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녀의도시-431화 (431/917)

#431

1.

얼어붙은 유리창으로 쏟아지는 서늘한 월광.

야릇하게 얽힌 두 사람분의 그림자가 달뜬 한숨과 함께 출렁이고 있었다.

바니걸 복장의 엘로아는 요물 그 자체였다.

평소 엄격하면서도 자애로운 엘로아가 얼마나 부끄럼쟁이인지, 얼마나 고지식한지는 다름 아닌 시우가 잘 알고 있다.

그런 그녀가 오직 시우를 위해 부끄러움을 삼키고 낯뜨거운 복장을 입었다는 것.

단순히 시각적인 자극을 떠나 갸륵한 마음이 심금을 울리는 것이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다.

맞는 말이다.

“아…아앗, 하아앗….”

옷을 벗고 침대에 걸터앉은 시우.

조금까지 엘로아가 다리 사이에 쪼그려 앉아 열심히 핥아주었던 양물이 지금은 비좁고 뜨거운 그녀의 체내를 파고들고 있었다.

한편 엘로아의 자세는 시우의 허벅지에 앉듯 마주 본 채 끌어안은 대면좌위 체위.

서로의 고동을, 호흡을, 체온을 어떤 자세보다 상세히 느끼리 수 있는 자세로 엘로아의 허리가 조금씩 움직였다.

침대 시트가 젖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미리 타올을 깔아 두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엘로아의 애액이 시우의 굳건한 기둥을 흠뻑 적시다 못해 아래로 줄줄 흐르고 있었으니 말이다.

_쭈걱 쭈걱 쭈걱

정말 한 마리의 토끼라도 된 양 깡총깡총 뛰는 엘로아와 그녀가 뒤로 넘어가지 않게 엉덩이를 단단히 움켜쥔 시우.

일전에도 느꼈지만 엘로아의 엉덩이는 손에 잡히는 그립감이 정말 예술이다.

적당한 부드러움과 함께 쾌락을 느낄 때마다 꿈찔거리는 탄력은 탄성이 절로 나오는 예술품이었다.

거기에 첫 경험인 것처럼 자지를 휘감는 보짓살의 촉감은 잠깐만 방심하면 곧장 사정해버릴 것 같은 압박감을 자랑했다.

시우의 어깨를 덥썩 문 채 신음을 삼키던 엘로아를 떨어뜨려 놓자 잽싸게 손바닥 하나로 얼굴을 가렸다.조금 전부터 그녀는 한사코 얼굴을 보여주지 않으려 하고 있었다.

“시우…! 싫네…. 부끄럽다 하지 않았는가….”

“왜 이렇게 부끄러워하세요.”

“하앙.... 부끄럽네… 예상은 했지만… 예상보다도 부끄럽네….”

헐벗은 모습도 봤고, 그보다 더 부끄러운 모습도 봐왔는데.

새삼 표정을 보여주는 것이 부끄러운 걸까?

여심은 가끔 복잡해 알다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시우는 눈앞의 장관을 구경한다.

일부러 흐트러뜨린 앞머리를 정돈하지 않고 얼굴을 가린 엘로아.

그녀는 여전히 오늘 준비한 이벤트 의상을 입고 있었다.

그런 이유로 삽입은 다리 사이의 옷감을 살짝 옆으로 젖혀놓고 깊게.

옷감의 측면이 슬쩍 자지 측면을 자극하며 방해하긴 했지만 이 시각적인 유혹을 포기하고 홀딱 벗겨내기엔 너무 아깝다.

“가슴이 정말 예쁘셔요.”

“하아앗…! 왜…! 왜 자꾸 보려고 하는…으읏…겐가! 아까 실컷… 빨면서 보지 않았는가…!”

“자꾸 보고 싶은 걸 어떡하나요.”

거기에 한쪽만 빼꼼 튀어나온 탱글한 가슴.

장미잎이 잔뜩 떨어진 것처럼 키스 마크와 이빨 자국으로 붉게 변한 가슴은 애무받을 때 그녀의 반응을 떠올리게 했다.시우는 엘로아의 허리와 엉덩이를 끌어당겨 그녀의 가슴이 코앞에 오도록 만들었다.

“아앗…!”

삽입 각도가 달라지며 속살을 휘저어진 엘로아는 도리질을 하며 쾌감에 몸을 맡겼다.

