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녀의도시-424화 (424/917)

#424

1.

짐승처럼 기는 자세는 극구 거절하겠다는 데네브의 강단 어린 선언에 결국 첫 삽입 시도는 벽을 짚고 선 자세에서 이뤄지게 되었다.

이대로 넣는다고 해서 쑥쑥 들어갈 것 같진 않으니, 쌍둥이가 했던 것처럼 손가락으로 먼저 풀어줄 심산이다.

한편 엉덩이를 슬쩍 내민 채 벽을 짚고 선 데네브.

그녀의 음란한 뒤태를 직접 눈으로 확인한 시우는 발기부전의 저주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참 한스럽게도 남자라는 게 이런 생물이다.

쌍둥이의 엉덩이가 토끼 같다면 데네브의 엉덩이는 마치 백조 같다.

골반의 폭이나 엉덩이 자체의 볼륨보다는 여성스러운 라인이 돋보이는 훌륭한 뒤태였다.

완숙한 여성미, 폭신폭신한 엉덩이에 더불어 그녀의 하얀 머리카락이 더욱 그런 생각을 떠올리게 했다.

“와….”

저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뱉는 시우.

왜냐하면 그림으로 그린 듯한 완벽한 뒤태 중 데네브의 무구함이 불러온 음란함을 확인하였기 때문이다.

그녀의 팬티는 끝과 딱 국부를 가릴 정도의 천 조각으로만 이루어져 있었다.

‘이쪽 구멍에만 넣어주세요’ 라고 어필하는 야한 이벤트용 속옷처럼 꼭 다 물린 꽃잎을 내보이고 있다는 말이다.

마녀답게 깨끗하고, 도저히 뒷구멍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예쁜 색.

아까 준비를 한답시고 뒷구멍에 메이크업을 하고 왔다고 해도 믿을 수준의 정갈함이었다.

똥꼬발랄한 쌍둥이의 뒷구멍도 모자라 어머니뻘인 데네브 백작의 것까지 노모자이크로 보게 될 줄이야.더욱이 남녀 관계의 접점이 하나도 없었던 만큼 더욱 당혹스러웠다.

“와?”

“와?”

무의식중에 흘러나온 시우의 감탄사를 들은 데네브는 즉각 매서운 눈빛으로 시우를 매도했다.알비레오 역시 ‘0| 새끼 정신 못 차렸네!’ 같은 표정으로 시우를 째려보았다.

“목적을 잊었나요? 똑바로 하세요.”

“죄, 죄송합니다.”

아무리 데네브가 남녀 관계에 대해 의식하지 않는다지만 지금 행위가 부끄러운 행위라는 인식은 존재했다.

외간 남자 앞에서 불결한 구멍을 내보이며 엉덩이를 뒤로 쭉 내뺀 추태는 성적인 의도 외에도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그 증거로 데네브의 엉덩이가 색조 파운데이션을 토닥토닥 해준 것처럼 발갛게 변해있다.하얀 머리칼을 뒤로 고정하고 있는 귓불도 은은하게 달아올랐고 말이다.

이렇게 보니 왜 삽입에 실패했는지 더욱 잘 알 수 있었다.

당차게 선언한 것치고 데네브는 목석처럼 뻣뻣한 긴장 상태였던 것이다.

이래서야 아무리 영체라도 다칠 수가 있다.

“한번 힘을 빼보시겠어요? 이대로라면 너무 아플 겁니다.”“제가 당신이랑 기분 좋자고 이러고 있는 것 같아요?”

“지당하신 말씀이긴 한데….”

작은 장모님께 예기치 못했던 방식의 문안 인사를 드리게 되었다고 해서 억지로 쑤셔 넣을 수도 없지 않은가?

“데네브, 이대로는 진전이 없는데? 그냥 이쯤에서 끝내는 건….”

“언니, 안 될 소리 마. 시우 군, 어쭙잖게 편승하려 하지 말고 빨리하세요.”

“네, 그럼 뭐….”

시우는 여분의 향유를 손가락에 듬뿍 발랐다.

데네브는 아예 뒤를 돌아보지 않겠다고 결심한 모양이다.

백조처럼 기품 넘치는 백작의 뒤태를 바라보며 시우는 조심스레 완전 꽉 막혀있는 구멍을 살살 어루만졌다.

성적인 생각은 배제하라고 했으나 애시당초 행위 자체가 누가 봐도 성행위다.

완고하게 닫혀 있는 데네브의 몸을 녹이기 위해서는 다소 애무가 필요한 것.

데네브는 시우의 손끝이 부드럽게 뒷구멍을 더듬는 동안 한마디의 말도 꺼내지 않았다.대신 행위 자체에 모종의 불쾌함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살 주름을 움찔거리며 표현한다.잠깐 간을 보던 시우는 쑥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그와 동시에 새된 비명을 지르는 데네브.

