵왈칵 쏟아지는 애액이 마치 진공청소기처럼 입안으로 넘어간다.

그 덕에 쪼개진 과일에서 흐르는 과즙을 빨아 먹는 듯한 천박한 소리가 아멜리아의 귓전에도 울리기 시작했다.

사막에서 길을 잃은 조난객이 타는 듯한 갈증 끝에 말라비틀어진 오아시스 한 켠에 파묻혀있던 보지를 발견한 것처럼.

지금 시우의 보빨의 보빨에는 감동이 있다.

열정이 있다.

“시, 시우… 부끄… 러워… 하으으… 요….”

그리고 그 소리는 아멜리아의 수치심을 자극하기 위해 시우가 의도한 것이었다.

일전에도 시우에게 커널링구스를 받았던 적은 있지만, 그때 주로 그의 입에서 춤추던 것은 클리토리스였다.

지금처럼 보지와 찐한 키스를 하듯 혀가 들어오는 감각은 전혀 느껴보지도 못했고, 그렇기에 몸서리 칠만큼이나 기이했다.

“아읏… 웁…읏….”

사실 쾌감 자체는 그렇게 커다랗지 않다.

그의 물건을 깊이 받아들였을 때나 클리를 애무 당하던 때와 비교한다면 오히려 짤막한 촉수가 입구를 깔짝이는 기이한 감각이 전부였다.

이걸로 절정에 도달하려면 한세월이 걸릴 정도로 말이다.

그러나 누군가 지나갈지도 모른다는 상황에서.

자신의 보짓물이 그의 입안으로 넘어가는 소리를 들으며 천박한 행위를 하고 있다는 감각은 얄궂게도 아멜리아의 정신적 흥분을 가속했다.

-후루루루루룹!

“하응… 흐으… 흥….”

시우의 현란한 혀 놀림이 아멜리아의 보지 전체를 아우르고, 길게 뻗은 혀가 움찔거리며 조여대는 질내점막을 파고든다.

보지의 움찔거림으로부터 시작됐던 아멜리아의 경련은 이내 허벅지, 다리 전체, 마침내는 토실토실한 엉덩이까지 번져 그 사이를 파고든 시우의 뺨을 부드럽게 마사지해주고 있었다.

애액도 한결 많아져 이제는 정말 오아시스를 대체할 수 있을 지경에 이르렀다.

이제 먹기 좋을 정도의 마리네이드가 끝났다.

아멜리아의 뜨겁고 좁게 구불거리는 비처는 이미 시우의 침과 그녀의 애액으로 인해 누덕누덕하게 늘어진 상태.

잠깐 입을 뗀 것만으로 길게 늘어진 은빛의 실이 투둑투둑 발 사이에 러브젤처럼 드리웠다.

이제 삽입만을 앞둔 상황.

시우는 바지와 속옷을 벗고 엉덩이 앞에 섰다.

“시우….”

그때 아멜리아가 시우를 멈춰세운다.

격렬하고도 본능적인 시우의 추잡한 애무를 받아들인 그녀의 목소리엔 어느새 은은한 색기가 묻어나고 있다.

그녀의 한쪽 손이 제 엉덩이를 움켜쥐더니 살짝 옆으로 벌려보였다.

“오늘은…. 여기로… 해주세요….”

광기에 가까운 흥분으로 이성을 잃은 시우의 앞에.

아멜리아는 제 엉덩이를 활짝 벌려 꼬옥 귀엽게 다물린 제 꽃잎을 환하게 드러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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