푸근히 번지는 살 냄새와 안 그래도 야한 옷차림을 더욱 꼴리게 만들어주는 그녀의 가슴을 꽉 깨문다.부드럽게 탱글한 감각과 함께 엘로아의 등허리가 유려한 곡선을 그리며 휘었다.

“하악…!”

하악질하는 고양이처럼 눈을 치켜뜨고 거센 신음을 내뱉는 엘로아.

얼굴을 가리고 있던 손이 뒤로 넘어갈 것 같은 아찔한 감각에 어느샌가 시우의 목 뒤를 두르고 있었다.그 덕에 엘로아의 얼굴이 전부 보인다.

“아… 앗… 하앗…!”

연이은 삽입도 모자라 가슴을 깨물린 엘로아의 얼굴은 그녀가 말했든 발정기 토끼처럼 흠뻑 녹아내려 있었다.

여기서 자율방어의 대꼴 포인트가 등장한다.

이렇게 살짝 송곳니로 젤리처럼 빳빳하게 변한 엘로아의 젖꼭지를 지분거려도….

“흐윽…! 히익…!”

엘로아의 자율방어는 전혀 아무런 저항의 기색이 없다는 점이었다.

대신 애처롭게 자지를 움찔움찔 깨물어오는 보지방어만 작동하며 두 사람을 한층 깊은 쾌락의 수렁으로 밀어 넣을 뿐이다.

“깨물면… 그렇게 깨물면… 안되는데…. 하흣… 읏…읏…!”

어느덧 위아래로 엉덩이를 들썩이던 엘로아의 몸짓은 멈춰 있었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 없다.

그녀의 젖꼭지로 장난을 치기만 해도 다채로운 감각을 선보이는 속살이 자지를 기쁘게 해 주었으니 말이다.

한동안 희롱하던 젖가슴을 입에서 빼내자 즉각 엘로아의 핀잔이 날아왔다.

눈물을 글썽이며 억울한 듯한 표정을 짓는 엘로아.

“그대는 아기도 아니면서…. 왜 자꾸 내 가슴을 못살게 구는 겐가?”

통상 보이는 위엄과 침대 위에서 자지러지는 스승님의 갭은 자극제가 된다.

평상시라면 절대 못 할 과감한 언행도 남자로서 정복감을 확인받는 지금은 가능해지는 것이다.

“스승님이 싫으시면 그만할게요.”

특유의 탄력 넘치는 엉덩이를 꽉 움켜쥐며 되물었다.

엘로아는 힉 하고 작게 숨을 들이쉬며 시우의 눈을 피했다.

“싫으세요?”

“조, 좋을 리가 없지 않은가…!”

“정말요?”

“싫다네….”

“아쉽네요. 분명 좋아하시는 줄 알았는데.”

사실 그녀의 호오 여부는 질내거짓말탐지기를 통해 확인한 뒤이다.

가슴 애무를 할 때마다 격렬하게 꿈틀거리는 그녀의 속살은 쾌감을 증명해주었으니 말이다.하지만 그것까지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은 부끄러운지 엘로아는 귀여운 거짓말을 했다.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시우.

“그럼 이제부터 제가 움직일게요. 스승님은….”

“...시우.”

잠깐 망설이던 엘로아가 별안간 시우의 말을 끊었다.

그녀의 얼굴은 본격적으로 자지 위에서 허리를 튕길 때보다 훨씬 발갛게 익어 있었다.

“나, 나는… 그대에게 거짓말을 해버렸네….”

“무슨 거짓말인가요?”

“기, 기분 좋네…. 시우가 내 가슴을 입으로 해주는 건…. 아랫배가 간질간질거리고…. 숨이 가빠지긴 하지만 분명 기분 좋네…. 미안, 미안하네…. 너무 너무 민망했다고는 하나…. 그대에게 거짓말을 해버렸으니….”

갑자기 거짓말을 했다기에 설마했는데.

엘로아는 수줍음을 무릅쓰고 시우에게 위증의 죄를 자백한 것이다.

당연히 시우야 이 정도의 거짓말은 애교라고 생각하지만 엘로아의 생각은 다른 듯했다.

“괜찮아요. 큰 잘못도 아닌걸요.”