지엄 있는 백작님의 말투는 어디 가고 흡사 뱀을 보고 놀란 소녀의 비명 같았다.

“데네브!”

“괘, 괜찮아…! 그냥 놀란 거야.”

“처음엔 조금 아프실 수도 있어요.”

“알아요, 그리고 지금부터 말 시키지 마요.”

고개를 묻고 바들바들 떠는 데네브.

불쑥 배 안을 파고든 굵직한 손가락은 상상 이상의 이물감과 거부감을 자아냈다.

고작 이것만으로 내장이 입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느낌.

한편 시우에게는 손가락을 강하게 수축하며 압박하는 데네브의 뒷구멍이 여실히 느껴졌다.

오돌토돌하면서도 쫀득하고 또 쌍둥이에 버금가게 강렬한 조임.

피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이런 점만큼은 낙인을 통해 유전된 걸까 싶을 정도로 환상적인 뒷보지였다.

생소한 감각에 이상한 소리를 내며 후들후들 떠는 데네브를 보면서 시우는 그녀가 진정하길 기다렸다.

속이 굉장히 뜨거워서 순식간에 손가락이 녹아버릴 것 같다.

과연 제머나이 백작님이시다.

“그렇게 하는 거 맞아요? 제가 보기에는…. 그냥 어린애들 장난의 심화버전 같은데….”어느새 의자를 끌고 옆으로 다가온 알비레오.

그 부담스러운 시선에 시우는 변명하듯 말했다.

“단번에 넣으면 다치실 수도 있거든요.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흐응…. 그렇단 말이죠?”

“언니는 왜 거기서 그러고 있어! 떨어져!”

“네가 자세히 관찰해달라고 했잖니 데네브? 성실히 기록 중이야.”

“아, 진짜….”

평상시였으면 이것만으로 5분은 말싸움을 이어갈 데네브였으나 지금은 여력이 없었다.

지금은 서 있는 것조차 고역인 것이다.

시우가 손가락을 조금씩 움직여 근육을 풀어주길 3분 남짓.

손가락을 밀어내려는 듯 쉴 새 없이 움찔거리던 엉덩이의 움직임이 잦아들었다.

확인 삼아 천천히 손가락을 앞뒤로 왕복해 보았다.

으、으、으

— —I ——I —“I

Mo...o... oo...

바짝 좁혀진 점막과 살갗 사이에서 오일이 미끄러지며 음란한 소리를 자아낸다.

그와 동시에 데네브의 몸 전체가 미세한 전기자극을 받는 것처럼 움찔움찔 떨린다.

이쯤 되면 정말로 그릇과 육체적인 유전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쌍둥이가 첫 경험 때 보였던 모습과 정확하게 흡사했기 때문이다.

이상한 소리를 내는 것도 똑같았고 말이다.

하지만 쌍둥이 때와 달리 데네브는 이물감과 불쾌함 이외에는 느끼지 않는 듯했다.

쌍둥이는 곧잘 신음을 흘리거나 팬티를 적시거나 했는데 데네브는 불편함 이외에는 아무것도 표출하지 않았다.

몸이 좀 더 노곤노곤하게 녹아주지 않으면 곤란한데 데네브가 어울리고자 하는 마음이 없으니 삽입에도 애로사항이 꽃필 것이다.그 증거는 아주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악! 아아악!”

고작 손가락 하나 보태어 넣으려는 순간 데네브가 비명을 지르며 시우의 손을 떨쳐낸 것이다.

“아파요! 아프다고요!”

이를 악물고 원망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는 데네브의 눈길에 찔끔.

“제가 아프게 하려고 한 게 아니라…!”

“시우 군! 적당히 하세요!”

옆에서 시우를 타박하는 알비레오의 목소리에 찔끔.

이러니저러니 변명도 못 하고 서러운 포지션만 가져가게 되었다.그래도 말할 건 해야 한다.

“이대로라면 안 될 것 같습니다. 데네브 님이 너무 아프실 것 같아요. 저도 고통을 안겨드리고 싶지 않고요….”

“일부러 그런 거죠? 하기 싫으니까? 내 입에서 그만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게 하려고!”

“다른 좋은 방법은 없나요?”

“저라고 방법이 있을 리가….”

우선은 성감을 자극해야 할 것 같다.

이 환상적인 엉덩이를 앞에 두고 나누는 대화가 이런 거라니….

배덕적인 에로 무비라기보다는 세 얼간이를 촬영하는 기분이었다.

“잘 생각해봐요. 시우 군은 바람둥이니까 알 것 아니에요.”

그때 퍼득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굿 아이디어.

가장 중요한 것은 성감을, 가슴이나 성기에 손을 대지 않고 자극하는 것.

“알겠습니다. 대신 제 의견을 따라주셨으면 합니다.”

2.

인체에서 가장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부위가 무엇이냐 묻는다면 말할 것도 없이 손이다.

수많은 신경과 정밀한 골격으로 움직이는 만큼 다른 동물과는 비교불허한 섬세함을 자랑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가장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으면서도 가장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는 부위가 어디일까?답은 어렵지 않다

그 자체가 유;한 근육 다발임과 동시에 굵기 대비 가장 강력한 힘을 지닌 신체기관.

혀다.

시우로서도 직접 해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실은 제안을 하면서도 그 데네브와 알비레오가 받아들일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다.

뒷구멍을 혀로 풀어준다는 괴상한 제안을 말이다.

자세는 조금 전과 마찬가지다.

허리를 뒤로 뺀 데네브 그사이 엉덩이골에 얼굴을 파묻고 혀를 날름거리는 시우.

그 모양새가 꼭 꿀통을 빨아먹는 곰 같다.

그것도 질 좋은 석청(石淸)이 가득한 꿀통.

마녀에게 배설기관은 흔적기관이나 다름없고 핥는 것뿐 아니라 안에 혀를 밀어 넣는 것도 아무런 거부감 없이 할 수 있었다.

실제로 약간의 살맛과 향유 특유의 들쩍지근한 뒷맛이 목구멍에 감기긴 했지만 큰 불편 사항은 아니었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데네브의 체취를 너무 지나치게 들이마시지 말 것.

이건 남녀 간의 성애를 위한 것이 아니라 실험을 위한 것이다.

이성을 잃고 폭주해서야 본전도 못 찾을 가능성이 농후했다.

그렇게 호흡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을 제외하면 완벽한 플랜이 아닌가?

데네브의 은밀한 비처를 살살 두드리며 자극하는 유연한 혀 놀림.

효과는 확실했다.

적어도 손가락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

움찔움찔 조였다 풀어지는 꽃받침대의 반경이 넓어진다.

그만큼 힘이 덜 들어가고 있다는 의미였다.

절정 때라면 몰라도 성적 흥분으로 인해 몸이 이완되기 시작하면 뒷구멍의 근육도 별수 없이 벌어지게 된다.

쩌억쩌억 입맛을 다시는 소리와 침소리가 야릇하게 울렸다.

처음에는 꼴사나운 모습에 눈을 피하던 알비레오도 어느샌가 홀린 듯이 데네브의 반응을 지켜보고 있다.

데네브는 무서우리만치 조용하다.

가끔 혀가 빙그르르 주위를 훑을 때나 뾰족한 혀끝이 입구를 부드럽게 노크할 때면, 다리에 힘이 풀린 듯 사정없이 후들거리면서도 아무런 소리도 흘러나오지 않았다.

오직 옆에서 음란 행각을 관찰 중인 알비레오만이 그 이유를 알아차렸다.

데네브는 얼굴이 시뻘겋게 변할 때까지 숨을 참고 있던 것이다.

이따금 자극이 약해질 때 거칠게 숨을 몰아쉬고 다시 숨 참기를 반복하던 데네브.

-츄릅 츄릅 츄릅 츄릅

처음 데네브는 시우의 제안을 가벼이 여기고 있었다.

물건이나 손가락으로 자극해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는데 고작 혀로 한다고 해서 뭐가 달라질까 싶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시작한지 30초 만에 불결한 구멍을 눈앞에 진상하고 애무 당한다는 불편한 자각이 사라진다.

대신 생전 처음 느껴보는 감각이 소름이 되어 온몸에 오돌토돌 돋아났다.

그 후로 또 얼마 지나지 않은 지금은 신음을 참기 위해서, 목이 간질간질해지면서 멋대로 목소리가 튀어나오려는 것을 다잡기 위해서 버텨야만 했다.

왜 몸이 이렇게 반응하는지.

어쩌자고 이런 행위를 가벼이 수락했는지 후회하는 데네브.

그러나 때는 이미 늦었다.

시우가 제시한 해결책은 위험할 정도의 명안이었던 것이다.

-주주걱!

한참이나 반응을 살피던 시우가 이 정도면 됐겠다 싶어 혀를 안으로 밀어 넣었을 때.

“하앙! 흐읏…! 흐으응….”필사적으로 버티던 데네브의 인내에도 한계가 찾아왔다.

땅을 딛던 발끝이 깡총 서면서 오금에 힘이 풀린다.

참고 참았던 쾌감이 음란한 신음에 동조해 공명하듯 전신을 울린다.

그 덕에 알비레오조차 처음 들어보는 달콤한 목소리로 목청껏 울부짖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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