“아닐세, 정말 정말 기분 좋아서…. 내심 계속해 주었으면 한다고 생각하네…. 그리고… 그대랑 하나가 되는 것도 너무 기뻐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주섬주섬 말하는 엘로아를 보니.

불쑥 몸에 힘이 들어간다.

지금 아니면 언제 스승님께 장난을 쳐보겠는가?

“흠.... 생각해보니 거짓말은 거짓말이네요.”

“면목이 없네…. 미안하네….”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며 사과하는 엘로아의 허리를 꽉 잡았다.

“그럼 벌을 받아야겠죠?”

“벌…?”

벌이라는 말을 들은 엘로아의 몸이 흠칫 떨린다.한시도 잊은 적 없던 마차에서의 하룻밤.

거기서도 엘로아는 시우와의 약속을 어겨 벌을 받았다.

따라서 그가 말하는 벌이라는 것이 진심이 담기지 않은, 그러나 충분히 엘로아를 부끄럽게 만드는 행위라는 것을 알고 있다.

“나, 나는 시우의 스승님인데….”

“지금은 아니잖아요.”

“방금까지 내게 스승님이라고 부르고 있지 않았는가…!”

황급하게 말을 덧붙이며 수습하려는 엘로아.

“음, 그럼…. 엘로아라고 부르면 될까요?”

“히욱…!”

시우는 깜짝 놀랐다.

스승님 대신 이i을 직접 부르자마자 엘로아의 몸이 흠칫 떨리며 시우의 자지를 꾸욱 옥죈 것이다.

우연의 일치인가 싶어 다시 한 번 실험해 보았다.

“엘로아.”“히윽...!”

이번에는 한결 반응이 확실하다.

시우의 손에 담긴 포동포동한 엉덩이 전체가 단단하게 수축하였다가 풀어졌으니.

마지막으로 실험 삼아, 섹스가 중단되고 꿀밤을 맞을 각오도 하고 말한다.

“엘로아, 이름 불러주는 게…. 좋아?”

“아, 하읏…!”

“반말하는 것도 좋구나?”

엘로아의 눈동자가 커다란 혼란이 온 것처럼 빙글빙글 돌아가는 것이 보인다.

언어 회로가 망가지기라도 한 것처럼 뭔가를 말하려다가 멈추는 엘로아.

몸의 반응을 보니 정말 좋아하는데 스승의 위신을 생각하니 반말을 허가하는 것은 어렵고, 그렇다고 시우의 질문에 싫다고 답하자니 그것은 거짓말이다.

결국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르다 못해 주전자처럼 귀로 증기를 뿜게 된 엘로아.

과부하가 온 기계처럼 몸에 힘이 푸쉬쉿 빠진 엘로아는 결국 포기한 듯 고개를 선선히 끄덕였다.

“그, 그대가… 이름을 불러주면 어쩐지….”

그렇게 말을 끌던 엘로아.

문득 생각난 것인지 말투를 바꿔 말한다.

“정말 연인이 된 것 같아… 기뻐요….”

시우가 존댓말 하는 엘로아를 보고 흥분했던 것이 기억난 것이다.

그때는 비록 존대에 이어 고백, 그리고 그의 기억을 지워버리는 것으로 끝났지만 지금은 아니다.

언제든 시우를 기쁘게 해줄 수 있다.

그로 인해 행복해질 수 있다.

조금의 부끄러움을 감수해서 시우가 좋아한다면 엘로아는 무엇이든 할 자신이 있었다.

예상대로 시우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숨은 조금 거칠어지고 엉덩이를 단단히 잡고 있던 손에도 좀 더 힘이 들어간다.흥분해주는 것이다.

기뻐해 주는 것이다.

그것에 기쁨을 느낀 엘로아가 조금 더 과감한 대사를 시도했다.사실 이보다 훨씬 부끄러운 대사도 그의 앞에서 한껏 했었다.

“그러니까 이름 불러주면서…. 박아주세요 꺄흥!”엘로아의 자궁 입구를 거칠게 두드리는 귀두

눈앞에서 번쩍 불똥이 튀는 듯한 환각에 엘로아는 깜짝 놀라 이상한 비명을 내지르고 말았다.

“지금부터는 안 봐 줄게.”

이후 엘로아의 기억은 없다시피 했다.

마치 야수처럼 돌변한 시우가 거칠게 그녀의 몸을 탐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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